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28> 5·1 부동산대책 총정리

MB 회심의 카드…‘약발’먹힐까


부동산 경기부양책이 또 나왔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네 번째다.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5·1 부동산대책은 ‘건설경기 연착륙 및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이다. 이들 정책은 모두 ‘전월세 가격 안정’ ‘주택거래 활성화’ 등을 내세웠지만 본질적으론 부동산 경기부양과 건설사 살리기 정책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택공급·거래 개선…결국 건설사 살리기
올 들어 벌써 네 번째 정책 “아니면 말고식?”


전세대란이 한창이던 지난 1월 정부가 내놓은 1·13 대책의 명칭은 ‘전월세 시장 안정화 방안’이었다. 그러나 내용의 핵심은 전세자금 대출 조건에서 ‘6개월 이상 무주택’ 조항을 폐지하고 대출 자금도 최대 6조8000억원까지 확대하는 등 빚을 더 내서 오른 전세값을 내라는 것이었다. 건설업계에 대해서도 소형주택 건축을 확대한다는 명목으로 국민주택기금을 연 2%의 금리로 지원키로 했으며 대출금액도 늘렸다.

‘1·13…2·11…
3·22…5·1…’

1·13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세값이 오름세를 보이자 한달 만에 내놓은 2·11 대책은 ‘전월세시장 안정 보완대책’이었지만 핵심은 임대사업자에 대한 지원책이었다. 2·11 대책에서 정부는 매입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지원 요건을 완화해 양도세 중과배제 대상을 확대했다. 기존 5가구 이상 10년을 임대해야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던 임대사업자 규정을 3가구, 5년 이상 임대로 바꿔 IMF 직후의 임대사업자 규정으로 회귀했다. 또 임대사업자가 건설사가 2년 이상 임대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을 취득하거나 준공 후 미분양을 취득해 5년 이상 임대하는 경우 취등록세와 양도세를 50%씩 감면해 주기로 했다.

의무임대기간은 기존 10년/7년에서 5년으로 낮췄다. 전세자금 지원한도는 8000만원까지 확대했으며 저소득 전세자금 지원 대상 주택을 1억원까지 확대했다. 건설사를 위해서는 5년 분양전환아파트 건설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라며 금리 3∼4%를 절반인 2%로 낮춰 건설비 지원을 늘렸다.

2·11 대책에 이어 한달여 만에 내놓은 3·22 대책에서는 폐지됐던 DTI 규제를 원상회복시킨다면서 고정금리/비거치식/분활상환대출의 DTI 비율을 최대 15%포인트까지 확대 적용키로 했다. 1억원까지 소액대출에 대한 DTI 심사 면제는 계속 유지하고,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의 시한은 올해 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특히 취득세율을 절반으로 줄여 9억원 이하 1주택자는 2%에서 1%로, 9억원 초과 1주택자와 다주택자는 4%에서 2%로 내리기로 했다. 관련 법안은 4월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도 국회에 계류된 관련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1일 최근의 건설경기 침체와 부동산 PF문제 해결을 위한 ‘건설경기 연착륙 및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부실 PF 처리 등을 통해 건설경기 연착륙을 유도하고, 주택공급여건을 개선해 주택문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건설사에 대한 금융지원을 원활하게 하고, 주택거래에 대한 세금을 깎아주며, 각종 건설규제 완화를 통해 종합적인 건설경기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PF 정상화 뱅크’등을 통한 금융지원 ▲토지이용 규제 완화 등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방안 ▲리츠·펀드 세제지원 등을 통한 주택거래 활성화 ▲SOC 민자사업 활성화 등이 추진방향으로 확정됐다. 세부 사항은 다음과 같다.

