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정용진 5월 재혼설 진상

‘8년 독수공방’ 황태자 새장가 갈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재혼설이 또 터졌다. 인터넷뿐만 아니라 재계 전체가 이 소식으로 시끌시끌하다. 정 부회장의 열애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 ‘상처’ 뒤 꽁꽁 얼어붙은 정 부회장의 마음을 녹인 연인의 신상도 알려질 대로 알려졌다. 교제가 들통 난 이후 봄가을 결혼철마다 둘의 결합 얘기가 나왔지만 번번이 뜬소문으로 확인돼 쏙 들어갔었다. 이번엔 진짜일까.


한 언론은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5월 중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그동안 열애중인 것으로 전해졌던 플루티스트 한지희씨와 결혼식을 올린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웨스틴조선호텔 리노베이션 공사가 마무리(5월16일)되는 대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며 “정 부회장은 신접살림을 차리기 위해 판교 근처에 수영장 딸린 저택을 지어 이사했다”고 전했다.

“교제는 맞지만
결혼은 아니다”

정 부회장의 결혼 보도에 대해 신세계그룹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룹 관계자는 “교제 중인 것은 맞지만 결혼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결혼은 개인일이라 회사에서 알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 정 부회장은 결혼을 하는 것일까, 아닐까. 정 부회장의 재혼설은 한씨와의 열애 사실이 알려진 이후 봄가을 결혼철마다 불거졌었다. 그러나 번번이 뜬소문으로 확인돼 쏙 들어갔다.

정 부회장은 1995년 톱스타 고현정씨와 2년여의 열애 끝에 결혼했지만 8년여 만인 2003년 갈라섰다. 법원에 제출한 이혼사유는 ‘성격 차에 따른 가정불화’였다. 두 사람 사이엔 아들(13)과 딸(11)이 있다. 현재 정 부회장이 키우고 있다.

5월 중순 조선호텔서 결혼설…판교에 신접살림?
플루티스트와 4년째 열애 “결실 맺을까” 관심

한씨는 올해 31세로, 43세인 정 부회장과 12세 연하의 띠동갑이다. 키는 165㎝, 긴 생머리에 청순한 외모를 갖고 있다. 음대에서 플루트를 전공한 엘리트 유학파로, 중학교 시절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인 볼프강 슐츠의 추천으로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예비학교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불로뉴 국립음악원, 미국 오하이오 오벌린음악원, 일본 무사시노 음대 등을 나왔다. 현재 성신여대 음대 강사로 출강하며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서울바로크합주단, 원주시립교향악단의 객원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정 부회장과 한씨가 사랑에 빠진 것은 2007년이다. 열애설이 처음 불거진 시기는 그해 말부터다. 당시 일부 언론은 “정 부회장이 20대 여성과 열애 중”이라고 보도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두 사람이 사랑을 키울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은 음악이다. 클래식 모임을 통해 자연스레 가까워 진 것. 정-한 커플은 한 음악모임에서 만났다. 정 부회장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열애설에 대한 돌발질문에 “음악회를 다니는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지인”이라고 한씨를 소개한 적이 있다.

정 부회장은 평소 클래식을 즐겨듣는다. 한씨를 만나고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지금은 수준급 실력이다. 한씨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 부회장과) 같이 음악회 보러 다니는 모임에서 처음 봤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소개팅으로 만났다는 얘기도 있다. 한 기업인이 선교회 봉사활동을 통해 알게 된 한씨를 정 부회장에게 소개시켜줬다는 것이다. ‘오작교’역할을 한 기업인은 한씨의 가족들도 잘 알고 있어 모친과 동생도 두 사람의 교제사실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는 게 선교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음악모임서 만나 사랑 키워
세간에 ‘집안 반대’ 소문도


정 부회장은 한씨와의 핑크빛 소문을 부인해왔다. 정 부회장은 한씨에 대해 “친한 친구다. ‘원 오브 뎀(one of them·여럿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씨도 “정 부회장과 친한 사이인 것은 맞지만 사귀는 것은 아니다”고 발뺌했다.

