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판결]미성년자 꾀어 키스방·성매매 죗값은?

"영계가 좋아"…면접 본다며 성관계

자신의 성적, 경제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10대 미성년자를 꾀어내 키스방 등 불법 성매매를 알선한 성인 남성들이 법의 심판을 받았다. 부산 부산진구에서 키스방을 운영하던 30대 남성은 10대 청소년을 고용, 키스와 애무를 하게 했고, 인천에서는 친구 3명이 노래방도우미를 구한다며 10대 청소년들을 모집, 성매매를 알선했다. 10대 미성년의 성을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한 파렴치 남성들의 죗값은 과연 얼마나 될까.

부산 키스방 미성년 고용…키스+애무 시킨 업주 집행유예
미성년 유인 성매매 알선…빗나간 3인의 우정 3년6월 징역

국내 상륙 4년째, 키스방의 인기는 아직도 식을 줄 모른다. 변태 퇴폐업소로 노선을 갈아타기도 하고, 당초 룰을 지키며 단골손님을 확보한 키스방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부산에서는 미성년자를 고용해 남성손님들에게 키스는 물론, 유사성행위까지 제공한 키스방 업주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미성년자 고용 키스방

부산지법 제5형사부(김진석 부장판사)는 지난 3월, 청소년을 키스방에 고용한 후 영리를 목적으로 그 청소년으로 하여금 키스, 애무 등 유사성행위를 하도록 한 키스방 업주에 대해 청소년보호법 및 직업안정법을 적용,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누구든지 영리를 목적으로 청소년으로 하여금 신체적인 접촉 또는 은밀한 부분의 노출 등 성적 접대행위를 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청소년보호법을 위반한 이유에서다.

판결문에 따르면 배모(32)씨는 지난해 5월 초순경부터 같은 해 10월 하순경까지 부산 부산진구에서 키스방을 운영했다. 당시 배씨는 키스방에서 근무할 아가씨 20여명을 모집했고, 그 중에는 고모(17·여)양도 포함되어 있었다.

배씨의 키스방을 찾아온 남성 손님들은 1시간에 7만원, 35분에 4만원의 이용료를 내고 아가씨들에게 키스와 애무 등을 받았고, 이 같은 서비스의 의무를 고양에게도 있었다. 이제 겨우 17세의 어린 청소년이 돈을 받고 성인 남성들과 키스를 하는가 하면 신체 일부를 애무하는 등 유사성행위에도 가담한 것.

배씨는 또 청소년유해매체물인 광고선전물을 공중이 통행하는 장소에 배포해서는 안 된다는 법령을 어기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자신이 운영하는 키스방의 약도, 전화번호 등이 기재된 광고전단지를 배포하고 다닌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배씨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왜일까.

이와 관련 재판부는 "배씨가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고양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는 등 나름대로 연령 확인 조치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양을 고용한 기간이 비교적 짧고, 현재 더 이상 키스방 영업을 하지 않는 점과 범죄전력이 없다는 점 등을 참작해 양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인천에서는 배씨를 능가하는(?) 파렴치한 성인 남성 세 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미성년자를 모집해 성매매를 알선하고, 면접을 본다며 직접 성폭행을 한 혐의에서다.

"남자 셋이 잘~한다"

26세 동갑 친구사이인 김모씨와 최모씨, 또 다른 김씨는 여자 청소년을 모집해 성매매를 알선하고 알선료를 떼는 방법으로 수익을 올리기로 공모했다. 이에 김씨는 실질적인 업주 역할을 하고 최씨와 또 다른 김씨는 인터넷 채팅으로 성매수남을 물색, 여자 청소년을 성매수남에게 데려다주는 역할을 하기로 하는 등 사전계획을 세웠다.

먼저 이들은 지난해 10월 인터넷 한 인기 메신저에 접속, 노래방 도우미 등을 구한다며 "숙식제공, 고수익 보장, 1일 10~20만원 수입 보장"이라는 내용의 쪽지를 무작위로 발송했다.

쪽지를 받은 청소년들은 노래방 도우미를 구한다는 말에 다른 신체적 접촉은 없으리라 생각하고, 이들에게 연락해 범죄에 악용됐다.

실제 이들의 꼬임에 넘어간 A(17·여)양은 지난해 10월16일 이들을 만났고, 본격적인 영업에 앞서 김씨는 실제 남성들과 성매매를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A양에게 "면접을 본다"면서 성관계를 요구, A양과 직접 성관계를 가져보기도 했다. 이후 A양은 같은 달 20일까지 5일 동안 총 5번의 성매매를 해야 했다.

이들은 남성 손님들에게 미성년자를 알선해주는 대가로 10만원의 화대 중 3만원을 떼어냈고, 김양 외에도 또래의 청소년 남모(18·여)양과 허모(17·여)양 등 2명을 더 모집해 5일 동안 총 11일회의 성매매를 알선, 33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성매매 알선 5일 만에 허양과 남양은 "성매매를 하기 싫다"며 이들에게서 떠났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이들이 아니었다. 이들은 성매매를 거부한 남양과 허양을 보도방 업주에게 보내줬고, 비슷한 시기 이들이 사용하던 인터넷 메신저의 아이디가 정지됐다. 사이버 수사대가 이들의 범죄 사실을 감지한 이유에서다. 

이들은 법정에서 "알선행위를 한 기간이 5일에 불과하고 그 행위가 시작 단계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33만원이라는 수익이 비교적 적다"는 이유로 그 영업성을 부정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이 사건 범행은 올바른 성적 가치관을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받아야 할 청소년을 고용해 성매매 알선영업을 한 것으로써 그 사회적 위험성과 비난 가능성에 비추어 3년6월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어 집행유예의 선고가 불가능하다"고 양형의 이유를 말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범행기간이 짧고 범행으로 인한 수익도 33만원에 불과한 점, 이들의 나이가 만 26세로 초범이거나 경미한 벌금 전과밖에 없고,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징역 3년6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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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