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 쥐락펴락’ 잠룡들 비선조직 대해부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1.16 11:02:55
  • 호수 10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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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대통령도…제2의 최순실 끼고 있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조기 대선이 거론되는 가운데 잠룡들의 ‘비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국민들은 혹시나 차기 대통령이 비선실세 의혹으로 탄핵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일요시사>는 잠룡들의 뒤에서 그들을 움직이는 비선들을 살펴봤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손학규 전 대표는 지난 11일,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해 “지금 대통령 후보자로 가장 지지율이 높은 사람 측에도 그런(비선) 사람들이 형성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여의도에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손 전 대표는 “지난 6번의 대통령 중 소위 실세 권력이 없었던 적이 없다”며 “노태우 때 고종사촌 처남 발철언씨, YS(김영삼) 때 아들 김현철씨, DJ(김대중) 때는 ‘홍삼’이라고 불린 3형제가 다 구속됐고, MB(이명박) 때는 형님 이상득씨, 박근혜 대통령은 형제가 없으니 비선 실세 최순실씨”라며 과거 사례에 대해 언급했다.

문고리 3철
그들은 누구?

그는 대통령이 갖는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인해 비선 실세와 문고리권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현재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의 비선은 과연 누구일까. 우선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의 비선으로는 ‘3철(더민주 전해철 최고위원,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꼽힌다.

전 의원은 지난해 4·13총선을 통해 재선에 성공했다. 아울러 당 지도부에 이름을 올리면서 전면에서 당을 이끌고 있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4년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2006년에는 민정수석을 지내며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민정비선과 시절에는 직속상관인 민정수석이 문 전 대표였다. 이때 맺어진 인연으로 문 전 대표의 핵심인사가 됐다. 아울러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다른 참모 출신 인사 8명과 함께 백의종군을 선언키도 했다.

이밖에 양 전 비서관과 이 전 수석은 문 전 대표가 당대표 시절이던 시절 ‘비선’ 의혹이 일자 문 전 대표에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양 전 비서관은 문 전 대표가 대선 숨고르기에 들어간 지난해 6월 함께 히말라야 트레킹에 다녀왔다.

정치권에선 양 전 비서관의 동행을 두고 “문 전 대표가 그만큼 신뢰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최근 문 전 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국가비전을 제시한 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양 전 비서관은 문 전 대표의 책 출간 관련해 실무를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운명>이란 책으로 정치적으로 성장한 문 전 대표는 “뒤돌아보면 양 전 비서관이 저로 하여금 책을 쓰게 하고 제 등을 떠밀어서 저를 정치권으로 다가가게 했다”며 “제가 낸 <운명>이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고 정치적으로 떴다”고 고마움을 전한 바 있다.

문 전 대표의 경남고 후배로도 알려진 이호철 전 민정수석은 1981년 부림사건 피의자로 구속됐을 때 노무현 전 대통령과 연을 맺었다. 이후 자연스레 문 전 대표와는 정치적 동반자가 됐다. 그는 지난 20대 총선서 불출마를 선언하며 현실정치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대선 정국에 들어서면 문 전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의 또 다른 최 측근으로는 윤건영 전 청와대 비서관이 꼽힌다. 지난 대선서 비선 의혹이 일었던 윤 전 비서관은 문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이다. 그는 현재 서울 마포구 광흥창 사무실서 대선 베이스캠프를 꾸리며 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의원들 중에선 더민주 김경수 의원이 최측근으로 꼽힌다. 문 전 대표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김 의원은 참여정부서 연설기획비서관, 공보담당비서관 등을 맡았고, 이후엔 노무현재단 봉하사업 본부장을 담당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선 문 전 대표의 수행팀장을 맡으며 보좌했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뒤에는 외교관 출신들이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의 인맥은 외교관 출신들로 채워져 있다. 그 중 북미국 출신들이 핵심이라고 봐야한다”며 “반 전 총장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그들이 캠프를 이끌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의 최측근 그룹으로는 김원수, 김숙, 윤여철 3인이 손꼽힌다.

북미국 출신
전면 나선다?

특히 윤여철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반기문의 남자’라고도 불렸다. 그는 북미국 서기관이던 지난 2001년 뉴욕 유엔본부에 파견돼 당시 유엔총회 의장 비서실장을 맡았던 반 전 총장을 보좌했다. 반 전 총장이 유엔사무총장에 오르자 미국으로 건너가 일정 등을 관리하면서 측근서 보좌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지난 2015년 10월 외교부로 복귀해 지난해 2월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임명됐다.
 

