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주사파 전성시대 막전막후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5.15 10:10:35
  • 호수 11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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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띠 매고 대거 청와대로?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과정서 ‘송민순 회고록’ ‘주적’ 발언 등을 통해 불안한 안보‧대북관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취임 초기 ‘주사파’ 출신 인사를 청와대 핵심 인사로 등용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입성 첫날인 지난 10일, 1기 내각을 발표했다. 국무총리로 이낙연 전남도지사를 등용했고, 비서실장으로는 임종석 전 의원을 발탁했다. 국정원장과 경호실장에는 각각 서훈 전 국정원 3차장과 주영훈 전 경호실 안전본부장이 내정됐다.

국보법 위반
전대협 출신

청와대는 임종석 비서실장(이하 실장)을 내정하면서 “여야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정치권 인맥을 갖고 있어 청와대와 국회 사이의 대화와 소통의 중심 역할이 기대된다”며 “합리적 개혁주의자로 민주적 절차에 의한 결정과정을 중시해 청와대 문화를 ‘대화와 토론, 격의 없는 소통’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 시절 통일외교통상위서만 6년간 활동해 외교 분야에도 전문성이 있다”며 “외교적으로 어려운 상황서 외교안보실장과 호흡을 맞춰 대외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기대감과 달리 정치권에선 임 실장 임용을 두고 우려를 표명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0일 논평을 내고 임 실장 인선을 겨냥해 “권력의 핵심인 비서실장이란 중책을 주사파 출신이자 개성공단 추진자에게 맡기는 것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깊다”며 “국민적 통합을 위해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실장은 인선 발표 이후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서 “(문 대통령에게) 격의 없이 토론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신임 비서실장으로서 의지를 다졌다. 자유한국당이 본인을 ‘주사파’라고 비난한 데 대해서는 “한국당과 더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국회·야당과 잘 소통할 테니 지켜봐달라”고 짧게 답했다.

임 실장 논란의 핵심은 '주사파'다. 주사파는 1980년대 중반 운동권 학생 일파로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지도 이념과 행동지침으로 내세운 주체사상파의 줄임말이다. 특히 민족해방을 강조해 ‘NL파’라고도 불렸다. 이들은 제5공화국 정부를 타도하는 데 앞장서 당시 대학생들로부터 호응을 받아 크게 확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1기 인선 발표…깜짝 등용 술렁
청 누비는 ‘임길동’ 전과도 OK?

임 실장이 주사파 논란에 서게 된 이유는 과거 이력 때문이다. 1989년 한양대 재학시절 임 실장은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연합회(이하 전대협) 의장을 맡아 노태우정부에 대한 학생 시위를 주도했다. 같은 해 임수경 방북 프로젝트인 ‘평양 축전참가’를 진두지휘했다. 당시 노태우정부는 평양축전 참가를 허락하지 않았는데 전대협은 극비리에 임수경을 제3국을 통해 북한으로 파견했다.

당시 임 실장은 ‘임길동’이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학생운동으로 지명수배된 상황서 공권력을 따돌리고 신출귀몰한 행적으로 전국을 누볐기 때문이다. 도피생활을 이어가면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기자회견을 발표하는 등 경찰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후 임 실장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3년6개월을 복역했다.


임 실장은 2000년 정치권에 데뷔했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젊은 피 수혈론’에 따라 새천년민주당에 입당했다. 같은 해 임 실장은 16대 총선서 서울 성동구에 입후보해 한나라당의 4선 의원이던 이세기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당당히 국회에 입성했다. 17대 총선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18대 총선에선 낙선했다.

이후 지난 2014년 지방선거서 박원순 캠프에 합류하면서 ‘박원순의 남자’가 됐다. 그는 당시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임명돼 2015년까지 재직했다. 임 실장은 지난해 20대 총선을 앞두고 재차 국회 입성을 꿈꿨지만 공천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내각 급물살
그들의 득세

임 실장의 청와대 등용으로 주사파 출신인 임수경 전 의원의 정치 재개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2년 임 실장은 임 전 의원의 정치 입문에 도움을 줬다. 당시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을 지낸 임 실장은 “임수경을 영입하기를 희망한다”고 강력히 당 지도부에 호소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두고 전대협 의장단 출신 486그룹의 임 전 의원에 대한 부채의식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도 “임수경씨가 방북했는데 이후 삶의 굴곡이 심한 것을 보고 전대협 출신 정치인들이 부채의식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임 전 의원은 19대 총선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하지만 20대 총선에선 당내 공천과정서 컷오프 돼 부침을 겪었다. 당시 임 실장은 자신의 SNS에 “그래 수경아, 너무 안타까워하지 않을게. 수고했어”라며 “많이 아프고, 많이 자존심 상할 텐데 담담하게 넘겨줘서 고맙고 아프다. 좀 쉬었다가 나랑 같이 다시 통일운동하자”고 전했다. 임 실장의 임 전 의원에 대한 부채의식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임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탈북자에게 막말을 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탈북 대학생 백씨에 따르면 임 전 의원이 종로 인근 식당서 백씨에게 “근본도 없는 탈북자 XX들아, 대한민국 왔으면 입 닥치고 조용히 살아. 개념 없는 탈북자 XX들이 어디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기는 거야. 변절자 XX들아”라며 폭언을 쏟은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임 전 의원은 이 외에도 “너 그 하태경하고 북한인권인지 뭔지 하는 이상한 짓 하고 있다지. 하태경 그 변절자 XX 내 손으로 죽여버릴 거야”라고 말하는 등 동료 의원인 하태경 의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처럼 임 전 의원은 임 실장과 함께 대표적인 주사파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보수진영에선 문 대통령의 불안한 안보관과 연관해 주사파의 득세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임 실장을 필두로 주사파 출신 인사들이 줄줄이 입각에 성공한다면 보수진영의 반발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청와대 인사가 대탕평 기조를 이룬 것은 맞지만 굳이 주사파 출신을 청와대 2인자로 앉힘으로써 논란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혜 가고
종북이 온다

