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800호 기획특집>④이미지 컨설턴트 긴급제언-정치인 리모델링 프로젝트

보이는 게 전부? “유권자 마음까지 디자인하라”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살피는 정치인들이 늘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보이는 면’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젊게 보이기 위해 염색을 한다든가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의학의 힘을 빌리는 일이 그리 드물지 않게 됐다. 어떤 사람인지 알기 전에 외모로 ‘첫인상’을 가늠하게 되는 만큼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된 것.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옷을 입어야 하며, 어떤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를 철저히 분석,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이미지 컨설팅이 정치권의 ‘신 생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달라진 선거 풍속도…표심 휘어잡을 이미지 컨설팅 뜬다
대선주자에 어울리는 색…박근혜-파스텔, 손학규-주황색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선거 열기가 조기 가열되면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의 행보에서 조급함이 묻어나고 있다. 남은 기간 동안 유권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자신에게 호의적인 인식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예전보다는 좀 더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변하고 있다. 정치 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던 정치 컨설팅이 여의도 정치권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달라진 선거 풍경
표심도 전략적으로!

정치 컨설팅은 선거 및 홍보 전략을 짜고, 선거홍보물, 의정보고서, 자서전 등 정치광고 홍보물을 기획·인쇄·제작하며, 웹사이트 제작 등 온라인 홍보, 여론조사 실시 및 분석하는 일을 총괄한다.

이중 최근 차기 대선주자 각각의 외모와 성격, 이미지, 정치적 상황에 어울리는 개인화된 컬러 기반의 이미지 컨설팅이 소개된 것을 계기로 ‘이미지 컨설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듀오아카데미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어울리는 색은 ‘여성성을 강조하는 흰색과 파스텔 톤’의 컬러다.

박 전 대표는 인자한 여성의 이미지와 투사의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지만 평소 모노톤의 옷을 주로 입고 검은색과 흰색, 회색을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육영수 여사를 연상시키는 ‘여성성’이라고 보고 단조롭고 딱딱해 보이는 단색의 컬러보다는 여성의 순수함, 평화, 밝음, 정화, 부드러움 강조하는 흰색과 파스텔톤의 컬러를 ‘어울리는 색’으로 꼽은 것.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진보를 대표하는 컬러인 노란색을 자주 활용한다. 하지만 이 색은 유 대표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도전적이지만 관대하고 봉사와 희생을 아끼지 않는 유 대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왜소한 체형의 단점을 상쇄시킬 수 있는 색은 연두색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외모에서 강인함이 풍기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평소 강렬한 마젠타 핑크의 넥타이를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강인함이 지나치게 강조될 우려가 있다고.

듀오아카데미 측은 “손 대표에게 필요한 색은 주황색”이라며 “주황색을 통해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면을 탈피해 보다 너그럽고 사교적이며 긍정적인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다”면서 색깔을 활용,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킬 것을 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조해 사용하고 있는 컬러는 녹색이다. 녹색은 친환경 개발을 상징하는 한편, 가장 보수적인 이미지를 나타내기도 해 오 시장이 지향하는 바와 맞아 떨어진다. 그러나 컨설턴트들이 오 시장에게 추천하는 컬러는 하늘색이다. 합리적인 엘리트 이미지가 강한 그에게는 지적인 면을 강조하면서도 안정과 평화를 상징하는 하늘색이 좋다는 것. 

큰 키와 좋은 풍채를 지닌 정몽준 전 대표에게는 원색 계통의 컬러와 검정색 정장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성 지지자가 많은 그에게는 여성들이 선호하고, 큰 체격으로 인한 강한 느낌을 중화해 줄 수 있는 핑크색 톤이 어울린다. 
 
이미지 중요한 정치인
시대는 변하고, 바꿔야 산다

이 같은 컬러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이미지 컨설팅을 제안한 것은 이진하 듀오이미지연구소장이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송영길 인천시장 등 다양한 정치인의 이미지 컨설팅을 진행했던 그는 “정치인의 이미지는 당선의 결정적인 요인 중 하나”라며 이미지 컨설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소장은 “커뮤니케이션 요소의 93%인 비언어적인 요소이고, 이중 55%를 시각적인 요소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남에게 어떻게 보여지고 있는가는 중요하다. 대중의 지지를 얻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정치인들에게 특히 이런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중요성에 비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전략적으로 이미지를 관리하는 정치인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외국에서는 이미지 컨설팅이 세분화·전문화가 돼있고, 정치인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본인의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홍보하고 마케팅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이와는 다르다는 것.

