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상득-이재오 ‘신권력 삼국지’

‘한 지붕 세 가족’이 부르는 ‘오월동주가(吳越同舟歌)’

[일요시사=장미란 기자] 한나라당에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있다. 4·27 재보선 이후 당내 권력지형도가 요동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의원총회에서 당 쇄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더니 원내대표 경선을 계기로 본격적인 징조들이 엿보이고 있다. 비주류인 황우여-이주영 원내사령탑 출범 이면에 친이·친박계로 양분됐던 당내 계파 구도의 변화와 새로운 연대의 축이 읽히고 있는 것. ‘빅뱅’을 앞둔 한나라당의 속을 들여다봤다.

당 쇄신에 힘 합친 소장파·친박계 ‘황우여 원내대표’
이상득 “자연스러운 선택” 당내 변화 기류에 동조


차기 대선주자이자 한나라당의 4·27 재보선 패배와 대통령특사를 계기로 상종가를 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이자 여권의 6선 중진인 이상득 의원, ‘정권의 2인자’로 꼽히는 이재오 특임장관. 현재 여권의 최대 주주로 꼽히는 3인을 중심으로 당내 권력지형도가 꿈틀거리고 있다.

박근혜·이상득·이재오
3대 주주 ‘태풍의 눈’으로

당초 한나라당 권력구도는 박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박계가 비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친이계인 이 의원과 이 장관의 보이지 않는 권력다툼 속에 희비를 달리해왔다.

이 의원과 이 장관은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승리를 위해 같이 뛰었다. 그러나 정권이 들어선 후에는 여러 차례 충돌을 거듭했다. 수도권 친이계를 중심으로 이 의원의 총선 불출마를 촉구했던 1차 반란은, 이 대통령이 이 의원의 손을 들어주면서 마무리됐다. 이 의원은 여권 핵심으로 자리를 굳혔고 이 장관은 유학길에 올랐다. 

그러나 유학에서 돌아온 이 의원이 다시 이 대통령의 곁으로 돌아오면서 여권의 분위기도 급변했다. 이 의원은 국민권익위원장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재보선에 출마, 금배지를 달고 특임장관까지 돼 여의도 정치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에게는 ‘정권의 2인자’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았다.

반면 이 의원은 4·29 재보선에서 ‘막후정치’ 논란에 휩싸이면서 2선 후퇴를 선언했다. 이 의원이 빠진 자리에 자연스레 이 장관이 자리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그러나 ‘친이계’라는 한 울타리를 벗어나지는 않았다.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돕기 위해 중요한 순간순간 힘을 합쳐왔다.
하지만 최근 때로는 반목하고 때로는 손을 잡았던 이들 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금이 가고 있다. 그리고 원내대표 경선이 그 변화의 계기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중립 성향으로 분류되는 황우여 의원이 이주영 의원과 함께 한나라당 4기 원내대표-정책위의장에 당선된 것.

황 의원은 이날 경선에서 재적의원 172명, 출석의원 157명 중 90표를 얻어 64표를 얻은 안경률 의원을 제치고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이는 ‘비주류의 반란’으로 칭해진다. 1차 투표에서 64표를 얻었던 황 의원이 2차 결선투표에서 90표를 얻기까지 황 의원을 지지했던 수도권 소장파는 물론 이병석 의원을 지지했던 이상득계와 친박계의 표까지 흡수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박근혜 손잡은(?) 형님
묘한 분위기 포착돼

황 의원의 당선에 당 안팎이 들썩이고 있지만 이 의원의 반응은 차분했다. 그는 지난 7일 대통령특사로 남미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황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에 대해 “이변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황 의원의 당선을 친이계 몰락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선에 대해서는 “동감하지 않는다”며 “친이계, 친박계와 관계없는 선택으로 심각한 사안이 아니다. 예측이 빗나간 경우도 많지 않았느냐”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당내에서 흐르고 있는 변화의 기류에 대해서만큼은 확인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일로 인해 이 의원이 박 전 대표와 손을 잡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과 이 장관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각각 이병석 의원과 안경률 의원을 지원했다. 1차 투표에서 이병석 의원이 떨어지고 실시된 결선투표에서 이 의원측이 안경률 의원을 밀었다면 승기는 안경률 의원에게로 기울었을 것이라는 것. 그러나 이 의원측은 황 의원을 선택했고 이것이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당 일각에서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당내 경선에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갈등을 중재했던 이가 바로 이 의원”이라며 “친박계가 이 대통령과 각을 세워오는 와중에도 이 의원과는 협력관계를 형성해왔다”는 점을 새삼 거론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당 안팎에서는 친이계 내부에서 권력다툼이 벌어지고 차기 대권에 대한 말들이 나올 때마다 이 의원과 박 전 대표가 손을 잡을 수도 있지 않겠냐는 말이 적지 않았다. 이른바 ‘이상득-박근혜 연대설’이 끊이지 않았던 것. 그리고 결국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계기로 이 의원과 박 전 대표 측의 ‘느슨한 연대’가 확인되지 않았냐는 주장이다.

