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혀에 정치권 요동치는 내막

거침없는 좌회전에 구주류 음메 기죽어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의 행보가 거침없다. 당의 쇄신과 맞물려 중도성향으로 원내대표에 선출된 그는 ‘반값등록금’을 주장했다. 이에 찬-반 논란으로 정치권이 연일 요동치고 있다. 등록금발(發)로 ‘좌클릭 정책’들이 잇달아 쏟아지고 있다. 이에 당 내부에서 논란은 물론 청와대 역시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고, 민주당은 청와대 눈치 보지 말고 빠른 시행을 촉구했다.

한나라당 ‘좌클릭 정책’으로 극심한 몸살
청와대-친이계 불편함 내비치며 제동걸어

한나라당 ‘4.27의 패배 여파’와 함께 ‘쇄신돌풍’이 몰고 온 황우여 원내대표의 목소리는 강력하다 못해 찢어질 듯 요란하다. 한 치의 흔들림도 없다. 그는 첫걸음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황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은 권력에 취해 있었다”며 구주류에 각성을 촉구하는 선방을 날렸다.

MB정권이 추진하는 주요 정책에 있어서도 확연히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추가 감세 철회를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을 밝힌데 이어 한-미 FTA 비준안의 국회 처리 문제에 대해 “몸싸움은 없다”고 분명한 입장을 전하며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웠다.

황-‘생애주기형 정책’
당·정간에 협조 요청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새 지도부와 가진 첫 회동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중심을 잡고 일관되게 정책을 추진해야 지지도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선 초부터 ‘황 임시 지도부’가 보여온 한나라당의 보수정책에 반하는 사안들에 대한 우려감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의 일관된 정책’ 주문에도 불구하고 황 원내대표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우리나라가 G20도 개최하고, 7대 무역수출국이 되는 등 국민들이 기대감이 크지만 개인에게는 별로 돌아오는 것이 없다”면서, “당은 등록금 문제, 일자리, 비정규직 문제, 육아 문제, 전·월세 문제, 퇴직 후 사회보장문제 등 생애주기형 정책접근을 해야한다”고 설파하며 당·정간에 협조를 강하게 주문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논란이 된 것은 황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반값등록금을 주장하면서다. 논란이 거세지자 ‘반값’이라는 용어 대신 그는 체감 가능하도록 대학 등록금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수위를 조절했다.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6월 중 국민공청회를 열어 반값등록금에 대한 여론을 수렴해, 최종 결단을 내리겠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지난 25일 그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가진 정책협의회에서도 등록금 인하 정책과 관련, “필요하면 이 대통령에게 결단을 내려줄 것을 건의 드리고 정책 수용을 촉구하겠다”고 전했다.

볼륨을 높여가며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황 원내대표의 한마디, 한마디에 정치권엔 파장이 일고 있다.

청와대-친이계 급제동
친박계-소장파 “필요해”

결국 친이계가 나서 반값 등록금에 대해 급제동을 걸었다. 친이계 김성동 의원은 “대학등록금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의원들의 의견을 들었어야 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다 공짜로 하면 나라가 문 닫는 수가 있다”고 비판했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실현 가능한 재원을 마련하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심재철 전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의 비현실적 주장과 비슷하다. 결국 야당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꼴”이라며 “아무리 표가 급해도 ‘표(票)퓰리즘’을 내세우면 나라만 절단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몽준 전 대표도 “표현하자면 7월 전당대회까지 한 달여 남은 임시직이다. “꼭 필요한 일 이외에는 좀 자제하라”고 요구했다.
새 지도부의 거침없는 행보에 청와대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청와대 내부의 인식은 집권여당은 정통 보수당으로 안정적 정책기조를 유지함으로써 국민에게 신뢰를 줘야 하는데 황 원내대표의 계획은 오히려 혼란과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걱정스러운 시선을 내비치고 있다.



