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획사, 소속 연예인 ‘과거(?)검증 작업 착수 내막

쉿! 과거를 묻지 마세요~

[일요시사=유병철 기자]‘문화 대통령’ 가수 서태지와 배우 이지아의 비밀결혼과 이혼이 세상에 드러나면서 연예계 안팎이 충격에 휩싸였다. 그동안 두 스타 모두 각종 인터뷰를 통해 미혼인 것처럼 말해 왔다는 점을 들어 대중을 기만했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문제는 소속사에서조차도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신상정보 몰라 출연료 지급 못한 사건도 발생(?)
탤런트 A군 과거사 폭로 때문에 괴로워 잦은 폭음


이지아 소속사 측은 “소속사 어느 누구도 이지아 결혼 사실을 전혀 몰랐다.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해 말하지 않는 성격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지아의 신상 정보를 몰라 드라마 제작진이 출연료를 지급하지 못한 사건도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24일 방송된 MBC 연예정보프로그램 <섹션TV 연예통신>에서 한 드라마 제작진은 “출연료를 지급하기 위해 신상정보를 요구했지만 이지아 측이 답을 해주지 않아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이 제작진은 이어 “해외에 가기 위해 여권을 요구했지만 이지아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결국 비행기 비용을 이지아 측이 부담, 상황이 마무리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드라마 <태왕사신기>로 데뷔한 이지아는 그간 알려진 신상정보가 없어 방송가 안팎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연예기획사는 소속 연예인들과 면담을 가지며 과거 검증(?)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탤런트 A군은 좋지 않은 일이 외부에 알려질 것에 대한 우려로 폭음을 자주 한 것으로 밝혀졌다. A군의 기획사 관계자는 A군이 예전에 잠시 만났던 애인 때문에 괴로워한다는 것을 알 정도로 자신이 관리하는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해 몰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연예인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들어 총체적 점검에 들어갔다.

A군 소속사 대표는 “소속 연예인들과 개별적으로 저녁이나 술자리를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면담을 하려고 한다. 그동안 듣지 못했던 얘깃거리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예정이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일단 매니저들이 연예인들에 대해 신경을 더욱 쓰고 문제가 될 만한 과거나 고민에 대해 정확히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며 “다른 기획사들과 그런 자리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스타들의 열애는
매니지먼트의 무풍지대

기획사의 철저한 관리 속에 있는 신인들을 제외하고는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점점 더 관리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스타들의 열애는 매니지먼트의 무풍지대나 다름없다.

스타들의 열애, 결혼, 임신, 이혼 사실이 소속사에 의해 관리되지 않는 것은 달라진 스타들의 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 부분이 스타들 스스로가 책임져야 할 사생활에 해당되는 영역이라 더하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최근 연예인들은 사생활에 대해선 자신들의 의지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스타급 한 명을 집중 관리하는, 1인 매니지먼트 기획사의 경우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 진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개인사에 관해 스타는 발언 또는 행동에 그 어떤 문제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여론도 이런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며 “공식적인 연예활동이 아닌, 누구도 대신할 수 없고 자신이 직접 책임을 져야 하는 일들이다 보니 소속사보다는 자신의 판단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돈이나 명예 그리고 인기보다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 때문으로 풀이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지아 소속사는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꼴이 됐다.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기획사들이 소속 연예인에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는 주장 제기되면서 일부 연예인과 마찰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타격은 곧 소속사의 존폐위기에 봉착하기 때문에 기획사에서는 소속 연예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대부분 기획사들은 소속 연예인들에게 최대한의 자율을 보장하고 있지만 일부 기획사는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감시’도 벌인다. 수시로 매니저에게 위치를 보고하도록 강요하는 일은 다반사이고, 심지어 매니저들에게 미행을 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소속사가 매일 이러한 감시를 하지는 않는다. 보통 ‘이상 징후’가 감지됐을 때만 그렇다.

많은 대화 나누고
친밀한 관계 유지해야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소속 연예인이 누구와 교제를 하고 어떤 곳을 가는지, 심지어 어떤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군입대나 학업 계획은 어떻게 할 예정인지 등 소위 사생활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들을 컨트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여자 연예인의 경우 생리 주기까지 체크해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예인의 경우 일반인과 달리 조그마한 실수 하나 때문에 지금까지 쌓아온 명성과 이미지가 순식간에 추락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 차원의 사적인 관리는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연예기획사들의 연예인 사생활 침해 여부는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다.

연예인들이 수시로 자기 위치를 기획사 측에 보고하는 것은 기본 의무에 속한다. 일부 연예인들은 활동을 안 하는 시기에도 하루 2~3회쯤 전화를 해야 한다. 휴대전화 위치 추적도 양자 간 합의에 의해 이뤄지곤 한다.

