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대선 끝나고 막오른 장미분양

사상 초유의 조기 대선 이후로 미뤄졌던 건설사들의 분양 물량이 5·6월 집중적으로 나오는 이른바 ‘장미분양’ 시즌의 막이 올랐다. 대선 이후에도 저금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수익형 부동산 분양시장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 상품이 없다 보니 매달 월세가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먼저 주택시장의 경우 대선 기간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면서 흥행에 실패할 것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분양시기를 대선 이후로 대거 조정했던 물량들이 5월과 6월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5월 3만6237가구
6월 7만1173가구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5월에는 전국에 3만6237가구(임대아파트 포함)가 분양될 예정이다. 6월에는 5월의 두 배에 가까운 7만1173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장미분양’의 특징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물량이 전체의 64.5%(5월), 69.2%(6월)에 이를 정도로 많다는 점이다. 특히 서울의 재건축·재개발 단지들과 수도권 1000가구 이상의 대규모 단지가 많아 수요자들의 관심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5·6월에만 서울에서 재건축 ·재개발 아파트 14개 단지, 1만7310가구(일반분양 6866가구)가 분양에 나서는데, 이는 올해(5만5820가구) 서울에서 공급이 예정된 재개발·재건축 물량의 약 31%에 달하는 것이다. 대선 영향으로 미뤄졌던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수요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으며, 재건축이나 분양시장을 주도하던 인기 지역의 물량도 꽤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쪽으로 청약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분양이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비인기 지역의 경우 공급 부담이 더 가중되면서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심사가 강화되는 추세라는 점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서울 서북부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평가받는 ‘수색증산뉴타운’의 첫 분양 물량인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1192가구가 공급된다. 수색증산뉴타운은 이 단지를 시작으로 향후 10개 단지 약 1만3000여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 뉴타운 지구 중 두 번째로 큰 ‘신길뉴타운’5구역을 재개발하는 ‘보라매 SK뷰(SK VIEW)’도 이달 총 1546가구를 분양한다. 

사상 초유의 조기 대선 마무리 
건설사 미뤘던 분양 속속 재개

수도권 대단지로는 포스코건설이 송도 랜드마크시티 M1블록에서 분양하는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가칭)’3472가구가 있다. 그간 포스코건설이 송도에서 공급한 단지 중 가장 큰 규모이며 송도 최대 주거복합단지다. GS건설이 경기 안산시의 ‘신흥 부촌’으로 꼽히는 고잔신도시에 선보이는 ‘그랑시티자이 2차(3370가구)’도 관심을 끈다. 총 7653가구의 미니 신도시급 단지를 조성하는 ‘그랑시티 자이 프로젝트’의 2차 분양분이다.

그렇다면 대선 이후 수익형 부동산의 전망은 어떨까. 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주택규제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많아 수익형 부동산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수익형 부동산은 주택을 누르면 반사이익을 얻는 소위 풍선효과와 정부 정책보다는 금리기조에 더욱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올리는 상황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밝혀 저금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럴 경우 임대수익이 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여전히 매력이 있어 보인다. 

대선 이후에도 수익형 부동산 인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 후 고정수익을 찾는 실버세대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들어가 있는 단기 부동자금 규모가 1010조원에 달하고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예금이나 채권, 증시보다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자산가들이 눈길을 돌리고 있다. 따라서 예금금리가 1%대를 유지하고 증시가 박스권을 탈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수익형 부동산 외에는 다른 투자대안이 없다는 자산가들의 심리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 해소 가능성이 높고 새 정부의 경기 부양책 기대감으로 인한 소비 심리 개선 등도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통상적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100% 자기자본보다는 적절한 대출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투자수익률도 임대수익에서 대출이자를 뺀 금액을 실투자금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하는데, 예상 임대수익률이 대출이자율보다 높은 경우 대출금액을 늘리게 되면 실투자금이 적어져 투자수익률이 크게 올라간다. 대출을 통해 세금을 절감할 수도 있다. 

대내외 변수로 대출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적신호다. 따라서 대출 규모는 예상되는 임대수익률과 대출이자율을 비교해 결정해야 한다. 대출비율이 50%가 넘을 경우 이자 감당이 버거워질 수 있고, 향후 금리 상승 폭만큼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비인기 지역
양극화 심화

