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시즌 기대주> 서울지역 고등학교 투수 편

‘제2의 박찬호’ 명문 에이스 총집합

<일요시사>가 야구 꿈나무들을 응원합니다. 야구학교와 함께 멀지 않은 미래, 그라운드를 누빌 새싹들을 소개합니다.

지난 8월22일 양재동 더 케이 호텔(The K-Hotel) 그랜드볼룸서 2017시즌 한국프로야구(KBO) 2차 신인지명을 위한 드래프트가 실시됐다. 고졸예정자 692명, 대졸예정자 223명, 해외서 국내로 돌아 온 선수 13명 등 총 928명의 대상자 중 110명의 선수가 프로야구 10개 구단에 지명됐다.

지명자 가운데 대졸예정자는 투수 12명과 야수 12명, 총 24명만 지명돼 역대 최저를 기록, 대학야구의 위기로 비쳐졌지만, 내년 시즌 유망주 고등학교 투수들의 면면을 보면 24명도 많게 생각될지 모를 일이다.

예년에 비해 유망한 투수가 줄어서일까. 이렇게 프로야구 구단들이 투수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해는 없었다. 그러나 내년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선수들이 1학년이었던 작년 2015년부터 프로야구단의 스카우터들의 관심 대상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단 스카우터들과 고교야구 감독, 서울특별시야구소프트볼협회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서울지역 고등학교 투수들을 학교별로 추려봤다.

덕수고


만 15세이던 작년도 2015년 서울시 고교야구 추계리그 대회서 구속 150km/h의 강속구를 던지며 등장한 양창섭(180cm/74kg, 우투우타, 청량중)과 올해 2016년 서울시 추계리그 대회 결승전 승리투수인 김동찬(181cm/85kg, 우투우타, 청량중), 2명의 투수가 가장 눈에 띈다.

내년도 고등학교 투수 중 이미 넘버원 투수로 꼽히는 양창섭이나 현재 140km/h 중반대의 구속을 기록 중인 김동찬이나 모두 불같은 강속구와 예리한 슬라이더성 변화구를 주무기로 갖추고 있다. 또한 공통적으로 멘탈이 강하며 큰 경기 경험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유소년야구의 리틀야구단 시절부터 주목받아 온 양창섭은 올해 덕수고가 황금사자기와 청룡기 등 전국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하는 데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고등학교 수준의 투수로는 거의 완성된 형태로 진화했다는 평.

서울시 추계리그 대회에선 선수 보호 차원에서 등판하지 않고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동찬은 얼마 전 열린 서울시 고교야구 추계리그 대회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장충고와의 결승전에서 감정 기복 없이 대담한 승부를 펼쳐 화제를 모았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그를 양창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선수로 꼽는다. 동계전지훈련을 거치면 150km/h의 구속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청량중을 거치며 현역 시절 연세대학교와 실업야구 포항체철 팀에서 명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강정필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의 우승을 차지했던 대표팀 감독이었던 강 감독과 자타공인 고교야구 최고의 명장인 정 감독의 지도를 받은 두 선수가 내년에 야구인생의 꽃을 피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원고

고교야구 투수 중 넘버원으로 꼽히는 덕수고의 양창섭을 능가하는 투수가 있을까. 서울 청원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조성훈(183cm/70kg, 우투우타, 건대부중)이다. 거의 모든 스포츠에, 특히 야구에선 지도자와 전문가들 사이에 공통적인 견해가 있다.

바로 “어릴 때 잘하는 선수가 커서도 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혜성같이 등장하는 선수들도 있기 마련. 바로 조성훈이 그렇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내야수로 활약하며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선수였다. 고등학교 진학 후 신장이 10㎝ 이상 성장하며 투수로 전향했고, 1학년 때인 작년 시즌 추계리그부터 안정된 제구력이 뒷받침되는 140km/h 중반대의 강속구를 뿌리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구질은 더욱 정교하고 예리해졌다. 그를 지도한 서울 건대부중의 박찬민 감독은 “중학교 시절 왜소한 신체조건으로 힘이 붙지 않아서 타고난 기량의 재질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야구의 기본기와 투구의 자세가 아주 훌륭했던 선수”라고 평가했다.

