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검증> ⑥종교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4.24 10:40:51
  • 호수 11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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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 종교인 표심 잡아라!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대선정국의 막이 올랐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대통령 궐위 후 60일 이내 대선 실시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오는 5월9일 조기 대선이 열리게 된다. 대선일까지 채 한 달이 남지 않은 상황서 <일요시사>는 후보 검증 시간을 준비했다. 그 여섯 번째 항목은 유력 대선후보들의 종교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은 종교를 갖고 있다. 대선철만 되면 대선후보들은 기독교, 천주교, 불교 수장들을 방문해 조언과 지지를 구한다. 종교인들의 ‘보팅파워’를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선주자의 종교 및 종교관은 정치관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점에서 검증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천주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천주교 신자로 알려진다. 문 후보는 천주교를 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자서전인 <운명>에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초등학교 1~2학년 때 배급날이 되면 학교를 마친 후 양동이를 들고 가 줄 서서 기다리다 성당서 나눠주는 전지분유를 배급받아 오기도 했다”며 “싫은 일이었지만 그런 게 장남 노릇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수녀님들이 수녀복을 입고 있는 모습은 어린 내 눈에 천사 같았다”며 “그런 고마움 때문에 어머니가 먼저 천주교 신자가 됐다.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영세를 받았다. 영도에 있는 신선성당이었다”고 언급했다.
 


문 후보는 성인이 된 후 부인 김정숙씨와 영도에 있는 신선성당서 결혼식을 올려 인연을 이어갔다.

문 후보의 세례명은 ‘디모테오’다. 디모테오는 ‘하느님을 공경하는 자’를 의미한다. 문 후보는 매주 일요일 오전 성당 미사에 꼭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부산 영도에 가면 유년시절부터 인연이 있는 신성성당을 찾고, 양산 자택에 머물때는 양산 덕계성당을 다녔다.

19대 국회의원 시절에는 종로구 ‘세검정성당’을 주로 찾았다. 지난 18대 대선서 안철수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한 다음 날인 지난 2012년 11월24일 문 후보는 세검정성당 찾아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당시 캠프 대변인은 “세검정성당서 후보 등록을 앞두고 안 후보의 결단에 따른 정치적 책임과 선거에 임하는 각오을 다졌다”고 밝힌 바 있다.

문 후보는 최근 부활절을 맞아 명동성당서 열린 ‘예수부활 대축일 미사’에 참석했다.

그는 같은 날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해 세월호 참사 3년간 아픔이 더욱 커졌다고 언급했다. 이에 염 추기경은 “구 악습과 숨은 사실을 확인하고 새롭게 빨리 재편해 새로운 사회가 돼야 많은 사람이 평화를 누리면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문 후보는 천주교뿐만 아니라 불교와도 인연이 있다. 문 후보는 40년 전 땅끝마을 해남 대흥사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그는 한 언론과 인터뷰서 “대흥사에서 공부하면서 불교적 세계관에 매료돼 잠시 스님이 될까 생각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때의 인연으로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해남 대흥사를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하고 있다. 문 후보는 불교철학과 사상에 대한 관심이 많아 서재에 불서가 많다고 했다. <벽암록>과 같은 선어록을 주로 탐독한 것으로 알려진다. 문 후보는 기독교(개신교)와도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부산YMCA 이사직을 오랫동안 맡았고,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부산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흥미로운 점은 문 후보는 천주교인이지만 장로교 목사와 사돈을 맺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 후보의 아들 준용씨는 지난 2014년 2월 목사의 딸을 아내로 맞아 혜화동성당서 결혼할 당시 목사와 신부가 함께 순서를 맡는 특별한 방식으로 결혼식을 진행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정치권은 주요 종교와 인연이 있는 문 후보가 종교계인사들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표심 다지기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교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특별히 믿는 종교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대선 과정서 문 후보는 안 후보에게 종교를 물었다. 이에 안 후보는 “외가는 독실한 불교신자고 처가는 독실한 가톨릭인데 나는 딱히 종교가 없다”고 답했다.

부인인 김미경 교수와는 학생시절 가톨릭학생회 봉사활동을 하며 만났다. 부인은 여전히 가톨릭교회에 출석해 신앙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안 후보는 종교관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존중하면서 민주적 결정을 받아들이는 게 통합의 기본”이라며 “나와 생각을 같게 만들려 하다 보니 갈등이 생기는 것 같다. 통합이 가장 중요한데 종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종교가 없지만 ‘화합’ ‘통합’의 메시지를 주로 전달하며 기독교계 포용에 나섰다.