하지만 수상한 장면이 여러 번 언론에 들켰다. 가장 먼저 2007년 말 이태원 일대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어 청담동 레스토랑 등 공개적인 장소에 자주 동석하는 모습이 잡혔고, 정 부회장이 트위터에 한씨 친구가 운영하는 음식점을 추천하기도 했다. 2007년 여름엔 용인 캐리비언베이 데이트로 떠들썩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네티즌은 “정 부회장과 묘령의 여인이 팔짱을 끼고 영어로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수영장을 돌아다녔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5월 둘 사이에 애정이 없으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도 있었다. 정 부회장은 한씨 부친인 한 전 부사장의 빈소였던 현대아산병원에 3일 내내 거의 상주를 하다시피 했다. 강원도 원주 장지까지 동행했다. 한 조문객은 “정 부회장이 딸만 둘인 집안의 사실상 상주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7월 정 부회장이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한씨의 독주 연주회에 참석하면서 본격적으로 둘의 결혼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봄가을마다 ‘솔솔’
번번이 뜬소문 확인

재계 관계자는 “아내의 내조 없이 대기업을 경영하기는 힘들다. 상대가 누가 됐든 정 부회장의 결혼 자체는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며 “단 언제가 관심사로 현재 사귀고 있는 여성이 있다면 그 시기가 당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부회장의 결혼이 임박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은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정 부회장은 수년간의 경영수업을 마치고 그룹의 실질적인 오너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상태. 따라서 경영에 안정감을 더하기 위해선 ‘피앙세’가 절실한 처지다. 다시 말해 큰 사업을 하는 사람은 일단 가정이 안정돼야 한다는 논리다.
꽉 찬 연애기간도 결혼 가능성을 높인다. 정 부회장과 한씨가 사귄 지는 벌써 4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게다가 정 부회장은 2009년 한씨에게 정식으로 프러포즈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청혼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무엇보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정 부회장의 새집이다. 판교 근처 대저택에 새 둥지를 틀었는데 바로 이 집에 신접살림을 들이지 않겠냐는 추측이 나오면서 결혼 임박설이 힘을 받고 있다.

정 부회장은 재혼에 대해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결혼에 한번 실패한 만큼 조심스런 입장을 견지할 수밖에 없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자신의 열애설이 퍼지자 트위터에 “오늘 팔로어 좀 늘겠군. 네이버 검색 2위!” “구정에 한번, 그리고 가정의 달, 그리고 추석에 한번, 추석이 가까워졌나” “여기도 인턴기자 계시나 봐요. 거의 실시간 (보도)”등의 코멘트만 달았을 뿐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한 적도 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결혼은) 아직 생각이 없다. 절실하지 않다.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선 정 부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한씨를 받아들일까 하는 의문이 나온다. 정 부회장이 결혼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해도 집안의 승낙 여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는 식으로 맺고 끊는 게 확실한 스타일. 한마디로 냉철한 성격의 소유자다. 이 회장은 사보 칼럼에서 “아버지(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차갑고 냉정한 경영자다. 체질, 성격, 취향, 생김새, 음식 등 아버지와 나는 모든 면에서 많이 닮았다”고 밝힌 바 있다.

정 부회장도 “어머니는 선대 회장님의 냉철한 이성을 가장 많이 닮은 분으로 경영수업을 받는 동안 선대 회장의 가르침을 전해주셨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 회장이) 전혀 결혼을 서두르지 않는다. 홀아비로 혼자 살아도 구질구질 하지 않게 부모님이 많이 배려해주신다”며 자신의 결혼에 대한 이 회장의 생각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신세계일가의 두 번째 며느릿감으로 거론되고 있는 한씨의 집안은 내로라하는 재벌가는 아니다. 그렇다고 평범하지도 않다.

[‘정용진의 그녀’ 누구?]
12세 연하 ‘띠동갑’
긴 생머리 청순 외모
플루트 전공 유학파
준재벌…2녀 중 장녀
5년전 회사원과 이혼

한씨의 부친은 고 한상범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다. 1972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여러 요직을 두루 거치다 1986년부터 2007년 퇴직 때까지 홍보업무를 맡아 국내 항공업계 ‘홍보의 달인’으로 유명했던 한 전 부사장은 인파선암으로 수년간 투병하다 지난해 5월 향년 64세로 별세했다.