친박-소장파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
민주당 “등록금 정책협의회 구성” 제안 촉구

청와대 관계자는 “반값 등록금은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오지 않은 만큼 논의할 단계가 안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정책기조가 한나라당 원내 지도부가 바뀌었다고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또 “분위기가 어렵다고 정체성이나 일관성을 버리고 노선을 틀어버리면 결국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인 만큼 ‘포퓰리즘’이 아니냐는 비판에 제기됐지만, 청와대와 친이계만 제외하면 여야 모두 환영하는 분위기다.

친박계 이한구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 역시 ‘등록금 경감’에 공감하며 구체적인 정책을 고민 중이라고 알렸다. 다만 “반값이란 단어는 다분히 포률리즘적 구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문제는 정책을 내놓을 때 책임감 있는 정당으로서 좀 더 치밀하게 연구를 해서 내놓아야 한다”며 “세부적으로 실천 가능하도록 정책은 만드는 게 중요하지 무책임한 정책을 발표하면 민주당과 다를 바 없다”고 조언했다.

소장파로 불리는 정두언 의원은 반값 등록금 등을 비난하고 나선 구주류에 대해 “지금 문제 삼는 의원들은 과거에 언론에 나와서 중도개혁을 얘기했던 사람들”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안상수 전 대표가 ‘새로운 한나라’ 정례모임에서 연설하며 중도개혁을 표방했는데 그때는 어느 의원도 안상수에 대해서 제동을 걸거나 보수가치를 얘기하면서 잘못됐다고 한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황우여가 중도개혁 얘기하니까 보수가치 운운하면서 잘못됐다고 제동을 걸고 문제 삼는다”며 “이거야말로 견제와 권력투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구주류에 대한 정면대응을 주장했다.

‘조삼모사’ 되지 않게
진정성 있는 정책 추구

야권 역시 원칙에는 동의하면서도 표면적으론 내년 대선과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은 특히 ‘무상 급식’을 주장했을 당시 여당이 비판한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면서도 반값등록금이 청와대의 눈치를 봐가면서 할 일은 아니기에 즉각 성의 있는 실행을 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세균 최고위원은 “과거 한나라당에서 개혁적인 논의를 하다가 결국은 당정협의를 거쳐 ‘아니오’하는 것을 여러번 봤다”며 “그때마다 국민은 속았다”고 과거를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표는 거둬들이고 국민에게는 ‘꽝’을 선물한 사례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다를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루빨리 여야 정책협의회를 구성하자”고 적극적인 행동을 제안했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진실이라면 변화의 바람을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며 “예전처럼 소리만 요란하고 청와대 눈치보고 제자리로 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여?야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황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오전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만나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장관 역시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해온 터. 두 사람은 회동에서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방식, 소요 재정 검토, 재원 마련 방안, 부실 대학 구조조정 문제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립서비스’인가?
대담한 ‘변화’ 받아들였나?

일각에서서는 황 원내대표의 보수정당에 반하는 과감한 행보에 대해 ‘빠른 시간 내 한나라당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황 원내대표의 쇄신안들에 대해 “내년 선거를 염두한 ‘쇼’나 ‘립서비스’인 말로만 끝날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그러나 “진정 서민을 위해 마련한 정책이라면 대단히 ‘큰 변화’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값등록금 문제에 대해 그는 “사회가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념적인 문제를 떠나 등록금 대출로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어나 사회에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황 원내대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값등록금의 해법으로 “사학법 개정으로 재단 경영의 투명성이 먼저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등록금 반값이란 결국에는 정부가 보조하는 형태”라며 “이는 학교운영의 투명화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등록금이 효율적으로 쓰이는지 알 수 없어 결국엔 ‘국민혈세낭비’로 사학재단의 배만 채워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판공비와 경상경비만 줄여도 재원마련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금 대학재단들은 건물 지으며 재산을 증축하는데 바쁘다”고 강하게 비판하는 그는 “재단측에서도 학교운영의 전반적인 쇄신으로 등록금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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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