정부가 이르면 하반기부터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축소하거나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금융규제를 실시할 경우 수익형 부동산 시장엔 타격이 불가피하다. 상가나 오피스텔로 대표되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자산가들 사이에서 대체 불가한 은퇴 자산이란 인식이 팽배해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돼 있다. 추천 투자 상품은 자금여력에 따라 달라진다. 자금 여력이 된다면 당연 구분상가를 통해 노후를 대비하는 것도 현명하다. 다만 대출제도 변화에 따라 수익형 부동산 수익률도 기존보다 1%포인트 높은 범위로 좁혀 치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최근 공급과잉 논란에 수익률 하락이 두드러진 오피스텔 투자에 대해서는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상품이고 우리나라 1인 가구 증가세를 볼 때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대상은 분양가나 매매가 대비 임대료가 높고 유동인구가 많아 임차수요가 풍부한 곳을 찾는 것이 기본이다. 지하철역 개설이나 공원 조성, 기업 입주 등 개발 호재가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문래·성수 등 준공업지역 토지나 구분상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식산업센터나 주상복합이 들어서면서 상주인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수도권 대단지 많아 관심↑
저금리 지속…수익형 활기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시중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고 있는데 정권교체로 인한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부동산 시장도 불안정하여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되는 수익형 상품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상가의 경우 고객들의 유입이 유리한 입지와 업종인지를 살피고 오피스텔의 경우 단지의 규모가 커 임차인의 선호도가 높은 커뮤니티시설, 주차여건, 관리비 절감 등에 유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다음은 대선 이후 눈길 가는 주요 수익형 상품이다.

▲강동역 파밀리에 테라자= 서울 지하철 5호선 강동역과 바로 연결되는 초역세권 상가와 오피스인 ‘강동역 파밀리에 테라자’가 분양 중이다. 천호대로변 업무동 상가도 분양 중이다. 지상 1~ 5층을 상가로 공급하며 실투자금은 5억원대부터다. 전용면적은 66.69~325.4㎡으로 1층에 스타벅스, 2~3층에 하나은행, 4~ 5층에는 소아과, 이비인후과, 마취통증과, 치과, 피부과가 입점해 운영 중이다. 6~21층은 오피스로 분양을 앞두고 있다. 추천업종으로는 보험, 금융, 일반기업체, 엔터테인먼트사 등이 있다. 

▲왕십리 센트라스 1·6획지= 현대건설·SK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은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에서 왕십리 센트라스 1획지·6획지 근린형 단지 내 상가인 ‘탑스트리트’와‘컬처스트리트’선임대 점포를 분양 중이다. 탑스트리트는 연면적 1만1610㎡, 전용 32 ~175㎡(일반분양분 가장 큰 점포 105㎡) 총 88개 점포다. 컬처스트리트는 연면적 2만7692㎡, 전용면적 27~361㎡, 총 119개 점포로 구성된다. 5379가구, 약 1만5000여명에 달하는 왕십리뉴타운 배후수요도 확보하고 있다. 탑스트리트는 지하철 2호선 신당역을 도보 3분 거리로 이동 가능하다. 상왕십리역과 직통으로 연결된 컬처스트리트는 초역세권 상가로 유동인구 흡수에도 수월하다. 

▲간석동 해마루 더 펠리체= 인천광역시 남동구 간석동 241-2외 2필지에 ‘해마루 더 펠리체’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이 오피스텔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먼저 시공사인 해마루건설에서 5년간 임대 보장제 실시 및 인천지하철 1호선 간석오거리역과 국철1호선 동암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한 더블 역세권에 입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지면적 1295.6㎡, 연면적 1만5391.814㎡, 지하 4층~지상 14층 총 312실 규모로 총 주차대수는 220대다. 인천지하철 1호선 간석오거리역 도보 30초 거리, 초역세권 및 더블역세권 입지다. 전용면적기준으로 19.6408㎡, 23.9188㎡, 33.1048㎡  등 총 3타입으로 최근 수요층이 두터운 원룸 및 1.5룸으로 구성되며 3면이 탁 트인 조망이 가능하다. 

▲에스엠 레지던스 더 스파=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9-2번지, 11-1번지 일대에 ‘에스엠 레지던스 더 스파’130실이 분양에 들어갔다. 에스엠 레지던스 더 스파는 A동과 B동 2개동으로 A동은 연면적 4993.17㎡,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 65실, B동은 연면적 1212㎡,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 71실로 구성된다. 설악동 최초 가족 중심 명품레지던스 호텔로 전 객실에 프라이빗 온천 스파가 제공되며 일부 타입은 테라스 공간도 주어진다. 패밀리형 위주의 객실 구성 원룸은 물론 2룸, 3룸의 넓고 여유로운 패밀리타입 위주 설계로 거주 및 생활까지 가능하다. 건강과 피부미용에 뛰어난 설악산 온천수를 전 객실에 제공(2017년 상반기), 스파 힐링의 가치를 제공한다. 

정권교체 시기
안전빵이 최고

동과 동 사이에 약 1145㎡(약 350여평) 규모의 근린공원을 조성해 단지환경이 보다 쾌적성을 자랑한다. 전용률이 낮은 일반 레지던스 호텔에 비해 67.53%의 파격적인 전용률을 적용, 실사용 공간의 효율성을 높였다. 설악산 국립공원 내 최초의 희소가치로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인 설악산 국립공원 내에 짓는 최초의 명품 레지던스 호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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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