모친은 김인겸 비손 대표다. ‘비손’은 이태원과 청담동에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김 대표는 비손 외에 퓨전식 일식레스토랑 ‘티즘’(이태원)과 인테리어숍 ‘비손 아트&데코’(청담동) 등도 운영 중이다.

“결혼 한번씩 실패
…신중할 수밖에”

한씨는 2녀중 장녀로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여동생이 있다. 한씨의 친조부는 기업인, 외조부는 해군참모총장·도지사·장관 출신의 유명인사다. 한씨를 비롯해 그 가족들은 모두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다만 한씨에겐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다. 바로 이혼 경력이다. 이 때문에 정 부회장은 열애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는 것을 몹시 부담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언론들의 대대적인 열애 보도로 한씨의 사생활이 노출되자 굉장히 미안해했다고 한다.


한씨는 정 부회장과 같은 ‘돌싱(돌아온 싱글)’이다. 아직 젊은 나이지만 결혼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한씨는 2003년 23세 때 5세 연상의 평범한 회사원과 결혼했으나 3년여 만인 2006년 말 이혼했다. 둘 사이에 자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짧은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솔로’로 지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 부회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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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시가 돛을 올린 한강버스가 고장 끝에 결국 멈췄다. 과거 ‘아라호 사업’도 재조명되고 있다. 아라호 사업은 2010년대 초반 경인 아라뱃길을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인천시와 공동으로 수백억원을 들여 기획한 수상 교통 프로젝트였다. 아라호는 시민들의 외면과 운영 적자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반면교사’로 삼았던 걸까? 서울시는 한강을 따라 운행되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서울 전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지난 18일 한강버스 운항을 시작했다. 여의도, 잠실, 뚝섬 등 주요 한강변 거점과 지하철역을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핵심이다. 관광이냐 출퇴근이냐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통해 관광 교통수단을 넘어 서울을 ‘한강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도시’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9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주택 공급 대책 관련 브리핑 도중 “한강버스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열흘 정도 운행 통해 기계적·전기적 결함이 몇 번 발생하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 약간 불안감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운항을) 중단하고 충분히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람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한강버스 시민 탑승을 중단하고 성능 고도화와 안정화를 위한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한다. 시는 국내 최초로 한강에 친환경 선박 한강버스를 도입해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2일에는 잠실행 한강버스가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고, 같은 날 마곡행도 운항 준비 중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결항했다. 26일에도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운항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자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과거 아라호의 값비싼 교훈을 남겼지만, 실패 요인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결과다. 한강버스 역시 또 하나의 혈세 낭비 사례가 될 수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아라호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이번에는 실질적인 시민 편익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으로 자릴 잡을지, 아라호의 전철을 밟을지는 향후 몇 년간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 서울시 아라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 때인 2010년 서울시가 예산 112억원을 들여 만든 2층 유람선으로 지난 2009년 5월부터 1년5개월을 들여 건조됐다. 오 시장의 지시로 건조된 아라호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공연과 한강특화공원 관람이 동시에 가능한 선상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영리 목적보다 공공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민자 유치 대신 재정이 투입된 사업이었다. 당초 아라호를 한강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운항하는 관광 크루즈선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여덟 차례 시범 운항과 21회 시험 운항만 했을 뿐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다. 제작 당시부터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을 빚었던 아라호는 정식 취항도 해보지 못한 채 팔렸다. 