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춤·의상 선정성 논란

“이거야 원 민망해서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2011년 상반기 가요계에 ‘섹시 쓰나미’가 불고 있다. 걸그룹은 저마다 ‘쩍벌춤’, ‘봉춤’ 등 섹시 안무와 ‘하의실종’ 패션으로 매력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음악 프로그램 게시판은 걸그룹의 섹시 무대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파격적인 무대에 대한 호불호가 엇갈리며 선정성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섹시 안무·도발적 노출…눈요기거리 전락 우려
시아 94년생·티애 93년생·권소현 94년생 미성년

걸그룹의 과감한 안무 경쟁이 막을 올렸다. 포미닛, 라니아, 브레이브 걸스 등은 보아가 선보였던 ‘쩍벌춤’을 업그레이드시켰다. 보아가 ‘카피 앤 페이스트’ 무대에서 앉았다 다리를 벌리는 쩍벌춤으로 화제를 모았다면, 이들은 무릎을 꿇고 다리를 벌렸다 오므리는 신종 쩍벌춤으로 섹시 경쟁을 펼쳤다.

걸그룹 포미닛은 최근 앨범 ‘포미닛 레프트’를 발매하고 가요 프로그램을 통해 컴백무대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들의 춤은 지나치게 선정적이어서 걸그룹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 포미닛은 ‘거울아 거울아’를 부르면서 짧은 핫팬츠를 입고 멤버들이 무릎을 꿇은 채 다리를 벌리는 이른바 쩍벌춤을 선보였다. 포미닛은 이 춤을 출 때 중앙에 현아를 내세워 퍼포먼스를 한다. 포미닛은 남지현, 허가윤, 전지윤 모두 90년생이고, 김현아는 92년생, 권소현은 94년생이다. 미성년자도 있고, 이제 막 성인이 된 멤버가 섞여 있는 것이다. 포미닛의 쩍벌춤이 표현의 자유이든 아니든, 어린 소녀들을 선정적으로 묘사하는 가요계 현실이 씁쓸한 것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마이클잭슨의 ‘데인저러스’ 등의 작곡가로 유명한 테디 라일리가 만든 신인 걸그룹 라니아는 아찔한 섹시코드를 여과 없이 선보이고 있다. 신상 걸그룹으로서는 굉장히 파격적인 모습이지만, 다국적 그룹이라는 이미지가 어느 정도 이를 감안해주는 분위기다. 이들은 복근을 드러낸 상의에 가터벨트까지 차고 쩍벌춤을 췄음은 물론 몸을 더듬는 듯한 야릇한 안무로 남성팬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쩍벌춤’에 ‘봉춤’까지
 과감한 안무 경쟁

용감한 형제가 기획, 제작한 신예 걸그룹 브레이브 걸스도 데뷔곡 ‘아나요’를 통해 섹시하면서도 파워풀한 콘셉트를 선보이고 있다. 몸을 튕기는 바운스 동작이 역시 주요 포인트춤. 섹시 콘셉트로 승부수를 던지는 그룹은 아니지만, 섹시 코드를 통해 눈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안무에 맞춰 노출도 도발적이다. 수많은 걸그룹이 ‘하의실종’ 패션으로 감춰둔 각선미를 뽐냈다.

‘방콕시티’로 컴백하면서 독특한 색깔 레깅스 패션을 선보였던 오렌지캬라멜은 <뮤직뱅크>를 통해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은 긴 티셔츠와 금발 헤어, 사과 모양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살려 상큼하면서도 섹시한 하의실종 패션을 완성했다.

‘투 미’로 컴백한 레인보우는 럭셔리 하의실종 패션을 선보였다. 이들은 발렌시아가, 지방시, 샤넬, 멀버리 등의 명품 백을 들고 포르셰 카이엔, 아우디 오픈카 등 럭셔리 카를 배경으로 탄력 있는 각선미를 한껏 드러낸 하의실종 패션을 보여줬다.

‘하의실종’ 패션으로
감춰둔 각선미 뽐내

시원하게 몸매를 드러내고 섹시 댄스를 추는 걸그룹들의 모습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황홀하다’ ‘무대 볼 맛이 난다’는 등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쪽도 있었지만 ‘아직 미성년자가 포함된 그룹도 상당히 있는데 과하지 않나’ ‘낯 뜨겁고 민망했다. 가수가 아닌 것 같다’ 등 눈살을 찌푸리는 쪽도 있었다.
라니아는 시아가 94년, 티애가 93년생, 포미닛은 권소현이 94년생 미성년자인데다 음악 프로그램의 주시청층이 10대 청소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선정적인 의상과 안무를 선보이고 있다는 지적.