PF 금융지원
▲6월 중견건설사에 대한 채권은행의 신용위험평가 실시= 건설사에 대한 채권은행의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해 회생가능성이 있는 건설사는 워크아웃으로 정상화를 지원한다. 지난 4월29일 국회를 통과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활용해 신속한 워크아웃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진행 가능한 PF사업장에 대한 정상화 도모= 자체 정상화가 가능한 사업장은 금융권의 적극적인 만기연장 등 자금 공급을 통해 정상화를 지원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추진이 가능한 사업장은 ‘PF 정상화 Bank’(민간 배드뱅크)를 활용해 보증채무 재조정 등 구조조정을 우선 추진한다. 아울러 자산관리공사의 구조조정기금(4조5000억원)을 활용해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사업성이 없는 부실 사업장은 채권단 자율적으로 부실채권을 정리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P-CBO 통한 건설사 유동성 지원= 일시적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에 대해서는 기 마련된 건설사 유동성 지원 P-CBO(프라이머리-부채담보부증권)를 통해 지원한다. P-CBO는 올해 말까지 1조10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며 건설업 외 비건설업을 50% 편입해서 업종 편중에 따른 위험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주택보증의 PF 대출 보증 확대= 사업추진이 가능한 사업장에 대한 PF 대출 지원을 위해 대한주택보증의 PF 대출 보증을 확대하기로 했다. 2010년 5000억원 수준에서 2011년에는 1조50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주택건설사업자가 주주로 참여한 PFV도 공공택지 전매 허용= 건설사와 금융회사 등이 주택건설 등을 목적으로 공동출자해 설립하는 법인인 PFV의 활성화를 위해 주택건설사업자가 주주로 참여하는 PFV에 대해서도 공공택지 전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PF 사업장 인수해 보금자리주택 공급= 토지매입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이뤄진 부실 PF 사업장을 공공에서 인수해 보금자리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주택공급 확대
▲택지개발지구의 단독주택에 대한 층수제한 완화= 택지개발지구의 단독주택에 대한 층수제한을 신규지구는 블록형 2층→3층, 점포겸용 3층→4층으로 완화하고, 가구수 규제도 폐지했다. 아울러 이미 준공된 신도시 등의 지구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지역실정에 맞게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서 증축(3층→4층)을 허용하도록 했다.

▲개발제한구역 해제취락에 대한 층수규제 완화= 중규모(100호 이상 300호 미만) 취락의 경우, 지역 여건을 감안해서 지방자치단체장이 용도지역과 층수제한을 완화해서 공동주택(아파트) 건설을 허용하도록 도시관리계획 수립지침을 개정키로 했다. 1종 전용주거 또는 1종 일반주거만 허용됐던 것을 2종 전용주거도 허용하고, 현행 최고 4층이던 층수규제도 최고 5층으로 완화한다.

▲2종 일반주거지역 층수제한 폐지= 평균 18층인 2종 일반주거지역의 층수제한을 전면 폐지한다. 다만, 경관관리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층수제한을 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해두도록 했다.

위기 건설사 살리면
서민 부담 줄어드나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에 침실구획 설치 허용= 도시 2∼3인 가구 수요에 부응해 30㎡ 이상의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에 침실을 구획해서 설치할 수 있도록 주택법시행령을 개정키로 했다.

▲부분임대형 아파트의 주차장 설치기준 완화= 소형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부분임대형 아파트에 대해서는 임대면적이 일정규모 이하일 경우 주차장 등의 설치기준을 완화하도록 주택건설기준을 개정키로 했다.

▲기 승인 대형주택사업의 중소형 변경 시 세대수 증가 허용= 이미 승인을 받은 주택건설사업의 대형 평형 주택을 중소형으로 변경할 경우 세대수 증가를 허용하도록 했다. 현재는 세대수 증가 시 계획인구가 늘어나 도시기본계획상 목표인구를 초과하게 되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변경이 불가했다.

부실 PF 처리로 건설경기 연착륙 유도
건설사 금융지원…주택거래 세금 완화


▲신규 택지개발지구 내 공동주택건설용지 배분비율 상향조정= 중소형 주택수요 증가에 부응하기 위해 신규 택지개발지구 내 공동주택용지 중 85㎡ 이하의 주택건설용지 배분비율을 60% 이상에서 70% 이상으로 상향조정했다. 수도권과 광역시의 경우 60∼85㎡ 배분비율을 30% 이상에서 40% 이상으로 확대하는 대신 85㎡ 초과 배분비율은 30% 미만으로 줄이고, 기타지역의 경우에도 40% 이상이던 60∼85㎡ 배분비율을 50% 이상으로 늘리고, 85㎡ 초과 배분비율을 30% 미만으로 줄였다.

