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최순실 게이트> ⑧최태민 여성편력 보고서 공개

목사 맞아? 이 여자 저 여자…문란했던 성생활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최근 최순실과 관련된 이슈들이 범람하는 가운데 최씨의 부친 최태민씨의 과거 행적에도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연결고리였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최태민 보고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 보고서는 최태민씨의 비위사실, 여자관계, 이권 개입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있는 문서다. 과연 이 보고서는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됐을까?

최태민 보고서는 1979년 10월23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직접 올린 문건으로 최태민씨의 비리와 비위 사실을 적나라하게 적시한 문건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의미가 적지 않다. 보고서에는 최씨에 대한 구체적인 비위 사실, 여자관계, 이권 개입 등의 사례와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열돼 있어 정보기관의 보고서임을 감지할 수 있다. 이 보고서는 미주한인신문 <선데이저널>이 최초로 보도했으며 2007년 대선 당시 이해찬 전 총리가 공개하기도 했었다.

실시간 미행 흔적
시간별 보고 형식

최씨는 1975년 박근혜 대통령에게 3차례에 걸쳐 ‘고 육영수 여사가 꿈에 나타나 근혜를 도와주라’고 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면서 박 대통령을 만나게 됐다. 그는 첫 만남서 교계의 난맥상을 개탄하며 구국선교를 역설, 박 대통령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대한구국선교회를 설립하고 전국의 동 단위까지 조직을 확대, 최대 300만명의 단원을 확보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씨는 이 단체가 조직된 이후 14건의 횡령, 사기, 변호사법 위반, 권력형 비리, 이권 개입, 융자 브로커 등의 비위 행각을 했던 것으로 보고서에 적혀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직접 친국(親鞫)까지 했다고 전해진다. 이때 박 전 대통령은 최씨의 생식능력을 없애는 것과 청와대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하고 구국봉사단 관련 단체 모두를 해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어떻게 잘 넘어갔는지, 새마음봉사단의 명예총재를 맡는 등 10·26까지 박근혜의 옆을 지켰다.


이 보고서에는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최씨의 출생, 성장배경, 경력, 박 대통령을 만나게 된 과정, 구국여성봉사단 창설 이후의 부정행위 의혹, 여성 추문 등을 A4지 16장 분량으로 상세히 담겨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씨는 1912년 5월5일생(1979년 당시 67세)이며 원적은 황해도 봉산군 사리원읍 서동34번지, 본적은 경남 양산군 웅상면 삼호리 532번지, 주소는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689-25번지로 돼 있다.

보고서가 소개하는 최씨의 특이사항은 그가 7개의 이름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그의 이름은 최도원(崔道源)에서 이후 최상훈, 최봉수, 최퇴운, 공해남, 방민, 최태민으로 변천했으며 호적 이름 개명도 최소 1번 이상이었다.

중정 보고서는 박 대통령을 만나기 직전까지의 최씨의 이력도 자세히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씨는 1927년 3월 황해도 재령보통학교를 최도원이라는 이름으로 졸업했다. 이어 그는 일제 강점기인 1942년부터 1945년 8월까지 황해도경 고등과장인 서포의 추천으로 ‘황해도경 순사’로 재직했다.

광복 직후인 1945년 9월 월남해 최상훈이라는 이름으로 강원도경 소속 경찰이 됐다. 이어 1947년 3월 대전경찰서 경사, 1947년 4월 인천경찰서 경위(사찰주임)가 됐다가 1949년 6월, 1950년 7월엔 각각 육군 제1사단 헌병대 비공식 문관, 해병대 비공식 문관으로 일한 것으로 돼 있다.

비서부터 여군 국장까지 파트너로
복잡한 여성관계 적나라하게 묘사

6·25전쟁 때인 1951년 3월, 최씨는 군에서 나와 최봉수라는 이름으로 사단법인 대한비누공업협회 이사장, 대한행정신문사 부사장(부산)으로 활동했다. 1954년 초 부인 김제복(63)과의 가정불화로 경남 동래군 금화사로 도피 후 삭발하고 최퇴운이라는 이름의 승려가 됐다.


1955년 그는 비인가 학교인 경남 양산군 개운중학교의 교장, 대한농민회 조사부 차장, 전국 불교청년회 부회장, 한국복지사회 건설회(임의단체) 회장이 됐다. 불교계에 인맥을 쌓은 것이 계기가 되어 1963년 5월 당시 집권여당인 공화당의 중앙위원에 선임됐다.

