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어깨 무거운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자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5.29 09:55:20
  • 호수 11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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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잘 사는 나라를 부탁해요”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는 고졸 출신으로 공무원 사회에 발을 들여 놓아 부총리 자리에 오르는 ‘고졸신화’의 주인공이 될 전망이다. 소신과 업무 수행 능력으로 정권이 세 번 바뀌었음에도 늘 중용된 인물이다. 김 후보자는 또 첫 ‘예산통’ 출신의 경제 수장이라는 점에서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동연 아주대 총장이 문재인정부 초대 경제사령탑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로 지난 21일 내정됐다.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마무리되면 김 후보자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과 함께 우리 경제의 근본적 체질을 바꾸는 개혁에 앞장서게 된다. 

판자촌 출신 
고졸 신화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서 김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김 총장은 저와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며 “경제 사령탑인 경제부총리의 인선에서 종합적인 위기관리 능력과 과감한 추진력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 후보자는) 기획예산처와 기재부의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경제에 대한 거시적 통찰력과 조정능력이 검증된 유능한 경제관료란 점에서 지금 이 시기에 경제부총리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재계·학계·정계서 두루 인정받는 유능한 경제전문가인 만큼 위기의 한국경제를 도약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사령탑인 경제부총리 인선에는 종합적인 위기관리 능력과 과감한 추진력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저성장과 양극화, 민생경제 위기 속에 출범했다. 빠른 시일 내 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와 경제 활력을 만들어내는 게 새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과제”라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이 다른 부처 장관들보다 김 후보자의 인선에 속도를 낸 것은 미진한 민간소비 회복세, 사상 최악의 청년 고용 절벽 등 산적한 경제 난제를 해결하고,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시도 등 외부 리스크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선배가 버린 고시책으로 공부 
작년 연봉 절반 9000만원 기부 

특히 지난해부터 6개월 이상 이어져온 국정공백으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려는 적극적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그야말로 흙수저 출신 ‘고졸 신화’의 주인공이다. 1957년 충북 음성 출신인 김 후보자는 전쟁 후 먹고 살기 위해 서울로 향한 부모를 따라 상경해 청계천 판자촌서 생활했다. 

1968년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11세에 졸지에 가장이 된 김 후보자는 신문팔이와 구두닦이 등을 하며 가족 생계를 도왔다. 그는 어머니와 동생들 생계를 위해 당시 공부를 잘하지만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이 가던 덕수상고에 진학했다. 

김 후보자는 덕수상고 3학년 재학 중에 한국신탁은행(현 하나은행)에 입사했다. 그는 은행에 다니면서도 국제대(현 서경대) 야간대학서 공부를 이어가다가 은행 기숙사 옆방에 서울대 법대를 나온 선배가 쓰레기통에 버린 고시책을 발견하고, 고시를 보면 이 어려운 생활을 끝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고시 공부에 몰두했다. 

총장 2년간 
급여 40% 쾌척


1982년 입법고시와 행정고시에 동시 합격한 그는 경제기획원(현 기재부)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이후에도 공부에 손을 놓지 않아 서울대 행정대학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미국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미시간대학으로 유학을 가서 정책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고졸 출신이라는 핸디캡에도 기재부 차관과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장관)에 올랐고, 퇴임 후에는 아주대 총장으로 재직했다.

아주대 총장으로 근무하면서 어려운 학생들을 배려하자는 뜻을 담은 ‘애프터 유(After You·당신 먼저)’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학교가 저소득 학생들에게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관련 비용은 사회 성공 인사들의 기부금으로 마련했다. 

또 지난해 김 후보자가 아주대 총장 재직 당시 받은 연봉의 절반가량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해 아주대 총장으로 근무하면서 1억86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이에 소득세 1650만원, 지방소득세 165만원을 냈으나, 연말정산 결과 소득세 2440만원, 지방소득세 244만원 등 모두 2700만원 가량을 돌려받았다.

김 후보자의 지난해 별정기부금 공제대상금액은 6086만원, 지정기부금 대상 금액은 2725만원이다. 세액공제액은 각각 1619만원과 730만원 등 2369만원에 달했다. 이는 김 후보가 지난해 연봉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대학과 복지재단, 종교단체 등에 기부했기 때문. 

기부금은 아주대학교(6085만원), 무지개빛청개구리지역아동센터(110만원), 서울영동교회(680만원) 등에 전달됐다. 

앞서 2015년에도 김 후보자는 4500만원이 넘는 금액을 기부한 바 있다. 공직을 떠나 아주대 총장 재직 과정서 공직에 있던 시절 받던 연봉 외에 추가 금액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가 이명박, 박근혜 두 보수 정부서 중용됐던 인사임에도 경제부총리 후보자에 오른 것은 이러한 이력과 활동을 감안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제 정책 주도?
정책 진행 조율?