▲주택건설 사업계획 승인 대상 완화= 도시 소규모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주택건설 사업계획 승인 대상을 20세대 이상에서 30세대 이상(아파트 제외)으로 완화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 추진 원활화= 사업추진이 어려운 재정비사업은 주민의견을 수렴해서 정비구역을 해제하고, 진행 중인 뉴타운지구는 기반시설설치비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또 단독주택 밀집 정비예정구역 중 장기간 정비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는 다가구 등 개별적 재건축을 허용했다.


주택거래 활성화
▲수도권 미분양주택 투자, 지방과 동일한 세제혜택= 미분양주택에 투자하는 리츠·펀드·신탁회사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비과세, 법인세 추가과세 배제요건을 완화하고 적용기한도 연장하기로 했다. 현재는 지방 미분양주택을 50% 이상 포함한 투자에만 세제혜택을 주지만 수도권 미분양주택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도 구분 없이 세제혜택을 주기로 했다. 아울러 지난 4월 말로 종료된 이 혜택을 내년 연말까지 연장했다.

▲리츠·펀드 등 법인 임대사업 허용= 현재 법인은 3순위까지 미달된 미분양주택만 매입이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리츠·펀드 등의 법인도 5년 이상 임대하는 조건을 전제로 신규 민영주택을 분양받아 임대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부동산투자회사의 대형주택 임대소득 소득공제= 자기관리 리츠(부동산투자회사)가 내년 말까지 149㎡(45평형) 이하의 주택을 신축 또는 매입해서 임대할 경우 임대사업소득에 대해 5년간 50% 소득공제한다. 현재는 2009년 말 이전에 신축 또는 매입한 국민주택규모(85㎡) 이하의 주택에 대한 임대소득에 대해서만 5년간 50% 소득공제하고 있다.

▲서울·과천·5대 신도시 양도세 비과세 ‘거주요건’ 폐지= 서울과 과천, 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등의 5대 신도시에 대해서는 1세대 1주택(9억원 이하)이면서 3년 보유의 요건을 갖추더라도 2년간 실제 거주해야만 한다는 ‘거주요건’까지 충족해야만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거주요건’이 사라진다.


민자사업 활성화
▲신용보증기금 보증여력 확대= 최소수입보장(MRG) 없는 민자사업을 확대하고, 민자사업에 보증을 제공하는 산업기반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여력을 확대해 금융약정 체결에 어려움을 겪는 민자사업에 대한 위험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BTL 선택 가능= 2008년 이후 투자가 없는 국립대기숙사 등의 공공시설을 조기에 확충하기 위해 민간사업자가 선(先) 투자 후 매년 임대료를 지급하는 방식(BTL)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5·1 대책에서 주목할 내용은 서울과 과천, 5대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에 적용되던 1가구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거주요건이 다음 달부터 폐지되지만 기존 매도자에게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는 대목이다. 이들 지역 주택을 3년 이상 보유한 1가구 1주택자들은 6월 중 관련 시행령 개정 후에 잔금을 청산해야 양도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5·1 대책의 양도세 비과세 거주요건 폐지에 따른 세제 혜택은 양도일이 소득세법시행령 개정안 공포 이후여야 적용된다. 지난달 29일 국회를 통과한 취득세 50% 인하 법안은 정책 발표일인 3월22일 이후 취득분에도 소급 적용된다.

