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궁합 보니…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5.29 10:26:59
  • 호수 11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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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웃지만…“두고 보자”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대선 이후 각 정당의 지도부가 교체 수순을 밟고 있다. 야당은 전열을 가다듬어 여권과 청와대를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여당은 야당의 공세에 방어하는 모양새다. 각 당은 국정 초기 ‘협치’를 내세우며 국민들의 눈치를 보고 있지만 이면에는 이해관계와 정치공학적 셈법이 숨어 있다. <일요시사>는 각 당 원내대표의 궁합을 통해 향후 정국을 내다봤다.  
 

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우원식 의원이 선출됐다. 우 원내대표는 115표 가운데 61표를 얻어 54표를 득표한 홍영표 의원을 누르고 원내대표 자리에 올랐다. 우 원내대표는 여소야대 국면서 협치로 당을 이끌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해 친문(친 문재인)계로 통하는 홍 의원을 제쳤다. 

대통령 바뀌고
일시적 밀월관계

당선 직후 우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민생, 적폐 해소, 탕평인사로 통합과 개혁의 길을 열어가는 데 여러분의 힘을 모아서 원내대표로서 온몸을 바쳐 함께 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같은 날 국민의당도 원내대표를 새로 선출했다. 국민의당 신임 원내대표에는 비대위원장 출신의 4선 김동철 의원이 당선됐다. 

호남 민심 회복을 주장한 김 원내대표는 결선투표 끝에 과반을 득표해 신임 원내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김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을 통해 “문재인정부가 상당히 들떠서 국민에게 보여주기식 행보만 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협조하겠지만, 해서는 안 될 일을 할 땐 앞장서서 막겠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정의당 3개 당은 현행 원내대표가 당분간 직을 유지키로 했다. 자유한국당의 경우 오는 7월3일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 선출에 나선다. 바른정당은 다음 달 26일이면 새 지도부가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각 당 원내대표들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우선 민주당 우 원내대표는 협치를 강조하며 여야 당청 간 조율자 역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선을 통해 틀어진 국민의당 및 자유한국당과의 관계를 정상화시키는 역할도 맡을 전망이다.

같은 날 원내대표에 오른 민주당 우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김 원내대표는 협치를 강조했다. 지난 17일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을 찾은 우 원내대표에게 “우리 양당이 당리당략을 떠나서 오직 국가와 민족만을 생각하면서 일을 한다면 못 할 게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민주당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우리 국민의당은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는 말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린다”고 했다. 이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만큼 국정 초기에 발목을 잡지는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무엇보다 국민의당은 우리 당과 뿌리를 같이하는 형제당”이라며 “그동안 대선서 경쟁하고 갈등하면서 쓴소리했던 사이지만 기본적으로 사회를 어떻게 잘 만들어가야 할지에 대한 생각은 거의 같다”고 답했다.

민주당-국민의당 새 원내대표 선출
서로 인연 강조…협치 화두 꺼낸다

두 사람은 30년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 아래서 정치를 시작했고, 노원구서 서울시의원에 출마한 경험도 같다. 이후 김 원내대표는 광주로 내려갔고, 우 원내대표는 노원구서 터를 닦았다. 


다만 두 당이 대선을 통해 발톱을 드러낸 바 있지만, 김 원내대표가 국정에 발목을 잡지 않기로 한 만큼 밀월관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 원내대표와 야당의 거대 축인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의 관계도 주목할 만하다. 우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선출 다음 날인 지난 17일 자유한국당 정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그는 “여당이 을이고 야당이 갑”이라며 화해와 소통을 통한 대화를 강조했다.

또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활동 인연을 들면서 존경심을 표했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우원식 하면 을지로위원회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는 사람이 많다”며 “우 대표님은 소위 카운터파트너로서 대화가 통하는 분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는 국정 농단 사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속됐고, 정권교체가 돼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은 만큼 당리당략을 떠나 협치할 것이라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이 거대 양당의 축인 만큼 각종 사안에 이견은 불가피하다.

