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vs 전북 ‘LH공사 유치전’ 정치권 힘겨루기 <내막>

한쪽서 ‘환호성’ 터지면 한쪽선 ‘곡소리’ 터진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본사의 지방 이전은 노무현 정부 당시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의 일환으로 결정됐다. 당시 한국토지공사는 전주로, 대한주택공사는 진주로 이전하기로 했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두 회사가 LH로 통합되면서 본사 이전을 두고 갈등이 불거졌다. 따라서 LH 본사 이전을 둘러싼 전북(전주)과 경남(진주)간 신경전이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다.


‘진주 유력’ 언론보도에 전주 강력 반발
양측 협의 지지부진하자 대안론 ‘급부상’

2012년 LH 이전 대상은 총 1500여명. 지방세입은 연간 322억원대로 추산된다. 동남권 신공항사업이나 과학비즈니스벨트처럼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거나 엄청난 효과를 얻는 것도 아니다. 한편 인구유입과 세수 증가 또한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남과 전북은 한치도 양보 없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최근 정부가 LH 공사 본사를 경남 진주로 이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논란이 더욱더 가열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북은 국회의원과 도지사, 도의원들이 삭발을 감행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 18일엔 2000여명의 도민이 국회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었다. 경남 역시 ‘동남권 신공항 무산 전철을 되밟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역갈등을 부추긴 정부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시점, 장세환(민주당·전주 완산을)의원과 최구식(한나라당·진주갑)의원을 만나 양측의 입장을 들었다. 중대한 사안이니 만큼 양측은 한치의 양보 없이 LH 이전에 대한 자신들의 당위성을 밝혔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진주갑)
“분산배치는 절대 불가한 일”

- LH공사 배치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 국책사업은 장바닥의 흥정이 아니다. 나는 처음부터 일괄되게 ‘합의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해왔다. LH공사는 주공과 토공이 통합 논의 시작 이래 5대 정권에 걸친 장장 16년간의 진통 끝에 탄생했다. 분산배치냐 일괄이전이냐 하는 문제는 수많은 정책 결정권자들이 오랜 시간 심사숙고한 끝에 이미 결론이 난 사안이다. 분산배치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 살얼음을 걷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가고 있는 판국에 또 다시 분산을 하게 되면 통합하기 전보다 훨씬 더 상황이 악화 될 것이다. 이는 대수술을 끝낸 환자를 다시 수술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 정부가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한 견해는.
▲ 당연히 진주로 와야 되고 이미 통합하기로 결론이 나 있는 문제를 경남과 전북의 합의로 풀어가라는 점에 서운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토해양부가 지난 20일 정부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늦었지만 옳은 판단을 했다고 생각한다. 거대한 항공모함이 오랜 항해 끝에 목적지에 도달하려는 순간이다. 지금에 와서 그 항공모함의 방향을 틀어서 다른 곳으로 갈 수는 없는 상황이다. 통합의 논리는 국가적으로 해야 된다.

- 전북은 분산배치를 약속 받았던 것인데 왜 안 된다 생각하는지.
▲ 일괄, 분산이 문제의 본질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분산은 불가능한 일이다. 분산을 하면 끝없는 분열의 시작이 되고 답이 없어진다. 통합하는 데에도 오랜 세월이 걸렸고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숙명의 라이벌이 한솥밥을 먹는다고 바로 화학적으로 화합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 와서 다시 분산하면 상황이 더욱더 안 좋아 진다. 또 두 도시로 어떻게 나누면 진주, 전주가 만족할 것인가. 역시 끝없는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부터 일괄이전을 주장했다. 전주는 통합법이 통과되기 이전부터 통합을 반대했고 법 통과되자마자 분산을 주장했다. 이것은 통합하면 진주로 가야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 전주시 의원은 집단시위에 삭발투쟁까지 벌이고 있다.
▲ 떡 하나 놓고 분쟁을 부추기는 셈이다. 정치적 재미를 보려고 10명이 머리 깎으면 뭐하나?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이는 옳은 리더십이 아니라 생각한다.