서울·과천·분당·일산
평촌·산본·중동 혜택

하지만 거주요건 폐지에 따른 양도세 비과세는 개정안 공포 이전에 잔금을 납부한 주택거래에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한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서울과 과천, 5대 신도시의 9억원 이하 아파트는 132만가구로 이 중 보유 3년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입주 3년차 새 아파트만도 7만여가구에 이른다. 이들 지역에서 9억원 이하 아파트를 3년간 보유한 1가구 1주택자는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양도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돼 절세액이 상당할 전망이다. 9억원이 넘는 아파트도 9억원에 상당하는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표준이 조정되기 때문에 적잖은 세감감면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6월 초 이후로 양도일을 잡아야 매도자는 양도세 절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양도일은 주택 잔금 청산일이 기준이다. 단 당사자 간 약정에 따라 등기가 먼저 이뤄진 경우는 예외적으로 등기일을 기준으로 한다. 계약을 이미 체결한 경우에도 잔금 납부일과 등기일이 개정 시행령 공포 이후라면 양도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잔금납부 시기만 시행일 이후로 조정하면 된다는 의미다.

양도세와 관련이 없는 매수자 입장에서도 6월 이후에 잔금을 납부하고 등기를 마치는 편이 낫다. 재산세의 과세 기준일이 6월1일이기 때문이다. 재산세는 과세 기준일 현재 소유자에게 1년치 세금을 전액 부과한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상가114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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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동해 석유’ 막전막후