다만 정 원내대표 취임 당시와는 다르게 이번에 우 원내대표 선출 이후에 두 당의 원내대표가 덕담을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나눴다는 점에서 당분간 정쟁은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적통 대결을 펼치고 있는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의 관계도 주목받는다. 바른정당은 국정 농단의 책임을 지고 자유한국당을 박차고 나온 의원들이 만든 정당이다. 
 

지난 대선서 유승민 의원을 대선주자로 내세우며 자유한국당과 보수적자 대결을 펼쳤다.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2위를 기록하면서 4위에 그친 유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대선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대거 탈당함과 동시에 자유한국당에 복당하면서 바른정당은 위기에 직면했다. 대선을 통해 바른정당은 보수적자 경쟁에서 승기를 잃은 셈이다.

보수적통 대결
문 행보 제동

정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선거과정서 날을 세우며 서로를 비판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한목소리를 내며 정부를 비판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4일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을 향해 “개혁독선에 빠지지 말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는 “곳곳서 개혁,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아래 법에 맞지 않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감사원법에 의하면 감사원은 대통령에 소속돼있으나 독립돼있어 대통령이 감사 지시를 할 수 없다. 감사는 발동 요건이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도 문 대통령의 광폭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문 대통령이 4대강 사업 정책감사를 지시한 것을 두고 이명박정권을 겨냥한 “전형적 정치 감사”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일을 앞두고 한풀이식 감사를 지시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전 정부 일이라도 잘못된 건 반성하고, 교훈을 얻는 차원서 조사할 수 있고, 법적인 책임이 있으면 처벌하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하지만 부관참시하듯, 보복하듯 뒤집는 것은 안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두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적폐청산 행보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문 대통령이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업고 과거청산에 나선 만큼 두 원내대표는 논평 수준의 비판을 넘지 않았다. 

정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간 궁합도 들여다볼 만하다. 두 당은 같은 야당이라는 범주에는 묶이지만 이념 및 지역적 색깔에서 차이를 보인다. 대선 과정에선 홍 후보와 안 후보가 보수층의 표를 갉아먹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날을 세웠다.

현재 두 당은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의 연대 및 합당설은 나오고 있지만 자유한국당과의 연대설은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자유한국당 쪽에서도 바른정당과의 연대는 염두에 두고 있지만 국민의당과의 연대는 고려치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두 원내대표는 개헌을 고리로 뭉칠 가능성이 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오찬 회동에 참석한 직후 국회로 돌아와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6월 반드시 약속대로 개헌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책은 ‘OK’
통합은 ‘NO’


이어 “(문 대통령) 본인 스스로 절대로 (개헌에) 발목을 잡거나 딴죽을 걸 생각은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3월28일 “개헌은 해도 좋고 안 해도 그만인 선택지거나 단지 권력의 한 끄트머리를 나눠 갖기 위한 정략적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말해 개헌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정 원내대표는 개헌에 대해 정치적 합의 및 국민적 동의가 필요함을 전제하면서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미 자유한국당은 대선 전에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를 당론으로 채택키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 개헌 국민투표를 관철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대표적인 개헌론자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국회서 열린 중진의원 간담회서 “문 대통령이 약속했듯 내년 지방선거 때 헌법개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헌은 국가 백년대계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라며 “개헌을 통해 다수당과 소수당이 대화와 소통을 통해 분권과 협치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개헌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하면서 정치권에 개헌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힘쓰는 모양새다. 

