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향기 물씬나는 골목길을 찾아서 ③경기 수원

'구석구석' 실핏줄처럼 흐르는 길 ‘행궁동 골목’

수원 행궁동은 수원 화성 일대의 장안동, 신풍동, 북수동, 남창동, 매향동, 남수동, 지수동 등 12개 법정동을 일컫는 이름이다.

220여년 전 화성이 축성될 당시부터 불과 수십년 전까지 행궁동은 수원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었지만, 1997년 수원화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엄격한 개발 규제로 시간이 멈춘 듯 쇠락했다.

이런 행궁동에 주민, 시민 단체, 예술가들이 뜻을 모아 벽화를 그리면서 골목이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지금은 수원 화성만큼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행궁동 골목은 벽화마을과 공방거리, 수원통닭거리, 지동시장 등 특색에 따라 다양하다. 수원 화성을 구경하다가 골목으로 빠지면 볼거리, 먹거리, 살 것이 가득하다. 행궁동 골목은 수원 구석구석 실핏줄처럼 이어져 도심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수원 화성행궁은 행궁동 골목 여행의 출발점이다. 먼저 화성행궁에 들러보자. 화성행궁은 아버지 사도세자 무덤인 현륭원을 자주 찾던 정조가 머물던 임시 궁궐이다. 정조는 화성행궁 봉수당에서 어머니 혜경궁홍씨의 회갑연을 열어드렸다. 봉수당에는 정조와 혜경궁홍씨의 모습을 복원해놓았다. 행궁 가장 오른쪽에 다소 떨어진 건물이 화령전으로, 정조의 어진을 모셨다. 행궁에서 가장 호젓한 곳은 미로한정이다. 언덕에 자리해 화성행궁과 수원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행궁을 둘러보고 나와서 무예24기 시범 공연을 구경하자. 이 공연은 화성행궁의 정문인 신풍루 앞에서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에 펼쳐진다. 무예24기는 정조가 직접 편찬에 관여한 <무예도보통지>에 실린 24가지 기술을 말한다. 칼, 창, 봉, 맨손 무술 등이 박진감 넘치게 펼쳐지는 공연에 관객은 환호성을 보낸다.

이제 본격적으로 골목 여행에 나설 차례다. 화성행궁광장에서 신풍루를 바라볼 때 오른쪽은 골목, 왼쪽은 공방거리가 이어진다. 골목 여행은 수원문화재단이 정리한 ‘왕의 골목’ 코스를 참고해서 둘러보는 것이 좋다. 총 3개 코스가 있으며, 추천하는 동선은 화성행궁-이야기가 있는 옛길-나혜석 생가터-수원전통문화관-행궁동 벽화마을(대안공간 눈)-수원화성박물관-화성행궁 순이다.


도심의 활기

수원 화성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전시하는 신풍초등학교 담벼락을 따라 걸으면 사거리를 만난다. 여기서 왼쪽으로 조금 가면 골목이 보인다. 담벼락에 환한 꽃 그림과 함께 ‘이야기가 있는 옛길’이라 적혔다. 휘파람을 불며 호젓한 골목으로 들어선다. 송악철학관 담벼락에 가득한 연꽃은 철학관 주인이 직접 그렸다고 한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제기차기와 말뚝박기 벽화가 있고, 바닥에는 사방치기 그림이 있다. 모처럼 옛 기억을 되살려 사방치기를 해보지만, 순서가 헷갈린다. 어린 시절 동네 골목은 놀이터였다. 술래잡기, 다방구, 구슬치기 등을 하며 골목에서 놀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야기가 있는 옛길이 끝나고 모퉁이를 몇 번 돌면, 꽃으로 장식된 나혜석 생가터를 만난다. 나혜석은 행궁동 부활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예술가들이 행궁동에 들어오면서 마을은 활기를 되찾았고, 이곳 출신인 우리나라 최초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이 재발견되어 행궁동에서 예술문화제가 열렸다.

나혜석의 재발견

나혜석 생가터와 가까운 수원전통문화관도 꼭 들러보자. 이곳에서는 정조와 어머니 혜경궁홍씨가 무엇을 먹었는지 알 수 있다. 고증을 통해 상차림을 복원했는데, 정조의 수라상은 10첩을 넘지 않았다. 참으로 검소한 군주가 아닐 수 없다. 정조가 행궁의 낙남헌에서 양로연을 열었을 때의 상차림, 혜경궁홍씨의 아침상과 반과상 등도 전시된다.

수원전통문화관에서 나와 장안사거리를 지나면 화려한 벽화로 치장한 건물이 보인다. 시민 단체 ‘대안공간 눈’으로, 행궁동 벽화마을이 탄생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곳이다. 수원 출신 작가들의 전시장과 문화 공연 공간으로 이용된다. 현재 대안공간 눈이 운영하는 ‘예술공간 봄’에서 라켈 셈브리 추모전 ‘라켈을 기억하다-Big Gold Fish’가 열린다.

