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23> 베이비부머 위한 임대사업(上)

700만 은퇴 시대…돈되는 상가는?


전체 인구의 약 15%인 712만명에 달하는 베이버부머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국내에서 베이비부머(baby boomer)는 한국전쟁 뒤인 1955∼63년에 태어난 사람을 말한다. 앞으로 10년간 경제활동에서 빠져나오는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 수는 15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50만명은 베이비부머 이전 세대의 지난 10년간 은퇴자 80만명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앞으로 10년간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 150만명
노후 대비용 장기투자 주목…안정적 수익 보장

은퇴를 하거나 고려 중인 베이비붐 세대들은 노후를 위해 당연히 부동산 임대사업에 관심을 많이 가질 것이다. 부동산 임대사업이 가능한 부동산 상품이 늘고 있지만 사실 정착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줄 부동산 상품은 흔치 않은 게 현실이다.

통계청은 최근 “향후 10년 안에 다가올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새로운 변화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베이비붐세대 은퇴가 임박하고 동시에 인구가 2018년 4934만명을 정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여 부동산 임대투자도 전략 수정이 필요한 때다. 통계청은 우리나라 인구가 2018년을 정점으로 줄겠지만 가구 수는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했다. 1인가구는 지난해 336만가구에서 2018년 398만가구, 2030년에는 471만가구로 늘어날 전망이다.

저성장 고령화 시대
시세차익보다 임대수익

1인가구 증가와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면 우리나라 경제도 장기간 저성장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임대 부동산도 시세차익보다 임대수익을 노리는 게 올바른 투자전략이다. 따라서 트렌드에 맞는 수익형 부동산 상품에 서서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먼저 소개할 상가는 오랫동안 은퇴자들에게 노후대책으로 인기가 높은 상품이다. 상가투자는 타 임대 부동산에 비해 적지 않은 투자금액이 필요하고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대신에 위험이 큰 상품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상가투자 트렌드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새로운 유형의 상가들이 등장하고 단기적인 투자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바라는 장기적인 투자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노후 대비로 상가투자에 관심이 많지만 막상 투자에 망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실 주의를 살펴보고 관심을 가지면 의외로 돈이 되는 상가가 적지 않아 소개하고자 한다.

좋은 상가는 절대 팔지 않고 대대손손 물려준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런 상가가 어디에 있을까.
물론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굳이 꼽으라면 ‘파생상가’를 추천하고자 한다. 파생상가라고 하면 생소한 용어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상가투자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파생상가란 대형시설에 딸려있는 부속상가를 말하는데 다른 말로 보조상가 등이 있다. 예를 들면 의외로 많다.

▲메디컬 빌딩의 약국·안경점 ▲대형 복합단지의 구두방·커피전문점 ▲학원전문상가의 문구점 ▲대형 극장의 패스트푸드점·매점 ▲의류 쇼핑몰의 수선점 ▲대단지 아파트 단지 내 상가의 세탁소·미용실 ▲전문 병원의 식당 ▲대형 예식장 건물의 식당 ▲아파트형 공장의 구내식당·문구점·편의점 등과 같이 주 건물의 부속·보조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들 상가들은 ‘바늘 가는데 실 가는’ 역할을 하는 점포다. 주 건물의 영업 상황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좌우되므로 잘 고르면 상당한 장점을 지닌 상가로 평가받는다. 주로 본원 시설의 수요에 맞춰 부수적으로 지어진 상가이기 때문에 매출액이 꾸준하고 영업환경이 쾌적한 편이다. 소비층이 고정적이고 같은 건물이나 주변의 유입고객 위주로 영업하기 때문에 영업 경험이 없는 초보 투자자가 직접 운영을 하기에 안정적이다.

파생상가에 투자할 때는 본원 시설이 활성화할 수 있을지 여부를 충분히 검토한 뒤 투자해야 한다. 대형 쇼핑몰이나 상가가 상가 활성화에 실패한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더욱 주의를 요한다.

파생상가를 분양받으려는 경우에 입점 경쟁률이나 분양률도 꼭 따져봐야 한다. 상가규모를 감안하여 고정적으로 상주하는 고객의 수가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히 파악해보고 주변 상가와 비교해 유동인구를 잠재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지 집객요소나 흡입요소를 갖춘 경쟁력이 있는지 충분히 따져야 한다.