그러나 1965년 1월 천일창고(주)를 운영하던 최씨는 같은 해 2월15일 서울지검에 ‘유가증권 위조’ 혐의로 입건, 약 4년간 도피생활을 하게 된다.

1969년부터는 천주교, 불교, 기독교를 결합한 종교활동을 본격화했다. 같은 해 초 천주교 중림성당서 영세를 받았고 이어 1971년 10월엔 서울 영등포구 방화동 592-7번지 호국사에서 불교, 기독교, 천주교를 복합한 영세계 교리 ‘영혼합일법’을 주장했다.

또한 방민이라는 이름으로 독경 및 안찰기도를 했다고 한다. 최씨는 1974년 5월 서울 동대문구 제기2동 122-16 박모씨의 집에 전세로 들어와 ‘태자마마’를 자칭했으며 1974년 8월에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154-5 선모씨 소유 빌딩 2층(36평)으로 이전, 동일한 행위를 했다고 보고서는 기록했다.
 

김재규의 항소이유서와 이 수사보고서엔 ‘자칭 태자마마’ ‘사이비 목사’ ‘사기’ ‘횡령’ ‘이권 개입’ ‘회계’ ‘부정행위’ ‘최태민’ ‘구국봉사단’ ‘추문’ 등 구체적 용어나 표현이 무수히 겹쳐 있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 전 대통령을 시해한 이후 작성된 ‘항소이유보충서’에서도 아래와 같이 최태민 문제가 밝혀져 있다.

“구국여성봉사단이라는 단체는 총재에 최태민, 명예총재에 박근혜 양이었는 바, 이 단체가 얼마나 많은 부정을 저질러왔고 따라서 국민, 특히 여성단체들의 원성이 되어 왔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아니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영애가 관여하고 있다는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아무도 문제 삼은 사람이 없었고 심지어 민정수석(民情首席) 박승규 비서관조차도 말도 못 꺼내고 중정부장인 본인에게 호소할 정도였습니다. 본인은 백광현 당시 안전국장을 시켜 상세한 조사를 시킨 뒤 그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하였던 것이나 박 대통령은 근혜 양의 말과 다른 이 보고를 믿지 않고 직접 친국까지 시행하였고, 그 결과 최태민의 부정행위를 정확하게 파악하였으면서도 근혜 양을 그 단체에서 손떼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근혜 양을 총재로 하여, 최태민을 명예총재로 올려 놓은 일이 있었습니다. 중정 본부에서 한 조사 보고서는 현재까지 안전국(6국)에 보관되어 있을 것입니다.”

시간 장소 인물
구체적으로 서술

보고서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최씨의 여성편력에 관한 내용이다. 보고서에는 최씨가 70년대 자신이 운영하던 구국봉사단 사무총장, 부단장, 부총재, 비서 등 구성원들과 수차례 성관계를 맺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성행위 시간, 장소, 과정, 횟수 등까지 지나칠 정도로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아래는 보고서에 적혀있는 여자관계에 대한 내용이다.

1972년 12월부터 1976년 4월까지 27세 전 총재비서와 영등포 옥호불상 여관, 세검정 옥수장, 신촌 신성여관 및 대전 시내 에덴여관 등에서 전후 10회 성교, 1976년 1월부터 4월까지 총재실서 주 3회 정도 포옹, 키스 등 애무행위.

1975년 8월부터 1975년 12월까지는 45세 전 부총재와 총재실서 수시 키스, 포옹 및 애무하고 여성의 손으로 음경을 만지게 하는 등 음란행위. 1976년 4월부터 1977년 5월까지 31세 전 부단장과 세검동 옥수장 (방갈로), 신촌 신성여관 등에서 3회에 걸쳐 성교하고자 했으나 성기 불발기로 실패. 1976년 3월 41세 전 여군 국장과 영등포 금성호텔 302호실서 성교하려다 성기 불발기로 음경을 빨게 하는 등 음란행위.

총 성행위 시간
과정·횟수까지

1976년 8월부터 1976년 9월까지 40세 간호과장과 총재실서 4회에 걸쳐 키스, 포옹하고 음경을 빨게 하는 등 음란행위. 1976년 8월부터 1977년 6월까지 24세 병원 경리담당과 총재실서 4회에 걸쳐 키스, 포옹, 유방 및 음부를 만지면서 강제로 음경을 빨게 하는 등 음란행위.


