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 연예인급 행보 열전

스타가 따로 없네 “내가 바로 아이돌”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정치인들은 종종 연예인에 비교된다.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처럼 정치인들은 ‘표’를 먹고 산다. 대선주자는 연예인으로 치면 ‘수퍼스타’다. 이들이 가는 곳엔 항상 팬클럽들이 대동하고 일반인들 마저 환호한다. 아이돌이 부럽지 않은 인기다.

공식 선거운동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대선 분위기는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다. 주요 후보들은 가히 살인적인 유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그들이 가는 곳마다 북새통을 이루고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열광하는 사람들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호남지역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가장 먼저 전남 광양제철소를 방문해 민주당에 힘을 하나로 모으는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문 후보는 “광양제철소는 대한민국 경제 기적이라는 ‘한강의 기적’을 이끌어온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이라며 “여기서 일하는 분들이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어왔다”고 격려했다. 이어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대선후보 경선서 공약으로 내세웠던 ‘5·18 정신 헌법 계승’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어 세월호가 있는 목포신항을 방문해 미수습자 가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문 후보 측은 이번 호남 방문이 ‘통합과 치유 행보’라고 성격을 부여했다.


지난 1일에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에 있는 올림픽홀서 열린 2017 전국 영양사대회에 참석해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지난 4일 봉하마을서 열렬한 환영을 받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서울 세종로 프레스센터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자신의 정책 비전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안 후보는 모두발언서 “대한민국을 바꾸고 미래를 준비할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는 연대하지 않겠다고 입장도 분명히 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지역언론인클럽 합동인터뷰를 갖는 등 언론인과 접촉면을 넓혔다. 지난달 31일에는 경기 하남 신장전통시장을 방문해 많은 시민, 상인들의 인기를 얻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1박2일 일정으로 부산·경남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창원산업단지를 방문하고 개인택시 운전자 간담회를 열어 지지를 호소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호남과 충청권 순회에 나섰다. 5·18민주묘지에 들러 참배한 뒤 한국당 호남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했다.

가는 곳마다 환호성… 인터넷 방송의 힘
방송인 안부러운 팬클럽 “이 또한 조직”

그리고는 대전 중앙시장으로 이동해 중원 표심 공략에 집중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날 세종시와 대전을 방문해 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서울 현충원 참배로 공식 대선 행보를 시작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서 자신의 저서 <결국 다시 경제민주화다> 설명을 겸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바빠지는 것은 대선주자들의 '팬클럽'도 마찬가지다.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정치인들에게 이제 팬클럽은 필수요소가 됐다. 단순히 좋아하는 정치인을 응원하는 수준을 넘어서 공식기구화하기도 한다. 정치인들에게는 선거를 앞두고 꼭 갖춰야 할 전위조직이 된 셈이다.

유승민 후보는 지난 2월14일 자신의 팬클럽 ‘유앤미’ 토크콘서트를 찾았다. 지지층 결집으로 대선 레이스에 동력을 얻기 위해서다. 팬클럽은 ‘빅 이벤트’를 앞둔 정치인들에게 힘을 실어준다. 팬클럽 행사가 사실상의 대선 출정식이 되는 경우도 많다. 달라진 점은 공식적 속성을 띤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문팬’이다. 문팬은 문 후보의 공식 팬클럽이다. ‘문사모(문재인을 사랑하는 모임)’ ‘젠틀재인’ ‘문풍지대’ 등 여러 개가 있었지만 작년에 문팬으로 통합했다. 문 후보는 문팬 창립총회에도 참석했다. 문팬의 현재 회원 수는 1만4903명이다.
 

안철수 후보의 팬클럽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당초 ‘안전모(안철수 지지 전국모임)’ ‘안사연(안철수를 사랑하는 연합모임)’ ‘안팬’ 등 10여개 가까이 됐던 팬클럽을 연합체로 구성했다. 모임명은 ‘국민희망 안철수(국민희망)’다.

안 후보가 팬클럽 출범 행사에 참석하면서 국민희망은 공식 팬클럽 지위를 얻었다. 국민희망 측에 따르면 회원수는 6만여명이라고 한다.

‘심크러쉬’. 2016년 여름 만들어진 심상정 후보의 팬클럽 이름이다. 심 후보의 ‘심’과 여자가 봐도 반할 정도로 멋진 여성이라는 뜻의 ‘걸크러쉬’를 합친 말이다.

심 후보는 “정치인들이 팬클럽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려 하거나 세를 과시하는 용도로 쓰는 것에 대해 깊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심크러쉬’는 그와 달리 팬들과 찰지게 소통하며 심상정이 소망하는 정의로운 세상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대선은 지상파 TV토론회나 TV광고가 주를 이뤘다. 2012년 대선에선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가 활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선 아프리카TV와 페이스북 라이브, 유튜브 라이브 등 동영상 생중계가 적극 활용되고 있다. 대선후보들이 선거에 무관심한 젊은층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다.

접근 변화가 이유

실제로 문재인 후보는 지난 2월 <JTBC> 뉴스룸 출연 직후 페이스북 라이브를 진행했는데 당시 조회수가 12만명을 넘길 정도였다. 한 방송학과 교수는 “지상파와 종이신문에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SNS나 개인방송의 라이브 플랫폼 등은 대선주자뿐 아니라 정치인들을 인기인 반열에 올라놓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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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