일각에선 윤 비서관이 반 전 총장과 박 대통령간의 핫라인 역할을 해줄 것이라 분석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해 상황은 급변했고, 핫라인은 유명무실해졌다. 반 전 총장의 외무고시 동기 중 김숙 전 유엔대사는 반 전 총장을 둘러싼 의혹 중 하나인 ‘박연차 23만달러 수수설’ 보도에 적극 대처한 인물로 알려진다.

외교부 출신으로 유엔대사와 국정원 1차장을 지낸 김숙 전 대사는 반 전 총장이 유엔으로 가기 전까지 최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반 전 총장을 따라 유엔으로 가지 않고 외교부에 남아 업무를 보다가 현재 퇴임한 상태다.

또 다른 측근인 김원수 전 사무처장은 외교부 정책기획관, 대통령실 국제안보비서관과 외교통상비서관을 지냈다. 2006년 반 전 총장이 유엔사무총장에 출마했을 때 선거운동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에는 외교부를 퇴직하고 유엔으로 자리를 옮겨 사무총장 비서실 차장, 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반 전 총장과 대소사를 상의하는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힌다. 이번 반 전 총장 귀국에는 함께하지 않고 당분간 뉴욕에 체류할 것으로 알려진다.

반 전 총장 측근은 크게 외교관과 범여권으로 나뉜다. 범여권 인사들 중에는 MB(이명박)정부 출신인사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MB정부서 대통령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지낸 곽승준 고려대학교 교수는 반 전 총장의 경제팀을 이끌고 있다. 그는 ‘따뜻한 시장경제’와 ‘진화된 자본주의’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제도’를 중심으로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손 “문도 비선실세” 여의도 풍문 진실은?
‘문고리 3철’ 뭐하나…각자 역할 수행 중

언론인 출신인 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은 홍보와 정무를 맡으며 반 전 총장을 보좌하고 있다. 외교관 및 범여권 이외에 주목받는 반 전 총장 비선으로 거론되는 사람은 임덕규 백소회 회장이다. 임 회장은 반 전 총장과 막역한 관계로 알려진다.
 

그는 11대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월간 디플로머시>의 발행인이기도 하다. 반 전 총장과는 46년째 끈끈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임 회장은 최 측근으로서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행보에 대해서 이야기해왔다.

지난 1일 그는 MBN에 출연해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으로 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날 반 전 총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신당 창당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대선 완주 의지를 밝힌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비선은 누구일까. 안 전 대표는 측근들과도 자주, 혹은 깊게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안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 과정서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을 비선으로 두고 있다는 의혹에 시달린 바 있다.

지난 2015년 8월, 더민주 금태섭 의원은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에서 “진심캠프의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의 부재였다”며 안 전 대표의 핵심 자문으로 알려진 박경철 원장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박 원장은 캠프에 참여하면 ‘숨은 실세’라는 말을 들을 위험이 있어 ‘진심캠프’ 설립에만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금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실제로는 비선 역할을 하며 캠프에 관여했다.

금 의원은 “박 원장은 별도의 모임을 만들어서 후보와 비공개 화합을 가지면서 선거운동의 모든 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박 원장이 처음에는 비공식조직을 부인했지만 은밀히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정기모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당시 안 전 대표는 “박경철 원장은 조언자 중 한 사람”이라며 비선 논란에 선을 그었다. 현재 박 원장은 토크쇼에 간간이 출연하며 현실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비선 논란
지지율 반등?


안 전 대표의 측근은 주로 ‘진심캠프’로 구성됐다. 진심캠프서 미래기획실장을 맡은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 진심캠프서 대선정책공약집 <안철수의 약속> 집필을 주도한 국민의당 정책국장 등이 거론된다.
 

이태규 의원은 국회사무처 입법보좌관 출신으로 여의도연구원을 거쳐 지난 18대 대선에선 안철수 후보 진심캠프 미래기획실장을 맡았다. 이후 안 전 대표와 함께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해 활동했다. 지난 2015년 안 전 대표의 탈당에 동참해 국민의당 창당 준비실무기획단장을 맡으면서 당의 틀을 짜는 데 앞장섰다.