소속사 간섭에 일부 연예인은 감정 마찰 우려도

개인사는 스타들 스스로가 책임져야 할 사생활

미행도 한다. 흥신소에 의뢰를 하거나 로드 매니저가 접 뒤를 밟는다. 연예인이 ‘엉뚱한 짓’ 안 하고 제때 잠을 자는지 확인하기 위해 로드 매니저가 집 앞을 지키는 경우는 더 많다.

영화배우 J씨의 매니저 출신인 L씨는 “연예인이 어느 정도 위치가 되면 매니저와 함께 다니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미행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나도 몇 차례 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여배우가 남자를 사귀는데 그걸 매니저가 모르고 있으면 일 터지고 나서 수습하기 힘들다. 위기관리 차원에서 미리 파악을 해둬야 한다는 생각으로 미행한다. 일찍 집에 들어갔는데 배우가 다음 날 ‘피곤해서 못 일어나겠다’며 얼굴이 부어 있으면 그건 100% 문제가 있는 거다”고 덧붙였다.

한 연예 관계자는 “소속사와 연예인은 상호보완적?동반자적 관계이다”며 “허심탄회하게 많은 대화를 나누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무슨 일이 발생해도 서로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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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통일교 수사’ 최종 시나리오

김건희 특검 ‘통일교 수사’ 최종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구속됐다. ‘정교유착 의혹’ 수사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김건희 특검팀의 활동 기간도 30일 연장됐다. ‘시간 압박’의 짐을 덜게 된 것이다. 이제 남은 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흘러간 통일교 자금과 윤석열 전 대통령 간 연관성, 통일교 교인 국민의힘 집단 입당 의혹 등이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인력·시간 압박에 고민이 깊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신병 확보 여부도 수사에 차질을 줄 수 있는 중대 기로 상황이었다. 한 총재가 구속되면서 수사 물줄기가 이어지게 됐다. 관건은 남은 시간 안에 모든 의혹을 수사할 수 있느냐다. 설마설마 했는데… 한 총재는 지난 23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각종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구속됐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횡령·증거인멸 교사 등 4개 혐의를 적용했다. 한 총재 구속 직후 통일교 측은 입장문을 통해 “수사와 재판 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 총재에 이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정원주 전 비서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공범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책임 정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정 전 실장은 최근까지 천무원(통일교 최상위 행정조직) 부원장을 맡아 교단 내 실세로 꼽힌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한 총재가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하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씨에 명품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는 등 ‘통일교 현안 청탁’ 과정을 승인하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영장심사에 팀장급을 포함해 검사 8명을 투입한 특검팀은 한 총재가 특검의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가 공범인 권 의원이 구속되는 것까지 지켜본 뒤 임의로 출석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인 점과 증거인멸 우려 의견 등을 420쪽 분량의 의견서에 담아 제출했다. 반면 한 총재 측은 이달 초 심장 시술을 받았고 각종 합병증 우려에도 자진 출석했다며 구속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권, 통일교 측 경찰 수사 정보 미리 알려 특검, 일부 교인 국민의힘 실제 입당 확인 한 총재는 전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전관 출신의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마지막까지 변론 전략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재명정부에서 첫 민정수석으로 임명됐다가 사퇴한 오광수 변호사도 한 총재 변호인단에 합류했지만, 이후 논란이 일자 사흘 만에 변호인 사임계를 내기도 했다. 특검팀은 이날 한 총재와 함께 영장심사를 받은 정 전 실장의 수첩에서 한 총재가 연루된 해외 원정도박 수사 사건과 관련해 “자금 관련해 (경찰이) 수사 중이고 압수수색이 나올 것”이란 취지로 적힌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한 총재 측은 ‘도박 수사 무마’ 사건이나 ‘금품 전달 의혹’ 등에 대해 “전달자인 윤 전 본부장의 개인 일탈”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정 전 실장이 원정도박 수사 사건을 미리 보고받고 챙긴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2022년 10월3일 권 의원으로부터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과 관련한 경찰 수사 정보를 들은 뒤, 이를 한 총재와 정 전 실장에게 보고하고 통일교 직원들을 시켜 관련 증거인멸을 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총재 측은 관련 보고를 받은 사실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승낙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 총재는 특검 조사를 받은 뒤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했느냐’고 묻는 질문에 “내가 왜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신병 확보에 성공함에 따라 향후 수사를 통해 권 의원에게 흘러간 통일교 자금 1억원과 윤 전 대통령 간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추적할 전망이다. 해당 자금의 전달 시점이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로 추정되는 만큼 윤 전 대통령선거에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9부 능선 넘었다 이와 함께 대선 전후 통일교의 재정·조직 지원에 따라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배정 등 통일교 현안이 정부 정책에 반영됐는지 규명하는 것이 향후 수사의 핵심이다. 특검팀은 한 총재 구속영장에 적시되지 않은 통일교 교인 집단 입당 의혹 등 남은 혐의 수사에도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앞서 특검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2022년 10월∼2023년 3월과 22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1∼4월 등을 특정해 통일교 교인 명단과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대조했다. 