관계자 “걸그룹의 강렬한 퍼포먼스와 노출은 필수”
논쟁 가열 “선정성 과하다” vs “무대 퍼포먼스일 뿐”

이에 대해 포미닛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무대 퍼포먼스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포미닛은 무대 퍼포먼스가 강한 팀이고 다양한 매력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안무 역시 곡과 가장 잘 어울리는 동작을 고심해서 선택했고, 쩍벌춤에 포인트를 둔 것이 아니다. 전반적인 무대 퍼포먼스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브레이브 걸스 측 관계자 역시 “‘아나요’가 팝댄스곡이다 보니 곡 분위기와 가사에 가장 적합한 안무를 구상했다. 선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다. 강렬한 무대 퍼포먼스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도한 관심 부담
무대 일부로 봐달라

그렇다면 걸그룹들의 민망한 춤과 야한 의상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

한 연예계 관계자는 “좋은 이미지든 나쁜 이미지든 우선 시선을 끄는 데는 탁월한 효과가 있다”며 “걸그룹의 경우 강렬한 퍼포먼스와 노출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걸그룹의 쩍벌춤 선정성 논란이 일자 KBS가 나서 규제를 가하기로 결정했다.

<뮤직뱅크> 한 관계자는 “걸그룹들의 안무 선정성 지적에 대해 반박을 하지 못하지만 최대한 이러한 지적을 받지 않도록 하려고 한다”며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바로 수정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포미닛, 라니아, 브레이브걸스 등 이러한 논란에 휩싸인 걸그룹들이 쩍벌춤 안무를 수정하겠다고 회신을 줬다”며 “현재 이들의 안무를 미리 받아보고 있으며 선정성 논란 부분의 여지가 있다면 계속해서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포미닛, 라니아, 브레이브 걸스 등은 안무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팬들에게 선보이겠다는 의도가 일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더욱이 방송 등급이 15세 이상이라 KBS 측은 청소년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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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통일교 수사’ 최종 시나리오

