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위기①

디플레이션 적색경보 발령

대한민국이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인플레이션을 넘어 디플레이션 폭격이 예고되고 있는 탓이다. 실제 경제전문가들 사이에는 미국발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대공황의 공포가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이미 경제 성장률이 ‘반토막’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이 나왔다. 정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금융시장 안정 대책·건설 부양 정책 등을 내놓았다. 하지만 시장은 요지부동 형국이다. 약발이 안먹히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고용불안까지 더해지고 있어 미국발 금융위기 핵탄두가 벌써 한국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 사회 전반으로까지 번져 있는 ‘디플레이션 공포’가 수면 위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12월 위기설 ‘헉~’ 2009년 위기설 ‘악~’

디플레이션은 경기 둔화 속에 물가가 장기적으로 광범위하게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즉 수요 감소로 인한 가격 하락이 기업 매출을 줄이고 이로 인해 실업자가 증가, 다시 수요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 이어져 경제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
주가 하락과 부동산 거품 붕괴로 10년 넘게 ‘제로 성장률’을 기록했던 1990년대 일본의 모습과, 실업률로 고통받던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이 대표적 사례다.
이 가운데 최근 들어 미국 금융 위기론이 대두되면서 디플레이션이란 용어가 또 다시 튀어나왔다. 내년 경제 전반에 걸쳐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면서부터다.게다가 내년 미국 경제는 가격변동이 심한 에너지, 식량을 제외한 나머지 물가가 하락해 금융위기와 더불어 경기 부진도 계속될 것이라는 보도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른바 디플레이션에 접어들 환경이 마련됐다는 얘기인 셈이다.  
문제는 한국 경제가 미국 경제 불황으로 고스란히 타격을 받는다는 점이다. 이같은 현상은 이미 발생되고 있다. 금융시장 ‘널뛰기’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발 금융 위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한국 경제도 디플레이션에 얼마든지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다시 말해 한국 경제도 디플레이션 적색경보가 발령됐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는 국내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았지만 ‘속수무책’이다. 한국은행이 본격적으로 돈을 풀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별 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금융 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 환율이 치솟았고 주가가 폭락, 연중 최저 포인트로 밀려났던 것.
지난 2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1.51%로 급락한 1천1백34.59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1천1백22.65를 기록한 2005년 9월6일 이후 3년 1개월만의 최저 포인트일 뿐 아니라 1년 전에 비해 1천 포인트 가까이 빠졌다.
특히 외국인들이 연말을 앞두고 ‘한국 팔기’에 나섰다. 주식시장에서만 외국인들이 6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보여 코스피지수가 세 자릿수로 갈 수 있다는 말도 회자되고 있다.
여기에다 대형저축은행 A사가 유동성 위기에 처해 정부로부터 긴급 지원을 받았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국내 부실 금융기관의 줄도산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경제 전문가들도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만 밝히고 있다.
건설시장 안정대책도 ‘도루묵’이다. 자금난에 빠진 건설사들을 지원, 미분양 주택이나 보유 토지를 공공기관에서 매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건설사들에 9조원 안팎의 유동 자원을 직접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일 뿐 아니라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단발성 조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정부는 주택경기를 살리기 위해 주택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은 좀처럼 변화하지 않고 있다.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해제도 미분양 아파트를 전혀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것.
실제로 아파트 값의 1백%를 대출한다고 해도 10% 가까운 금리가 부담이 된다. 이 때문에 분양가보다 가격이 떨어져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분양을 받아도 손해를 볼 것이라는 심리가 이미 팽배해져 건설시장 안정 대책도 큰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증권가 등에서는 D·W·P그룹 등에 대한 ‘부도설’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내년 중반에는 S·H 그룹을 제외한 대기업들이 줄줄이 부도설에 시달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한국도 디플레이션 ‘전초전’을 치르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가 신용도도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의식하듯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난 19일 국내은행의 대외채무에 대해 한시적 지급보증을 해주기로 했다. 국내 시중은행들의 신용등급 하락을 막기 위한 방책이다.

대형 저축은행 A사, 건설사 D·W·P그룹 부도설 나돌기도
금융·건설 시장 활성화 대책 속수무책 “꽁꽁 얼어붙었다"

실제로 정부는 내년 6월말까지 은행의 신규 대외 채무에 대해 3년간 지급보증하기로 했다. 은행이 빚을 갚지 못하면 정부가 대신 빚을 갚아주겠다는 게 지급보증의 주된 골자다. 이에 따라 외국 은행들의 한국 자산 매각, 자금 상환 요청이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 단서조항이 붙는다. 경제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적극적으로 자금을 풀지 않을 태세다.
문제는 은행이 채무를 갚지 못해 정부가 대신 갚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국가 신용도가 하락해 또 다른 ‘금융위기’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칫 국가 재정 위기론이 급부상할 수도 있다. 
대기업 부도설 등도 국내에서 난무하고 있다. 발 빠르게 퍼져 나간 이 루머를 외국에서는 루머로만 치부하지 않는다. 여전히 국내 투자를 꺼리고 있을 뿐 아니라 자금을 회수해가기 바쁜 것이 이를 입증한다. 따라서 이같은 악재들은 국가 신용도에 큰 오점을 남길 뿐 아니라 금융위기론 등과 맞물려 디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게 일각의 중론이다.