임 실장과 마찬가지로 운동권 출신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송영길 의원의 입각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주당은 오는 16일 새 원내대표 선출이 있기 때문에 우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직서 물러날 예정이다. 몸이 가벼워진 우 원내대표는 최근 통일부장관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그는 19대 국회서 외교통일위원회 상임위 소속으로 활동했다. 평소에 남북관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우 원내대표가 입각에 성공할 경우 임 실장과 함께 운동권 인사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우 원내대표는 1987년 연세대 총학생 회장으로 대규모 시위를 이끌면서 전대협 부의장을 맡은 경력이 있다. 1995년에는 ‘8월 부여 간첩사건’에도 연루된 바 있다.

당시 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남파간첩 김동식, 박광남은 한국으로 침투한 뒤 이인영 당시 전대협 동우회장, 우상호 당시 청년정보문화센터 소장 등을 만나 “함께 통일운동을 하자”며 포섭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검찰에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해 신고할 가치를 못 느꼈다”고 주장해 기소를 면했다.

우 원내대표는 임 실장과 같은 운동권 출신이라는 점 이외에 정치적 입문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나란히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젊은 피’로 영입했던 인사들이다. 외교부장관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민주당 송영길 의원도 운동권 출신이다.

송 의원은 1984년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전대협 부의장을 역임했다. 그는 인천광역시장으로 재임하면서 여권 내 ‘중국통’으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 11월23일 북측의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송 의원은 망언으로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다. 그는 연평도를 찾은 자리서 북한군의 포격으로 불에 탄 소주병을 들고 “이거 진짜 폭탄주네”라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운동권 출신 우상호·송영길 선봉
불안한 보수진영…마찰 심해질 듯

흥미로운 것은 입각에 성공한 임 실장을 비롯해 입각을 노리는 우 원내대표와 송 의원 세 사람이 함께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는 점이다. 2009년 12월 국회에선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논란이 일었다. 2004년 설립된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은 2005년부터 북한 당국의 저작권 자료에 대한 저작권료를 걷어 북한에 보내는 단체였다.

해당 단체는 북한 작가의 소설이나 역사서 등을 출판하던 국내 소형 출판사를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제기해 합의금을 받고 북한 당국에 전달했다. 이 단체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북한에 준 저작권료는 67만6525달러(한화 8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은 임 실장이었다. 부이사장은 송 의원과 우 원내대표가 각각 맡았다. 상임고문은 이미경 당시 민주당 사무총장이 맡았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통일부는 “해당 단체의 사업 파트너인 북 저작권 사무국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고 있고, 저작권료가 저작권자에게 전달됐는지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밝혀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는 듯했다.

하지만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은 저작권료라며 국내 소형 출판사로부터 받은 돈 가운데 1억2700만원을 북한에 전달하지 않고 보관했다. 정부로부터 지적을 받은 뒤 법원에 공탁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이처럼 문재인정부서 하마평에 오르는 해당 인물들이 과거에 북한과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수진영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보수 진영
친북 우려↑

자유한국당 중앙선대위원장을 맡아 이번 선거를 이끌었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인선은 대통령 재량이므로 일단은 존중한다”면서도 “친북적인 생각에 전과도 있는 인물을 핵심 요직에 앉히는 배경이 무엇인지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미친북 성향을 드러낸 문 대통령의 그동안 발언을 우려했던 사람들이 이미 많지 않으냐”며 “이런 경향을 강화하는 인선이 계속되면 국민의 걱정이 현실적 저항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주사파란?

주사파는 대한민국 민족해방 계열의 하나로 북한의 지도이념인 주체사상을 지지하고 그에 따른 정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주사파는 80년대 중반 통일을 지향해 당시 정통성을 인정받지 못했던 제5공화국 정부를 타도하는 데 앞장섰다.

지나친 북한 노선에 치중해 우리나라가 반봉건사회고 미국의 식민지라고 주장하는 등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평가다. 특히 1986년 10월 건국대학교서 무리하게 애학투련을 결성하려다가 대규모 공권력의 투입으로 인해 조직이 타격을 받았다.

1987년 이후에는 반정부 투쟁으로 이어졌고, 주사파 세력은 운동권 전면에 나서 서울대학생대표자협의회,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등 학생단체를 주도했다. 민주화 이후에는 통일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면서 1989년 7월 평양서 개최된 한민족 축전에 전대협 대표를 파견해 주목을 받았다. 문민정부 이후에는 학생운동이 퇴조해 주사파의 활동은 위축됐다.

1995년 박홍 서강대 총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주사파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시키자 잠시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다만, 공산주의의 퇴조, 김일성의 사망, 학생운동 위축으로 주사파 세력은 미미해졌다는 평가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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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