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5주년 기획특집>⑨거물들 홀린 미녀‘로비스트’ 린다김

"손도 안 잡았는데 같이 잤다?"

미모의 여성 ‘로비스트’ 린다김(59)은 대한민국 정치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6년 문민정부 시절 무기 로비스트로 활동하던 린다김은 ‘백두사업’ 응찰업체의 로비스트로 활동하면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당시 국방부장관 등 국내 고위급 인사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부터 촉망받던 여성 로비스트는 섹스스캔들 주인공으로 전락했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정권 실세들의 연서까지 받을 만큼 국제적으로 그 능력(?)을 인정받았던 린다김의 화려했지만 어두웠던 그때를 돌아봤다.

국방장관 비롯한 정·관계 고위인사들과 스캔들
한때 방송출연 하기도 해 눈길…최근 근황은?

린다김하면 떠오르는 단어 로비스트. 바로 이 로비가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린다김을 치면 연관 검색어로 린다김 로비사건이 뜬다.

1996년 문민정보 시절 무기 로비스트 린다김이 백두사업 응찰업체의 로비스트로 활동하면서 입찰 과정에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린다김의 한국 이름은 김귀옥으로 성장과정이나 경력 등에 관해서는 기본정보가 검색되지만 확실히 확인된 바가 없다. 1593년 경북 청도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녔고, 1979년 미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린다김 로비사건

우연한 기회에 참석한 미국 파티장에서 국제 로비스트의 눈에 띈 그녀는 본격적으로 로비스트의 길로 나섰고, 1995년 무기 중개업체인 PTT사를 설립했다가 이후 IMCL사로 회사명을 바꾸고, 미국의 E-시스템사와 이스라엘 IAI사의 로비스트로 활약했다.

또 당시 국내 고위급 인사들과도 친분관계를 유지하는 등 화려한 경력과 학력을 가진 미모의 여성 실업가로 알려져 있다.

린다김 로비사건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것은 문민정부 시절에 국방부장관 등 고위 인사들이 백두사업 등의 무기도입 과정에서 린다김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밝혀지면서부터다.

백두사업은 미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왔던 대북정보 수집능력을 독자적으로 갖추자는 목적에서 1991년부터 추진한 통신감청용 정찰기 도입사업이다. 첨단 전자정보장비를 갖춘 정찰기가 한반도 전역의 음성통신을 감청하고 신호정보를 분석하는 것으로 이는 정찰기에 영상레이더 장치를 실어 평양 이남의 축구공만한 물체까지 촬영, 식별하는 금강사업과 맞물려 있다.

문제는 약 2200억원이 소요되는 대형 국방프로젝트에 린다김을 고용한 미국의 E-시스템사가 응찰업체 가운데 가장 비싼 가격을 제시했음에도 2개윌 뒤 프랑스와 이스라엘의 경쟁업체를 물리치고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탈락한 업체들이 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했고, 실제 최종사업자를 선정하기 3개월 전 당시 이양호 국방부장관이 정종책 환경부장관의 소개로 린다김을 만난 사실이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이 전 장관은 사건이 불거진 뒤에도 린다김에게 업체 선정 경위를 의심하기에 충분한 내용의 편지를 보냄으로써 의혹을 증폭시켰다. 또 이들 뿐 아니라 당시 국회 국방위원장과 변호사, 산업자원부장관, 국회의원 등이 폭넓게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수사 결과 불법 로비 의혹은 더 이상 드러나지 않았다. 1998년 예비역 공군 장성과 현역 영관급 장교 등 6명만이 2급 군사기밀을 외부로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을 뿐이다.

린다김은 1995년부터 1997년까지 공군 중령 등으로부터 2급 군사기밀을 빼내 백두사업 총괄팀장에게 1000만원을 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2000년 6월 징역 3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 받았지만 같은 해 10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이 사건은 종결됐다.

하지만 린다김이 문민정부에서 장관 혹은 국회의원을 지낸 사람들과 애정행각을 벌였다는 부분은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또 당시 정·관계 인사들의 명확한 해명이 없었고, 수사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종결됐다는 의혹은 지금까지 여전하다.

사실 당시 세간의 관심은 뇌물 의혹 보다는 린다김의 부적절한 관계에 집중돼 있었다. 특히 린다김이 이 전 장관 등 고위인사와 주고받은 ‘연서’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궁금증을 배가시키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의 편지는 사랑하는 린다로 시작해 당신을 사랑하는 L로 끝났다. 이 전 장관과의 스캔들 의혹은 자신이 직접 "린다 김과 두 차례 관계를 맺었다"고 모 언론에 밝히면서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린다김은 "부적절한 관계는 없었다. 내 두 딸의 이름을 건다"고 일축했다.

스캔들은 어디까지 진실?

그런가 하면 2007년 드라마 <로비스트>가 제작되고, 신정아-변양균 스캔들이 터지면서 새삼 린다김이 다시 회자되기 시작했다. 신정아와 비교되며 검색어에 오르는 등 세간의 관심을 다시 받기 시작한 것.

이때부터 린다김은 언론을 피하지 않고 직접 방송에 출연하거나 인터뷰에 응하는 등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린다김은 1년 전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이 전 장관과의 스캔들에 대해 자세히 언급했다. "이 전 장관은 업무가 끝난 후 내가 묵고 있는 호텔로 찾아오곤 했다"면서 "아마 수십 번은 드나들었을 것이다. 제가 그 분과 자려고 마음먹었다면 왜 두 번만 잤겠나. 정말 손 한 번 잡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린다김은 또 "한국은 로비스트가 불법이기 때문에 호텔방에서 몰래 만날 수밖에 없었다"면서 "침실이 있는 일반 객실에서 만나면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질까 스위트룸을 잡아서 거실에서 만나 이야기 했다"고 덧붙였다.

린다김은 당시 스캔들을 떠올리며 한국의 스캔들은 상식 밖이었다고 회상했다. 벌떼처럼 몰려드는 언론에 엄청난 충격과 함께 절망감을 느꼈다는 것. 때문에 2000년 이후 림다김에게 우울증이 찾아왔고, 아직도 항우울제를 세알씩 매일 복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국내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고, 미국에 본사를 둔 컨설팅사 엠앤에스파트서스 회장직을 맡기도 했던 그녀의 근황이 새삼 궁금해진다.


‘한 눈에 보는’ 린다김 사건일지


△1995년 12월=이양호씨 국방장관 취임

△1996년 3월=이씨, 고교 선배인 정종택 전환경부장관 소개로 린다김 첫 접촉

△1996년 6월=미국 E-시스템사 통신감청용 장비 납품업체로 최종 선정

△1996년 10월=이씨, 수뢰 혐의로 대검 중수부에 전격 구속

△1998년 10월=군당국, 린다김 사건 관련자 7명 구속, 김씨 기소중지

△2000년 4월28일=서울지검, 린다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

△5월=린다김 문민정부 고위공직자 스캔들, 재수사 여론 고조

△7월7일=서울지법 김씨 법정 구속

△9월24일=항소심, 린다김 집행유예로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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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