<와글와글NET세상> 밧줄 절단사건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17.06.26 10:17:07
  • 호수 11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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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줄 알면서…생명줄 ‘싹둑’

[일요시사 취재1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가 되는, 그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 주는 밧줄 절단사건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아파트 외벽 작업 밧줄을 잘라 매달려 있던 근로자를 살해한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숨진 피해자는 칠순 노모에 아내와 5남매를 혼자서 책임진 가장이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 8일 오전 8시께. 양산시내의 한 아파트 옥상 근처 외벽서 30∼40대 근로자 4명이 도색에 앞서 실리콘 코팅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밧줄에만 몸을 의지한 이들은 휴대전화로 음악을 틀어놓은 채 작업했다. 

그러던 주민 A씨가 베란다로 나와 “(음악이) 시끄럽다”고 항의했지만, 근로자 김모씨는 그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음악을 계속 틀어 놨다.

안타까운 죽음

이도 잠시. 13층 높이서 작업을 하던 김씨를 지탱하던 밧줄이 갑자기 끊어졌다. 순식간이었다. 땅으로 추락한 김씨는 그 자리서 숨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김씨가 매달려 있던 밧줄이 예리한 도구에 의해 끊긴 사실을 확인했다. 다른 근로자의 밧줄서도 잘린 흔적을 발견했다.


그리고 곧바로 유력 용의자를 특정했다. 다름 아닌 바로 주민 A씨. 그는 처음 범행을 부인했지만, 경찰은 현장 근로자들의 진술과 옥상에 남겨진 족적 등을 근거로 A씨의 범행으로 확신했다. A씨 집을 압수수색해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공업용 커터칼도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A씨는 그때서야 범행을 인정했다. 그는 “사건 발생 당일 새벽 일감을 구하려고 인력사무소를 찾았지만 허탕을 치고 돌아와 잠을 청하려던 중 음악 소리가 거슬렸다”며 “(시끄럽다고 했는데 음악이 계속 나와서) 욱하는 마음에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는 소주 한 병 반 정도를 마신 상태였다”며 “과거 치료감호시설에 수감됐을 때 조울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순간적인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 A씨에게 당한 김씨는 아내와 노모를 모시고 27개월 된 아이부터 고교 2학년생까지 미성년인 자녀 5명을 두고 있다. 이들 식구는 부산에 있는 20평짜리 주택서 전세로 살았다. 
 

김씨는 한때 노점상을 하기도 했지만, 수입이 더 높은 고층 아파트 외벽 작업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악 시끄럽다” 주민이 커터칼로
고층 작업자 안전줄 끊어 추락사

네티즌들은 난리가 났다. 한마디로 어이없다는 반응 일색. 해당 기사들엔 안타깝다는 글이 넘치고 있다.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너무 슬프다. 가족분들 힘내세요’<mark****> ‘사과해도 이미 늦어버렸네요. 너무나도 큰 죄를 저질러버렸어요’<msow****> 이 뉴스 보고 충격 받았다. 세상에 아무리 분노했고 술을 마셨다고 하지만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 고층서 작업하는 사람의 생명줄인 밧줄을 끊다니…진짜…충격적이다’<qkrt****>

‘너무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열심히 성실히 가족을 위해 일했던 분인데 줄 하나에 생명을 맡겨놓은 채 공포감을 분산시키려 음악을 켜 놓으셨던 모양인데 어쩜 저렇게 단순한 감정 하나로 귀한 분의 생명을 앗아가는 일을 저질렀는지…그 무지함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눈물이 나고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h_so****>

‘후회할 짓은 하지 말았어야지∼네가 뭔데 저 소중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니?’<brad****> ‘우발적인 범죄 절대 아닙니다. 작정하고 흉기를 준비해서 옥상까지 올라갔고, 막상 올라가서 사람은 없고 밧줄만 있는 걸 보고서는 밧줄을 잘랐어요.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한 상태에서 행한 범죄이고요’<paul****>

‘감옥에서 평생 사죄하세요’<simy****> ‘이건 술 마신 걸, 욱하는 걸 떠나서, 정말 본성이 악랄하고 살 가치가 없는 것 같다’<yuty****> ‘감옥에 자리 주는 것도 아깝다’<togg****> ‘솔직히 이런 범죄인들은 사형시킵시다. 사형 안 시키면 유사한 일들 비일비재하게 또 일어납니다. 사형제 부활시킵시다’<pds5****>

‘휴대폰 소리 그거 못 참아서 저걸 끊어버리냐. 그거 끊으면 사람 죽거나 살아도 반신불수일거 뻔히 알면서…의도적 살인 아닌가?’<dptl****>

욱해서?

‘살인을 하면 살인자의 재산을 몰수해서 유가족들한테 주는 제도가 있으면 좋을 듯’<juk3****> ‘우리 막내삼촌도 고층건물에 저렇게 매달려서 유리창 닦는 일을 하는데…남일같지가 않아 더 안타깝다’<minh****> ‘5년 전까지 건물외관 청소하던 사람입니다. 저 나쁜X 때문에 이 분야 종사하시는 분들은 일할 때마다 공포가 생길 겁니다. 매달려 있을 때 누군가 자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일하는 게 고통일 겁니다’<gmle****>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생계 막막’ 일곱 식구는?

밧줄 절단사건 피해자의 가족을 돕기 위한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양산시복지재단은 양산시 남부동 양산시청 민원실과 주진동 양산시웅상출장소 민원실에 밧줄 사고 피해자 유가족 돕기 성금함을 설치했다. 양산경찰서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발적 성금 모금에 나서는가 하면 울산지검과 양산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에 피해자의 경제적 지원 등 도움을 요청했다.

양산에 생산공장을 둔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인 천호식품은 유가족의 생활 안정을 위해 매월 30만원, 10년간 지원키로 했다. 양산 인터넷 카페인 웅상이야기와 양산러브맘, SNS인 페이스북 양산사람들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서도 온정의 손길이 답지하고 있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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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