뜬금없는 ‘동해 석유’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20%대 지지율로 고전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동해 석유 매장’ 가능성을 직접 발표했다. 여권에선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석유가 발견됐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으나,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선 ‘국면 전환용’이라고 꼬집었다. 개발 성공률 20%에 5000억원이 넘는 시추 비용을 베팅한 윤 대통령의 속내는 무엇일까?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서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취임 후 첫 국정브리핑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이 사실을 보고드리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정희 시즌2 사업성 논란 동해 인근 석유·가스 도출 지역을 표기한 대형 스크린까지 동원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칭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 발표한 석유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두고 극명한 평가가 이어진다. 윤 대통령은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고,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확언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쯤 윤곽이 나올 산업통상자원부의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 윤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을 통해 직접 현안을 설명한 것은 취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브리핑에 동석했던 안 장관은 “최대 매장 가능성 140억배럴은 현재 가치로 따져보면 삼성전자 시총의 5배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약 453조원으로, 영일만 앞바다에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석유·가스의 가치가 약 2260조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해당 소식에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원내대책회의 직후 윤 대통령의 발표 내용에 대해 “확률이나 가능성에 관해선 아직 정확히 얘기하기 어렵지만, 상당히 기대를 갖고 볼 수 있는 좋은 소식”이라고 첫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전문 기관이 앞으로 순차적으로 여러 과정을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반면 야권은 ‘지지율 전환용’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지난 3일 브리핑을 통해 “석유·가스 매장량이나 사업성을 확인하기도 전에 대통령이 매장 추정치를 발표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물리탐사만으로는 정확한 매장량을 추정할 수 없고, 상업성을 확보한 ‘확인 매장량’ 규모가 실제 얼마나 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첫 탐사부터 생산까지 약 7년서 10년이 소요된다”고 꼬집었다. 조국혁신당의 김보협 수석대변인도 논평서 “윤 대통령은 보고를 듣자마자 바닥 수준인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로 보였느냐”고 지격했다. ‘1호 영업사원’ 대통령 그림은? 2260조원 잭팟? 관심 끌기용? 앞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4·10 총선 이후 지금까지 ‘20~30%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지난달 10일 발표한 ‘취임 2주년’ 지지율서도 24%를 기록해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 중 ‘최저치’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당시 국민의힘의 윤상현 의원 등도 지난달 7일 진행된 ‘정부 2주년 평가’ 세미나를 통해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는 기조를 대통령이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남은 3년이 달렸다”고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가장 최근 발표된 대통령 지지율 성적은 더 비참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인 21%를 기록했다. 대통령실은 물론 여당 내부의 위기감이 상승한 분위기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지지율을 1%라도 올릴 수 있는 것이라면 다 해야 한다는 위기감과 함께, 전통적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서 ‘동해 석유’ 카드는 국민 여론을 반전시킬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오는 6~7일 공휴일 관계로 한국갤럽과 NBS(전국지표조사) 등 주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용산에선 지지율을 만회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여권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유승민 전 의원의 말대로 용산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면 당까지 같이 타격을 입게 된다. 당정 모두 한숨을 돌린 셈”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포항 영일만’ 일대는 박정희정부 때에도 시추를 착수했던 곳이다. 그러나 1975년 당시 시추공서 흘러나온 시커먼 액체가 ‘원유’라는 명확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고, ‘석유 발견 해프닝’으로 끝났다. 일각에선 ‘석유 매장’ 기대감이 단순 헤프닝에 그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역풍을 맞이할 것으로 예측했다. 통상 석유의 실제 매장량을 알기 위해선 최소 5개(1개당 1000억원 소요)의 시추공을 뚫어봐야 한다. 이처럼 막대한 금액을 투자해놓고 결과물이 없다면 국민적 반감은 지금보다 더욱 심각해지는 셈이다. 앞서 박정희 전 대통령도 1976년 1월 기자회견서 “포항서 석유가 난다”고 발표했으나 결국 원유가 아닌 정제된 경유로 드러났다. 장밋빛 미래? 국면 전환용?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지난 3일 <시사인>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인’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포항서 석유가 발견됐다고 해서 발칵 뒤집혔었는데 사실이 아니었다”며 “윤 대통령이 말한 대로 유전과 가스가 매장된 게 사실로 나오면 얼마나 좋겠나. ‘박정희 시즌2’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박 의원은 “역대 어떤 대통령도 집권 2년 만에 이렇게 바닥을 친 적은 없다”며 “오죽 급했으면 포항에 유전 가능성을 (윤 대통령이) 얘기했겠나”라고 말했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역시 이날 <조갑제닷컴>에 “윤석열의 포항 앞바다 유전 가능성 발표와 박정희의 포항 석유 대소동이 겹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조 전 대표는 당시 <국제신문> 기자로 근무하며 ‘포항 석유 경제성 없다’ 등의 기사를 통해 포항에 원유가 매장돼있더라도 극소수이거나 경제성이 없다고 특종 보도한 바 있다. 