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vs 전북 ‘LH공사 유치전’ 정치권 힘겨루기 <내막>

한쪽서 ‘환호성’ 터지면 한쪽선 ‘곡소리’ 터진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본사의 지방 이전은 노무현 정부 당시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의 일환으로 결정됐다. 당시 한국토지공사는 전주로, 대한주택공사는 진주로 이전하기로 했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두 회사가 LH로 통합되면서 본사 이전을 두고 갈등이 불거졌다. 따라서 LH 본사 이전을 둘러싼 전북(전주)과 경남(진주)간 신경전이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다.


‘진주 유력’ 언론보도에 전주 강력 반발
양측 협의 지지부진하자 대안론 ‘급부상’

2012년 LH 이전 대상은 총 1500여명. 지방세입은 연간 322억원대로 추산된다. 동남권 신공항사업이나 과학비즈니스벨트처럼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거나 엄청난 효과를 얻는 것도 아니다. 한편 인구유입과 세수 증가 또한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남과 전북은 한치도 양보 없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최근 정부가 LH 공사 본사를 경남 진주로 이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논란이 더욱더 가열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북은 국회의원과 도지사, 도의원들이 삭발을 감행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 18일엔 2000여명의 도민이 국회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었다. 경남 역시 ‘동남권 신공항 무산 전철을 되밟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역갈등을 부추긴 정부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시점, 장세환(민주당·전주 완산을)의원과 최구식(한나라당·진주갑)의원을 만나 양측의 입장을 들었다. 중대한 사안이니 만큼 양측은 한치의 양보 없이 LH 이전에 대한 자신들의 당위성을 밝혔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진주갑)
“분산배치는 절대 불가한 일”

- LH공사 배치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 국책사업은 장바닥의 흥정이 아니다. 나는 처음부터 일괄되게 ‘합의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해왔다. LH공사는 주공과 토공이 통합 논의 시작 이래 5대 정권에 걸친 장장 16년간의 진통 끝에 탄생했다. 분산배치냐 일괄이전이냐 하는 문제는 수많은 정책 결정권자들이 오랜 시간 심사숙고한 끝에 이미 결론이 난 사안이다. 분산배치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 살얼음을 걷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가고 있는 판국에 또 다시 분산을 하게 되면 통합하기 전보다 훨씬 더 상황이 악화 될 것이다. 이는 대수술을 끝낸 환자를 다시 수술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 정부가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한 견해는.
▲ 당연히 진주로 와야 되고 이미 통합하기로 결론이 나 있는 문제를 경남과 전북의 합의로 풀어가라는 점에 서운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토해양부가 지난 20일 정부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늦었지만 옳은 판단을 했다고 생각한다. 거대한 항공모함이 오랜 항해 끝에 목적지에 도달하려는 순간이다. 지금에 와서 그 항공모함의 방향을 틀어서 다른 곳으로 갈 수는 없는 상황이다. 통합의 논리는 국가적으로 해야 된다.

- 전북은 분산배치를 약속 받았던 것인데 왜 안 된다 생각하는지.
▲ 일괄, 분산이 문제의 본질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분산은 불가능한 일이다. 분산을 하면 끝없는 분열의 시작이 되고 답이 없어진다. 통합하는 데에도 오랜 세월이 걸렸고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숙명의 라이벌이 한솥밥을 먹는다고 바로 화학적으로 화합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 와서 다시 분산하면 상황이 더욱더 안 좋아 진다. 또 두 도시로 어떻게 나누면 진주, 전주가 만족할 것인가. 역시 끝없는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부터 일괄이전을 주장했다. 전주는 통합법이 통과되기 이전부터 통합을 반대했고 법 통과되자마자 분산을 주장했다. 이것은 통합하면 진주로 가야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 전주시 의원은 집단시위에 삭발투쟁까지 벌이고 있다.
▲ 떡 하나 놓고 분쟁을 부추기는 셈이다. 정치적 재미를 보려고 10명이 머리 깎으면 뭐하나?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이는 옳은 리더십이 아니라 생각한다.

