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모르는 ‘10대의 성’

우리들만의 ‘비밀의 성’ “어른들은 몰라~요”

아이들이 커갈수록 어른들의 고민도 커진다. 특히 성문제는 다루기도 어렵고 해법도 그다지 많지 않은 ‘해묵은 과제’와 같다. 자녀들에게 어떻게 성교육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하는 보수적인 어른들은 그저 아이들이 ‘잠자코 있어주길’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럴수록 10대의 성문제는 더욱 음지로 숨어들고, 그곳에서 부작용을 일으킨다. 특히 어른들은 아이들이 성에 대해 잘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아이들의 성의식은 성인의 그것을 초월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심지어 아이들은 ‘우리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않다면 아마도 어른들은 뒤집어 질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서슴없이 하곤 한다. 그만큼 그들의 ‘성담론’은 이미 어른들의 생각을 넘어서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10대들에게 성은 무엇일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그들만의 성문제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인가. 현실과 해법을 집중 취재했다.


잠자코 있어주길 기대하는 내 아이들의 성
그럴수록 음지로 숨어들고 부작용 일으켜


10대의 성문제에는 사회적인 분위기까지 함께 결합되어 있다. 성담론이 넘쳐나는 미디어와 일 년 내내 봐도 다 보지 못할 포르노 등이 지천에 깔려 있어, 몇 번의 클릭이면 이들은 금지된 ‘쾌락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10대의 성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발걸음은 바로 그들이 ‘성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예 그들이 성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죄악시 하는 경우가 많다. 성이라는 것은 생각하지도 말아야 하고, 호기심을 가져서도 안 되는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실과의 괴리는 오히려 아이들에게 더욱 성을 ‘음지의 것’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자신들에게는 너무도 당연히 호기심이 가는 것이지만 이를 어른들이 용납하지 않게 되면, 결국 ‘자기들끼리의 담론’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10대의 성문제‘인정’에서 출발해야

아이들 스스로가 성을 ‘나쁜 것’은 물론 ‘어른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숨겨야 하는 것’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10대가 성문제에 대해서 가장 강렬한 호기심을 가지는 나이라고 말한다. 그나마 20대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격적인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성적인 충동을 조절하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고.

하지만 10대는 ‘완전한 무방비의 상태’라고 보면 된다는 지적이다. 이 시기에 부모들이 그들의 고민에 동참하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10대들은 성에 대해서 평생 ‘빗나간 생각’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이야기다.

‘어른들의 입장에서’ 더욱 경악스러운 일은 10대에서부터 일부 청소년들은 ‘동성애적 정체성’을 느낀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은 비밀스럽게 자신들의 동성애적 정체성을 인터넷에 고백하기도 한다. 물론 처음에는 이들도 자신들의 취향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남들은 다 이성에게 관심이 있는데, 왜 자신은 자꾸만 동성에게 관심이 가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시기가 되면 이들은 ‘동성애’ 자체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것을 통해서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깨닫게 된다고 한다. 실제 많은 청소년들이 ‘동성애 카페’에 가입되어 있으며 그곳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기도 한다. 정말이지 어른들에게는 충격적이고 경악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이미 완전한 ‘현실’이 되고 말았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성적으로 변태화되지 않은 ‘순결한 존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내 아이가 설마’ ‘내 아이만큼은 그렇지 않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그들은 이미 비밀스럽게 자신들만의 변태적 성향을 키워가는 경우도 있다.

사이버 섹스까지…멜섹·문섹이 뭐지?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무분별한 사이버 섹스이다. 이들은 채팅을 통해서 음란한 대화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멜섹’ ‘문섹’까지 하는 경우가 많다. 멜섹이란 이메일을 통해서 서로 음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문섹은 휴대폰 문자를 통해서 마찬가지의 음란한 이야기를 하는 것. 심지어 그 내용을 보면서 상상력을 동원해 자위까지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특히 일부 멜섹이나 문섹은 서로 누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되기도 한다.