그는 앞으로 민주당을 제외하고 개헌 단일안을 도출하는 데 일조해 향후 개헌 정국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당은 개헌의 핵심 쟁점인 대통령 권한과 관련해 ‘6년 단임 분권형 대통령제’를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자유한국당과 결을 달리한다. 하지만 개헌이 국회의 뜻대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개헌 추진을 위해 정 원내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공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보수적통 대결…과연 승자는 누구?
연대·통합론 속 엇갈리는 이해관계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의 관계도 향후 정국의 뇌관이 될 전망이다. 두 사람은 모두 당내 대표가 공석인 상태서 대표직과 원내대표직을 겸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울러 소수정당이란 점도 유사하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당은 민주당에 뿌리를 두고 있고,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창당의 배경도 비슷하다. 대선에서 패한 두 당의 의원들 중 일부는 각각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으로 합류를 점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두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의 이탈을 막고 당을 정상궤도에 올려놔야 하는 책무도 지고 있다. 다만 이념 측면서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지만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는 맥락은 같다.

그렇기 때문에 두 정당은 대선 과정서 각종 연대 시나리오를 양산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전임인 국민의당 주승용 전 원내대표와 바른정당에 대한 견해가 다른 것으로 보인다. 주 전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양당의 연대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간접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회동 이후 주호영 원내대표는 “그 제안이 어떤 뜻인지 궁금했고, (주승용 대행에게) 확인해본 결과 개인적 의견이라고 했으나 완전한 사견만은 아닌 듯하다”며 “(국민의당) 구성원들의 뜻을 상당히 짐작하고 그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새) 지도부가 들어서고 나서 그런 논의를 활발히 해야 할 것 같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가 취임한 이후 양당의 연대 목소리는 자취를 감췄다. 

김 원내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에 난색을 표했다. 지난 22일 그는 양당의 통합론에 대해 “국민 선택을 어긋나게 하기 때문에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여당이 횡포를 부릴 경우 이를 견제하기 위해 통합 카드를 내밀 것이란 말을 하면서 통합론에는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이는 당내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서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 가능성은 열어뒀다. 지난 16일 취임 첫날 김 원내대표는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 추진에 대해 “주호영 원내대표와 만나 공동보조를 취하고 이야기하면 정책적으로 연대할 수 있는 안이 하나씩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적으로 유사점을 보이는 두 정당이 힘을 합친다면 거대 양당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원수의 한계로 정책 및 법안 관련해서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두 정당의 정책연대는 당의 존립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 원내대표도 정책이 같다면 국민의당과 정책연대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물리적 통합은 “양당 모두 새로운 지도부로 교체 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즉답을 피했다. 주 원내대표는 대표적 개헌론자로 불리는 김 원내대표, 정 원내대표와 마찬가지로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힘겨운 통합카드
개헌으로 뭉친다

최근 문 대통령을 만난 이후 “문 대통령의 개헌의 진정성을 확인했다”며 호평하기도 했다. 향후 문 대통령의 과거 정권의 적폐청산이 마무리되면 3개 정당 원내대표는 개헌을 고리로 뭉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각 당의 연정 가능성에 대해 “시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지금 같은 허니문 시기에는 연정 없이도 민주당 단독으로 개혁입법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추후 국정운영 동력이 떨어질 경우 연정 형태도 검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4당 원내대표 매주 모이는 이유

지난 22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국회교섭단체 4당 원내대표들은 ‘의장-원내대표단’ 모임을 주 1회 정례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실무협의의 틀은 원내 수석부대표 간에 협의키로 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위한 실무 작업의 일환이다. 

해당 모임에 대해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야당과 협력할 것”이라며 “방향이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면서도 공동의 이익을 잘 정리해내는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여당의 덕목은 아량”이라며 “협치 과정에서 야당이 까칠하고 부드럽지 못한 입장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야당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협치를 잘해 달라”고 주문했다. 

여야정 협의체는 문 대통령의 협치 첫 관문으로 불린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입법과 각종 정책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여야 간 협치가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협의체가 구성되면 회의는 대통령이 주재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협의체에 대해 “과거 고위당정협의나, 일회성으로 진행된 여야정협의체보다 한 차원 높은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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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