42세 전 사무총장은 최태민으로부터 검찰에 피소된 자신의 사기 사건 선처 조건 등으로 스스로 몸을 바치라는 요구를 받고 이를 거절할 경우 해임 등 보복이 두려워 1978년 5월14일, 사직 공원 옆 옥호미상 호텔에서 최태민의 성기 불발기로 국부와 유방을 빨면서 손가락을 국부에 삽입, 음란행위.

35세 유부녀 사무총장과 봉사단 기획관리실장 및 건물관리 실장실서 중요 업무회의를 가장, 문을 잠그고 음란행위 또는 호텔서 통정. 이때 이 여성은 정조 제공으로 최태민의 총애를 받게 되었으며 도산에 직면한 남편의 경영업체를 최태민의 지원으로 회복.

51세 과부 조직국장과 조직국장실 또는 호텔 등에서 통정설. 25세 전 비서와 총재실 또는 호텔 등에서 통정설. 42세 제2대 서울지구 시단장에게 남편 공천문제로 접근해 총재실 또는 호텔 등지서 통정설. 43세 전 사무총장 남편이 대학 운영자임을 기회로 접근, 총재실 또는 지방출장 중 호텔 등에서 통정설.

중앙정보부가 직접 작성
박정희 “거세하라” 지시

이에 대해 당시 최씨 측은 병실 입원 도중 강압적으로 이뤄진 수사와 기록이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도 1990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서 그를 옹호했다. “저와 새마음운동을 하던 최(태민) 고문은 시기를 받았다. 투서가 들어오니까 당시 김재규 중정부장이 조사를 시켰다. 아버지(박정희)는 내사 기록을 읽어보고 저를 배석시킨 가운데 친국(직접조사)을 한 뒤 없었던 일로 돌린 적이 있다. 최 고문에 대해 떠도는 항간의 루머를 믿지 않아주시기 바란다.”


<월간중앙> 1993년 11월호는 당시 분위기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지역에서 열리는 구국봉사단이나 새마음봉사단 행사에 참석하면 관내 각급기관장과 이 지역에 연고가 있는 중앙부처 고위공무원, 국회의원들이 총출동했다고 전했다.

“측근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최태민 총재의 위상 또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갔다. 나중에 최태민씨는 도지사와 경찰국장을 전화로 호출해 호통을 칠 정도까지 되었다.”

10·26 뒤 박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났다. 최씨가 박 대통령을 자신이 만든 대한구국선교단의 명예총재로 추대한 뒤 이 단체는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으로 석연찮게 변신했다. 그리고 이를 통한 권력 남용으로 최씨 주변엔 각종 이권 개입과 횡령, 사기 및 융자 알선 등 권력형 비리가 들끓었다. 하지만 이 의혹들은 실체가 덮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합수부도 그를 수사했지만 밝혀진 건 없었다.

이후 최씨는 1980년대 당시 박 대통령이 이사장으로 있었던 육영재단서도 권력 남용으로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결국 1990년, 최씨는 박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전면서 물러났다. <중앙일보>는 1994년 최씨의 부음을 전하며 “최씨는 최근까지 근혜씨의 생활비를 대주며 재산관리인 행세를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1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197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최태민씨와 교계 활동 및 교류를 해온 전기영(78) 서산 충성전원교회 목사는 “최태민·박근혜 연인설에 대해 최씨에게 직접 물어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최씨는 ‘박근혜와 나는 영의 세계 부부이지 육신의 부부가 아니다’고 말한 걸 들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는 전 목사가 항간에 떠도는 최씨의 육영수 여사 현몽 이야기(육 여사가 자신의 꿈에 나타나 박근혜 영애를 도와주라고 했다는 얘기)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7번 이름 바꾸고
3가지 종교 결합

전 목사는 “최씨가 현몽에 대한 편지를 청와대에 보낸 데 이어 박근혜를 청와대에서 만났을 때 ‘내가 육 여사의 표정과 음성으로 빙의했다’고 말했다”면서 “최태민이 내게 말하길 ‘육 여사 빙의에 박근혜가 놀라 기절했다가 깨어났다. 육 여사가 내 입을 빌려 딸에게 나(최태민)를 따르면 좋은 데로 인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때 박근혜는 입신(入神·신들림)한 상태였다’”고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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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