- 양측이 만족할 만한 선택이 없어 정치권 일각서 대안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 언론에서 거론되는 LH 일괄 이전 시 국민연금공단 전북 이전 안은 절대 반대다. 국민연금공단이 진주 혁신도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전협의회’를 만들자는 말들이 나올 때도 나는 반대 했었다. 협의는 불가능 하다 생각해서다. 정부가 다른 보상책을 마련해 보충해 줘야 한다.

“항공모함이 오랜 항해 끝에
목적지에 도달하는 순간
이제 와 방향을 바꿔
다른 곳으로 갈 수 없는 상황”



- 신공항 백지화로 인한 영남권 ‘민심 달래기’라는 주장이 있는데.
▲ 신공항 문제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 전주시에서는 전주와 전북이 더 낙후된 지역이라 주장하는데.
▲ 전주는 도청 소재지다. 그에 비해 진주는 지금 전국 6대 낙후지역이다. 이것만 봐도 두 도시를 비교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전북은 새만금사업과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 등 각종 국책사업의 개발 수혜를 받고 있다. 특히 새만금사업은 엄청난 특혜다.

- 분산배치 시 업무 효율성에 대한 문제를 들었는데.
▲ LH 직원들이 1년에 한 번만 왕복출장해도 18억의 비용이 든다. 이는 금전적은 문론 출장 시 소요되는 시간 등을 감안한다면 업무 효율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 LH 이전에 따른 인구 유입과 세수효과는 미미 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 점차 나아지고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효과를 떠나서 옳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입장이다.

- 참여정부시절 핵심인물이었던 김두관 지사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 무엇이 옳은 일인지 판단을 잘했다 생각한다. LH 일괄이전은 당과 지역이기주의 문제가 아니다. 국자적인 아젠다(의제)이다. 광역단체장으로서 옳은 판단을 했다.

- TV토론 참가자를 두고 의견차가 있다.
▲ 전북지사가 나서는 것은 문제가 있다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무슨 큰 상관인가. 국회의원, 시장, 도지사 등 참여자는 각 도에서 정하고 양측 인원수만 맞춰 나오면 될 것이다.

- 마지막으로 입장을 밝힌다면.
▲ LH 이전문제는 두 지역이 노력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유치전을 벌이는 자체가 국민을 힘들게 하고 지역감정을 조성하는 등 잘못됐다고 본다. LH를 ‘두 지역 중 어디서 할래?’ 그러면 어느 지역은 강력하게 원하고, 어느 지역은 약하게 원하고 하는 일이 있겠는가. 정부의 전문가가 있고 여러 가지 판단근거가 있다. 판단기준을 가지고 정부가 판단하고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정부의 옳은 판단을 기다린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전주 완산을)
“일괄이전 땐공정사회 사망”

- LH공사 배치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분산배치 되어야 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 혁신도시는 지역균형발전의 핵심 사안이었다. 그러나 토공과 주공의 통합으로 전북과 경남의 혁신도시 조성에 큰 어려움으로 봉착해 있다. 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 못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더 큰 문제를 야기 시켰다. 하지만 당초 안대로 분산배치를 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다.

- 정부가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한 견해는.
▲ 세종시 수정안,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재검토,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 등에서 볼 수 있듯이 국민들은 ‘신뢰’가 너무나도 쉽게 무너지고 파기되는 신뢰 상실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영남민심 달래기용으로 전북발전의 명운이 달린 LH공사 분산배치 약속이 희생될 수는 없다. 만약 LH가 경남으로 일관이전 된다면, 국가균형발전의 파괴, 대국민 약속의 파괴를 넘어 신지역주의의 분출과 영호남의 갈등은 극에 달하게 될 것이다.


- 삭발까지 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 LH 분산배치를 위함과 일괄이전 반대에 대한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다.

