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위기①

디플레이션 적색경보 발령

대한민국이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인플레이션을 넘어 디플레이션 폭격이 예고되고 있는 탓이다. 실제 경제전문가들 사이에는 미국발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대공황의 공포가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이미 경제 성장률이 ‘반토막’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이 나왔다. 정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금융시장 안정 대책·건설 부양 정책 등을 내놓았다. 하지만 시장은 요지부동 형국이다. 약발이 안먹히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고용불안까지 더해지고 있어 미국발 금융위기 핵탄두가 벌써 한국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 사회 전반으로까지 번져 있는 ‘디플레이션 공포’가 수면 위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12월 위기설 ‘헉~’ 2009년 위기설 ‘악~’

디플레이션은 경기 둔화 속에 물가가 장기적으로 광범위하게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즉 수요 감소로 인한 가격 하락이 기업 매출을 줄이고 이로 인해 실업자가 증가, 다시 수요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 이어져 경제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
주가 하락과 부동산 거품 붕괴로 10년 넘게 ‘제로 성장률’을 기록했던 1990년대 일본의 모습과, 실업률로 고통받던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이 대표적 사례다.
이 가운데 최근 들어 미국 금융 위기론이 대두되면서 디플레이션이란 용어가 또 다시 튀어나왔다. 내년 경제 전반에 걸쳐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면서부터다.게다가 내년 미국 경제는 가격변동이 심한 에너지, 식량을 제외한 나머지 물가가 하락해 금융위기와 더불어 경기 부진도 계속될 것이라는 보도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른바 디플레이션에 접어들 환경이 마련됐다는 얘기인 셈이다.  
문제는 한국 경제가 미국 경제 불황으로 고스란히 타격을 받는다는 점이다. 이같은 현상은 이미 발생되고 있다. 금융시장 ‘널뛰기’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발 금융 위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한국 경제도 디플레이션에 얼마든지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다시 말해 한국 경제도 디플레이션 적색경보가 발령됐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는 국내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았지만 ‘속수무책’이다. 한국은행이 본격적으로 돈을 풀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별 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금융 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 환율이 치솟았고 주가가 폭락, 연중 최저 포인트로 밀려났던 것.
지난 2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1.51%로 급락한 1천1백34.59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1천1백22.65를 기록한 2005년 9월6일 이후 3년 1개월만의 최저 포인트일 뿐 아니라 1년 전에 비해 1천 포인트 가까이 빠졌다.
특히 외국인들이 연말을 앞두고 ‘한국 팔기’에 나섰다. 주식시장에서만 외국인들이 6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보여 코스피지수가 세 자릿수로 갈 수 있다는 말도 회자되고 있다.
여기에다 대형저축은행 A사가 유동성 위기에 처해 정부로부터 긴급 지원을 받았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국내 부실 금융기관의 줄도산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경제 전문가들도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만 밝히고 있다.
건설시장 안정대책도 ‘도루묵’이다. 자금난에 빠진 건설사들을 지원, 미분양 주택이나 보유 토지를 공공기관에서 매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건설사들에 9조원 안팎의 유동 자원을 직접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일 뿐 아니라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단발성 조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정부는 주택경기를 살리기 위해 주택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은 좀처럼 변화하지 않고 있다.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해제도 미분양 아파트를 전혀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것.
실제로 아파트 값의 1백%를 대출한다고 해도 10% 가까운 금리가 부담이 된다. 이 때문에 분양가보다 가격이 떨어져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분양을 받아도 손해를 볼 것이라는 심리가 이미 팽배해져 건설시장 안정 대책도 큰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증권가 등에서는 D·W·P그룹 등에 대한 ‘부도설’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내년 중반에는 S·H 그룹을 제외한 대기업들이 줄줄이 부도설에 시달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한국도 디플레이션 ‘전초전’을 치르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가 신용도도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의식하듯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난 19일 국내은행의 대외채무에 대해 한시적 지급보증을 해주기로 했다. 국내 시중은행들의 신용등급 하락을 막기 위한 방책이다.

대형 저축은행 A사, 건설사 D·W·P그룹 부도설 나돌기도
금융·건설 시장 활성화 대책 속수무책 “꽁꽁 얼어붙었다"

실제로 정부는 내년 6월말까지 은행의 신규 대외 채무에 대해 3년간 지급보증하기로 했다. 은행이 빚을 갚지 못하면 정부가 대신 빚을 갚아주겠다는 게 지급보증의 주된 골자다. 이에 따라 외국 은행들의 한국 자산 매각, 자금 상환 요청이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 단서조항이 붙는다. 경제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적극적으로 자금을 풀지 않을 태세다.
문제는 은행이 채무를 갚지 못해 정부가 대신 갚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국가 신용도가 하락해 또 다른 ‘금융위기’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칫 국가 재정 위기론이 급부상할 수도 있다. 
대기업 부도설 등도 국내에서 난무하고 있다. 발 빠르게 퍼져 나간 이 루머를 외국에서는 루머로만 치부하지 않는다. 여전히 국내 투자를 꺼리고 있을 뿐 아니라 자금을 회수해가기 바쁜 것이 이를 입증한다. 따라서 이같은 악재들은 국가 신용도에 큰 오점을 남길 뿐 아니라 금융위기론 등과 맞물려 디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게 일각의 중론이다.