인터넷에서 익명의 상대방을 만나게 되고 서로 전화번호를 교환하면서 본격적인 멜섹과 문섹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익명성’이라는 것은 아직 성적으로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파괴적인 충동을 아무런 제한 없이 표출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사회적인 룰을 지키지 않아도 되고, 그 무엇을 하든 무한정의 ‘방종’이 허락되는 것이 이러한 사이버 섹스이기도 하다.

성인들이 10대들에게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무지와 편견은 다름 아닌 어른들이 성문제를 막으면, 그것이 그대로 먹혀들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그런 생각을 하는 어른들을 비웃는다.

성을 파고 사는 패악적인 성매매 시스템의 엄연한 한 축
‘성적인 존재’라는 인식이 10대 성문제 해결 첫걸음


실제 많은 10대 청소년들은 ‘어른들이 뭐라고 하든 우리 일은 우리가 한다’라는 자기 결정권에 더욱 많은 비중을 둔다. ‘내가 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지 어른들의 이야기는 별로 상관이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10대들은 ‘의미’나 ‘가치’에 그다지 어른들 만큼의 비중을 두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들에게는 주유소에서 일을 하는 것이나 원조교제를 하는 것이 모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라는 이야기다. 어쩌면 어른들보다 더 자본주의적이고, 더 상업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어른들로부터 배운 것이다. 따라서 그것이 도덕적으로 크게 나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는 곧 10대들의 성문제 접근할 때 이제 더 이상 도덕성의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물론 ‘원조교제’를 유발시키는 첫 번째 잘못은 어른들이다. 그들이 돈을 주지 않는다면 원조교제라는 것 자체가 생겨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어른들의 잘못이 아이들의 생각을 깨어나게 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이야기다.

이제는 학생들이 먼저 나서서 돈을 흥정하고 2:1 서비스를 제안하며, 자신의 친구를 보내 성매매를 하는 포주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심지어 ‘처녀의 경우에는 돈을 더 내야 한다’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고. 한마디로 경악스러운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10대 ‘원조교제’ 어른들만의 잘못?

10대들은 이제 ‘성을 팔고 돈을 받는’ 일에 익숙해졌으며, 실제 이러한 원조교제를 하지 않는 학생들이라고 하더라도 원조교제 자체에 대해서 어른들만큼의 심각한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어른들의 잘못이지만, 이제 10대들 역시 우리 사회의 ‘패악적인 성매매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엄연한 주체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성에 대한 인식에서 10대들과 기성세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그것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윤락여성의 경우 ‘이미 버린 몸’이라는 생각을 하며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의 10대는 확연히 다르다. 비록 당장은 원조교제로 경찰서에 들락거리고 때로는 화류계를 드나든다고 해도 이들의 10년, 20년 뒤의 꿈은 ‘평범한 가정에서 아이를 기르며 남편과 알콩달콩 하게 사는 것’이라고 한다. 과거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10대들의 성문제에 대한 해법은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그 모든 열쇠는 어른들이 쥐고 있다”고 말한다. 어른들이 성담론에 개방적으로 다가가지 않는 이상, 절대로 아이들도 그런 방식을 취할 수 없다는 것. 결국은 어른들의 이중성은 고스란히 아이들이 닮아가고, 행동양식 역시 고스란히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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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통일교 수사’ 최종 시나리오