브라질 작가 라켈 셈브리는 지난 2010년 대안공간 눈에서 진행한 이웃과 공감하는 예술 프로젝트 ‘행궁동 사람들’에 참여, 금보여인숙 담벼락에 커다란 황금물고기를 그렸다. 이 그림은 행궁동 벽화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졌다. 라켈은 고향에서 아기를 낳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행궁동 골목 여행의 출발점, 화성행궁
골목 벽화가 만들어내는 동화 속 세상

벽화는 건물 뒤편 골목에 있다. 골목마다 수준 높은 작품이 많아,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듯 따뜻하다. 몇몇 작품은 붉은 페인트로 덧칠이 된 상태다. 이곳 대표작 ‘금보여인숙 황금물고기’도 사라졌다. 최근에 발생한 일이라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행궁동 부활에 결정적 역할을 한 벽화가 사라지는 모습이 안타깝다.

벽화마을에서 수원천을 따라 내려오면 수원화성박물관에 닿는다. 정조 즉위 240주년을 기념해 12월4일까지 특별 기획전 ‘정조대왕과 수원화성’이 열린다. 정조 태 항아리, 정조 왕세손 책봉 교명과 보관함, 정조 황제 추존 옥보 등 처음 공개되는 유물도 많다. 특히 상어 가죽으로 만든 옥보 보관함이 이색적이다. 수원 화성 관련 유물은 <화성성역의궤>와 그 국역본, 프랑스 번역본을 함께 전시한다. 2층 화성 축성실과 화성 문화실에서는 화성 축성 과정과 도시의 발전, 축성에 참여한 인물, 8일간 이어진 정조의 행차 등을 쉽게 알 수 있다.

행궁동 골목 여행을 마치면 공방거리를 거쳐 먹거리 골목을 구경할 차례다. 화성행궁광장에서 왼쪽으로 이어진 길을 따르면 공방거리가 나온다. 거리에는 다양한 공방에서 만든 소박한 장식품을 파는 가게가 행인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1961년 신상옥 감독이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촬영한 ‘한데우물’을 지나면 팔달문이다.

팔달문 저잣거리

수원 화성의 남문인 팔달문 주변은 온통 저잣거리다. 지동시장 주변은 수원천과 어우러져 야경이 아름답고, 먹거리로 순대타운의 순대곱창볶음이 유명하다. 치킨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수원통닭거리에 가보자. 고소한 기름 냄새가 골목에 진동한다. 저녁을 먹고 수원 화성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연인들이 호젓한 달빛 쏟아지는 성곽을 걷는 모습이 로맨틱하다.

 

 

 

==== 여행 정보 =======================================

당일 여행 코스
화성행궁→이야기가 있는 옛길→나혜석 생가터→수원전통문화관→행궁동 벽화마을(대안공간 눈)→수원화성박물관→화성행궁→공방거리→팔달문→지동시장(수원통닭거리)

1박 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화성행궁→이야기가 있는 옛길→나혜석 생가터→수원전통문화관→행궁동 벽화마을(대안공간 눈)→수원화성박물관→화성행궁→공방거리→팔달문→지동시장(수원통닭거리)
- 둘째 날: 수원 화성(팔달문-서장대-장안문-팔달문)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수원시청 www.suwon.go.kr
- 수원문화재단 www.swcf.or.kr
- 수원화성박물관 http://hsmuseum.suwon.go.kr

문의 전화
- 수원시청 관광과 031)228-2409
- 수원문화재단 031)290-3600
- 화성행궁관광안내소 031)228-4480
- 수원화성박물관 031)228-4242
- 팔달문관광안내소 031)228-2765

대중교통 정보
- 기차: 서울역-수원역, KTX·무궁화호 등 수시(05:20~22:50) 운행, 약 30분 소요.
부산역-수원역, KTX 하루 4회(10:15~20:20) 운행, 약 2시간50분 소요.
수원역 4번 출구 버스 정류장에서 11·13·35번 시내버스 승차, 화성행궁 정류장 하차, 약 10분 소요.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 버스: 광주-수원,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5~34회(06:00~23:00) 운행, 약 3시간 소요.
수원버스터미널 앞 정류장에서 64·112번 시내버스 승차, 화성행궁 정류장 하차, 약 25분 소요.
(문의 : 광주종합버스터미널 062)360-8114 코버스 www.kobus.co.kr)


자가운전 정보
영동고속도로 동수원 IC→창룡대로→정조로→화성행궁광장→화성행궁 주차장

숙박 정보
- 수원호텔꼬모: 팔달구 효원로219번길, 031)233-8966, www.hotelcomo.co.kr (굿스테이)
- 호텔 테이트: 팔달구 권광로180번길, 031)222-6100, http://hoteltate.com (굿스테이)
- 테마모텔: 장안구 파장천로, 031)271-6927 (굿스테이)
- 공존공간게스트하우스: 팔달구 화서문로45번길, 070-4241-2116, http://vorovong.wixsite.com/cospace

식당 정보
- 원조엄마네: 순대곱창볶음, 팔달구 팔달문로(지동시장 내), 031)253-5210
- 장안통닭: 프라이드치킨·양념치킨, 팔달구 팔달문로3번길, 031)252-5190
- 진미통닭: 프라이드치킨·양념치킨, 팔달구 정조로800번길, 031)255-3401
- 본수원갈비: 갈비, 팔달구 중부대로223번길, 031)211-8434, www.bonsuwon.co.kr

주변 볼거리
수원 화성, 월화원, 나혜석거리, 수원박물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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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