내년 시즌이 더 기대되는 선수들
프로야구 스카우터들 벌써 관심

중학교 시절 아직 성장하지 못한 신체조건 때문에 투수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투수로서 자질을 간파했던 박 감독이 자신의 모교인 청원고로 진학시켜 윤성훈 감독의 지도를 받게 했다. 큰 신장에 유연성이 좋으며, 침착한 성격의 멘탈도 훌륭하다. 자신의 신체조건과 자질에 대한 이해력이 뒷받침되는 생각하는 야구를 할 줄 안다.

경기고

경기고에는 2명의 원투 펀치가 존재한다. 박신지(185cm/70kg, 우투우타, 영동중)와 최하늘(190cm/92kg, 우투우타, 자양중)이다. 박신지는 작년 시즌 때까지만 해도 빠른 공에 비해 제구력은 들쑥날쑥해 안정감을 주지 못했으나, 올해 완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했다.

경기고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번 추계리그 대회에선 안정된 제구력으로 최고 구속 148km/h의 강속구를 뿌리며 3경기에 등판, 무사사구 17탈삼진에 무실점의 방어율을 기록할 만큼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스리쿼터형의 최하늘도 3경기에 등판, 2승을 거두며 대회 우수투수상을 수상할 만큼 성장했다. 140km/h 중반대의 강속구와 예리한 각도의 슬라이더성 변화구를 갖췄고, 체격조건에서 볼 수 있듯이 장래성이 밝은 선수라 할 수 있겠다.

경기고는 이밖에도 1학년 투수 박주성(180c m/85kg, 우투우타, 건대부중)이 언제든지 등판 가능한 실력으로 선배들을 뒷받침하고 있다. 박주성은 우승을 차지했던 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서 맹활약했던 대표A팀의 주축 투수였다.


장충고

지난 추계리그 대회에 출전했던 모든 팀의 투수들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은 투수는 바로 장충고의 성동현(190cm/100kg, 우투우타, 홍은중)이었다. 최고 구속 151km/h의 강속구를 자랑하는 우완 정통파 투수로 결승 토너먼트서 선린인터넷고를 만나 9이닝 동안 11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완봉승을 거둔 괴력의 당사자다.

체격조건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우리나라 고등학교 야구는 물론 프로를 포함한 전체 투수들 중 톱클래스의 신체를 갖췄다. 그래서 장래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

덕수고와의 결승전서 선발로 등판해 잠시 흔들리며 대량 득점을 허용했지만, 앞으로 경기 경험과 투수 출신인 장충고의 송민수 감독 지도하에 그러한 멘탈 문제도 무난히 극복하리라는 예상이다.

휘문고

지난 8월, 신임 감독인 휘문고의 이명수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우승을 거머쥐게 해준 휘문고 2학년생 에이스 안우진(188cm/88kg, 우투우타, 이수중)이 주목 받고 있다. 지난 추계리그에는 선수관리 차원에서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지만, 150km/h를 육박하는 강속구와 예리한 각도의 슬라이더성 변화구로 전국대회 우승을 주도했다.


선수층과 투수층이 두터운 휘문고에는 안우진 이외에도 좋은 자질의 투수들이 많은데, 특히 1학년생으로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의 주축 투수였던 김대한(185cm/78kg, 우투우타, 덕수중)의 보직이 관심을 받는다.

평소 외야수로도 활약하는 그는 타격에도 뛰어난 자질을 갖추고 있어 만 15세의 나이로 150km/h를 넘는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로써의 능력 또한 뛰어넘는다는 평가다. 내년 시즌 이 감독이 김대한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심거리다.