특히 문재인정부가 내세운 ‘사람중심 성장경제’에 걸맞은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도 김 후보자 지명 사실을 알리면서 “저와 개인적 인연은 없지만, 청계천 판잣집 소년가장에서 출발해 기재부 차관과 국무조정실장까지 역임한 분으로 누구보다 서민의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는 분”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경제부총리 후보로 지명되면서 향후 기재부는 문재인정부서 경제 정책을 주도하기보다 정책 진행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경제 정책 방향도 이명박·박근혜정부 당시 성장률, 대기업 위주 정책서 일자리와 복지, 중소기업 위주 정책으로 빠르게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박·박근혜정부서 경제부총리는 강만수·박재완·최경환·유일호 등 대통령의 측근들이 맡아서 힘을 가지고 성장률 중심의 경제 정책을 밀어붙였다. 반면 김 후보자는 문 대통령이 밝혔듯이 대통령과 연이 옅어 힘을 받기 어렵다. 김 후보자가 정책 기획보다는 예산과 정책 조정을 주로 맡아왔다는 점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김 후보자는 경제기획원 예산실 사무관과 기획예산처 재정협력과장, 재정정책기획관, 기재부 예산실장, 2차관(예산담당)을 거쳐 국무조정실장을 거쳤다. 이에 따라 김 후보자는 문 대통령의 일자리와 복지 공약 등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해내고, 부처 간 예산 분배와 정책 조정을 하는 데 적합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는 지난 24일 문 대통령이 제출한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접수했다. 김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본인과 배우자, 차남 명의로 보유한 재산은 모두 21억5212만원이다.

소신과 업무 수행 능력 탁월  
예산과 정책 조정분야 전문가 

김 후보자는 기준시가 기준 5억8000만원 상당의 서울 강남구 도곡렉슬아파트 등 총 21억5212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 중 본인 명의 재산은 13억3495만원이었다. 

부동산으로는 경기도 의왕시 아파트 전세금 5억5000만원, 서울 송파구 힐스테이트아파트 분양권 8000만원 등을 신고했다. 은행예금은 총 7억4467만원이었고 사인 간 채무 금액이 4000만원이었다.


부인 명의로는 도곡렉슬아파트와 962만원 상당의 2010년식 소나타 등 7억1591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부인 명의 예금은 2억8924만원이었고 900만원 상당의 삼성SDI[006400] 주식도 있었다. 부인은 월세보증금 5000만원, 사인 간 채무 1억3000만원 등 총 1억8000만원의 채무를 함께 신고했다.

김 후보자의 어머니 재산은 김 후보자의 동생이 부양하고 있다는 이유로 신고하지 않았다. 병역의 경우 김 후보자는 1978년 3월 육군에 입대해 1979년 5월 일병 복무만료로 전역했다. 차남은 2015년 9월 육군으로 입대해 다음 달 전역을 앞두고 있다.

장남은 2007년 12월 현역 판정 후 2011년 11월 백혈병으로 병역을 면제받았지만 2013년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경찰청이 확인한 범죄경력 조회에는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재됐다

고향 음성은 
축제 분위기 

그의 고향인 충북 음성군 금왕읍은 축제 분위기다. 최근 그의 인생 역정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개천서 난 마지막 용’으로 불리며 덩달아 그의 고향인 금왕읍이 주목받기도 했다. 

이런 김 후보자의 인생역정을 잘 아는 고향 사람들은 경제부총리에 내정된 것에 대해 축하 현수막을 내걸고 기뻐하는 분위기다. 고향 마을인 금왕읍 무극리를 비롯해 경주김씨 금왕종친회, 각급 기관사회단체 등 주민들이 현수막을 내거는 등 김 후보자를 축하하고 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70년 유리천장 깬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는 누구?
문이 선택한 반 측근

10년 넘게 유엔서 일해온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25일 뉴욕발 대한항공 여객기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강 후보자는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해 청문회를 준비에 들어간다.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사무총장 정책특보로 활동해 온 강 후보자를 외교부장관으로 지명했다.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70년 외교부 역사에 처음으로 여성으로서 장관으로 지명된데다 강 후보자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강 후보자는 이화여고,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한 뒤 미국 매사추세츠대 대학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졸업 이후 KBS 영어방송 PD 겸 아나운서로 일을 하다 국회의장 국제비서관, 세종대 조교수를 거쳐 지난 1999년 홍순영 외교통상부 장관보좌관으로 특채됐다.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 활동
비외무고시 출신…DJ 때 부상

1997년엔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를 통역하면서 외교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강 후보자는 비외무고시 출신으로 2005년 외교부 국제기구국장에 올라 외교부서 두 번째 여성국장이 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 2006년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 시절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 부판무관이 됐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시절에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로 활동하는 등 반 전 총장과의 인연도 깊다. 2013년 4월에는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 사무차장보로 활동했다.

지난해 10월 반 전 총장의 후임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당시 당선인의 유엔 사무 인수팀장으로 활동했고 12월에는 정책특보로 임명되는 등 한국 여성으로서는 유엔 최고위직을 거친 입지전적의 인물로 알려진 바 있다. 아난 전 총장, 반 전 총장, 구테흐스 총장까지 3대 총장에 걸쳐 중용된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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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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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