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8명은 지금…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하며 남긴 ‘성완종 리스트’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간 인물은 8명. 하지만 그들은 석연찮은 이유들로 한결같이 법의 철퇴를 피해갔다. 얼마 전 마지막 남아 있던 홍준표 경남도지사마저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성완종 리스트’로 처벌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게 됐다. 2년에 걸친 사건이 마무리돼 가는 지금 그들의 상황이 궁금하다.

2015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경남기업이 자원개발 사업에 참여하면서 받은 성공불융자에 특혜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경남기업 대주주인 성완종 회장의 정관계 청탁, 로비 여부를 알아볼 방침이었으나 전 회장인 성 전 회장이 영장실질심사 전 자살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종료됐다.

파장 컸지만
결과는…

이후 성 전 회장의 시신 수습과정서 상의 주머니에 있던 이름과 금액이 적힌 금품 메모지가 발견됐다. A4용지 8분의 1 크기로 특정인의 이름과 금액 등 모두 55자가 적혀 있었다. 메모에는 김기춘, 허태열 전 비서실장 외에 ‘유정복 3억, 홍문종 2억, 홍준표 1억, 부산시장 2억’,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완구 국무총리의 이름도 적혀 있었으며 언론은 이를 ‘성완종 리스트’로 부르며 보도했다.

최근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돼있던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항소심서 무죄를 받았다.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할 가능성이 높지만 홍 지사로서는 법적 부담을 덜었다는 점에서 대선 행보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이상주)는 지난 1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 지사에게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홍 지사에게 직접 돈을 전달한 사람은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고 윤씨가 성 전 회장에게서 받은 돈을 홍 지사에게 준 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윤씨 진술밖에 없다”며 “그러나 1억원을 전달하기 위해 홍 지사의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을 찾아간 과정이나 집무실 구조 등에 대한 윤씨의 진술은 객관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홍 지사가 성 전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을 동기도 뚜렷하지 않고, 윤씨가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며 상고할 뜻을 내비쳤다.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로 꼽히는 홍 지사는 선고 후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대한민국은 천하대란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절망과 무력감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대선 출마를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선 검찰 기소 직후 정지된 홍 지사의 당원권을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8명 중 유죄 판결은 현재 ‘0’
모두 무혐의…부실수사 논란

홍 지사는 무죄를 선고받은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며칠 전 경남도 서울사무소 도지사실에 있는 행운목 꽃이 활짝 피었다”며 말문을 뗐다. 이어 “10년에 한 번 필까 말까 하는 꽃이라는데 이번에 활짝 피었다”며 “이 행운이 천하대란에 휩싸여있는 대한민국에 왔으면 참 좋겠다”고 덧붙였다.

무죄 선고 이후 보수층 대선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자신의 정치 행보에 대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에 무게가 쏠린다.


그간 홍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적 성향 등 자신의 견해를 자주 밝히는 이른바 ‘페이스북 정치’를 펼쳤던 바 있다. 그러나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거론되고 1심서 유죄를 선고받은 후부터는 페이스북 활동을 잠시 접었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도 유죄를 인정한 1심과 달리 2심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핵심 쟁점이었던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생전 인터뷰 녹취록 가운데 이 전 총리에 관한 진술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금품을 공여했다는 성완종의 사망 전 인터뷰 가운데 이 전 총리에 관한 진술 부분이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서 이뤄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 증거능력이 없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이 남긴 인터뷰 녹취록 전체의 증거능력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 전 총리에 대한 부분은 증거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다.

형사소송법상 증거는 오로지 법정서 이뤄진 진술만 인정되지만 예외로 당사자가 사망한 사유 등으로 진술할 수 없는 경우에는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진술 또는 작성된 것이 증명된 때에 한해 관련 서류를 증거로 삼을 수 있다고 규정돼있다.