초보 투자자인 경우 되도록이면 권리금이 없고 분양가가 저렴한 중심가형 신축 대형건물 내 소형 상가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파생상가는 고정고객 확보가 쉽다는 이점 때문에 분양·임대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투자 수익률을 철저히 계산하고 주변 상가시세를 비교한 후 적정 분양가에서 투자하는 게 좋다. 상주고객과 일부 유동고객만을 대상으로 영업하기 때문에 안정성은 뛰어나지만 유동인구 확보가 쉽지 않는 경우 매출이 크게 오르지 않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좋은 상가는 안 팔고
대대손손 물려준다

상가에 관심이 있어 현장에 가보면 돈 되는 자리가 분명 있다. 그중 하나가 공간활용이 가능한 점포다. 쉽게 예를 들면 옥상에 정원이 조성되는 경우 맨 상층부를 분양받는 사람의 독점 공간이 될 가능성이 많다.

이처럼 특정 점포만이 누릴 수 있는 서비스 공간을 제공한다거나 한 층을 분양받거나 임대로 들어오는 경우에는 독점적으로 특정 서비스 면적을 활용할 수 있는 상가가 당연 분양 1순위가 되는 것이다. 또 공간활용이 가능한 상가들을 살펴보면 분당 정자동이나 서울 가로수길 상권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테라스 상가가 있다.

테라스 상가는 극심한 상가 시장 불황기에도 넉넉한 영업공간으로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임차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층고가 높아 복층으로 활용이 가능한 점포도 이에 속한다. 테라스형 상가는 전면부 3∼6m를 서비스 면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투자자나 임차인에게 선호도가 높다. 몇 해 전 분양한 동탄신도시 테라스형 상가인 동탄파라곤이나 송도국제도시의 테라스가든의 경우 1∼2달 만에 80∼90%의 높은 분양률을 보였다.

상가에서 임대면적의 공용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 임차인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면적(전용면적)에 비해 공용면적에 대한 부담이 높아져서 임차인 유치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때 상가 전면에 광장, 테라스 공간이 조성이 되면 실질적인 전용면적 비율이나 공간활용 측면에서 유리해져 임차인 확보나 매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단, 테라스 상가에 투자를 할 경우 몇 가지 사항은 반드시 체크를 해야 한다. 서비스 면적의 활용이 가능하거나 특정 공간의 독점적 사용권을 보장받는 상가의 경우 희소성으로 인해 분양가격이 대개 일반 상가보다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계약 당시에는 서비스면적이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가 계약 후 분양가에 포함돼 법적분쟁으로 가는 경우도 간혹 있는 만큼, 분양가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잘 살피고 계약서에 사용권에 대해 명문화해야 한다.
‘세금도 절세하면서 돈 되는 상가가 있다’면 누구라도 관심을 가질 것이다. 과연 이런 상가가 있을까. 실제로 주변에 쉽게 찾을 수 있다.

상가주택, 지하상가가 대표적인 사례다. 상가주택은 상가겸용주택으로도 불리우는데 한 울타리 내에 있는 1동의 건물에 주거용에 공하는 부분과 주거용 이외의 점포, 사무실, 공장 등 비거주용 부분이 같이 있는 경우 또는 주택에 부수되는 토지에 주거용 이외의 건물이 설치되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쉽게 풀이하면 본인은 상층부에 거주하면서 저층 점포에 세를 놓거나 본인이 직접 장사를 하는 주택을 말한다. 특히 퇴직을 앞둔 고연령층에게는 노후 대비용 수익형 상품으로, 이미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임대수익을 노릴 수 있는 투자처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주변에 개발호재가 있다면 시세 상승도 가능하다. 상가주택은 일단 도로를 끼고 있는 장소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고 주택가가 시작되는 입구나 인근 주민들이 이동하는 동선 내에 위치한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초보 투자자에 딱 맞는 ‘파생상가’
알짜 공간활용 가능한 ‘테라스상가’
절세가 관건 ‘상가주택·지하상가’

투자 유망 지역은 아파트 인기 지역과 비례한다. 주변에 대학교나 사무실이 많고, 경쟁할 만한 상업시설이 적을수록 좋다. 상가주택은 시세차익보다 임대료로 고정수입을 얻는 게 주 목적이므로 전세금 비율이 높아야 한다. 초기 투자비용이 부족하면 수도권도 괜찮다. 택지개발지구나 신도시의 상업지역, 구 도심의 역세권이 무난하다.