또한 이 ‘악재’는 실물 경제에 빠르게 영향을 주고 있다. 이미 국내외에서 이같은 징조가 발생하고 있다.
우선 국외에서는 세계 실물경제가 급속히 둔화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락했다. 실제로 지난 21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11월물이 70.89달러로 마감됐던 것. 지난 7월 1백47.2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 불과 3개월여 만에 반토막이 나버린 수치다. 이 외에도 구리가격은 올 들어 지금까지 34% 하락해, 1989년의 31% 낙폭을 이미 뛰어넘은 상황이다.
CNN머니는 “지금 당장 디플레이션이 닥칠 것으로 보진 않지만 최근의 가격 하락은 디플레이션의 전조로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여파로 국내 실물경제도 별반 차이가 없다. 고용부진 현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투자와 소비감소가 나타나고 서비스, 건설업 등 경기에 민감한 산업 등이 위축되면서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전문직 취업자가 늘어나는 반면 단순 노동자의 일자리는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저학력자 실업이 증가해 저소득층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경제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려 경기를 더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지난 15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증폭은 11만2천명으로 3년 7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정부의 목표치 20만명을 한참 밑돌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소매·음식숙박업은 5만4천명이 줄었고, 건설업도 4만87천명이 감소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하강국면에 경제활동인구가 줄면서 실업률 지표는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 이하로 떨어지지 않겠지만 정부 목표인 20만명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9월 지표라서 아직 금융위기가 반영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수출이 줄어들면서 제조업의 고용감소폭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 현상이 이미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점차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부의 상징인 서울 강남에서도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 대치동에 있는 한 아파트의 경우 지난 2006년 13억원이었다. 그러나 최근 10억원대로 가격이 떨어졌고, 금리가 지난해(3천2백50만원)에 비해 7백만원이 늘어나면서 대출이자 부담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손해를 보더라도 매물을 처분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결국 집값 하락 공포가 확산되면서 자산 디플레이션이 올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칫 IMF 외환 위기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이처럼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디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말들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는 디플레이션 현상까지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 경제에 쉽게 흔들리는 대한민국이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 전문가들은 드물다.
오히려 대한민국도 얼마든지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감의 목소리만 점점 거세지고 있다. 과연 이명박 정부가 미국 금융 위기로 인해 발생된 ‘12월 위기설’, ‘2009년 위기설’ 등을 극복할 수 있을지에 온 국민의 이목이 쏠려 있다.

내년 경제 성장률 추락 <전모>
“올 것이 오고 말았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한국 경제 성장률에도 큰 타격을 줄 태세다. 지난 17일 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2.2%로 전망한 탓이다. 세계 각국의 경제가 전체적으로 나빠지고 상황에서 한국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을 짐작하기는 했지만 2%대의 성장률은 충격적이라는 게 일각의 반응이다.
비록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현실로 받아들였을 때의 충격은 그 이상이라는 것.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에 4%의 성장률을 달성하기는 힘들다”고 밝혀, 내년 예산 편성을 위해 제시했던 4.8∼5.2%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8일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카드 대란으로 한국 위기론이 급부상할 때인 지난 2003년의 3.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셈이다.


스타벅스 금융위기 지표된 <사연>
뿌리내렸다하면 다 위기네!

스타벅스 매장수가 금융위기의 지표라는 이색적인 주장이 나와 화제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인터넷 웹진 슬레이트의 칼럼니스트 대니얼 그로스는 “금융위기가 심각하게 나타나는 지역에는 스타벅스 점포가 많다”고 주장했던 것.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라스베이거스·플로리다·뉴욕 등지에서 건설 붐이 일어나 교외 쪽으로 부동산 거품을 일으키는 동안 스타벅스도 같은 방향으로 체인망을 확장해 나갔다”며 “스타벅스는 보고서로 밤을 새는 금융업 종사자, 잔뜩 쌓인 대출 서류에 시달리는 모기지 브로커들과 함께 벼락 경기를 맞았다. 거품경제의 상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영국 2백56개, 한국 2백53개, 스페인 48개 등으로 금융위기가 심각한 나라에서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반면, 금융위기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곳은 스타벅스 매장이 적었다. 덴마크 2개, 네델란드 3개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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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