- 양측이 만족할 만한 선택이 없어 정치권 일각서 대안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 언론에서 거론되는 LH 일괄 이전 시 국민연금공단 전북 이전 안은 절대 반대다. 국민연금공단이 진주 혁신도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전협의회’를 만들자는 말들이 나올 때도 나는 반대 했었다. 협의는 불가능 하다 생각해서다. 정부가 다른 보상책을 마련해 보충해 줘야 한다.

“항공모함이 오랜 항해 끝에
목적지에 도달하는 순간
이제 와 방향을 바꿔
다른 곳으로 갈 수 없는 상황”



- 신공항 백지화로 인한 영남권 ‘민심 달래기’라는 주장이 있는데.
▲ 신공항 문제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 전주시에서는 전주와 전북이 더 낙후된 지역이라 주장하는데.
▲ 전주는 도청 소재지다. 그에 비해 진주는 지금 전국 6대 낙후지역이다. 이것만 봐도 두 도시를 비교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전북은 새만금사업과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 등 각종 국책사업의 개발 수혜를 받고 있다. 특히 새만금사업은 엄청난 특혜다.

- 분산배치 시 업무 효율성에 대한 문제를 들었는데.
▲ LH 직원들이 1년에 한 번만 왕복출장해도 18억의 비용이 든다. 이는 금전적은 문론 출장 시 소요되는 시간 등을 감안한다면 업무 효율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 LH 이전에 따른 인구 유입과 세수효과는 미미 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 점차 나아지고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효과를 떠나서 옳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입장이다.

- 참여정부시절 핵심인물이었던 김두관 지사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 무엇이 옳은 일인지 판단을 잘했다 생각한다. LH 일괄이전은 당과 지역이기주의 문제가 아니다. 국자적인 아젠다(의제)이다. 광역단체장으로서 옳은 판단을 했다.

- TV토론 참가자를 두고 의견차가 있다.
▲ 전북지사가 나서는 것은 문제가 있다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무슨 큰 상관인가. 국회의원, 시장, 도지사 등 참여자는 각 도에서 정하고 양측 인원수만 맞춰 나오면 될 것이다.

- 마지막으로 입장을 밝힌다면.
▲ LH 이전문제는 두 지역이 노력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유치전을 벌이는 자체가 국민을 힘들게 하고 지역감정을 조성하는 등 잘못됐다고 본다. LH를 ‘두 지역 중 어디서 할래?’ 그러면 어느 지역은 강력하게 원하고, 어느 지역은 약하게 원하고 하는 일이 있겠는가. 정부의 전문가가 있고 여러 가지 판단근거가 있다. 판단기준을 가지고 정부가 판단하고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정부의 옳은 판단을 기다린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전주 완산을)
“일괄이전 땐공정사회 사망”

- LH공사 배치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분산배치 되어야 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 혁신도시는 지역균형발전의 핵심 사안이었다. 그러나 토공과 주공의 통합으로 전북과 경남의 혁신도시 조성에 큰 어려움으로 봉착해 있다. 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 못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더 큰 문제를 야기 시켰다. 하지만 당초 안대로 분산배치를 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다.

- 정부가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한 견해는.
▲ 세종시 수정안,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재검토,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 등에서 볼 수 있듯이 국민들은 ‘신뢰’가 너무나도 쉽게 무너지고 파기되는 신뢰 상실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영남민심 달래기용으로 전북발전의 명운이 달린 LH공사 분산배치 약속이 희생될 수는 없다. 만약 LH가 경남으로 일관이전 된다면, 국가균형발전의 파괴, 대국민 약속의 파괴를 넘어 신지역주의의 분출과 영호남의 갈등은 극에 달하게 될 것이다.

- 삭발까지 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 LH 분산배치를 위함과 일괄이전 반대에 대한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다.