상가주택에서 세금을 절세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1주택자가 살면서 투자하는 것이다. 다만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주택면적이 상가면적보다 많으면 주택으로 간주돼 양도소득세를 비과세받을 수 있다. 3년 보유 요건(서울 등 2년 거주 추가)을 갖춘다는 전제 하에서다. 이 비과세 요건을 갖춘 경우 매매금액이 9억원 이하라면 양도소득세는 전혀 없다.

그러나 주택면적이 상가면적과 같거나 오히려 작다면 약간 상황이 달라진다. 주택면적에 대해서만 양도세가 비과세되고 상가는 과세된다. 주택부분 비과세도 실거래가격이 9억원 이하 이어야 하고 서울 등은 3년 보유에 2년 거주 요건을 갖춰야 한다. 따라서 1가구 1주택자인 경우 주택면적을 상가면적보다 많게 하는 게 유리하다.

면적의 구분은 공부(건축물대장 등) 상의 용도를 원칙으로 하지만 실제 사용 용도가 다르면 이에 따르도록 돼 있다. 실질과세의 원칙이다. 지하실의 경우 실제 사용하는 용도에 따라 판단하되 그 용도가 불명확한 경우 주택의 면적과 상가면적의 비율로 안분해 계산한다. 결과적으로 상가주택은 세금 측면에선 별도의 주택이 없는 사람이 투자를 해야 불이익을 피할 수 있는 셈이다.

유동인구 등 상권 따라
임대수익률 천차만별

이와 같이 상가주택만을 보유한 1세대 1주택 보유자의 경우 주택부분이 차지하는 면적이 기타 상가부분보다 넓다면 전체를 비과세 받을 수 있는 길이 있으므로 상가겸용주택을 신축하거나,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경우 양도소득세 절세 차원에서 이 부분을 심도 있게 고려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9억원이 초과해 고가주택으로 분류되는 경우에도 절세 효과가 있을까? 상가겸용주택이 1세대 1주택이라 하더라도 9억원을 넘는 양도가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과세받게 돼 있는데, 이렇게 1세대 1주택에 대해 양도소득세가 과세되는 경우에는 10년 이상 보유한 경우 80%까지 장기보유 특별공제가 가능해 양도소득세 부담이 거의 없게 된다.

절세를 하면서 돈 되는 또 다른 상가는 지하상가다. 지하상가는 흔히 지하철 통로나 지하공간에서 볼 수 있는 상가를 말한다. 서울에서는 강남역, 잠실역, 강남 고속터미널, 영등포역, 명동역 등 수도권에는 부천역, 부평역, 주안역, 수원역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이들 지역에 목이 좋은 지하상가의 권리금은 알고 보면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 고유가 시대 등으로 지하철 유동인구를 고객으로 둔 지하상가들이 뜨고 있는 것인데 일반 상가에 비해 보증금이나 권리금이 훨씬 높지만 유동인구가 고정돼 있어 경기 변동에 따른 매출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게 강점이다. 예전에 비해 판매 물품도 다양해졌다. 옷, 액세서리를 비롯해 휴대전화, 고급의류, 네일아트, 사주 전문점 등 그야말로 ‘없는 게 없을’ 정도다.

물론 지하상가라고 해서 모두 장사가 잘 되는 건 아니다. 인근에 유동인구가 많고 지상상가가 잘 되는 지역이라도 의외로 지하상가의 임대수익률은 낮은 경우도 있고 상권에 따라 임대수익률이 천차만별이라는 데 유의해야 한다.

서울시 지하상가를 예를 들어 보겠다. 소유권 매매는 할 수 없지만 임차권 매매는 가능하기 때문에 임차권을 사들인 후 다시 임대해 세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소유주인 서울시의 관리명부에 임차권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권리 행사에도 문제가 없다. 지하상가는 등기분양을 하는 일반 상가와 달리 장기 임대분양방식으로 취득세 등 거래세는 물론 재산세,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의 과세 대상도 아니기 때문에 절세적인 측면에서 유리한게 가장 큰 매력이다.