김건희 특검 ‘통일교 수사’ 최종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구속됐다. ‘정교유착 의혹’ 수사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김건희 특검팀의 활동 기간도 30일 연장됐다. ‘시간 압박’의 짐을 덜게 된 것이다. 이제 남은 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흘러간 통일교 자금과 윤석열 전 대통령 간 연관성, 통일교 교인 국민의힘 집단 입당 의혹 등이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인력·시간 압박에 고민이 깊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신병 확보 여부도 수사에 차질을 줄 수 있는 중대 기로 상황이었다. 한 총재가 구속되면서 수사 물줄기가 이어지게 됐다. 관건은 남은 시간 안에 모든 의혹을 수사할 수 있느냐다. 설마설마 했는데… 한 총재는 지난 23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각종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구속됐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횡령·증거인멸 교사 등 4개 혐의를 적용했다. 한 총재 구속 직후 통일교 측은 입장문을 통해 “수사와 재판 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 총재에 이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정원주 전 비서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공범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책임 정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정 전 실장은 최근까지 천무원(통일교 최상위 행정조직) 부원장을 맡아 교단 내 실세로 꼽힌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한 총재가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하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씨에 명품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는 등 ‘통일교 현안 청탁’ 과정을 승인하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영장심사에 팀장급을 포함해 검사 8명을 투입한 특검팀은 한 총재가 특검의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가 공범인 권 의원이 구속되는 것까지 지켜본 뒤 임의로 출석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인 점과 증거인멸 우려 의견 등을 420쪽 분량의 의견서에 담아 제출했다. 반면 한 총재 측은 이달 초 심장 시술을 받았고 각종 합병증 우려에도 자진 출석했다며 구속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권, 통일교 측 경찰 수사 정보 미리 알려 특검, 일부 교인 국민의힘 실제 입당 확인 한 총재는 전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전관 출신의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마지막까지 변론 전략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재명정부에서 첫 민정수석으로 임명됐다가 사퇴한 오광수 변호사도 한 총재 변호인단에 합류했지만, 이후 논란이 일자 사흘 만에 변호인 사임계를 내기도 했다. 특검팀은 이날 한 총재와 함께 영장심사를 받은 정 전 실장의 수첩에서 한 총재가 연루된 해외 원정도박 수사 사건과 관련해 “자금 관련해 (경찰이) 수사 중이고 압수수색이 나올 것”이란 취지로 적힌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한 총재 측은 ‘도박 수사 무마’ 사건이나 ‘금품 전달 의혹’ 등에 대해 “전달자인 윤 전 본부장의 개인 일탈”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정 전 실장이 원정도박 수사 사건을 미리 보고받고 챙긴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2022년 10월3일 권 의원으로부터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과 관련한 경찰 수사 정보를 들은 뒤, 이를 한 총재와 정 전 실장에게 보고하고 통일교 직원들을 시켜 관련 증거인멸을 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총재 측은 관련 보고를 받은 사실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승낙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 총재는 특검 조사를 받은 뒤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했느냐’고 묻는 질문에 “내가 왜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신병 확보에 성공함에 따라 향후 수사를 통해 권 의원에게 흘러간 통일교 자금 1억원과 윤 전 대통령 간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추적할 전망이다. 해당 자금의 전달 시점이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로 추정되는 만큼 윤 전 대통령선거에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9부 능선 넘었다 이와 함께 대선 전후 통일교의 재정·조직 지원에 따라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배정 등 통일교 현안이 정부 정책에 반영됐는지 규명하는 것이 향후 수사의 핵심이다. 특검팀은 한 총재 구속영장에 적시되지 않은 통일교 교인 집단 입당 의혹 등 남은 혐의 수사에도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앞서 특검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2022년 10월∼2023년 3월과 22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1∼4월 등을 특정해 통일교 교인 명단과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대조했다. 해당 기간 국민의힘에 신규 입당한 통일교 교인은 39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권 의원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윤석열정부 시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측에 지원을 요청한 단서를 포착했다. 특검팀은 “다른 잠재 주자들도 요청해 왔다”는 윤 전 본부장의 문자메시지 등을 토대로 통일교가 전방위적으로 국민의힘 후보들과 유착됐는지 살펴보고 있다. 