해당 기간 국민의힘에 신규 입당한 통일교 교인은 39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권 의원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윤석열정부 시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측에 지원을 요청한 단서를 포착했다. 특검팀은 “다른 잠재 주자들도 요청해 왔다”는 윤 전 본부장의 문자메시지 등을 토대로 통일교가 전방위적으로 국민의힘 후보들과 유착됐는지 살펴보고 있다. 우선 특검팀은 2023년 3월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연락한 정황과 통일교 지구별 책임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역을 분석 중이다. 특검팀이 2022년 11월 중순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보낸 메시지를 주목하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당시 전씨에게 “내년 전당대회에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한지, 윤심은 어떤지”라고 물으며 “몇몇 잠재 주자들도 요청이 왔다. 저희와 과거에 연결됐던 주자들”이라는 취지로 얘기했다. 실제 일부 입당 정황 전씨는 이에 “윤심은 변함없이 권(성동 의원)”이라고 답하며 당 대표 출마를 검토하던 몇몇 국민의힘 잠재 주자들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심판이라 포기했고, B씨는 윤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됐다. C씨는 이기적’이라는 취지였다. 윤 전 본부장이 D 의원은 어떤지 묻자, 전씨는 “윤심 근처에도 못 갔다”고 답했다. D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했지만, 당선권 안에 들지 못했다. 특검팀은 이 같은 문자 내역 등을 토대로,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했던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통일교 교인들을 동원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국민의힘 당사에 대한 세 번째 압수수색 시도 끝에 데이터베이스(DB) 관리업체에서 당원 명부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2022년 10월~2023년 3월 조직적으로 가입한 당원들과 당 대표 선거 참여가 가능한 책임 당원들을 파악할 계획이다. 책임 당원은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한다. 특검팀이 통일교 교인과 국민의힘 당원 명단 대조를 통해 ‘집단 가입’ 교인들을 찾으면 ‘통일교 3만명 지원’ 의혹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2023년 2월 초 윤 전 본부장이 ‘신규 입당원이 1만1101명, 기존 당원이 2만1250명’ ‘중앙 차원에서 지침을 내렸다’며 김씨에게 보내달라고 전씨에게 전달한 문자메시지도 확보했다. 특검팀은 당시 김씨와 한 총재의 승인하에 통일교가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을 집단적으로 지지했다고 판단한다. 전씨가 윤 전 본부장에게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으로 정리하라네요”라는 취지로 문자를 보내자, 윤 전 본부장은 “움직이라고 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실제로 김 의원은 당 대표에 당선됐고, 조수진 의원과 장예찬 후보도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수차례 논의” 당 대표 선거에도 직접 개입? 수사 기간 한 달 늘었는데 규명 의혹 산더미 그러나 김씨는 특검팀 조사에서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고 해당 후보들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며, 당시 당 상황에 관심이 없었다”는 취지로 반발했다. 전씨도 “그냥 광을 판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 등에게 정당법 제42조(입당강요죄)와 제49조(당대표 경선 자유방해죄)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정당법 위반 혐의가 성립하려면 통일교 측이 교인들 의사에 반해 강제로 입당시켰고, 당내 선거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조직적으로 투표 지시를 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혐의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특검팀이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하는 건 ‘정교 유착’ 의혹의 정점에 있는 윤 전 대통령이다. 권 의원에게 전달된 1억원 중 윤 전 대통령 몫으로 추정되는 돈이 별도로 준비돼있었던 만큼 한 총재로부터 관련 진술을 받아내야 한다. 지난 23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1월5일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종이상자에 담긴 ‘관봉권’ 형태의 현금 1억원을 권 의원에게 전달했다. 당시 1억원은 5000만원씩 각자 다른 색의 비단으로 포장됐고 노리개가 달려있었으며 이 중 하나에는 임금을 뜻하는 ‘왕(王)자’가 자수돼있었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인 당시 통일교 재정국장 이모씨는 같은 날 오전 10시께 두 개 상자 사진을 모두 찍어뒀다. 통일교 내부에서는 당시 전달된 자금 일부가 대선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의 몫으로 준비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 전 본부장 역시 특검팀 조사에서 권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한 이유에 대해 “대선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은 권 의원 주선으로 윤 전 본부장을 실제 만나기도 했다. 권 의원은 2022년 3월22일 경기도 가평 천정궁을 방문해 한 총재에게 금품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쇼핑백을 받은 뒤 같은 날 오후 윤 전 본부장을 데리고 당선자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과 만나게 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수천만원 따로 전달? 윤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 총재에게 대선을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했고, 윤 전 본부장의 통일교 현안 청탁에 “향후 그와 같은 사항들을 논의해 재임 기간에 이룰 수 있도록 하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통일교의 현안 중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 규모 확대 등 일부는 실현되기도 했다. 금품을 직접 주고받은 윤 전 본부장과 권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금품을 전달받았는지, 통일교 현안이 추진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