이 소장은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밖으로 드러내는 일에 어색하다. 특히나 보수적인 정치계는 더욱더 그러하리라 생각된다”면서도 “시대는 변하고 있고, 깨어 있는 글로벌한 젊은 정치인들의 출현으로 이미지컨설팅의 필요성은 더욱더 강조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명숙·정동영·김문수 ‘띄울 수 있는’ 이미지 컨설팅 전략? 
대선주자 패션 키워드…부드러움·친근함 “2차색을 잡아라”

실제로 이 소장은 정치인들의 이미지 컨설팅을 맡았을 때 어색하고 쑥스러워하던 이들이 이미지 컨설팅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확인한 후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고 전했다.

그 중에는 송영길 인천시장도 있다. 그는 정가에서 ‘황소’라는 별명에 ‘소도둑처럼 생겼다’는 말을 종종 들어왔다. 큰 체구에 굵은 선을 가진 남성적인 모습 등으로 인해 이 같은 인상을 줬던 것.

그러나 이미지 컨설팅 후 핑크, 노랑, 보라색 등 파스텔톤 넥타이와 옅은 색상의 정장을 입었다. 송 시장을 지지하는 유권자 중에는 여성들이 많았고 이들의 표심을 공략키 위해 여성들이 좋아하는 파스텔톤으로 이미지를 재정비했던 것. 송 시장은 시장 취임식에서 연두색 넥타이를 매기도 했다.

이 소장은 “대부분 사람들은 이미지 컨설팅이라 하면 겉모습만 치장하는 것만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이미지 컨설팅이란 개인이 추구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내 이미지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 즉 외적이미지, 내적 이미지, 사회적 이미지를 함께 관리를 의미한다”며 “목적과 목표가 없다면 이미지 컨설팅은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지 컨설팅’이라는 부분만을 살피면 차기 대선주자 중 그의 눈에 차는 인물은 없었다. “모두 다 바꿔주고 싶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그러나 그중에서도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그는 “김 지사는 ‘공무원’, 정 최고위원은 ‘아나운서’라는 자기만의 틀에 박혀있다”며 “조그만 도와드리면 신뢰감을 높이고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작은 체구의 김 지사에게는 가벼워 보일 수 있는 밝은 색의 컬러보다는 진지하고 카리스마의 무게감을 줄 수 있는 블랙의 컬러를 추천했다. 올 블랙보다 밝은색 셔츠와 넥타이로 매치해 시선을 위로하면 더욱 길어 보이고 젠틀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

대권 공략할 색깔
원색보다는 2차색 좋아

안경도 무테보다는 뚜렷하면서 지적이고 세련된 인상을 주기 위한 뿔테나 금속테의 안경을 권했다.

아나운서의 모범적인 이미지가 강한 정 최고위원에게는 정치적으로 강한 이미지를 어필하기 위해 레드의 와인 계열을 추천했다. 레드는 안색을 밝아 보이게 함과 동시에 따뜻한 느낌과 친근함으로 다가갈 수 있는 컬러이면서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컬러다. 기존의 세련된 이미지와  카리스마가 조화를 이루게 하기 위해 레드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을 권한 것.

또한 평소에는 국민들에게 서민적인 정서로 다가갈 수 있도록 편안한 캐주얼 차림과 카리스마를 어필 할 수 있는 컬러와 액세서리로 적절히 활용하는 것을 조언했다.

이 소장은 “정치인들이 지금까지 써오던 원색계통의 컬러를 벗어나 부드러움과 친근함을 동시에 줄 수 있는 2차색(2가지 원색으로 이루어진 색)이 다음 대선주자들의 패션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자신이 가진 고유한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상쇄시킬 수 있는 컬러의 선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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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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