지하상가엔 최근 변화가 있다. 그동안 서울시내 지하도상가 운영사업자 선정 방식이 수의계약 방식에서 일반 경쟁입찰제로 바뀌어 올 7월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따라서 상가 투자자나 창업자들은 지하상가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상가114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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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개> 검찰 수사기록으로 본 12·3 내란 사태 전말 ⑥좌파 14명 체포 실패 내막

[단독 공개] 검찰 수사기록으로 본 12·3 내란 사태 전말 ⑥좌파 14명 체포 실패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12·3 계엄 당일 내란 주동자들은 정치인과 판사 등 자신들이 반국가 세력으로 지칭한 14명의 체포를 위해 서둘렀다. 하지만 준비가 된 것은 각 군의 사령관들뿐이었다. 계엄사령부와 합동수사본부의 설치는 훈련 상황서도 24시간가량 걸리는데 이를 간과한 것이다. 미리 계엄을 준비했다는 증거가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에 실무진에게 준비시키지 않은 점이 의문점으로 남아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 주도자들이 정치인과 판사 등 ‘좌파세력’이라고 지칭한 14명의 체포를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그 내막에는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이하 합수본)의 미설치가 있다. 진술 나오자 다른 전략 <일요시사>가 검찰 진술 조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계엄이 시작된 계기와 14명의 체포 미수 및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불법 점거의 실패 이유로 ‘합동수사본부 미설치’를 꼽았다.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 국회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립은 심각했다. 과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야당은 자기들끼리 뭉쳐서 법안을 통과시켰고 윤 전 대통령은 재의요구권을 사용했다. 또 야당은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한 검찰들에 대한 탄핵을 시도하고 김건희씨와 관련한 특검법을 계속 발의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검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7일경, 윤 전 대통령이 관저 식사 자리서 “수사받다가 마음에 안 든다고 검사를 탄핵하고, 재판받다가 마음에 안 든다고 판사를 탄핵하고, 헌법재판소가 마음에 안 들면 정족수를 자르고, 이게 나라냐.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국가 세력의 준동에 관해 청주간첩단 및 창원간첩단 사건과 관련해 수사 과정서 잡은 인원들을 판사 기피 신청이 들어오면 단기간에 결정하는 것이 상식인데 6개월이나 결정을 하지 않아 간첩들의 구속 기간이 끝나 다 풀려나 돌아다니는데도 이런 것을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니 나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미래 세대에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비상계엄)이 필요하겠다”고 강조했다. 일주일이 지난 후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장관에게 “야당의 패악질로 나라의 미래가 없다. 국가 비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들은 비상계엄 관련 논의를 했다. 이때 체포 명단인 이른바 ‘좌파 세력’ 14명의 명단과 군대를 어떻게 투입할지 등을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들은 체포 명단의 사람들의 신병을 확보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게다가 내란 주동자들은 검찰 진술과 형사 법정 등에서도 체포하려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합수부 미설치로 체포 불가” “합수부 없어 시작부터 위법” 김 전 장관은 검찰에 “주요 정치인 등에 대한 검거를 시도한 바 없다. 혐의가 있어야 검거를 시도하지 않겠냐”며 “언론에 나오는 위치 추적 등은 포고령에 따라 정치활동이 금지되고 있는 상황이니 주요 정치인 몇 분과 부정선거 등과 관련해 사회서 의혹이 제기되는 사람들의 위치를 미리 파악하라고 이야기한 것일 뿐”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작전에 투입된 군인들의 진술로 체포 명단이 실제로 존재했으며 체포를 지시하고 시도했다는 것마저 모두 드러났다. 체포 시도가 있었다는 진술이 계속해서 나오자 내란 주동자들은 다른 전략을 세우게 된다. 바로 ‘합동수사본부 미설치’다. 김 전 장관은 검찰 진술서 합수본이 미설치돼 체포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사령부와 합수본이 설치되는 과정이라 검거가 불가능하다”며 “합수본이 설치되려면 검찰과 경찰의 협조가 필요한데 아무런 대비도 없이 체포부터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진술했다. 김 전 장관의 진술은 계엄 직후 선관위에 국군 정보사령부 부대원들을 보내 선거인 명부 관리 서버를 장악하고 선관위 당직자들에 대한 통신 제한(휴대전화 압수)과 감금이 위법한 수사 활동임을 나타내고 있다. 