우선 특검팀은 2023년 3월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연락한 정황과 통일교 지구별 책임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역을 분석 중이다. 특검팀이 2022년 11월 중순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보낸 메시지를 주목하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당시 전씨에게 “내년 전당대회에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한지, 윤심은 어떤지”라고 물으며 “몇몇 잠재 주자들도 요청이 왔다. 저희와 과거에 연결됐던 주자들”이라는 취지로 얘기했다. 실제 일부 입당 정황 전씨는 이에 “윤심은 변함없이 권(성동 의원)”이라고 답하며 당 대표 출마를 검토하던 몇몇 국민의힘 잠재 주자들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심판이라 포기했고, B씨는 윤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됐다. C씨는 이기적’이라는 취지였다. 윤 전 본부장이 D 의원은 어떤지 묻자, 전씨는 “윤심 근처에도 못 갔다”고 답했다. D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했지만, 당선권 안에 들지 못했다. 특검팀은 이 같은 문자 내역 등을 토대로,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했던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통일교 교인들을 동원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국민의힘 당사에 대한 세 번째 압수수색 시도 끝에 데이터베이스(DB) 관리업체에서 당원 명부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2022년 10월~2023년 3월 조직적으로 가입한 당원들과 당 대표 선거 참여가 가능한 책임 당원들을 파악할 계획이다. 책임 당원은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한다. 특검팀이 통일교 교인과 국민의힘 당원 명단 대조를 통해 ‘집단 가입’ 교인들을 찾으면 ‘통일교 3만명 지원’ 의혹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2023년 2월 초 윤 전 본부장이 ‘신규 입당원이 1만1101명, 기존 당원이 2만1250명’ ‘중앙 차원에서 지침을 내렸다’며 김씨에게 보내달라고 전씨에게 전달한 문자메시지도 확보했다. 특검팀은 당시 김씨와 한 총재의 승인하에 통일교가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을 집단적으로 지지했다고 판단한다. 전씨가 윤 전 본부장에게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으로 정리하라네요”라는 취지로 문자를 보내자, 윤 전 본부장은 “움직이라고 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실제로 김 의원은 당 대표에 당선됐고, 조수진 의원과 장예찬 후보도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수차례 논의” 당 대표 선거에도 직접 개입? 수사 기간 한 달 늘었는데 규명 의혹 산더미 그러나 김씨는 특검팀 조사에서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고 해당 후보들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며, 당시 당 상황에 관심이 없었다”는 취지로 반발했다. 전씨도 “그냥 광을 판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 등에게 정당법 제42조(입당강요죄)와 제49조(당대표 경선 자유방해죄)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정당법 위반 혐의가 성립하려면 통일교 측이 교인들 의사에 반해 강제로 입당시켰고, 당내 선거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조직적으로 투표 지시를 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혐의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특검팀이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하는 건 ‘정교 유착’ 의혹의 정점에 있는 윤 전 대통령이다. 권 의원에게 전달된 1억원 중 윤 전 대통령 몫으로 추정되는 돈이 별도로 준비돼있었던 만큼 한 총재로부터 관련 진술을 받아내야 한다. 지난 23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1월5일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종이상자에 담긴 ‘관봉권’ 형태의 현금 1억원을 권 의원에게 전달했다. 당시 1억원은 5000만원씩 각자 다른 색의 비단으로 포장됐고 노리개가 달려있었으며 이 중 하나에는 임금을 뜻하는 ‘왕(王)자’가 자수돼있었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인 당시 통일교 재정국장 이모씨는 같은 날 오전 10시께 두 개 상자 사진을 모두 찍어뒀다. 통일교 내부에서는 당시 전달된 자금 일부가 대선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의 몫으로 준비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 전 본부장 역시 특검팀 조사에서 권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한 이유에 대해 “대선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은 권 의원 주선으로 윤 전 본부장을 실제 만나기도 했다. 권 의원은 2022년 3월22일 경기도 가평 천정궁을 방문해 한 총재에게 금품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쇼핑백을 받은 뒤 같은 날 오후 윤 전 본부장을 데리고 당선자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과 만나게 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수천만원 따로 전달? 윤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 총재에게 대선을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했고, 윤 전 본부장의 통일교 현안 청탁에 “향후 그와 같은 사항들을 논의해 재임 기간에 이룰 수 있도록 하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통일교의 현안 중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 규모 확대 등 일부는 실현되기도 했다. 금품을 직접 주고받은 윤 전 본부장과 권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금품을 전달받았는지, 통일교 현안이 추진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