- 정치전문가들은 삭발 같은 과격한 행동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 그 사람들은 안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뭘 했나? 하지도 않고 남이 진정성을 가지고 의지를 표현한 것을 왜 뭐라고 하는 것인가?

- LH가 통합할 때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데 분산 배치 해놓으면 상황이 악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 지금 분산배치를 하겠다는 것은 토공 업무와 주공 업무를 나누자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당시 경남도와 전북도에 분산배치 희망 비율을 제시하라고 요구를 했고, 그래서 전북도는 본사기능과 사업기능을 나누어서 인력 기준으로 25대 75정도로 나누자는 안을 제시했던 것이다.

- 분산배치 시 업무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견해가 있다.
▲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전국이 일일생활권이고 화상회의가 다 가능한데, 효율성을 따지는 건 말도 안된다’라고 밝혔다. 효율성은 전혀 문제가 없다. 

- 1년에 한 번만 왕복출장해도 18억의 비용이 든다는 것이 경남의 주장이다.
▲ 전혀 현실성 없는 추정치에 불과하다. LH 모든 직원들이 왜 전주와 진주를 오가며 일을 해야 하는 것인가? 그럴 이유가 전혀 없지 않느냐? 각각의 지역에서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고 얼마든지 업무 협조가 가능하다. 억지 논리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영남민심 달래기용으로
전북발전의 명운이 달린
분산배치 약속 희생될 수 없다”

- 진주시 의원들은 전주가 정부의 개발수혜가 많은 성장지역이고 진주가 더 낙후된 지역이라 주장하는데.
▲ 전혀 잘못된 생각이다. 새만금 경제자유구역이 시작한지 19년째다. 19년동안 3조원이 투입 되었지만 아직 내부개발 단계이다. 앞으로 1~20년이 더 걸릴 예정이고 이 또한 계획에 불과하다. 그리고 전북의 재정자립도는 24.5%로 경남 42.6%에 절반수준이며, 지방세수입 또한 전북은 경남의 3분의 1수준이다.

- LH 이전에 따른 인구 유입과 세수효과는 미미 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 지금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다. LH 분산이전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이루어 져야 하고 분산이전이 되지 않는다면 혁신도시 계획 자체에 문제가 생긴다. 인구문제는 진주는 거리상 너무 멀어 그럴 것이다. 하지만 전주는 다르다고 본다. LH 직원들은 서울과 가까운 전주를 희망 할 것 이라 생각한다.

- 참여정부시절 핵심인물이었던 김두관 지사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 단체장으로서 경남여론이 그러니 어느 정도 수긍은 간다. 하지만 ‘리틀 노무현’이라 불린 사람이…. 그것은 노무현 정책에 대한 반기다. 혁신도시는 전주와 진주를 떠나 국가적인 큰 문제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 언론에서 진주로 내정되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정부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 이것은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다. 방향을 정해 놓았다는 의구심은 든다. 이에 이명박 정부는 면담을 거절하지 말고 양측 모두를 만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TV토론 참가자를 두고 의견차가 있다.
▲ 이것은 전주와 진주만의 문제가 아닌 광역단체, 나아가 국가 전반에 걸친 중대한 문제다. 광역단체장의 참석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경남에서 이를 거부하는 것은 그동안 김두관 지사의 정책성과 너무 다르니 비난 여론을 의식해서라 생각한다.

- 앞으로의 각오는.
▲ LH가 분산배치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면 국회와 청와대 앞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농성을 벌일 것이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쟁 할 것이다. LH 분산 배치는 반드시 이루어 져야 한다.

- 마지막으로 입장을 밝힌다면.
▲ 혁신도시라는 본 취지는 사라지고 양 도민의 자존심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경남도는 정부 방침에 역행하고 있고 그동안 정부는 강경하지 못했다. 이런 중요한 일을 양도가 협의해 해결하길 바란다니 무책임한 정부에 분개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효과적이고 현명한 중재가 필요하다. 원만히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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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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