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말 MB 친인척·측근 비리 재연 조짐<내막>

곳곳에 시한폭탄 널려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흔드는 바람이 끊이지 않고 불고 있다. 친인척과 관련된 잡음에 이어 측근들과 관련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안들은 정권 초 ‘언니게이트’로 불렸던 김윤옥 여사의 6촌 언니인 김옥희씨의 공천 뇌물수수나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의 주가조작 혐의에 비할 바 없는 충격이 이 대통령에게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조기 레임덕이 거론되는 등 여권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뒤통수를 맞았기 때문이다.


정권 초 김윤옥 여사 6촌 언니 김옥희씨 공천 뇌물수수
‘잊을만 하니’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 주가조작 혐의
  
최근 정가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들이 오르내리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달 중순 ‘홍차 사건’이 정치권에 전해졌다. 지난 1월 사립 전문대학 서일대학 설립자인 이용곤씨와 김재홍 이사가 학교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이씨가 김씨에게 홍차를 끼얹은 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여기서 문제는 김씨가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였다는 점이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과 과장이 느닷없이 이씨를 찾아와 ‘김재홍 이사에게 사과하라’고 종용했다는 게 이씨 측의 주장이다. 
  
김씨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친인척이니까’ 민정수석실 친인척관리팀에 신고를 했던 것이다.

영부인 사촌오빠의 힘
권력기관 총출동 할 정도?

또한 사건 직후인 2월초부터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서일대학 주변에 대한 광범위한 내사를 벌여 이씨를 국고보조금 횡령 혐의로 소환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교육과학기술부도 1월 말 제기된 민원을 바탕으로 지난 3월 서일대학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였다.

이번 사건에 대한 야권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춘석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5일 “대통령 부인의 사촌오빠에게 홍차를 끼얹었다고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경찰청, 교과부가 줄줄이 압력행사, 수사, 감사에 나섰다는 얘기가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며 “친인척의 비리를 감시하는 청와대의 친인척관리팀이 직접 움직였다고 하니 더욱 기가 찰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사과 하나 받자고 권력기관과 정부가 움직였다는 것도 문제지만, 사촌오빠에 유리하도록 사학분규에 손을 댄 것이라면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윤옥 사촌오빠 관련 대학 분규에 권력기관 총동원
‘다스’ 지분 5% 청계재단으로 넘어간 것 두고 설왕설래

차영 대변인도 “대한민국이 ‘사설공화국’이 되어가는 것 같다”면서 “대통령의 형이 상왕을 자처하고 대통령 측근들이 국정을 좌우지하고 있다. 또 대통령의 고향 선후배들이 국정을 농단하고 영부인의 사촌오빠까지 국가기관을 좌우지하고 있다니 친인척들마저 관리를 못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진보신당도 “국정과는 전혀 상관없는 대통령 친척의 뒤치다꺼리에 이토록 많은 정부기관이 나섰다니, 왕족의 일거수일투족에 국가가 나서는 왕정국가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냉소를 날렸다.

심재옥 대변인은 “대학재단 내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일어난 지극히 개인적 싸움에 대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직접 찾아가 ‘사과’를 요구했다니, 청와대가 무슨 대통령 친인척의 보호자나 대변인이라도 된다는 말인가”라며 “서일대학 사학분규에 특수수사에 착수한 경찰청과 특별감사에 나선 교과부도 단순한 공무집행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명박정부 들어 이전에 물러났던 비리재단이 복귀한 상지대, 조선대, 세종대 등 학교마다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과 교과부가 적극적인 수사와 대책에 나섰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유독 대통령 부인 사촌오빠가 개입된 권력싸움이 있는 재단에만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경찰과 교과부를 중립적이라고 볼 국민은 없다”고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청계재단 구설수
‘다스’ 지분을 왜?
 