조 전 대표는 글에서 “박정희는 정유를 원유로 오인, 포항서 양질의 석유가 나왔다고 발표했다”며 “윤 대통령이 포항 앞바다에 대유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발표를 하는 걸 보고 1976년의 일이 떠올랐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전 발견은 물리탐사가 아니라 시추로 확인되는 것인데 물리탐사에만 의존해 꿈 같은 발표를 하는 윤 대통령은 박정희의 실패 사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전 대표는 이튿날인 4일에도 글을 올려 “140억배럴 초대형 유전 발견이라는 목표에 맞추기 위해 앞으로 엄청난 무리가 행해질 것이고 윤 대통령의 지도력은 희화화될 가능성이 대유전 발견 가능성보다 훨씬 높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포항 영일만 일대는 약 반세기 전 경제성이 낮다고 포기한 지역인데, 원유 매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 것은 탐사기술 개발의 진전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현재로선 추정만 있을 뿐, 시추로 확인된 것은 아닌 만큼 차분하게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서 물리탐사 자료의 심층분석을 수행한 ‘액트지오’(Act-Geo) 사에 대해서도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액트지오 텍사스에 위치한 에너지 컨설턴트 회사로 엑손모빌, 토탈 등 주요 석유기업과도 협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명시돼있다. 액트지오가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지도를 보면 이들이 의뢰를 수행한 지역 중 한국의 동해 부분이 표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액트지오는 빅터 아브레우(Victor Abreu) 박사가 설립한 ‘아브레우 컨설팅’이 그 모체다. ‘액트지오’ 무슨 회사? 액트지오의 설립자 빅터 아브레우 박사는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엑슨모빌서 탐사팀의 리더로 근무하며 남미 가이아나 지역의 리자-1 유정 외에도 카스피해, 가나 지역서 석유탐사를 주도했다. 또 텍사스 휴스턴에 위치한 라이스대학교의 겸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국제퇴적학회의(IAS) 의장과 퇴적지질학회(SEPM) 회장 등 지질학 관련 학술 단체의 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 5일 방한한 아브레우 박사는 윤 대통령이 포항 영일만 일대에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있다는 발표가 나온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동해안 심해 탐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브레우 박사가 당시 대표로 있던 분석업체 액트지오에 석유 매장 가능성 검증을 맡겼다. 액트지오는 자체분석을 거쳐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을 석유공사에 전달했다.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대표는 지난 4일 국내 매체와 인터뷰서 “(액트지오는)이 분야의 세계 최고 회사 중 하나”라고 밝혔다. 아브레우 대표는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한 상태서 <연합뉴스>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를 통해 진행한 인터뷰서 “한국의 SNS 등에서 액트지오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아브레우 대표는 “우리는 이 업계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며 “고객사로 엑손모빌, 토탈과 같은 거대 기업과 아파치, 헤스, CNOOC(중국해양석유), 포스코, YPF(아르헨티나 국영 에너지 기업), 플러스페트롤, 툴로우 등 성공적인 기업들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액트지오에 대해 “전 세계 심해 저류층 탐사에 특화된 ‘니치’(niche·틈새 시장) 회사”라며 “전통적인 컨설팅 회사와 비교하면 규모는 작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의 사업전략은 작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이라며 “건물을 소유하거나 여러명의 부사장을 두는 방식이 아니라 수평적 구조서 일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액트지오가 주로 심해의 석유 구조 존재를 확인하고 품질을 평가하는 일을 수행한다. 핵심 분야서 인정받는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사업 방식에 대해 “능력을 갖춘 석유 관련 지구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많이 있는데, 여러 국가를 원격으로 연결해 같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에 이런 이점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희도 침 흘린 영일만 또 천공 그림자가 보인다 윤 대통령이 ‘포항 석유 매장 가능성’을 깜짝 발표한 것을 두고 야권에선 “천공의 그림자가 보인다”는 비판도 나왔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4일 당 원내대책회의서 “(어제)예정에도 없는 일정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갑자기 브리핑을 했다”며 “천공의 그림자가 보인다고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우연의 일치이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전날 발표 뒤 누리꾼들 사이에선 윤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역술인 천공이 “우리도 산유국이 된다”고 주장한 유튜브 영상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실제로 천공은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정법시대’에 올라온 영상 ‘금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지’라는 제목의 영상 강연서 “우리는 산유국이 안 될 것 같냐. 앞으로 (산유국이)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나라 밑에 가스고 석유고 많다”며 “예전에는 손댈 수 있는 기술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게 다 있다”고도 주장했다. 천공은 “(과거에는)거기 손댈 수 있는 만큼의 기술도 없었고 척도도 안 됐고, 지금은 그런 척도가 다 일어나”라며 “대한민국 밑에는 아주 보물 덩어리로 대한민국은 이 한반도는, 인류서 최고 보물이 여기 다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석유 개발 발표에 지난 4일 오전 석유·가스개발과 관련된 종목들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하며 급등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가스공사는 25% 급등하며 4만8000원대에 진입했다.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가스가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 1㎞ 심해에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어디까지나 ‘추정’에 불과하다. 실제 매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부와 석유공사는 올해 말 첫 시추를 추진하며 2026년까지는 지속적으로 시추공을 뚫게 된다. 시추선은 이미 확보된 상태며, 첫 시추 결과는 내년 3~4월에 나올 전망이다. 이정환 전남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비유하자면 현재는 병원서 초음파 검사만 한 상황이다. 의사가 혹을 발견했는데 암인지 물혹인지는 조직검사(시추)를 해봐야 안다”며 “시추 성공률은 10%를 밑돌기도 한다. 탐사 결과가 좋게 나와도 시추는 실패할 수 있기에 성공 확률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성공 확률이)20%가 맞다면 상당히 높은 수치”라면서도 “지난해 영국서 시추 계획을 승인한 게 100건이 넘는데 그 가운데 상업화까지 갈 유전은 10%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엇갈리는 각계 반응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조사들은 모두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10일 발표 조사(지난달 7∼9일 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의 응답률은 11.2%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였다. 그후 31일 발표 조사(같은 달 28~30일 전국 유권자 1001명 대상)의 응답률은 11.1%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