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시즌 기대주> 서울지역 고등학교 투수 편

‘제2의 박찬호’ 명문 에이스 총집합

<일요시사>가 야구 꿈나무들을 응원합니다. 야구학교와 함께 멀지 않은 미래, 그라운드를 누빌 새싹들을 소개합니다.

지난 8월22일 양재동 더 케이 호텔(The K-Hotel) 그랜드볼룸서 2017시즌 한국프로야구(KBO) 2차 신인지명을 위한 드래프트가 실시됐다. 고졸예정자 692명, 대졸예정자 223명, 해외서 국내로 돌아 온 선수 13명 등 총 928명의 대상자 중 110명의 선수가 프로야구 10개 구단에 지명됐다.

지명자 가운데 대졸예정자는 투수 12명과 야수 12명, 총 24명만 지명돼 역대 최저를 기록, 대학야구의 위기로 비쳐졌지만, 내년 시즌 유망주 고등학교 투수들의 면면을 보면 24명도 많게 생각될지 모를 일이다.

예년에 비해 유망한 투수가 줄어서일까. 이렇게 프로야구 구단들이 투수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해는 없었다. 그러나 내년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선수들이 1학년이었던 작년 2015년부터 프로야구단의 스카우터들의 관심 대상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단 스카우터들과 고교야구 감독, 서울특별시야구소프트볼협회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서울지역 고등학교 투수들을 학교별로 추려봤다.

덕수고


만 15세이던 작년도 2015년 서울시 고교야구 추계리그 대회서 구속 150km/h의 강속구를 던지며 등장한 양창섭(180cm/74kg, 우투우타, 청량중)과 올해 2016년 서울시 추계리그 대회 결승전 승리투수인 김동찬(181cm/85kg, 우투우타, 청량중), 2명의 투수가 가장 눈에 띈다.

내년도 고등학교 투수 중 이미 넘버원 투수로 꼽히는 양창섭이나 현재 140km/h 중반대의 구속을 기록 중인 김동찬이나 모두 불같은 강속구와 예리한 슬라이더성 변화구를 주무기로 갖추고 있다. 또한 공통적으로 멘탈이 강하며 큰 경기 경험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유소년야구의 리틀야구단 시절부터 주목받아 온 양창섭은 올해 덕수고가 황금사자기와 청룡기 등 전국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하는 데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고등학교 수준의 투수로는 거의 완성된 형태로 진화했다는 평.

서울시 추계리그 대회에선 선수 보호 차원에서 등판하지 않고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동찬은 얼마 전 열린 서울시 고교야구 추계리그 대회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장충고와의 결승전에서 감정 기복 없이 대담한 승부를 펼쳐 화제를 모았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그를 양창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선수로 꼽는다. 동계전지훈련을 거치면 150km/h의 구속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청량중을 거치며 현역 시절 연세대학교와 실업야구 포항체철 팀에서 명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강정필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의 우승을 차지했던 대표팀 감독이었던 강 감독과 자타공인 고교야구 최고의 명장인 정 감독의 지도를 받은 두 선수가 내년에 야구인생의 꽃을 피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원고

고교야구 투수 중 넘버원으로 꼽히는 덕수고의 양창섭을 능가하는 투수가 있을까. 서울 청원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조성훈(183cm/70kg, 우투우타, 건대부중)이다. 거의 모든 스포츠에, 특히 야구에선 지도자와 전문가들 사이에 공통적인 견해가 있다.

바로 “어릴 때 잘하는 선수가 커서도 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혜성같이 등장하는 선수들도 있기 마련. 바로 조성훈이 그렇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내야수로 활약하며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선수였다. 고등학교 진학 후 신장이 10㎝ 이상 성장하며 투수로 전향했고, 1학년 때인 작년 시즌 추계리그부터 안정된 제구력이 뒷받침되는 140km/h 중반대의 강속구를 뿌리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구질은 더욱 정교하고 예리해졌다. 그를 지도한 서울 건대부중의 박찬민 감독은 “중학교 시절 왜소한 신체조건으로 힘이 붙지 않아서 타고난 기량의 재질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야구의 기본기와 투구의 자세가 아주 훌륭했던 선수”라고 평가했다.

내년 시즌이 더 기대되는 선수들
프로야구 스카우터들 벌써 관심

중학교 시절 아직 성장하지 못한 신체조건 때문에 투수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투수로서 자질을 간파했던 박 감독이 자신의 모교인 청원고로 진학시켜 윤성훈 감독의 지도를 받게 했다. 큰 신장에 유연성이 좋으며, 침착한 성격의 멘탈도 훌륭하다. 자신의 신체조건과 자질에 대한 이해력이 뒷받침되는 생각하는 야구를 할 줄 안다.