지난달 13일 종교개혁 500주년 국제포럼에 참석한 안 후보는 “종교개혁은 종교적 측면에 국한되지 않는다. 종교를 중심으로 세계관,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가치 체계에 경종을 울리고 혁신을 이끈 사회 개혁”이라며 “종교 지도자들께서 화합 정신으로 온 국민이 하나 되게 이끌어주시고 정치권도 갈등 완화와 치유를 위해 온 힘을 다할 때”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외가의 불교와 인연을 들며 불교계와의 스킨십도 높이고 있다. 안 후보는 한 언론과 인터뷰서 “외가가 독실한 불교집안”이라며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부산 폭포사 불사에 동참했고, 어머니도 지장재일이면 항상 절에 가셔서 기도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경북 한 사찰을 방문한 일화를 들면서 “가는 데마다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늘 고맙다”며 “처가가 여수라 향일암도 자주 방문했고, 순천 선암사는 제가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절”이라고 말했다.

[문] 유년 시절부터 천주교 인연
[안] 외가는 불교 부인은 천주교

최근에는 안 후보의 부인 김 교수가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김 교수는 지난 10일 국민의당 의원들과 서울 조계사 경내에 있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찾아 자승 총무원장을 만났다. 김 교수는 이 자리서 안 후보에 대한 불교계 관심과 지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안 후보는 신천지와 국민의당 연관설로 곤욕을 치렀다. 신천지 신도 수백명이 조직적, 집단적으로 국민의당에 입당한 것으로 의심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은 “그 보도를 접하고 굉장히 놀랐다. 만약에 그렇다면 조사를 해서 출당 조치를 한다든지 거기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신천지 연관설에 대해 “이번 대선은 정말 중요하다. 치열한 후보자 검증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렇지만 국민들은 이것이 검증인지 근거 없는 네거티브인지 다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개신교 홍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개신교 신자로 알려진다.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홍 후보는 종교관에 대해 “1997년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 출마했을 때 서울 광성교회에서 김창인 목사를 만나 교류하면서 개신교 신자가 됐다”며 “개신교 신자지만, 헌법이 규정한 대로 정교분리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정치 지도자가 자기가 가진 종교를 맹목적으로 지원하고 맹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소신도 밝혔다.
 

최근 그는 기독교계를 예방하면서 종교계 표심 잡기에 나섰다. 지난 9일 홍 후보는 여의도순복음교회서 조용기 원로목사와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을 만났다. 이 자리서 “좌파들이 박 전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모양”이라며 “그것을 어떻게 판단할지는 국민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에 조 원로목사는 “박 전 대통령을 대우하는 게 국민적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우리가 투표로 대통령을 뽑았으니 우리도 책임이 있지 않느냐”고 했다. 이번 예방은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첫 종교계 활동이었다.

부활절을 맞이한 지난 16일에는 ‘교회 순회’ 전략을 짰다. 지난 16일 오전엔 수원 안디옥교회를 찾았다. 안디옥 교회는 군 장성 출신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기독교 정신, 호국 정신을 강조한 행보로 풀이된다. 같은 날 오후에는 서울 명일동의 명성교회서 부인 이순삼씨와 함께 예배를 보며 기독교 표심 공략에 나서기도 했다.

홍 후보는 <불교신문>과 인터뷰서 불교와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네 살, 홍역에 걸렸을 당시 부모님은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고, 어머니는 하도 억울해서 저를 담요에 돌돌 말아 업고 절에 갔다”며 “어머니는 독실한 불자였는데 초저녁부터 동틀 때까지 12시간 넘게 부처님께 절을 하고 보니 내가 담요 속에서 꿈틀거리면서 눈을 뜨고 있었다고 했다”고 말해 불교와 얽힌 일화를 공개했다.

홍 후보는 지난 11일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했다. 이 자리서 홍 후보는 경남지사 당시 체험했던 해외 불교문화를 소개했다. 홍 후보는 “티베트자치구와 경상남도가 우호교류 협정을 맺은 이후 티베트 측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수도인 라사 등을 참배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자승 스님은 “자신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화답했다.

또 자승 스님은 “많은 보수들이 갈 길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데, 홍 후보가 확실한 중심이 돼서 좋은 결과를 이뤄낼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격려했다.

홍 후보는 조계종 총림 8곳 가운데 3곳인 영축총림과 해인총림, 쌍계총림 등을 품고 있는 경남도지사를 역임해 불교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서 홍 후보는 종교계 접촉면을 늘리면서 숨은 표심 잡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불교 유승민]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불교 신자로 알려진다. 유 의원은 특히나 불교와 관계가 깊다. 어머니 강옥정 여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강 여사는 대구 청수사에서 신도회장을 맡아 매달 초하루, 초이틀, 지장재일, 관음재일 등 법회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열혈 신자로 알려진다.

유 후보의 아내가 갑자가 쓰러져 수술을 받게 됐을 때 강 여사는 청수사를 찾아가 묵묵히 1080배 한 뒤, 기차를 타고 아들 내외가 있는 서울로 올라갔다는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강 여사의 깊은 불심에 청수사의 효민 스님은 “이웃에게 늘 아낌없이 베풀고 희생하지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표상 같은 진정한 보살”이라고 전했다.