김건희 특검 ‘통일교 수사’ 최종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구속됐다. ‘정교유착 의혹’ 수사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김건희 특검팀의 활동 기간도 30일 연장됐다. ‘시간 압박’의 짐을 덜게 된 것이다. 이제 남은 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흘러간 통일교 자금과 윤석열 전 대통령 간 연관성, 통일교 교인 국민의힘 집단 입당 의혹 등이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인력·시간 압박에 고민이 깊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신병 확보 여부도 수사에 차질을 줄 수 있는 중대 기로 상황이었다. 한 총재가 구속되면서 수사 물줄기가 이어지게 됐다. 관건은 남은 시간 안에 모든 의혹을 수사할 수 있느냐다. 설마설마 했는데… 한 총재는 지난 23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각종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구속됐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횡령·증거인멸 교사 등 4개 혐의를 적용했다. 한 총재 구속 직후 통일교 측은 입장문을 통해 “수사와 재판 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 총재에 이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정원주 전 비서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공범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책임 정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정 전 실장은 최근까지 천무원(통일교 최상위 행정조직) 부원장을 맡아 교단 내 실세로 꼽힌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한 총재가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하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씨에 명품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는 등 ‘통일교 현안 청탁’ 과정을 승인하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영장심사에 팀장급을 포함해 검사 8명을 투입한 특검팀은 한 총재가 특검의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가 공범인 권 의원이 구속되는 것까지 지켜본 뒤 임의로 출석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인 점과 증거인멸 우려 의견 등을 420쪽 분량의 의견서에 담아 제출했다. 반면 한 총재 측은 이달 초 심장 시술을 받았고 각종 합병증 우려에도 자진 출석했다며 구속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권, 통일교 측 경찰 수사 정보 미리 알려 특검, 일부 교인 국민의힘 실제 입당 확인 한 총재는 전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전관 출신의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마지막까지 변론 전략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재명정부에서 첫 민정수석으로 임명됐다가 사퇴한 오광수 변호사도 한 총재 변호인단에 합류했지만, 이후 논란이 일자 사흘 만에 변호인 사임계를 내기도 했다. 특검팀은 이날 한 총재와 함께 영장심사를 받은 정 전 실장의 수첩에서 한 총재가 연루된 해외 원정도박 수사 사건과 관련해 “자금 관련해 (경찰이) 수사 중이고 압수수색이 나올 것”이란 취지로 적힌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한 총재 측은 ‘도박 수사 무마’ 사건이나 ‘금품 전달 의혹’ 등에 대해 “전달자인 윤 전 본부장의 개인 일탈”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정 전 실장이 원정도박 수사 사건을 미리 보고받고 챙긴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2022년 10월3일 권 의원으로부터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과 관련한 경찰 수사 정보를 들은 뒤, 이를 한 총재와 정 전 실장에게 보고하고 통일교 직원들을 시켜 관련 증거인멸을 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총재 측은 관련 보고를 받은 사실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승낙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 총재는 특검 조사를 받은 뒤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했느냐’고 묻는 질문에 “내가 왜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신병 확보에 성공함에 따라 향후 수사를 통해 권 의원에게 흘러간 통일교 자금 1억원과 윤 전 대통령 간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추적할 전망이다. 해당 자금의 전달 시점이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로 추정되는 만큼 윤 전 대통령선거에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9부 능선 넘었다 이와 함께 대선 전후 통일교의 재정·조직 지원에 따라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배정 등 통일교 현안이 정부 정책에 반영됐는지 규명하는 것이 향후 수사의 핵심이다. 특검팀은 한 총재 구속영장에 적시되지 않은 통일교 교인 집단 입당 의혹 등 남은 혐의 수사에도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앞서 특검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2022년 10월∼2023년 3월과 22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1∼4월 등을 특정해 통일교 교인 명단과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대조했다. 해당 기간 국민의힘에 신규 입당한 통일교 교인은 39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권 의원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윤석열정부 시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측에 지원을 요청한 단서를 포착했다. 특검팀은 “다른 잠재 주자들도 요청해 왔다”는 윤 전 본부장의 문자메시지 등을 토대로 통일교가 전방위적으로 국민의힘 후보들과 유착됐는지 살펴보고 있다. 우선 특검팀은 2023년 3월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연락한 정황과 통일교 지구별 책임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역을 분석 중이다. 특검팀이 2022년 11월 중순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보낸 메시지를 주목하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당시 전씨에게 “내년 전당대회에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한지, 윤심은 어떤지”라고 물으며 “몇몇 잠재 주자들도 요청이 왔다. 저희와 과거에 연결됐던 주자들”이라는 취지로 얘기했다. 실제 일부 입당 정황 전씨는 이에 “윤심은 변함없이 권(성동 의원)”이라고 답하며 당 대표 출마를 검토하던 몇몇 국민의힘 잠재 주자들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심판이라 포기했고, B씨는 윤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됐다. C씨는 이기적’이라는 취지였다. 윤 전 본부장이 D 의원은 어떤지 묻자, 전씨는 “윤심 근처에도 못 갔다”고 답했다. D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했지만, 당선권 안에 들지 못했다. 특검팀은 이 같은 문자 내역 등을 토대로,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했던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통일교 교인들을 동원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국민의힘 당사에 대한 세 번째 압수수색 시도 끝에 데이터베이스(DB) 관리업체에서 당원 명부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2022년 10월~2023년 3월 조직적으로 가입한 당원들과 당 대표 선거 참여가 가능한 책임 당원들을 파악할 계획이다. 책임 당원은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한다. 특검팀이 통일교 교인과 국민의힘 당원 명단 대조를 통해 ‘집단 가입’ 교인들을 찾으면 ‘통일교 3만명 지원’ 의혹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2023년 2월 초 윤 전 본부장이 ‘신규 입당원이 1만1101명, 기존 당원이 2만1250명’ ‘중앙 차원에서 지침을 내렸다’며 김씨에게 보내달라고 전씨에게 전달한 문자메시지도 확보했다. 특검팀은 당시 김씨와 한 총재의 승인하에 통일교가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을 집단적으로 지지했다고 판단한다. 전씨가 윤 전 본부장에게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으로 정리하라네요”라는 취지로 문자를 보내자, 윤 전 본부장은 “움직이라고 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실제로 김 의원은 당 대표에 당선됐고, 조수진 의원과 장예찬 후보도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수차례 논의” 당 대표 선거에도 직접 개입? 수사 기간 한 달 늘었는데 규명 의혹 산더미 그러나 김씨는 특검팀 조사에서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고 해당 후보들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며, 당시 당 상황에 관심이 없었다”는 취지로 반발했다. 전씨도 “그냥 광을 판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 등에게 정당법 제42조(입당강요죄)와 제49조(당대표 경선 자유방해죄)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정당법 위반 혐의가 성립하려면 통일교 측이 교인들 의사에 반해 강제로 입당시켰고, 당내 선거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조직적으로 투표 지시를 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혐의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특검팀이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하는 건 ‘정교 유착’ 의혹의 정점에 있는 윤 전 대통령이다. 권 의원에게 전달된 1억원 중 윤 전 대통령 몫으로 추정되는 돈이 별도로 준비돼있었던 만큼 한 총재로부터 관련 진술을 받아내야 한다. 지난 23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1월5일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종이상자에 담긴 ‘관봉권’ 형태의 현금 1억원을 권 의원에게 전달했다. 당시 1억원은 5000만원씩 각자 다른 색의 비단으로 포장됐고 노리개가 달려있었으며 이 중 하나에는 임금을 뜻하는 ‘왕(王)자’가 자수돼있었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인 당시 통일교 재정국장 이모씨는 같은 날 오전 10시께 두 개 상자 사진을 모두 찍어뒀다. 통일교 내부에서는 당시 전달된 자금 일부가 대선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의 몫으로 준비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 전 본부장 역시 특검팀 조사에서 권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한 이유에 대해 “대선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은 권 의원 주선으로 윤 전 본부장을 실제 만나기도 했다. 권 의원은 2022년 3월22일 경기도 가평 천정궁을 방문해 한 총재에게 금품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쇼핑백을 받은 뒤 같은 날 오후 윤 전 본부장을 데리고 당선자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과 만나게 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수천만원 따로 전달? 윤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 총재에게 대선을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했고, 윤 전 본부장의 통일교 현안 청탁에 “향후 그와 같은 사항들을 논의해 재임 기간에 이룰 수 있도록 하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통일교의 현안 중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 규모 확대 등 일부는 실현되기도 했다. 금품을 직접 주고받은 윤 전 본부장과 권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금품을 전달받았는지, 통일교 현안이 추진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