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으로 본 사이버사령부 실체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6.07 09:54:56
  • 호수 11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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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이 나라는 안 지키고…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19대 대선이 문재인 대통령의 승리로 끝났다. 문 대통령은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세우며 연일 미해결 과제들에 대해 재조사를 지시하고 있다. 18대 대선과정서 불거진 국정원·국군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 민낯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2심 이태하 전 국군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장 판결문을 입수해 18대 대선과정서 국군사이버사령부가 벌인 행위를 면밀히 짚어봤다. 
 

지난 18대 대선서 국정원, 국군사이버사령부대의 대선 개입은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은 대선개입 의혹 사건으로 2심서 국정원법 위반과 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5년 7월 증거능력을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파기환송했다. 원 전 국정원장에 대한 파기환송심은 오는 7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25만원 받고…

당시 국군사이버사령부도 법망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태하 전 국군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장은 소속 군인들을 동원해 인터넷에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거나 야당 후보·의원들을 비방하는 내용의 댓글을 작성했다.

군형법상 정치 관여,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심리단장은 징역 2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2심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지난 2월7일 서울고법 형사2부는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부당하게 개입해 이를 왜곡했다”며 “부대원들을 동원해 헌법적 가치를 철저히 무시했다”고 판시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국군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의 댓글부대 운용 방식과 범죄 행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전 단장은 정치 관여와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았다. 군형법 제94조에 따르면 정치에 관여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이 전 단장은 군형법 제94조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을 주장했다. 서울고법은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고 적시했다. 또 ‘군 조직의 구성원인 군인이나 군무원 등의 경우 일반 국민에 비해 그 자유가 더 제한될 수 있다’는 2014년 헌재의 결정도 인용했다. 

심리전단의 정치 관련 댓글은 주로 이 전 단장에 의해 이뤄졌다. 이 전 단장이 대응대상을 선별해 대응논리와 함께 심리전단 2대에 지시하면 2대의 일부 부대원들은 구체적인 작전문구를 만들어 이 전 단장에게 승인했다.

이후 네이버 비밀카페에 그 작전 내용을 부대원들이 공유하고 심리전단 부대원들에게 위장문자를 발송해 작전 지시를 전파했다. 부대원들은 작전 지시에 따라 인터넷 기사에 댓글을 달거나 SNS에 글을 작성해 타인의 글을 리트윗했다. 부대원들은 비밀카페 댓글을 통해 자신들이 대응한 횟수를 이 전 단장에게 보고했다.

주목할 점은 부대원들이 댓글을 달면서 활동의 대가로 월 25만원 상당의 수당까지 지급받았다는 점이다. 주요사항에 대한 대응은 최소 1∼2주 동안 지속됐고, 심리전단 부대원들은 SNS 등에 월 할당량의 글을 게시하는 과정서 대응작전의 지시내용을 참고했다.

이들은 대응작전의 결과를 캡처해 제출하기도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활동사항 보고 자료는 25만원 상당의 시간외수당 지급을 위한 자료로도 사용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심리전단은 군부대로서 어느 조직보다 상명하복 원칙이 중시됐다고 알려진다.

이 전 단장은 댓글 대응작전 활동에 대한 부대 장악력이 매우 컸다. 이 전 단장이 군수사기관서 “조직 내서 안 된다는 말은 있을 수 없다”고 한 점을 비춰볼 때 그의 말이 곧 법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전 단장은 국방이나 안보에 관한 사안에 대해서만 대응한 것이 아니라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을 직접 대상으로 해 대응토록 지시하기도 했다. ‘무상급식’ ‘투표시간 연장에 관한 사안’ ‘김선동 전 의원의 최루탄 투척’ 등에 관해 대응을 지시하거나 직접 대응했다.
 


한미 FTA 반대자들에 대한 비난이 담긴 대응을 수차례 지시하기도 했다. 이 전 단장은 군검찰서 “한미 FTA 반대세력이 종북세력이 아니라는 점은 알고 있다”고 진술키도 했다. 이 전 단장은 총선 또는 대선 직후 상황실서 “선거에 승리했다”며 심리전단 부대원들에게 박수를 치게 하기도 했다.

지난 2월 2심 판결…징역 1년6개월 선고
비밀카페로 정치관여·증거인멸교사 의혹

그는 지시를 따르지 않는 부대원을 전출시키기도 했고, 기사나 SNS에 대응할 때 정치적 표현을 주저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사이버사령부 외부로 보고되는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정당이나 정치인의 이름, 정치적 표현을 모두 삭제하거나 익명화해 정치적 중립성을 해한다는 지적을 피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부대원 중 일부는 정치적 중립성 측면서 문제가 될 여지가 있음을 인식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또 작전지시 내용상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에 관한 내용이 있을 수밖에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내부서 소극적 반발 혹은 적극적 반발이 있기도 했다.

한 부대원은 “정치 관여 글은 쓰면 안 되기 때문에 일부러 글을 직접 쓰지 않고 문제 되지 않는 방식이라고 생각한 리트윗만 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부대원은 “우리가 왜 이런 것을 해야 하느냐”는 말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 전 단장의 또 다른 혐의는 증거인멸 교사다. 이 전 단장은 주로 노트북을 초기화하는 방식으로 증거인멸을 교사했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이 전 단장이 부대원을 통해 초기화한 노트북 내에는 그의 정치 관여와 관련된 자료가 존재하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적시했다.

이 전 단장은 국방부장관이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관여 의혹 조사를 지시한 직후에 부대원들의 장비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임박했다고 생각했다. 구체적으로 부대원들 중 사이버활동에 관한 많은 자료들이 보관돼있는 팀장급 부대원들과 노트북 9대에 대해 우선적으로 초기화를 지시했다.

이 전 단장은 지난 2013년 10월20일에는 부대원 13명에게 ‘압수수색 대비 만전 신속히’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메시지를 수신한 부대원들은 다른 부대원들에게 전달키도 했다. 

이 전 단장의 증거인멸은 조사를 받고 돌아온 부대원이 “조사본부서 노트북을 초기화하지 말라고 한다”는 내용을 전달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노트북 초기화를 지시했다.

또 이 전 단장은 수사망이 좁혀오면서 초조한 모습도 보였는데 한 부대원에게 영상 등의 삭제를 지시하면서 “이거 밖으로 나가면 우리 다 죽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형 이유는?

재판부는 국군사이버사령부의 대선개입 정황을 설명하면서 “대통령 선거에 관련한 의견까지 적극적으로 공표하면서도 이를 일반 국민의 의견인 것처럼 가장했다”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부당하게 개입해 이를 왜곡했다”고 밝혔다. 이어 “군의 정치적 중립은 우리의 뼈아픈 역사적 배경의 산물로서 우리 헌법이 달성하고자 하는 주된 가치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군사이버사령부는?

국군사이버사령부는 디도스 공격을 계기로 군 차원의 사이버 안전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2010년 1월1일 국방정보본부 예하 사령부로 설립됐다. 이듬해 2011년 9월 국방개혁 307계획에 따라 대한민국 국방부 직속 사령부로 배속전환 및 증편됐다. 병력은 약 1000명에 달한다. 지난 2015년 10월에는 북한에 해킹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 연구원의 이메일 조사과정서 국군사이버사령부 또한 악성코드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서 ‘시스체크’라고 불리는 보안점검 프로그램과 매뉴얼도 함께 유출돼 논란을 키웠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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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