김대한은 지난 청소년대회 당시 일본팀의 감독으로부터 동 연령 시절의 다르빗슈(현 텍사스 레인저스 투수)를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서울고

지난 추계리그서 권의빈(179cm/75kg, 우투좌타, 경원중)과 주승우(173cm/63kg, 우투우타, 영동중), 김기훈(186cm/90kg, 우투우타, 영동중)이 분담 등판했다. 현재 재활 중인 신의찬(186cm/75kg, 우투우타, 이수중)도 2학년생 투수 중 좋은 구위를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투타에서 천재성을 드러내며 150km/h를 넘는 강속구를 가지고 있음에도 보직을 포수로 굳혀가는 강백호(181cm/90kg, 우투좌타, 이수중)가 투수로 등판하지 않는 한, 내년 시즌 서울고의 주축 투수는 겨울철 동계훈련이 지난 후 확정될 전망이다.

세계청소년대회(U15) 우승 주역이었던 1학년생 투수 최현일(185cm/77kg, 우투우타, 대치중)이 최근 150km/h에 육박하는 구속을 선보이며 막강 서울고의 내년 시즌 에이스로 활약할지 모른다는 예상도 있다.

최근 몸무게가 늘어나며 140km/h의 중반이었던 구속에서 150km/h의 구속으로 공의 스피드를 늘린 최현일은 스리쿼터형의 투수로 훌륭한 밸런스 이동의 감각을 갖춰 별로 힘을 들이지 않고 제구력이 뒷받침된 강속구를 던진다.

그를 야구에 입문시킨 이석구 배명고 수석코치는 “변화구의 궤도와 각을 종으로 떨어지는 방향으로 발전시킨다면 고교 최고의 투수로 올라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www.baseballschool.co.kr>

 

<기사 속 기사> 경북 구미 도개중고 '야구부 창단' 

지난 11월25일 경상북도 구미시 소재의 사립학교인 도개중학교와 도개고등학교가 교내 신축된 강당에서 야구부의 창단식을 가졌다. 이로써 우리나라에는 72개의 고등학교 야구팀이 존재하게 됐다. 이날의 창단식에는 이광환 KBO 육성위원장과 도내 야구 관계자, 구미시야구협회 임원진, 그리고 지역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경상북도 구미시 도개면에 자리 잡은 도개중과 도개고는 학교법인 도개학원이 설립한 면 단위의 사립학교로 초등학교도 운영 중이다. 도개고는 면 단위의 고등학교로 해마다 서울대학교와 연고대 등 국내의 명문대학교에 합격자를 다수 배출하는 지역의 명문 고등학교다. 도개중·도개고 야구부는 동계훈련을 거쳐 내년 2017 시즌부터 대한야구협회가 주최하는 모든 공식 대회에 출전한다.

창단 감독인 이상찬 감독은 “지역의 고교야구는 물론 도개중학교 야구부와 연계한 유소년야구 등을 포괄적으로 활성화하고 그러한 선수층을 기반으로 이제까지 야구의 불모지였던 구미시를 대구에 이어 경상북도 야구의 또 다른 메카로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사 속 기사> 제23회 다카하시 나오키컵 선전한 한국 대표팀

일본 요코하마서 개최됐던 '제23회 다카하시 나오키컵 중학야구대회'에 출전했던 서울지역 중학교 대표선발 A팀과 B팀들이 모든 공식 경기 일정을 끝내고 11월28일 귀국했다. 일본의 전일본소년경식야구연맹이 주최하고 닛칸스포츠신문사 등이 후원한 본 대회는 일본 프로야구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중 한 명인 다카하시 나오키(전 요미우리자이언츠, 투수)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23년 전 시작됐다.

작년까지는 일본의 국내대회로 진행되었으나 올해부터는 서울특별시야구소프트볼협회를 통해 같은 연령대의 2개팀을 초청, 서울지역 중학교 선수 가운데 선발된 2개팀이 출전하며 확대됐다. 일본의 22개팀과 한국의 2개팀 등 총 24개팀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요코하마 지역의 7개 야구장에서 대회를 치렀다.

서울지역 대표 A팀과 B팀은 입상하지는 못했으나 우리나라보다 훨씬 나은 인프라를 갖춘 일본의 경기장에서 같은 연령대의 일본 팀들을 맞아 선전했다. 국제 경기의 경험을 쌓고, 일본과 야구 교류의 폭을 확대하는데 많은 공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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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