경기고

경기고에는 2명의 원투 펀치가 존재한다. 박신지(185cm/70kg, 우투우타, 영동중)와 최하늘(190cm/92kg, 우투우타, 자양중)이다. 박신지는 작년 시즌 때까지만 해도 빠른 공에 비해 제구력은 들쑥날쑥해 안정감을 주지 못했으나, 올해 완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했다.

경기고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번 추계리그 대회에선 안정된 제구력으로 최고 구속 148km/h의 강속구를 뿌리며 3경기에 등판, 무사사구 17탈삼진에 무실점의 방어율을 기록할 만큼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스리쿼터형의 최하늘도 3경기에 등판, 2승을 거두며 대회 우수투수상을 수상할 만큼 성장했다. 140km/h 중반대의 강속구와 예리한 각도의 슬라이더성 변화구를 갖췄고, 체격조건에서 볼 수 있듯이 장래성이 밝은 선수라 할 수 있겠다.

경기고는 이밖에도 1학년 투수 박주성(180c m/85kg, 우투우타, 건대부중)이 언제든지 등판 가능한 실력으로 선배들을 뒷받침하고 있다. 박주성은 우승을 차지했던 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서 맹활약했던 대표A팀의 주축 투수였다.


장충고

지난 추계리그 대회에 출전했던 모든 팀의 투수들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은 투수는 바로 장충고의 성동현(190cm/100kg, 우투우타, 홍은중)이었다. 최고 구속 151km/h의 강속구를 자랑하는 우완 정통파 투수로 결승 토너먼트서 선린인터넷고를 만나 9이닝 동안 11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완봉승을 거둔 괴력의 당사자다.

체격조건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우리나라 고등학교 야구는 물론 프로를 포함한 전체 투수들 중 톱클래스의 신체를 갖췄다. 그래서 장래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

덕수고와의 결승전서 선발로 등판해 잠시 흔들리며 대량 득점을 허용했지만, 앞으로 경기 경험과 투수 출신인 장충고의 송민수 감독 지도하에 그러한 멘탈 문제도 무난히 극복하리라는 예상이다.

휘문고

지난 8월, 신임 감독인 휘문고의 이명수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우승을 거머쥐게 해준 휘문고 2학년생 에이스 안우진(188cm/88kg, 우투우타, 이수중)이 주목 받고 있다. 지난 추계리그에는 선수관리 차원에서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지만, 150km/h를 육박하는 강속구와 예리한 각도의 슬라이더성 변화구로 전국대회 우승을 주도했다.


선수층과 투수층이 두터운 휘문고에는 안우진 이외에도 좋은 자질의 투수들이 많은데, 특히 1학년생으로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의 주축 투수였던 김대한(185cm/78kg, 우투우타, 덕수중)의 보직이 관심을 받는다.

평소 외야수로도 활약하는 그는 타격에도 뛰어난 자질을 갖추고 있어 만 15세의 나이로 150km/h를 넘는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로써의 능력 또한 뛰어넘는다는 평가다. 내년 시즌 이 감독이 김대한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심거리다.

김대한은 지난 청소년대회 당시 일본팀의 감독으로부터 동 연령 시절의 다르빗슈(현 텍사스 레인저스 투수)를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서울고

지난 추계리그서 권의빈(179cm/75kg, 우투좌타, 경원중)과 주승우(173cm/63kg, 우투우타, 영동중), 김기훈(186cm/90kg, 우투우타, 영동중)이 분담 등판했다. 현재 재활 중인 신의찬(186cm/75kg, 우투우타, 이수중)도 2학년생 투수 중 좋은 구위를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투타에서 천재성을 드러내며 150km/h를 넘는 강속구를 가지고 있음에도 보직을 포수로 굳혀가는 강백호(181cm/90kg, 우투좌타, 이수중)가 투수로 등판하지 않는 한, 내년 시즌 서울고의 주축 투수는 겨울철 동계훈련이 지난 후 확정될 전망이다.

세계청소년대회(U15) 우승 주역이었던 1학년생 투수 최현일(185cm/77kg, 우투우타, 대치중)이 최근 150km/h에 육박하는 구속을 선보이며 막강 서울고의 내년 시즌 에이스로 활약할지 모른다는 예상도 있다.

최근 몸무게가 늘어나며 140km/h의 중반이었던 구속에서 150km/h의 구속으로 공의 스피드를 늘린 최현일은 스리쿼터형의 투수로 훌륭한 밸런스 이동의 감각을 갖춰 별로 힘을 들이지 않고 제구력이 뒷받침된 강속구를 던진다.