유 후보는 올 초 대선 출마를 앞두고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해 환담을 나눴다. 자승 스님은 “대선 출마를 앞두고 많이 바쁘겠다”며 “후보의 마음에 구름이 일어나면 국정에는 비가 내린다. 국민과 소통하면 좋은 결과가 생길 것”이라며 격려했다.

이에 유 후보는 “최근 나라가 어지러운데 보수가 건강하게 바로 서야 나라도 바로 선다. 국민이 원하는 개혁을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유 후보는 본인의 종교관에 대해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처럼 여러 종교들이 자유롭게 지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평화와 사랑, 자비를 얘기하는 종교인들이 배타적으로 지내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고 말했다.

[홍] 97년 개신교로
[유] 불교 인연 강조
[심] 세례명 마리아

이어 “정치인들은 본인 종교를 떠나 갈등을 없애야 한다”며 “광역시장, 도지사의 노력도 중요하다. 자기 종교에서 벗어나 양쪽 의견을 두루 들어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지난달 12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인 이영훈 순복음교회 목사를 예방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예방 및 예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목사님과 정치권 종교 지도자가 나서 분열과 혼란을 막자, 화해와 통합을 해서 같이 가자고 했다”며 “정치권도 이제 편 가르기 안 하고 위대한 하나의 대한민국 만들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유 후보는 지난 16일 부활절에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의 온누리교회 예배에 참석해 기독교계와 접촉면을 늘렸다. 유 후보는 예배를 마친 후 교인들과 만나 적극적으로 인사를 했다. 이후 담임목사와 비공개로 면담하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천주교 심상정]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천주교 신자로 세례명이 마리아다. 심 후보는 지난달 27일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했다. 심 후보는 “지난해 미혼모 보호시설을 찾아 아기들과 엄마들에게 세족례를 거행하시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이번 공약 중 한부모가정 지원 내용을 정성껏 마련했는데 응원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에 염 추기경은 “한 가정이 아이를 키우는 것은 그 가정, 특히 부부에게 아주 큰 몫이며 나라에도 중요하다”며 “인간 존중과 생명 존중을 위해 애써달라”고 당부했다. 심 후보는 천주교 신자 답게 지난 16일 부활절에는 명동성당을 찾아 미사를 드리기도 했다.
 

심 후보는 한 언론과 인터뷰서 종교관에 대해 “모든 종교는 존중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있고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돼있다”며 “어느 종교를 홀대하거나 어느 종교를 우대하거나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정치 지도자는 더욱더 신중해야 한다”며 “모든 종교를 존중하려는 마음가짐, 특정 종교에 경도되지 않는 처신, 종교 간 소통과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견지하기 위해 언제나 자중자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불교와 인연도 공개했다. 그는 “파주에 있는 보광사에 어머님이 오래 다니셨다. 저도 마음이 복잡할 때 종종 찾곤 한다”며 “부처님 오신 날에는 빠지지 않고 어머님과 보광사에 연등을 달기 위해 간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지난달 22일 자승 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선 ‘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을 실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차별금지법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앞세우는 국가에선 당연히 이뤄져야 하는데, 일부 종교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자꾸 뒷걸음질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자승 스님은 “차별금지법의 근본은 인권 보호에 있다”며 “특정 종교나 단체의 이익을 우선시하면 법을 못 만들고 인권을 최우선으로 하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첫 ‘스탠딩 토론’ 이모저모

지난 19일 오후 10시 KBS 주관 대선후보 2차 TV토론회가 열렸다. 대선후보 5인은 모두발언과 공통질문, 마무리 발언을 제외하고 원고 없이 난상토론을 벌였다. 토론회 이후 반응은 크게 “흥미진진했다”는 반응과 “어수선했다”는 반응으로 갈렷다.

이날 후보들은 메모지와 필기구만 갖고 토론에 참석했다. 원고가 없었기 때문에 후보들의 시선은 상대 후보를 향했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후보들은 얼굴뿐만 아니라 어깨까지 상대방에게 돌려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대화하는 듯한 인상이 들어 시청자를 몰입하게 했다는 평가다.

질문자와 답변자를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후보자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대북송금 사건’으로 공방을 펼치는 모습을 보자 “아직도 (대북송금 사건을) 우려먹고 있느냐. 국민들이 실망하실 것”이라고 호통을 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만, 총 발언시간이 제한돼 있어 특정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노출됐다.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가 모두 문 후보에게 집중적으로 질문을 하면서 ‘문재인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양자 토론회가 아닌데 굳이 스탠딩 토론을 해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후보들도 이 부분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문 후보는 “자유롭게 움직이거나 왔다 갔다 해야 의미가 있는데 제자리에서 가만히 서서 응답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도 “앉아서 하는 것과 서서하는 것의 큰 차이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TV토론은 대선 전까지 4회를 남겨두고 있다. 오는 28일 토론회를 제외하고 모두 스탠딩토론으로 진행된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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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