실제 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료와 유지비 등 관리 비용에만 연간 1억원이 들어간다는 점도 매각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12억원 들여 29억원에 판 아라호 출항 나흘 만에 고장…오, 좌불안석 아라호가 정식 운항에 나서지 못했던 배경에는 서해뱃길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도 있었다. 오 시장의 아라호 활용 계획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가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0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 후 사업 타당성 문제로 매각을 결정하면서 오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백지화됐다. 결국 서울시는 아라호 매각을 결정한 후 지난 2013년 5월, 106억원의 예정 가격으로 매각 입찰에 나섰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후 2차 입찰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알만한 이들은 알겠지만, 선박 사업은 수요를 찾기 어려운 사업 중 하나다. 결국 서울시는 3차 매각 입찰에서 최초 예정 가격에서 10% 인하된 95억원으로 깎았지만 이마저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같은 해 11월, 4차 매각에서 15% 인하된 90억원에 입찰을 시도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가격 인하의 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지 못하자 결국 임대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아라호가 정식 운항도 못한 채 6년 넘게 여의도 한강공원 선착장에 방치되면서다. 서울시가 제시한 사업 기간은 연말까지 8개월이고 한 차례 1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다. 당시 최저 임대료는 2억6300만원이었다. 아라호는 임대 사업을 시작해 건조 6년 만에 빛을 봤지만, 운항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강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아라호는 지난 2016년 민간업체인 레츠고코리아가 임대사업권을 낙찰받아 3년간 운영하다가 2018년 이랜드그룹 계열사 이랜드크루즈로 사업권을 넘겨줬다. 이랜드크루즈가 사업권을 따낸 시점은 지난 2018년 3월이지만 실제 운영은 2019년 6월부터 시작됐다. 이전 사업자인 레츠고코리아가 서울시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유람선과 시설물 반환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랜드크루즈는 1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 2019년 6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아라호의 임대 운영 사업을 1년 만에 접어야 했다. 애물단지 전락하나 이랜드크루즈는 임대계약 갱신청구권(1년)마저 포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무렵부터는 주식회사 수가 임대사업권을 이어받았다. 이후 마지막으로 인더라인25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업하는 조건으로 서울시와 지난 2022년 12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 단기 임대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인더라인25가 철거하지 않아 서울시는 골머리를 앓았다. 아라호 운항은 멈췄지만, 선착장을 한 달째 무단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더라인25는 계약 연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는 인더라인25를 상대로 명도소송,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행정 가처분 등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라호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수요 예측 실패와 운영비 부담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아라호가 연간 수십만명의 승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예측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노선 설계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통근이나 이동과 잘 맞지 않았고, 요금 역시 육상 교통수단에 비해 비쌌다. 결과적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한계가 있었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아라호는 철수될 수밖에 없었다. 아라호는 건조한 지 15년 만에 민간에 팔렸다. 지난 1월 서울시 한강 유람선 아라호는 5차례 입찰 끝에 약 28억5780만원에 팔려 민간업체에 인도됐다. 2013년부터 총 9번의 입찰을 시도한 결과 3분의 1 가격에 달하는 헐값에 팔린 셈이다. 당시 서울시에 따르면 아라호는 2024년 11월 말 공개입찰을 진행한 뒤 지난달 주식회사 마이랜드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길이 58m에 688톤 규모의 아라호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과 서강대교 남단을 오갔다. 승객은 총 310명까지 태울 수 있다. 음악회, 공연, 결혼식, 영화 상영을 위한 시설도 보유했다. 선착장에는 편의점, 치킨집 등 부대시설도 있었다. 아라호는 건조 후 15년 만에 매각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후임 고 박원순 시장이 2012년 사업을 백지화하면서 5년간 방치됐다. 2013년 5월 처음으로 공개입찰에 넘겨졌다. 시는 같은 해에만 총 4번의 입찰을 추진했으나, 입찰자가 없어 매번 무산됐다. 실패했지만 이번엔 달라? 서울시는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각사의 자금 동원 문제로 불발됐다. 이에 시는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는 대신 민간 위탁하는 방향을 택했고, 2017년부터 민간 위탁을 통해 운영했다. 