재판부는 당시 자원외교 비리와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던 성 전 회장이 이 전 총리에 대해 허위의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성완종은 당시에 자신에 대한 수사 배후가 피고인이라 생각하고 피고인에 대한 강한 배신과 분노의 감정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선고 직후 이 전 총리는 “이런 문제로 심려를 드린 것에 국민께 대단히 죄송하다”면서도 “과도하고 무리한 검찰권 행사는 앞으로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혐의 없거나
줄줄이 무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해 ‘성완종 리스트’ 의혹에 휘말렸을 무렵 검찰 수사에 대비해 민감한 내용들이 담긴 서류들을 모조리 파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근 그의 자택을 압수수색을 했을 때에도 최근 자료들은 거의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도 핵심 증거들을 사전에 없앴거나 다른 장소에 은닉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실장 주변 인사와 그의 서울 평창동 집 이웃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 4∼5월 김 전 실장은 측근들을 시켜 자신의 과거 업무나 행적이 담겨 있는 서류들을 모두 찢은 뒤 내다 버리도록 했다. 버려진 박스가 4~5개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동 주민 A씨는 “김 전 실장 집에서 찢겨진 종이뭉치들이 박스에 가득 담겨서 나오는 모습을 지켜봤던 사람들이 ‘이거 사진 찍어둬야 하는데…’라는 얘기를 하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버리기 힘든 고가 물품들의 경우 제3의 장소에 옮겨두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살하지 않고
살아 폭로했다면?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집행을 기획하고 주도했다는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김 전 실장은 쪽지에 ‘김기춘 10만불 2006.9.26. 독일 벨기에 조선일보’라고 적혀 8명 중 유일하게 돈의 액수와 날짜, 장소까지 특정됐다.

성 전 회장은 숨지기 직전 인터뷰서 “2006년 9월 김기춘씨가 VIP(박근혜 대통령) 모시고 독일에 갈 때 10만달러를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서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9월26일 해외에 있었다. <조선일보> 기사가 난 날짜라고 하는데 상식적으로 돈 준 날짜를 기재해야지 신문기사 날짜를 쓴 것은 ‘작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당시 독일재단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모든 비용이 그쪽에서 나왔다”며 “출국하기 직전인 9월21일 5000유로를 환전한 환전 영수증이 있다. 10만불을 받았다면 무엇 때문에 환전을 하겠냐”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성 전 회장의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엔 “맹세코 그런 일은 없었다, 나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김 전 실장에 대한 서면조사를 한 뒤 공소시효 완성을 이유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했다.
 


2012년 대선 당시 박 캠프 3인이던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과 유정복 인천시장, ‘부산시장 2억 원’으로 지목된 서병수 부산시장도 의혹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홍 의원과 유 시장은 박 캠프서 직능과 조직 담당을 했으며 서 시장은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맡으며 선거대책총괄본부장을 지낸 바 있다.

홍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황당무계한 소설”이라며 “단 1원이라도 받았다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어 성 전 회장이 2012년 대선 자금으로 2억원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선 “2012년 대선 선거운동 당시 성 전 회장은 대통령선거캠프 조직총괄본부서 근무한 적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혐의 벗은 홍준표… 본격 대권행보 가동
김기춘 성완종 뇌물 관련 서류파기 들통

아울러 “(대선 당시) 성 전 회장은 선거캠프 조직총괄본부에 어떠한 직함을 갖고 있지 않았고, 조직총괄본부서 근무했던 20명의 국회의원, 200명의 상근 직원, 조직총괄본부에 소속된 60만명 명단에도 없다”며 “의혹을 제기한 기사들은 억지로 퍼즐을 끼워 맞추려 해도 끼워 맞춰지지 않는 미스터리 그 자체”라고 언급했다.

그는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신속하고 투명한 수사를 촉구한다”고도 했다.

유 시장 역시 “(나는 ‘성완종 리스트’에 적힌) 3억원이란 숫자와 관련이 없다. 무슨 이유로 그런 보도가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말하지 않은 부분이 보도되고 그래서 필요하다면 전체적으로 직접 제가 나서서 얘기하는 것이 오해가 없다고 본다”며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뜻을 밝혔다.

유 시장에 따르면 성 전 회장과 19대 국회에 들어와 만난 동료 의원 관계로 2012년 대선 당시 자유선진당 원내대표였던 성 전 회장과 양당 합당을 놓고 간혹 의견을 주고받긴 했으나 대선 자금과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

서 시장 또한 “이번 일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성 전 회장이 어떤 의도로 팩트도 없는 메모를 남긴 건지 궁금할 뿐”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허태열 전 대통령비서실장, 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 친박(친 박근혜) 핵심 인사들에 대해서 전부 무혐의 처분했다.

당시 이러한 수사 결과에 대해 일각에선 축소 수사,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드러난 결과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고 공교롭게도 권력의 실세라 할 만한 인물들에 대해서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해프닝으로
영원히 묻히나

결국 여권서 기소된 사람이 성완종 자살의 최초 계기가 되었던 자원외교에 대한 수사를 지시한 이 전 총리, 그리고 리스트서 적힌 인물 중에서 유일하게 친이(친 이명박)계인 홍 전 지사라는 노골적인 수준 아니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 전 총리에 이어 홍 전 지사까지 항소심서 무죄를 받으면서 ‘성완종 리스트’ 8명 중 유죄 판결은 현재 ‘0’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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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