그를 야구에 입문시킨 이석구 배명고 수석코치는 “변화구의 궤도와 각을 종으로 떨어지는 방향으로 발전시킨다면 고교 최고의 투수로 올라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www.baseballschool.co.kr>

 

<기사 속 기사> 경북 구미 도개중고 '야구부 창단' 

지난 11월25일 경상북도 구미시 소재의 사립학교인 도개중학교와 도개고등학교가 교내 신축된 강당에서 야구부의 창단식을 가졌다. 이로써 우리나라에는 72개의 고등학교 야구팀이 존재하게 됐다. 이날의 창단식에는 이광환 KBO 육성위원장과 도내 야구 관계자, 구미시야구협회 임원진, 그리고 지역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경상북도 구미시 도개면에 자리 잡은 도개중과 도개고는 학교법인 도개학원이 설립한 면 단위의 사립학교로 초등학교도 운영 중이다. 도개고는 면 단위의 고등학교로 해마다 서울대학교와 연고대 등 국내의 명문대학교에 합격자를 다수 배출하는 지역의 명문 고등학교다. 도개중·도개고 야구부는 동계훈련을 거쳐 내년 2017 시즌부터 대한야구협회가 주최하는 모든 공식 대회에 출전한다.

창단 감독인 이상찬 감독은 “지역의 고교야구는 물론 도개중학교 야구부와 연계한 유소년야구 등을 포괄적으로 활성화하고 그러한 선수층을 기반으로 이제까지 야구의 불모지였던 구미시를 대구에 이어 경상북도 야구의 또 다른 메카로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사 속 기사> 제23회 다카하시 나오키컵 선전한 한국 대표팀

일본 요코하마서 개최됐던 '제23회 다카하시 나오키컵 중학야구대회'에 출전했던 서울지역 중학교 대표선발 A팀과 B팀들이 모든 공식 경기 일정을 끝내고 11월28일 귀국했다. 일본의 전일본소년경식야구연맹이 주최하고 닛칸스포츠신문사 등이 후원한 본 대회는 일본 프로야구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중 한 명인 다카하시 나오키(전 요미우리자이언츠, 투수)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23년 전 시작됐다.

작년까지는 일본의 국내대회로 진행되었으나 올해부터는 서울특별시야구소프트볼협회를 통해 같은 연령대의 2개팀을 초청, 서울지역 중학교 선수 가운데 선발된 2개팀이 출전하며 확대됐다. 일본의 22개팀과 한국의 2개팀 등 총 24개팀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요코하마 지역의 7개 야구장에서 대회를 치렀다.

서울지역 대표 A팀과 B팀은 입상하지는 못했으나 우리나라보다 훨씬 나은 인프라를 갖춘 일본의 경기장에서 같은 연령대의 일본 팀들을 맞아 선전했다. 국제 경기의 경험을 쌓고, 일본과 야구 교류의 폭을 확대하는데 많은 공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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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발’ 검찰·법원 피바람 플랜