하지만 임대계약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5월 말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그러자 시는 다시 매각을 시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5차례의 입찰을 진행했고, 같은 해 11월 말 입찰자가 나와 12월 매각 계약을 맺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아라호의 위탁 운영은 선박 운항이 아닌 선착장 내 치킨집 등 부대시설 위주로 돌아갔다”며 “자연스레 선박도 노후화되고, 전반적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적 분쟁으로 얼룩진 아라호를 통해 한강에 배 띄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한다. 서울시는 이번 한강버스 사업에서 아라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3가지 전략적 과제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실제 수요 기반의 노선 설계를 강조했다. 또 관광 중심이 아닌, 출퇴근·생활 교통을 고려한 정류장 배치, 그리고 지하철·버스 환승과의 연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내세우기도 했다. 기존 대중교통과의 환승 할인을 적용하고, 관광·레저용 프리미엄 서비스와 생활 교통 요금제의 이원화를 강조했다. 또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전기·수소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했고, 실시간 교통 정보 제공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들인 초기 사업비는 약 542억원으로 향후 발생할 총 사업비는 약 1500억~175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라호 사업비보다 10배가량 많은 혈세가 투입될 예정이다. 한강버스는 출·퇴근용 선박인 만큼 이용객을 충족하기 위해 여러 척의 선박이 필요하다. 지난해 3월 한강버스 운영사는 6척의 선박을 납품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는 첫 출항 이후 3척이 운항 중이며, 향후 6척의 선박이 모두 납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선착장 시설, 운영 시스템, 접근성 개선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가 포함돼 총사업비가 1000억원대 중반까지 증가한다. 묻지 마 10배로 베팅 6시에 나와야 9시 출근 아라호는 ‘유람선 제작’이 중심이고, 공연시설 등이 포함된 문화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선박이었다. 시설 설계가 크고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수량이 하나라 규모 면에서 제한적이기에 한강버스와 다르다는 결론이다. 반면, 한강버스는 여러 척의 선박을 건조해야 하고, 선착장 설치 또는 보수도 그만큼 갖춰져야 한다. 또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한 만큼, 유지비용도 클 뿐만 아니라 홍보, 안전, 시험 운항 등 여타 부대 비용에 민간투자금 및 보조금 등이 혼합돼있어 사업비 증액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한강버스 사업비가 초기 대비 크게 증가한 이유로 업체 선정 과정에서 계약 조건, 예상보다 오래 걸린 공정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테면 선박 제작 능력이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 간의 차이를 분석했는데, 일부 업체는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준비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아 계약이 무산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강버스는 대중교통 기능이 강조되면서 ‘출퇴근 수단’ ‘교통망 보완’ 등의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가 크더라도 지속 운영을 통한 수요 확보가 전제된다. 하지만 계획 대비 수요가 예상만큼 확보될지, 운영비와 적자 보전 부담이 얼마나 될지는 논란 중이다. 한편,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 나흘 만에 선박의 방향타 고장 등으로 잇따라 멈춰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23일 기준 누적 탑승객이 1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한강버스가 정시성 확보가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쯤 옥수선착장을 출발한 잠실행 한강버스가 강 한가운데서 20여분간 멈춰섰다. 결국 승객들은 종착지까지 가지도 못하고 도중에 내려야 했다. 한강버스 운영사는 고장 선박을 뚝섬 선착장에 접안한 뒤 승객들을 모두 하선시켰고, 뚝섬에서 잠실까지 구간의 운항을 취소했다.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발생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안내 방송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탑승객은 “20분이 넘게 서 있었고, 안내 방송이 안 나오고 승무원도 안 계시고…. (뚝섬 선착장) 도착하기 2~3분 전에 승무원이 ‘이 배 잠실까지 안 간다’고 뚝섬에 다 내리셔야 된다고…”라고 말했다. 이 사고와 별개로 같은 날 오후 7시30분에 잠실 선착장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마곡행 한강버스는 선박 고장으로 아예 결항됐다. 그 바람에 강서 방향으로 이동하려던 시민들은 황급히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승부수? 무리수? 서울시는 두 선박 모두 전날 밤 안정화 조치를 거쳐 다음 날인 23일 운항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또 선내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강버스 운영사가 이상을 감지한 뒤 원인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려 안내에 일부 지연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km 구간을 상하행 7회씩 총 14회(첫차 11시) 운항하고 있다. 소요 시간은 마곡에서 잠실까지 127분이다. 여의도에서 잠실까지는 80분이다.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0일부터는 출퇴근 시간 급행 노선(15분 간격)을 포함, 평일 기준 왕복 30회로 증편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