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윤회 카드’ 꺼내는 이유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5.22 10:42:30
  • 호수 11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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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볼모로 검·야 '두 마리 토끼' 사냥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적폐청산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청와대는 검찰이 '청와대 가이드라인'을 따라 수사해 논란을 빚은 ‘정윤회 문건’ 재조사를 지시하면서 검찰과 전 정권에 칼을 들이댄 모양새다. <일요시사>는 청와대가 정윤회 문건을 겨냥한 이유를 살펴봤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인 지난 11일 신임 민정수석, 참모진과 가진 오찬 자리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엄정 수사를 지시한 바 있다. 다음 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정윤회 문건을 재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적폐청산 공약의 첫 단추로 ‘2014 정윤회 문건’ 처리과정을 파헤치겠다는 것이다.  

8가지 버전

정윤회 문건 사건은 박근혜정부 ‘국정 농단’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검찰은 ‘비선 실세의 국정 개입은 없다’는 결론을 내려 국정 농단 사태를 막을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윤회 문건은 최순실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씨가 ‘문고리 3인방’ 등 청와대 핵심 인사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청와대 및 국정운영에 관여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 명의의 이 문건은 2014년 11월 <세계일보>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당시 청와대는 검찰 수사 초기부터 ‘문건 내용은 지라시에 불과하다’며 국기문란 행위로 선을 그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당시 검찰의 수사 방향과 관련해 문건 내용의 진위가 아닌 유출 경로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해당 문건과 관련된 수사는 문건 유출한 책임이 있는 조응천 전 비서관과 박관천 전 행정관이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되면서 일단락됐다. 

최근 청와대가 재수사 의지를 밝히면서 정윤회 문건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모양새다. 문서 유출로 처벌을 받은 박 전 행정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서 “검찰은 정윤회 문건 2쪽 분량에 간단한 내용밖에 없었다고 하지만 문건에는 8가지 버전이 있었다”며 “검찰도 최초 문건을 포함해 8가지 버전을 다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이 내용을 다 담으면 ‘역린’이라며 수위를 조절하라고 지시해서 농도가 톤 다운됐다”며 “비공개 문건이었지만 검찰이 청와대에 협조해 문건을 받았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정윤회씨는 “재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정씨는 한 언론을 통해 “재조사를 하겠다면 받아야지 별 수 없지 않느냐”면서도 “내가 비선 실세라는 문건 내용은 허구”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전 행정관의 주장에 검찰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정윤회 문건 수사 당시 고 최태민씨의 딸인 최순실씨가 정씨의 부인이라는 내용이 단편적으로 적힌 문건만 확보했을 뿐 최씨가 정권 실세라는 내용이 서술된 문건을 확보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당시 수사팀은 정윤회씨와 청와대 비서관들의 이른바 ‘십상시 모임’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지만 이후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에서 정호성 전 비서관 등은 여러 대의 차명폰을 사용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며 “검찰이 이런 부분까지 파헤치며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려 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정부에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은 청와대 정윤회 문건 재조사 방침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14일 자유한국당 정준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과거 민정수석실서 작성된 각종 자료는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돼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이라 하더라도 임의로 들여다볼 수 없다”며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자료를 보는 그 자체가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정윤회 문건 사건 재조사로 ‘정치검찰’의 인적 청산을 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며 “실제로는 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정치검찰을 만들려고 한다는 의혹의 눈초리에서도 벗어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문건’ 재조사 지시…적폐청산 신호탄
검찰·자유한국당 압박카드 성공할까?

정윤회 문건 재수사로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은 혼란에 빠진 모양새다. 당시 검찰은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수사를 진행했다. 재수사가 진행되면 청와대의 하명수사가 있었는지 여부와 수사 지시 경로에 대한 부분이 집중적으로 조사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시 검찰 수뇌부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여부도 관건이될 전망이다. 해당 수사는 최근 사의를 표명한 김수남 전 검찰총장, 유상범 창원지검장, 임관혁 부산지검 특수부장이 맡았다. 

만약 검찰이 청와대의 지시에 복종한 것이 드러난다면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문재인정부가 공수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 공약들을 내세우며 검찰 손보기에 나선 만큼 이에 국민적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정윤회 문건 재수사를 두고 한 변호사는 “3년이나 지난 사건이고 그동안 검찰과 특검이 수사했던 내용이라 재조사가 잘될지는 미지수지만 검찰 입장에선 굉장히 아픈 재조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정윤회 문건 사건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은 탓에 그동안 국정 농단의 방조자라는 이야기까지 듣지 않았느냐”며 “이번 기회에 깨끗하게 정리하고 가는 게 검찰을 위해서라도 좋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건 재수사가 본격화되면 ‘문고리 3인방’ 중 이재만 전 비서관과 안봉근 전 비서관이 다시 수사 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문건에 따르면 ‘비선 실세 정씨가 이재만 비서관 등 청와대 실세 비서관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인사 방향 등에 간여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질 당시 이 전 비서관과 안 전 비서관은 국정 농단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검찰의 칼끝을 피했다. 하지만 이번 재수사를 통해 새로운 혐의가 밝혀진다면 법망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시각으로는 자유한국당에 대한 압박수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문 대통령은 여소야대 국면의 대통령으로서 자유한국당 및 야당의 협조 없이는 정국을 이끌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때 자유한국당에 메스를 들이대면서 정국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연결고리는?


바른정당 한 의원은 정윤회 문건 재조사에 대해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면 또 갈라치기 하는 것밖에 더 되겠느냐”며 “그런 부분은 법과 원칙에 따라가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다른 의원은 “정윤회 문건 사건도 그렇고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바로잡는 게 맞다”며 “정윤회 문건과 최순실 사태,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연결되는 만큼 억울한 사정이 있다면 밝혀지는 게 옳다”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검찰 개혁 방향은?

문재인정부는 검찰개혁 수단으로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공수처) 설치’를 공약했다.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공수처 설치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만큼 검찰개혁에 대한 여론은 높은 상황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검찰과 아무런 인연이 없는 조국 서울대 교수를 민정수석으로 발탁한 파격 인선도 검찰개혁의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문재인정부는 검찰 내부 조직 개편에도 손을 댈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와 마찬가지로 공안부의 기능을 대폭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전망이다. 이는 공안 검사의 강세가 사회 추세에 맞지 않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안 검사의 역할은 시대 변화와 관계없이 일정하게 유지돼야 하며 수사의 특수성도 인정돼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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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