‘이재명발’ 검찰·법원 피바람 플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정부 당시 ‘정적 죽이기’로 가장 많은 피해를 봤던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공약으로 내놨다. 이 대통령이 당선되자 검찰 내부는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 다만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검찰 내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까지 포함해 취임 전 법원·검찰과 여러 차례 대립각을 세웠고 선거 과정서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개혁에 착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수차례 대립각 이재명정부서 문재인정부 시절 ‘미완’으로 끝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완성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선거 기간부터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수사기관의 전문성을 확보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문정부 때부터 줄곧 추진해 온 검찰개혁 방안과 유사하다. 문정부 당시 부패·경제 범죄 등에 대한 수사권만을 검찰에 남겨두고 다른 범죄에 대한 수사권은 경찰로 옮겼다. 하지만 윤정부 들어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과 수사준칙 개정 등으로 여타 범죄에 대한 수사권도 일부 복구됐다. 이 대통령의 수사와 기소 분리는 문정부와는 궤를 달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청을 기소와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기소청’으로 전환하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같은 새로운 수사기관을 신설한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구상이다. 이를 통해 검찰의 기소권 남용에 대한 사법 통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검사를 일반 공무원처럼 자체 징계만으로도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검사 징계 제도’까지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또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대통령령인 수사 준칙 상향 입법화 ▲피의사실공표죄 강화 ▲수사기관의 증거 조작 등에 대한 처벌 강화 및 공소시효 특례 규정 내용이 담긴 수사 절차법도 제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개헌을 통해 검찰총장 임명 시 국회 동의가 필요하도록 하고, 검사의 영장 청구권 독점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사실상 무소불위였던 검찰 권력을 수술대에 올리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한 법조인은 “이 대통령이 현재 12개 혐의로 5건의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 정부서 검찰이 수사·기소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으로서는 검찰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다른 법조인은 “앞서 민주당의 검사 탄핵이 모두 헌법재판소서 기각 결정을 받았는데, 이 대통령 공약대로 기소권 남용 통제, 검사 징계 파면 등이 도입된다면 검찰에 대한 견제가 매우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법조인은 “이 대통령이 공수처와 국가수사본부에 힘을 실어준 뒤 두 기관을 적극 활용해 이른바 ‘적폐 청산’을 하려는 것 아니냐”고 전망했다. 수사청과 기소·공소청 분리 원칙 줄사표 신호탄…내부는 ‘초긴장’ 검찰 내부에서는 착잡한 기류가 팽배하다. 앞서 민주당이 추진했던 검사 탄핵이나 특활비 전액 삭감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도 높은 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 한 관계자는 “검찰의 운명은 민주당에 달려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재명정부와 여당이 된 민주당이 몰아칠 텐데 검찰의 협상력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개혁을 하든, 무엇을 하든 담담하게 운명을 받아들여야지 별 수 있냐”며 “다들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대개 검찰을 지원하는 이유가 국가에 대한 사명감 때문인데, 검찰개혁에 포함된 검사징계법에 파면을 명문화하게 되면 리스크를 감수하고 공익을 위해 일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며 “4~5명의 평검사가 각 부서에 있어야 수사가 원활하게 진행되는데 지금도 2~3명의 평검사만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개혁 이후에는 부장 검사 밑에 직접 수사를 할 평검사가 전혀 없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수부 검사들 사이에서는 인사보복에 대한 우려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을 수사했던 특수부 검사들은 ‘검찰개혁 이전에 인사보복을 당할 것’이라고 사석에 이야기하고 다닌다고 한다. 반면, 일선 형사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은 “우리에겐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다. 다만, 형사부·특수부 검사들이 공감대를 이루며 우려하는 부분도 있다. 과거 문정부 시절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권한이 비대해진 바 있는데, 이번 검찰개혁으로 경찰이 영장 청구권을 확보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검찰 단계서 경찰의 영장청구를 판단하지 않아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 내부서 특수부와 형사부가 갈리는 상황에 이들을 모을 구심점도 없다. 과거 문정서 검찰개혁이 추진될 때 검사들이 단일대오로 뭉쳐 저항했던 것처럼 먼저 움직일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결국 수사로 검찰의 존재 의의를 보여야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건진법사 선거개입 의혹 등 굵직한 주요 사건 관련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돼있다. 특검이 시작되면 검찰의 역할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새 정부의 법무부 장관 인선 직후 대규모 인사도 예상된다. 당장 고검장·지검장 물갈이에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맡았던 검사들의 줄퇴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달 20일 사의를 표했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사직서는 지난 3일 수리됐다. 검 운명은 민주당에 이 지검장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재직 당시엔 성남FC 및 선거법 위반 등으로 이 대통령을 기소했다. 이미 2022년부터 업무 과부하 등을 이유로 매년 100명 이상의 검사들이 퇴직했는데 이번엔 이보다 더 큰 규모로 검찰 대탈출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윤정부가 들어섰던 해인 2022년엔 직전 해(79명)보다 2배쯤 많은 검사 142명이 퇴직한 바 있다. 다만 퇴사를 희망하는 검사가 많더라도 대형 로펌에 이들을 다 수용할 수 있는 자리가 없어 실제 퇴사 규모는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검찰개혁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피할 수 없는 문제지만 속도전이 아닌 과거 수사권 조정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반추와 함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의 정책 설계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정부 시절 검찰개혁으로 인한 수사권 조정 등으로 인한 영향을 복기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검사장급 간부는 “다 예상했던 것들로 놀랍진 않지만 수사가 효율적으로 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으면 좋겠다”며 “과거 수사권 조정으로 대표되는 검찰개혁이 왜 실패했다고 평가를 받겠나? 