계엄이 터지면 통상적으로 합수본 역할을 맡는 국군 방첩사령부 관계자도 검찰 진술 당시 선관위 투입은 잘못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영희 방첩사 비서실 1과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방첩사 소속 군인들로 하여금 중앙선관위 서버를 꺼내오도록 지시하거나 계엄 해제 이후 관련 증거를 제거하도록 시킨 것은 자신들의 정당한 권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성 미리 알고? 박성하 방첩사 기획조정실장은 “현장에 나가 있던 소위 체포조에 대해서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면서도 “하지만 전시에도 방첩사가 일부 범죄에만 수사권이 있기 때문에 전시나 계엄 상황이라도 관할권이 없는 선관위나 정치인 등 체포나 점거는 경찰의 협조가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합수본(방첩사)은 직접 수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역 합수단서 해야 할 일을 방첩사 인원으로 진행한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한 군검찰 출신 변호사는 “합수본은 계엄사령관이 임명하는 군사경찰 관리, 경찰공무원, 국가정보원 직원 중 사법경찰 관리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 그 밖에 사법경찰 관리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로 구성된다”며 “또 합수본은 계엄사령관이 지정한 사건의 수사와 정보기관 및 수사기관의 조정·통제업무를 관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선관위로 투입된 인원들은 계엄사령관으로부터 임명을 받지도, 임무를 하달받지도 않았다”며 “게다가 합수본까지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시작부터 위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보사와 방첩사 모두 계엄사령군(군사경찰)이 아니기에 정당한 절차가 없었다면 반란군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기서 의문이 드는 점은 계엄 업무를 해본 김 전 장관이 왜 무리수를 뒀는지다. 김 전 장관은 대한민국 합동참모부서 작전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합참 작전본부에는 계엄과가 편제돼있기 때문에 김 전 장관이 계엄군과 합수본 지정 및 운용 등을 몰랐다고 보기 힘들다. 합참 계엄과서 편찬하는 계엄실무편람에도 잘 나와있기 때문이다. 김 전 장관은 논란을 줄이기 위해 계엄이 선포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하면서 박안수 전 육국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을 합동수사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일부 사령관 등에게만 공유됐던 12·3 계엄 작전은 계엄사령부가 설치되기도 전에, 합수본이 설치되기도 전에 끝났다. 사령부만 알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검찰 진술 조서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전군주요지휘관회의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사령관에게 국회와 선관위 출동을 하면서 방첩사에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서 임무 수행을 하라고 지시했다. 김 전 장관이 방첩사에 지시한 임무는 경찰과 국방부 조사본부에 100명씩 인원을 요청하고 선관위로 먼저 투입된 국군 정보사령부가 접수한 선관위 서버를 꺼내오라는 지시였다. 국방부 조사본부와 경찰에 인원 요청을 한 것은 정치인, 판사, 등 민간인 체포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조사본부는 방첩사가 요청한 수사관 지원 요청을 4차례 거절했다. 조사본부 한 관계자는 검찰 조사 당시 “지난 3일 계엄령 선포 이후 방첩사로부터 수사관 100명 지원을 네 차례 요청받았지만, 근거가 없다고 판단해 응하지 않았다”며 “이후 합수본 실무자 요청에 따라 시행 계획상 편성돼있는 수사관 10명을 지난해 12월4일 오전1시8분 출발시켰다”고 진술했다. 방첩사의 수사관 파견 요청에는 불응했고, 계엄 시행 이후 방첩사를 중심으로 꾸려지는 합수본 요청에는 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사관이 파견된 시간은 이미 계엄 해제 의결이 이뤄진 뒤였다. 합수본이 계엄 해제와 비슷한 시기에 모양새라도 갖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김 전 장관이 계엄 직후 전군주요지휘관회의서 여 전 사령관에게 합수본 설치를 지시했지만 설치가 늦어진 이유가 있다. 방첩사에 내려진 지시는 좌파세력 체포와 합수본 설치, 검찰과 경찰 및 국방부 조사본부 등에 협조 요청 등으로 내란 주동자들에게는 어느 것 하나 미룰 수 없는 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 기획조정실장은 “부대에 도착해보니 OOO회의실에 여 전 사령관이 이경민 참모장, 이창엽 비서실장과 같이 있었다”며 “합수본 설치 지시를 받으려 사령관에 물어봤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여 전 사령관이 다른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합수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우리 대원들은 다 나가 있다’고 말하며 통화에만 집중했을 뿐 합수본 설치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계엄 6개월 전부터 준비 실무진만 ‘닭 쫓던 개’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국가적으로 엄중한 상황이 될 텐데 방첩사는 계엄 선포 예정 사실을 알고 준비하지 않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계엄이 선포되면 합수본을 설치해야 하는 사람이 나다. 