지난 2015년 2월부터 5월까지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을 맡아 총선전략을 담당키도 했다. 이후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이 의원은 안 전 대표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 측근으로 거론되는 박선숙 의원은 진심캠프서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안 전 대표를 지원했다. 이후 국민의당에 합류한 그는 국민의당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리베이트 파문’이 터지면서 수렁에 빠졌다. 최근 그에 대한 1심 판결이 무죄를 선고 받으면서 안 전 대표의 지지율 회복에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무죄 판결에 대해 안 전 대표는 “저희들은 인고하고 견디면서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다렸다”며 “이제 국민이 평가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이 당내 요직에 복귀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당대회서 새롭게 구성될 지도부가 판단할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박 의원은 현재 안 전 대표의 대선캠프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안철수 진심캠프 뒤에도…
외교라인 기름장어 보좌

제3지대 및 정계개편을 구상 중인 더민주 손학규 전 대표의 비선은 누구일까. 손 전 대표의 측근은 대부분 대표시절 함께 일했던 사람들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대선에 나설 당시 캠프서 일했던 사람들이 주목받는다.

더민주 김병욱 의원, 대표실 부실장을 역임한 고용진 의원, 김유정 대변인 등이 그의 대선 후보 캠프에 적극 참여한 인물로 꼽힌다. 아울러 대선 후보 경선 선대위 최전방서 일했던 측근으로는 당시 이남재 광주전남본부장과 강훈식 전략기획실장이 꼽힌다.
 

당시 캠프 내에선 ‘좌남재 우훈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남재 전 본부장은 손 전 대표 비서실 부실장, 동아시아미래재단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이낙연 전라남도지사 정무특별보좌관을 맡고 있다.

이 전 본부장은 지난 총선서 광주 북구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고배를 마셨다.

강훈식 의원은 손 전 대표 정무특별보좌관을 역임하고 지난 총선서 충남 아산시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총선 당시 손 전 대표는 강 의원의 선거 운동을 지지한 바 있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김병욱 의원은 지난 2011년 4월 보궐선거 당시 손 전 대표가 분당을에 출마할 때 손 전 대표에 지역을 양보했다. 이후 지난해 4·13총선에선 김 의원이 분당을에 출마할 때 손 전 대표가 김 후보를 지원하면서 두 사람은 친분을 과시했다.

김 의원은 총선 전까지 손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최근 손 전 대표가 주도하는 국민협의체 성격의 국민주권개혁회의 합류 여부에 대해 김 의원은 “합류 여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지만 탈당 여부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집단 탈당?
누가 있나

다른 손학규계인 이찬열 의원은 지난해 10월21일 더민주를 공식 탈당했다. 손 전 대표가 정계 복귀와 탈당을 선언한 이후 첫 동반 탈당이었다. 이 의원은 손 전 대표가 지난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할 때 동반탈당한 데 이어 2009년 10월 재보궐선거 당시 손 전 대표가 수원 장안서 구원등판을 사양하고 선거지원에 나서면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이 의원은 탈당을 선언하면서 “일단 당 밖에 나가서 손 전 대표가 필요로 하는 일이 있을 때 도와드리는 역할을 하겠다”며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결국 손 전 대표를 중심으로 다 모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원순의 무리수
촛불로 대통령 뽑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촛불공동정부론’의 실천방안으로 ‘촛불공동경선’을 제안했다.

그는 “촛불공동경선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과 시민사회 등 범야권이 참여하는 완전국민경선을 통해서 야권 단일 후보를 선출하자는 것”이라며 “촛불광장에 수만 개의 투표소를 설치해서 누구나 자유롭게 공동정부의 후보 선출에 참여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촛불공동경선 주장
광장에 투표소 제안
서울대 폐지론 언급

일각에선 촛불경선이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하고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지율 정체국면에 있는 박 시장이 급한 마음에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박 시장은 국회에서 열린 ‘교육비전토론회’에 참석해서는 “서울대에서부터 서열화된 입시지옥에서는 학생은 물론 부모, 교사들도 행복할 수 없다”며 “프랑스 통합국립대처럼 국공립대학교 통합 캠퍼스를 구축하면 지방 국공립대학교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선 워낙 논란의 여지가 많고, 이미 여러 정치인이 꺼내든 카드인 ‘서울대 폐지론’을 박 시장이 끌고 나온 의도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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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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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