수사권 조정 등 앞선 검찰개혁에 대해 복기한 다음 추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차장검사는 “수사기관 간 견제는 경쟁으로 이어진다”며 “수사는 합리적이고 치밀하게 해야 하는데 다른 기관을 의식해 무리하게 하다 보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한 부장검사는 “구조적인 문제가 없도록 꼼꼼히 설계해야 한다”며 “수사권, 수사력의 문제도 있지만 법 자체가 구조적으로 난점이 있다는 것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형사소송법 등 근간이 되는 법에 속도전으로 나선다면 이번 비상계엄 사태 수사 때처럼 향후 여러 문제가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부장검사도 “수사기관끼리 경쟁하게 되면 결국 윤 전 대통령 내란 수사처처럼 어느 사건이든 번번이 망가질 것”이라며 “검찰 등 수사기관, 학계, 정계 등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에서 시간을 갖고 충분히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이재명정부는 검찰개혁과 더불어 수사기관 개혁과 사법개혁도 같이 추진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 대통령은 검찰의 권한은 축소하면서 경찰과 공수처의 권한은 더욱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펼쳤다. 민주당은 공수처 검사 정원을 현행 25명에서 최대 300명까지 확대하고, 고위 공직자의 모든 범죄에 대해 영장 청구 및 기소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꼼꼼히 설계해야 법조계 안팎에서는 성급한 수사기관 확대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수처가 2021년 출범 이후 뚜렷한 수사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건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 대면조사에 실패하는 등 수사력 한계를 노출했다. 게다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에서 검찰과 경찰, 공수처가 각자 수사권을 주장하며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경 수사권이 조정된 지 5년이 지난 시점서 경찰 국가수사본부, 공수처, 검찰의 수사 성과를 냉정히 평가한 뒤 수사권 분리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가장 먼저 개혁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사법개혁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달 1일,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 대한 파기환송을 결정하고, 다음날에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그달 15일로 지정했다. 그러나 공판기일을 지정한 지 5일 만에 다시 공판기일을 대선 이후인 오는 18일로 변경했다. 연기 사유는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일련의 과정 이후 민주당 내에서는 ‘대법관 증원’을 비롯한 사법부 개혁이 대선 국면의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법관 증원 법안을 연달아 발의했고, 박범계 의원이 법조인이 아닌 사람도 대법관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논란 끝에 철회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발표한 공약집서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의 하위 범주로 “사법개혁을 완수하겠다”며 대법관 증원을 비롯한 여러 정책을 공약했다. 대법원 등 사법기관도 엎는다 “신중하게 진행해야” 의견도 공약집에는 실제 증원 규모가 명시되지 않았으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은 대법관 수를 3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담고 있다. 대법관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도 발의됐으나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지난달 26일 철회했다. 대법관이 증원되면 현재 1인당 연평균 약 4000건을 처리해야 하는 대법관들의 업무 부담이 줄면서 ‘재판 지연’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상고심 적체 현상은 상당수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를 통해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사회적 갈등에 해답을 제시하는 최고 법원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30명이 모두 모여 깊이 있는 합의에 도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법관 증원에 따라 이 대통령 임기 중 총원의 절반이 넘는 대법관이 대통령 임명을 받아 합류하면 사법부 구성이 편향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의 재판에 관한 헌법소원 심판을 허용하는 ‘재판 소원’이 도입될지도 관심사다. 민주당 의원들이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재판소원이 허용되면 법원이 법률을 헌법에 어긋나게 해석·적용하거나, 재판의 절차적 측면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판단된 경우 헌재가 결정으로 위헌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헌재가 법원의 재판에 관여하는 것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정한 헌법 101조에 반하고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법안에 반대해 왔다. 법조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재판소원 추진 논의가 이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급물살을 탔다는 점에서 대법원을 견제하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사실상의 ‘4심제’가 돼 최고법원으로서 대법원의 기능이 약화하고 법적 안정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헌법기관 간 상호 견제를 강화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안전망을 두텁게 만든다는 점에서 도입을 긍정하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법조계에서는 오랜 기간 재판소원 도입의 필요성에 관한 논의가 이어져 왔다. 헌재 역시 최근 국회에 “국민의 충실한 기본권 보호를 위해 개정안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찬성 의견을 냈다. 이밖에 판결문 공개 범위 확대, 공개변론 중계 의무화 추진, 법관평가위원회 설치 등 국민의 사법 접근성을 제고하는 정책 등도 이 대통령 임기 중 추진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사법개혁 문제는 최우선 문제에 속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제도 개혁이나 특히 사법·경찰·검찰개혁은 중요하다. 수사권 조정이든 다 중요하다”면서도 “여기에 주력해서 힘을 뺄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생이 우선 일단 후순위 이후 지난 6월4일 취임사에선 “먼저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TF를 바로 가동하겠다”며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했다. 검찰 및 사법개혁이 중요하지만 민생 회복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한 셈이다. 이로 인해 검찰·사법개혁은 후순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