또한 이 ‘악재’는 실물 경제에 빠르게 영향을 주고 있다. 이미 국내외에서 이같은 징조가 발생하고 있다.
우선 국외에서는 세계 실물경제가 급속히 둔화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락했다. 실제로 지난 21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11월물이 70.89달러로 마감됐던 것. 지난 7월 1백47.2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 불과 3개월여 만에 반토막이 나버린 수치다. 이 외에도 구리가격은 올 들어 지금까지 34% 하락해, 1989년의 31% 낙폭을 이미 뛰어넘은 상황이다.
CNN머니는 “지금 당장 디플레이션이 닥칠 것으로 보진 않지만 최근의 가격 하락은 디플레이션의 전조로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여파로 국내 실물경제도 별반 차이가 없다. 고용부진 현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투자와 소비감소가 나타나고 서비스, 건설업 등 경기에 민감한 산업 등이 위축되면서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전문직 취업자가 늘어나는 반면 단순 노동자의 일자리는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저학력자 실업이 증가해 저소득층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경제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려 경기를 더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지난 15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증폭은 11만2천명으로 3년 7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정부의 목표치 20만명을 한참 밑돌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소매·음식숙박업은 5만4천명이 줄었고, 건설업도 4만87천명이 감소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하강국면에 경제활동인구가 줄면서 실업률 지표는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 이하로 떨어지지 않겠지만 정부 목표인 20만명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9월 지표라서 아직 금융위기가 반영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수출이 줄어들면서 제조업의 고용감소폭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 현상이 이미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점차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부의 상징인 서울 강남에서도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 대치동에 있는 한 아파트의 경우 지난 2006년 13억원이었다. 그러나 최근 10억원대로 가격이 떨어졌고, 금리가 지난해(3천2백50만원)에 비해 7백만원이 늘어나면서 대출이자 부담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손해를 보더라도 매물을 처분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결국 집값 하락 공포가 확산되면서 자산 디플레이션이 올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칫 IMF 외환 위기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이처럼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디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말들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는 디플레이션 현상까지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 경제에 쉽게 흔들리는 대한민국이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 전문가들은 드물다.
오히려 대한민국도 얼마든지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감의 목소리만 점점 거세지고 있다. 과연 이명박 정부가 미국 금융 위기로 인해 발생된 ‘12월 위기설’, ‘2009년 위기설’ 등을 극복할 수 있을지에 온 국민의 이목이 쏠려 있다.

내년 경제 성장률 추락 <전모>
“올 것이 오고 말았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한국 경제 성장률에도 큰 타격을 줄 태세다. 지난 17일 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2.2%로 전망한 탓이다. 세계 각국의 경제가 전체적으로 나빠지고 상황에서 한국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을 짐작하기는 했지만 2%대의 성장률은 충격적이라는 게 일각의 반응이다.
비록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현실로 받아들였을 때의 충격은 그 이상이라는 것.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에 4%의 성장률을 달성하기는 힘들다”고 밝혀, 내년 예산 편성을 위해 제시했던 4.8∼5.2%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8일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카드 대란으로 한국 위기론이 급부상할 때인 지난 2003년의 3.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셈이다.


스타벅스 금융위기 지표된 <사연>
뿌리내렸다하면 다 위기네!

스타벅스 매장수가 금융위기의 지표라는 이색적인 주장이 나와 화제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인터넷 웹진 슬레이트의 칼럼니스트 대니얼 그로스는 “금융위기가 심각하게 나타나는 지역에는 스타벅스 점포가 많다”고 주장했던 것.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라스베이거스·플로리다·뉴욕 등지에서 건설 붐이 일어나 교외 쪽으로 부동산 거품을 일으키는 동안 스타벅스도 같은 방향으로 체인망을 확장해 나갔다”며 “스타벅스는 보고서로 밤을 새는 금융업 종사자, 잔뜩 쌓인 대출 서류에 시달리는 모기지 브로커들과 함께 벼락 경기를 맞았다. 거품경제의 상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영국 2백56개, 한국 2백53개, 스페인 48개 등으로 금융위기가 심각한 나라에서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반면, 금융위기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곳은 스타벅스 매장이 적었다. 덴마크 2개, 네델란드 3개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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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