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이 삼킨’ 국정과제 현주소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난 1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종합편성채널의 한 프로그램서 “박근혜 대통령이 나라를 팔아먹어도 35%는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아무리 정부가 무능해도 35%의 고정지지율이 있다는 의미였다. 그로부터 꼭 11개월 뒤 대통령 지지율은 4%로 폭락했다. 역대 대통령 지지율 중 최저치다. 국정운영 동력을 완전히 상실한 ‘4% 대통령’, 박근혜정부가 붕괴하고 있다.

대부분의 정부는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을 겪는다. 집권 4년차쯤이면 권력형 비리가 터져 나오고 국정 운영의 윤활유인 대통령 지지율은 끝 모르고 추락한다. 박근혜정부는 그 변화가 좀 더 극적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11월 평균 지지율은 5%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지지율도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며 함께 폭락 중이다. 기름이 없으니 배는 표류할 수밖에 없다.

모든 게 초토화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은 박근혜정부의 숙원사업이다. 황교안 국무총리와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해 11월,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 구분 고시’를 확정 발표했다.

황 총리는 “검정제도로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 발행제도를 개선해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 시민단체, 국민들은 거세게 반발했지만 정부는 집필진 선정 등 국정화 과정을 쉴 틈 없이 밀어붙였다.

균열은 교육부에서부터 나왔다. 청와대는 내년 3월부터 국정교과서를 전국 중·고교에 일괄 배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들은 “역사 국정교과서를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어떠한 협조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청와대의 강경 일변도에 발을 맞춰야 할 교육부는 “여론 추이를 본 뒤 적용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후퇴 여지를 남겼다.

이 같은 교육부 반응에 언론에선 청와대와 교육부 간 갈등이 생긴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대통령 지지율이 추락하는 등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눈치보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달 27일 “일각서 철회 얘기가 나오는데 철회한다면 무슨 고민을 하겠냐. 철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장 적용 시기를 미루거나 시범학교에만 우선 적용하는 등 3∼4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지난달 28일, 국정 교과서 현장 검토본이 공개되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사안에 대한 편향적 기술, 다수의 오류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공개된 집필진의 정치적 편향성, 전문성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에 국사편찬위원회 대필 의혹, 교육부에서 현장 검토본 전 단계인 초고본과 개고본을 모두 없앤 사실이 알려지면서 증거인멸 의혹까지 나오는 등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예정대로 간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학계서도 국정교과서를 두고 “기본부터 잘못된 교과서”라고 비판하고 나서는 등 반발 기류는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지지율·동력↓…대통령 숙원사업도 위기
문화·경제 정책 붕괴 “후폭풍 언제까지”

창조경제 정책은 제대로 피어보기도 전에 지게 생겼다. 2014년 9월부터 전국 17개 지역에 18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영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센터 개소식에 모두 참석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센터는 대기업 매칭 방식으로 운영됐다. 삼성은 대구와 경북, 현대자동차는 광주, SK는 대전에 센터를 만들고 운영하는 방식이다. CJ는 문화, 현대중공업은 조선과 관련된 벤처를 지원하는 등 사업 테마도 센터별로 달랐다.

지난해까지 운영 자금은 주로 대기업에서 나왔다. 이후 지자체와 정부의 비중이 증가했지만 현재는 사실상 정부만 남은 상태다. 대기업이나 지자체는 대통령 임기 초기 보조를 맞추다 서서히 빠져나가는 모양새다.

이름, 방향, 비전 등 모든 부분에서 모호하다는 평가를 받은 창조경제는 채 2년도 안 돼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측근인 차은택씨가 창조경제 추진단장을 맡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사실이 알려진 것도 정책 붕괴를 부추겼다.

최씨 것으로 지목된 태블릿PC서 창조경제타운 홈페이지 구축 시안이 발견되는 등 계획부터 운영까지 검은 손길이 닿아 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는 상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1일, 역대 최대 규모로 ‘2016년 창조경제박람회’를 개최했지만 행사 관계자들을 제외하면 관람객이 거의 보이지 않는 등 철저히 외면받았다.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번 박람회가 사실상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말도 돌았다.

창조경제와 양대 기조를 이뤘던 문화융성 정책은 아예 초토화 상태다. 최씨, 차씨 등이 문화융성 사업을 자신들의 놀이터로 삼은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당초 문화융성은 박 대통령의 4대 국정기조 중 하나였다.

2013년 7월에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문화융성위원회가 대통령 직속기구로 출범했다. 초반 문화융성 정책은 연극, 무용 등 순수예술까지 다 포함된 개념이었지만 2014년 7월부터 융·복합 콘텐츠산업 지원으로 변화했다. 차씨는 문화융성위원으로 위촉되는 등 창조경제, 문화융성 양쪽에 발을 걸치고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은 문체부가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두 재단은 대기업들에게 약 800억원의 출연금을 지원받았다. 박 대통령은 문화융성과 문화·체육 분야 투자 확대를 위해 대기업이 두 재단에 자발적으로 돈을 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씨의 언니인 최순득씨의 딸 장시호씨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 역시 여러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출석, “K스포츠재단이 특정인의 사익 추구로 돈을 썼느냐”는 질문에 “내부 감사 결과 몇몇 사건서 그런 사실 관계가 확인됐다”고 답변했다.

1년3개월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도 위기 상황이다. 평창은 두 번이나 고배를 마신 끝에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이다. 대통령 임기상 개막식에는 박 대통령이, 폐막식에는 차기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전 세계에 우리나라 겨울의 아름다움을 알리려던 평창 주민들은 준비에 열과 성을 다했다.

올림픽 열기는 최씨 일가의 손길에 싸늘하게 식었다. 국가 예산이 조 단위로 들어가는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가 최씨 일가의 손에 놀아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조양호 전 조직위원장이 최씨 일가가 진행하는 이권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가 잘렸다는 의혹이 돌고 있다.


환호가 의혹으로

조 전 위원장은 올림픽 마스코트를 호랑이에서 진돗개로 바꾸기 위해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스위스로 날아가기도 했다. 물론 문전박대당했다. 마스코트 변경은 최순득씨의 딸인 장시호씨에게 이권을 주기 위해서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최씨가 올림픽 관련 시설 공사를 수주해 이권을 챙기려 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평창의 올림픽 개최에 환호를 보내던 국민들은 이제 수많은 의혹에 해명을 기다리는 입장이 됐다. 올림픽 조직위는 준비로도 벅찬 시간에 해명을 하느라 진이 빠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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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