그런가하면 이 대통령이 사재를 털어 마련한 ‘청계재단’ 주변에도 의혹의 시선이 맴돌고 있다. 이 대통령의 실소유 논란이 일었던 주식회사 다스의 지분 5%가 청계재단으로 넘어간 것을 두고 다시 한 번 다스에 대한 실소유 논란에 불이 붙은 것.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이귀남 법무장관에게 “이 대통령의 실소유 문제로 시끄러웠던 다스, 이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가 작고하고 부인이 48.99%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가 드디어 김재정 미망인이 49% 다스 주식 중 5%를 사실상 이 대통령이 출연한 청계재단에 넘겼다”면서 “이것을 이 대통령의 큰형님이 가진 46%의 다스 주식과 합치면 52%가 된다. 그것이 누구 것인가 국민은 알고 싶다”며 이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 의혹을 다시 꺼내 들었다.

박 원내대표는 “(다스에) 이 대통령의 아들이 들어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게 누구 거냐”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법무장관은 “저도 언론에서 봤지만 청와대에서 발표도 했는데 그 건은 장학재단에 기부한 거지 다른 의도는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청계재단도 다스 지분 기증에 대해 “고 김재정씨의 미망인이 재단에 기증한 것”이라며 “고인의 뜻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의 허가를 받아서 진행된 것으로 이는 우리 마음대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절차상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장학재단에 이 대통령이 재산을 출연한 이상, 그 재단의 재산은 이미 이 대통령의 손을 떠난 것”이라며 “재단 재산은 개인이 처분할 수 없는 성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장학재단에 친척이 장학금을 출연한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이를 지분변동 차원에서 보려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시각이고, 미담을 악담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술렁이는 MB 주변
집권 4년차 ‘불안하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19일에도 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이전 논란과 관련, “분명 정부는 토공과 주공을 통합하면 분산 배치한다고 국회 답변을 통해 약속했는데 이제 진주로, 그것도 영부인의 고향이기 때문에 그쪽으로 간다는 설이 파다하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대통령 친인척 관련 사안에 귀를 기울이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구설수에 오른 것은 친인척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참모들도 로비 의혹에 휩쓸렸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특임장관실 업무보고에서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의 로비 의혹을 캐물었다. 정 수석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난 후 이해관계가 있는 법안 처리를 국회에 부탁했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3월 초) 국회 법사위 법안소위원장에게 전화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부탁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정 수석은 “네. 있다”고 답했다. 3월 국회에서 법안 처리가 보류되자 상황 파악을 위해 연락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수석은 이어 “공정거래위원장이 정무수석실에 전화를 걸어와 상황을 알아보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는 이후 “정 수석을 포함한 정부 내 인사에게 다각적인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는 해명자료를 냈다.

조 의원은 그러나 “지난 2월 청담동의 한 술집에 간 적이 있지 않으냐”면서 “그 자리에서 최 회장과 같이 술자리를 했다는 제보가 있다. 최 회장 부탁을 받고 전화를 한 것 아니냐”고 정 수석을 압박했다.

정 수석은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최 회장은 동기동창으로 교우 몇 명이 동석한 사적인 자리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최 회장의 로비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정 수석과 최 회장의 술자리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동석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며 이날 술자리가 공정거래법과 관련해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의혹이 짙어졌다.

전현희 대변인은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청와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으로 해명을 요구한다”며 “정 수석과 최 회장의 술자리에 이재용 사장이 동석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과 정 수석 중에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진실을 밝혀 달라”며 “이 사장도 동석했다는 것이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동석한 이유가 무엇인지도 밝혀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날 술자리에서 술값은 누가 부담했는지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권 4년엔 측근
5년차엔 친인척 잡힌다?

이 대통령 주변에 구설수가 이는 일이 늘자 정치권은 “집권 4, 5년차의 친인척·측근 게이트가 나오는 게 아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다스 실소유 의혹을 제기하며 “4년째 대통령의 측근을 잡아놓고, 5년째 친인척을 잡아놓고 임기 후에 청와대를 나가면 전직 대통령을 괴롭히는 게 검찰이 아니냐”며 “지금까지 역사가 계속되고 있지 않나”라고 한 것처럼 측근 게이트의 역사는 반복돼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이 30%대로 곤두박질치고 여권 내에서 선상반란이 일어나는 등 조기 레임덕 위기를 맞은 상황이라 친인척·측근과 관련된 사건이 터지면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정가 한 인사는 “정권 말로 갈수록 친인척·측근 게이트의 위험도 커지다”며 “청와대가 이를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품에 안고 있던 시한폭탄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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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