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보 국회’ 말 많은 법안들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3.20 16:44:13
  • 호수 11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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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정신이 없어도 그렇지…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지난달 임시국회가 막을 내렸다. 국회는 ‘개혁법안’ 통과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각 당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조기대선 정국이 열리면서 앞으로 열릴 국회 본회의서 개혁법안이 통과될 지도 미지수다. <일요시사>는 논란이 되고 있는 법안들을 추려봤다.

지난 2월 임시국회가 3월2일 본회의를 끝으로 30일간 회기를 마쳤다. 총 9차례 본회의서 206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임시국회는 특검 연장안에 대한 여야 간 줄다리기로 인해 무쟁점 법안을 처리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다. 지난해 출범한 제20대 국회는 현재까지 총 1146건의 법안을 처리했다. 지난 제19대 국회가 같은 기간 동안 처리한 505건보다 126.9% 증가한 수치다.

얽힌 이해관계

선거 연령 18세 하향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과 경제민주화 법안으로 불리는 상법 개정안 등은 각 당의 이해관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지난 1월9일 선거연령을 낮추고 재외국민들의 조기 선거권을 보장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소위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국민의당 등에서 발의해 지난해 말부터 논의됐다.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은 선거연령 하향을 당론으로 정해 대선 전에 개정안 통과를 주장했다. 이후 바른정당도 당론으로 확정했다.

다만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교육현장의 정치화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를 표명했다. 한국당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지난달 13일 야권의 ‘18세 선거권 관련 절충안’ 발표에 대해 “우리 자유한국당은 이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고 유감을 표명한다.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어 “학교가 선거판으로, 교실이 정치판에 휩쓸려 학생들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학제개편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이 반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시민단체들은 18세 선거법 개정을 둘러싸고 단체행동에 돌입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단체 124곳은 오는 5월9일 치러질 제19대 대선 전에 국회서 선거법이 개정되도록 집중 공동행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지난 15일 세종문화회관서 ‘선거법 개혁 국민선언대회’를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첫 번째 과제는 선거법 개정”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이 ‘교실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반대의사를 내비쳤지만 정치권은 그 이면에 10대 표심이 야권에 쏠려 있다는 점을 의식했다고 보고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현 정권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점에서 곧 있을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 것이다.

18세로 선거 연령이 낮아지면 새로 유입될 유권자는 60여만명으로 추산된다. 다자구도가 예상되는 이번 대선서 이들의 표심이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 신설 법안도 뜨거운 감자다. 공수처는 대통령과 장·차관, 판·검사 등 고위 공직자와 그 주변의 범죄를 전담 수사하는 독립기구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다. 공수처는 지난해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 관련 부장판사 뇌물사건, 홍만표·진경준 전 검사장과 김형준 부장검사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검찰 개혁방안의 하나로 발의된 법안이다.

18세 선거 하향 논란…공수처는 어떻게?

재계 잡는 상법개정안…3월 통과 미지수

공수처는 검찰 자체를 수사 대상으로 두는 기관이기 때문에 검찰의 힘을 빼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 공수처 설치론자들의 주장이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공수처가 제2의 검찰로 검찰권을 분리하는 ‘옥상옥’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2월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등 검찰 개혁 방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공수처 설치 반대 측의 한 교수는 “본질적으로 권익침해는 권력분립 원칙에 따라 행정부에 속해야 한다”며 “독립기관으로 설치했을 때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웅걸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도 “(공수처가 설치되면) 수사 기소 기관이 난립되고, 어느 한 부에 속하지 않는다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소규모 조직으로 정치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 비리 적발 수단이 부족해서 무능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찬성 측의 김인원 변호사는 “공수처가 주요 공직자를 수사하는 정당성과 위상에 비춰볼 때 전 국민이 선출하는 것도 논의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인 공수처 법안이 국회서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재계를 옥죄는 ‘상법 개정안’도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자유한국당 등 원내 4당은 3월 임시국회서 상법 개정안 재추진에 나서기로 한 상태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첫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고 3월 국회의 입법 처리와 국회선진화법 개정 등 논의를 시작했다. 이 자리서 오는 28일로 예정된 본회의 전 각 당의 개혁법안 처리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재벌의 전횡 방지와 소수주주 보호 명목으로 3월 국회서 상법개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2월 국회서 재계가 우려를 표한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집중투표제 도입, 자사주 의결권 제한은 제외한 채 한국당과 합의를 이룬 다중대표소송제와 전자투표제 단계적 의무화 법안 통과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상법 개정안 처리를 반대해온 법사위 간사인 김진태 의원(자유한국당)의 대선 경선 출마 선언을 계기로 간사 교체를 요구하며 법안 처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박완주 원내수석은 전날 원내대책회의서 “김진태 의원 본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법률 보좌관을 자임하고 나선 이상 법사위 간사직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3월 국회서 또다시 김 의원이 ‘법안 발목잡기’에 나선다면 책임지고 즉각 사·보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식물국회?

갑론을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3월 국회에서 상법개정안이 처리될 지는 미지수다. 각 당은 5월 조기대선 이슈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쟁점 법안에 대해 한 국회 보좌관은 “지난 19대 국회는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썼지만 이번 국회에서는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며 “각 당이 이해관계를 떠나 협치의 자세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19대 국회 법안은…

지난 19대 국회는 ‘헌정 사상 최악 국회’ ‘식물 국회’ 등 온갖 오명이 붙었다.

19대 국회는 지난 4년 임기 동안 발의 법안 총 1만7822건 가운데 통과 법안 8013건에 그쳐 9809건이 미처리 법안으로 자동 폐기됐다. 특히 주요 쟁점 법안을 놓고 여야 간의 첨예한 이견 대립으로 처리되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노동4법,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경제관련 법안은 야당과 노동계의 반대에 부딪혔고, 세월호특별법개정안은 정부와 당시 여당의 거부로 시간을 끌다 결국 폐기됐다. 19대 국회 종료 당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퇴임 기자회견에서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한 법안들의 처리 불발에 아쉬움을 표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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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