실제 이 장관이 경선 후 사석에서 “배신당하는 것은 한번으로 족하다” “희생양도 한번이지, 희생양이 직업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것이 알려지며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 ‘이상득 배후설’을 키웠다. 이러한 발언들이 이상득계의 변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 것.

이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에 자신의 의중이 포함됐다는 ‘개입설’을 일축했다. 그는 9일 “설령 내가 지시했다고 해도 의원들이 내 말을 듣겠냐. 가만히 있는 사람을 놓고 왜 그런 억측들을 쏟아내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장관 측도 이 장관의 ‘배신’ 발언에 대해 “이 의원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 장관의 측근인 권택기 의원은 “현 정부 탄생과 함께 배지를 달고서 안정적 국정운영에 협조하고 당의 중심을 잡자는 사람들이 미래권력을 향해 가는 것을 보고 한 말”이라고 했다.

다음 시대의 정치
‘기회’ 잡는 건 누구?
 
하지만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당내 권력을 둔 변화의 ‘시작점’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정가 인사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다.

친이계도 이상득계와 이재오계에서 소장파를 중심으로 새로운 기류를 보이고 있고 중립지대로 향하는 친이·친박계의 숫자도 만만치 않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출범한 ‘새로운 한나라’가 대표적이다.

쇄신을 추진하기 위한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는 이날 공식 발족했다. 출범하자마자 친박계 인사 10여 명을 포함, 44명이 참여하면서 당내 최대 계파모임인 ‘함께 내일로’에 이어 두 번째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 회원을 더 늘릴 예정이니 ‘첫번째 세력’이 되는 것도 꿈으로 그칠 일이 아니다.

6선 그 이상 노리는 이상득 차기 대권 킹메이커?
숨죽인 이재오 당내 측근 약세에 반격 기회 노려

즉, 친이·친박계로 권력지형이 양분됐던 이전에 비해 친이재오계와 친이상득계, 중도·소장파, 친박계 등으로 권력구도가 다변화되고, 또한 ‘연대’의 형식을 취하기 시작했다는 것.

이 가운데서 이 의원도 이 장관도 박 전 대표도 ‘새로운 역할’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큰 충격을 받은 이 장관은 당분간 침묵의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 경선 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도 나오지 않은 채 지역구에서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에 ‘특임장관 사퇴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당분간 장관 업무에 충실하면서 사태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정치권은 이 의원이 5월 이내에 전후해 ‘새로운 역할’에 대한 구상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으로 받은 타격이 적지 않지만 60여 명에 이르는 친이재오계의 결속력을 확인한 이상 그의 ‘역할’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

김무성 전 원내대표도 “권력이동이 있었지만 이 장관은 여전히 실체”라며 “이 장관이 설 자리를 만들어 줘야 한다. 설 자리를 안 만들어 주고 흔들면 당이 분열된다”는 말로 그의 새로운 역할을 예고했다.

역할 찾는 대주주들
여권 대지진 일어날까

차기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이 의원도 ‘멀리 보고’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집권이 시작된 후 ‘동생(이 대통령)을 위해 물러나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형님(이 의원)이 정치를 (이 대통령보다) 먼저 해서 6선까지 됐다. 동생이 대통령이니 자기 인생은 좀 양보하라는 건 무리한 요구”라고 여기고 있음을 공공연히 드러내왔다.

총선에 도전하는 것은 물론 차기 대선에서 친이계 대선주자나 박 전 대표 모두 ‘손’을 내밀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만큼 ‘킹메이커’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도 이번 당내 권력구도의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지난 대선 이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박 전 대표는 올해 들어 서서히 날개를 펴고 있다. 싱크탱크를 출범하는가 하면 평창동계올림픽유치특위 고문직을 맡아 활동 영역을 넓혔다.

지난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의 패배로 그의 주가는 날로 치솟고 있다.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박 전 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구원투수론’이 힘을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대통령특사로 떠났던 유럽 방문길 말미에 “내년에는 중요한 선거들이 있고 하니 아무래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본격적인 정치행보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들을 중심으로 한 당내 권력구도의 변화가 조만감 다시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대통령의 귀국 후 이어질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이 대통령과 이 장관의 ‘회동’과 7월4일 개최키로 잠정 결정된 한나라당의 전당대회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것.
한 정치컨설턴트는 “급변하는 정치 상황에 따라 한나라당 내 계파들간 전략적 연대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중립·소장파와 친박계, 이재오계의 연합구도가 형성됐지만 차기 당권을 둔 셈법은 또 다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민심이 한나라당에 바라는 바가 어떤 것인지 ‘어떻게’ 읽고 있냐는 점과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해법의 이해관계에 따라 한나라당의 앞날을 좌우할 연대의 ‘경우의 수’는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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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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