하지만 나는 해당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체포조를 운영한 수사단장도 해당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그는 “방첩사 비상소집이 완료된 시간이 지난해 12월4일 오전 1시4분”이라며 “합수본은 기본 시설도 갖추지 못한 상태서 계엄이 해제됐다”고 말했다. 방첩사 인원들이 전원 소집되는 시간에 이미 계엄은 해제된 것이다. 방첩사의 작전 계획상에는 상황실 설치에 8시간, 합수본 설치에 24시간을 예정하고 있는데 비상계엄이 3시간 만에 해제됐다. 본부 설치에만 24시간이 걸리며 계엄사령관으로부터 임명을 받아 합수본을 완전히 구성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한 군사학과 교수는 “계엄 선포에 대해 사령관과 참모진 외에 실무자에게도 공유가 됐다면 미리 합수본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가 계엄이 선포된 후 바로 체포를 진행했을 것”이라며 “이번 계엄의 패착은 이전 계엄과 달리 빠르게 대처한 국회를 막지 못한 것과 계엄사령부부터 합수본까지의 실무자들이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방첩사 사령부에서는 미리 계엄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방첩사 소속 간부 A씨는 검찰 조사에서 “방첩사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체결한 MOU에 언급된 ‘합동수사본부’는 계엄 시 설치되는 합수부가 맞다”고 진술했다. 방첩사와 국수본은 지난해 6월28일 ‘안보범죄 수사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합동수사본부 설치 시 편성에 부합하는 수사관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방첩사가 계엄을 오래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지휘부에서 최초에는 지난해 5월 초순경 3주안에 체결하라는 지시를 했다”며 “보통 미국 국방정보국(DIA) 등 해외정보수사기관과 이런 MOU를 맺고, 국내 기관은 관련 법령이 있어 MOU를 맺지는 않는다. 국내 기관과 MOU를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고, 굳이 이런 MOU를 맺는 게 의아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다만 조지호 경찰청장은 해당 MOU에도 불구하고 계엄 당일 수사관 지원 요청을 이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조 청장은 지난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나와 “방첩사 주관으로 수사본부가 꾸려질 수 있으니 경찰서 필요한 인력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제가 준비하겠다고 했다”고 밝혔으며 계엄 당일 수사관 81명이 방첩사 요청으로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두환과 구상 흡사 내란 주동자들은 경찰력을 대거 방첩사로 파견해 합동수사본부를 꾸리고 정치인 체포 작전을 벌일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1979년 비상계엄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피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만든 합수본과 흡사한 구상이다. 당시 합수본은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인에 대한 정보 기능을 도맡아 12·12 군사 반란의 수괴인 전두환씨가 권력을 장악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됐다. <kcj512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계엄 사령부 구성도 완전 실패 <일요시사>가 확보한 검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계엄사령부는 구성조차 못했다. 권영환 전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 계엄과장은 계엄이 선포된 후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으로부터 ‘계엄사령부 설치를 도와라’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에 그는 육군 본부 참모진들이 올라올 때까지 계엄사 상황실 구성 준비를 했다. 계엄이 선포되면 계엄사에는 2실(비서실, 기획조정실) 8처(정보처, 작전처, 치안처, 법무처, 보도처, 동원처, 구호처, 행정처)를 구성하도록 돼있으나. 권 전 과장이 계엄사 상황실을 구성하고 있을 당시 국회에서는 ‘비상계엄해제 요구결의안’이 가결됐다. 당시 권 전 과장이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에게 “(계엄해제 요구안이 가결됐으니) 법률상 지체 없이 계엄을 해제하도록 돼있다”고 말하자 박 전 총장은 “그런 것을 조언할 것이 아니라 일이 되게끔 만들어야지 일머리가 없다”며 “올해 연습을 두 번이나 했다고 하면서 구성을 왜 빨리 못하냐”고 꾸짖었다고 한다. 이는 내란 주동자들이 2차 계엄을 생각하고 있었으며 계엄사 구성의 역할이 합참에 있었다는 것을 내포하는 대목이다.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