- 정치전문가들은 삭발 같은 과격한 행동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 그 사람들은 안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뭘 했나? 하지도 않고 남이 진정성을 가지고 의지를 표현한 것을 왜 뭐라고 하는 것인가?

- LH가 통합할 때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데 분산 배치 해놓으면 상황이 악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 지금 분산배치를 하겠다는 것은 토공 업무와 주공 업무를 나누자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당시 경남도와 전북도에 분산배치 희망 비율을 제시하라고 요구를 했고, 그래서 전북도는 본사기능과 사업기능을 나누어서 인력 기준으로 25대 75정도로 나누자는 안을 제시했던 것이다.

- 분산배치 시 업무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견해가 있다.
▲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전국이 일일생활권이고 화상회의가 다 가능한데, 효율성을 따지는 건 말도 안된다’라고 밝혔다. 효율성은 전혀 문제가 없다. 

- 1년에 한 번만 왕복출장해도 18억의 비용이 든다는 것이 경남의 주장이다.
▲ 전혀 현실성 없는 추정치에 불과하다. LH 모든 직원들이 왜 전주와 진주를 오가며 일을 해야 하는 것인가? 그럴 이유가 전혀 없지 않느냐? 각각의 지역에서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고 얼마든지 업무 협조가 가능하다. 억지 논리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영남민심 달래기용으로
전북발전의 명운이 달린
분산배치 약속 희생될 수 없다”

- 진주시 의원들은 전주가 정부의 개발수혜가 많은 성장지역이고 진주가 더 낙후된 지역이라 주장하는데.
▲ 전혀 잘못된 생각이다. 새만금 경제자유구역이 시작한지 19년째다. 19년동안 3조원이 투입 되었지만 아직 내부개발 단계이다. 앞으로 1~20년이 더 걸릴 예정이고 이 또한 계획에 불과하다. 그리고 전북의 재정자립도는 24.5%로 경남 42.6%에 절반수준이며, 지방세수입 또한 전북은 경남의 3분의 1수준이다.

- LH 이전에 따른 인구 유입과 세수효과는 미미 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 지금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다. LH 분산이전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이루어 져야 하고 분산이전이 되지 않는다면 혁신도시 계획 자체에 문제가 생긴다. 인구문제는 진주는 거리상 너무 멀어 그럴 것이다. 하지만 전주는 다르다고 본다. LH 직원들은 서울과 가까운 전주를 희망 할 것 이라 생각한다.

- 참여정부시절 핵심인물이었던 김두관 지사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 단체장으로서 경남여론이 그러니 어느 정도 수긍은 간다. 하지만 ‘리틀 노무현’이라 불린 사람이…. 그것은 노무현 정책에 대한 반기다. 혁신도시는 전주와 진주를 떠나 국가적인 큰 문제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 언론에서 진주로 내정되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정부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 이것은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다. 방향을 정해 놓았다는 의구심은 든다. 이에 이명박 정부는 면담을 거절하지 말고 양측 모두를 만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TV토론 참가자를 두고 의견차가 있다.
▲ 이것은 전주와 진주만의 문제가 아닌 광역단체, 나아가 국가 전반에 걸친 중대한 문제다. 광역단체장의 참석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경남에서 이를 거부하는 것은 그동안 김두관 지사의 정책성과 너무 다르니 비난 여론을 의식해서라 생각한다.

- 앞으로의 각오는.
▲ LH가 분산배치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면 국회와 청와대 앞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농성을 벌일 것이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쟁 할 것이다. LH 분산 배치는 반드시 이루어 져야 한다.


- 마지막으로 입장을 밝힌다면.
▲ 혁신도시라는 본 취지는 사라지고 양 도민의 자존심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경남도는 정부 방침에 역행하고 있고 그동안 정부는 강경하지 못했다. 이런 중요한 일을 양도가 협의해 해결하길 바란다니 무책임한 정부에 분개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효과적이고 현명한 중재가 필요하다. 원만히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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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