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성인용품의 세계 들춰보기

“오늘은 뭘 해볼까?” 남자친구보다 더 좋은 별별 ‘인조애인’

나이가 점점 들어갈수록 남성들에게 섹스는 일종의 고역이 될 때도 있다. 마음이 원하는 만큼 체력이 뒤따라 주지 않는 경우에는 스스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 무시 당하기도 일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몸에 좋은 것을 먹고 운동을 한다고 해도 어느 순간 한계에 직면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선천적으로 성능력이 낮거나 발기 능력이 떨어지는 남성들도 존재한다. 이럴 때는 상대 여성도 여간 고역인 게 아니다. 자신의 남편이나 상대방의 성능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바람을 피울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간단한 해결 방법은 성인용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성인용품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늘어나는 수요로 드러나고 있고, 이에 따라 성인용품 업계에서도 새로운 신제품으로 소비자들을 지속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점점 진화하고 있는 성인용품에 대한 인식,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성인용품들을 집중 취재했다.

20~30대 여성들 ‘성인용품 사랑’ 꾸준히 확산돼 눈길
남자 친구 없어도 ‘나홀로 오르가슴’ 가능해 “아이 좋아~”


과거에는 성인 용품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불만족스러운 성생활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보조용품’이라는 인식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나이가 젊을수록 더욱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인용품에 대해서 가장 적극적인 인식의 변화를 이뤄내고 있는 부류는 다름 아닌 20~30대 여성들이다. 과거 성인용품을 찾는 여성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다.‘음란한 여자’ ‘색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여자’ 등의 수식어가 붙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30대 여성들의 ‘성인용품 사랑’은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성인용품에 대한 인식
20~30대 여성들이 바꿨다?

이는 그녀들이 이러한 성인용품을 ‘생활의 보조용품’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캐리어 우먼인 최모(28·여)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실 나 같은 경우에는 남자 친구를 별로 사귀고 싶지 않다. 나에게 주어진 나만의 인생을 즐기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성생활이다. 남자 친구가 없다고 무슨 호빠 같은 곳을 찾아갈 수도 없고, 주변의 아무 남자하고나 섹스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인용품에 눈길이 가게 됐다. 몇 번 사용을 해봤더니 정말이지 ‘남자 친구보다 더 사랑스러운 일상용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렇게 경험을 하고 보니 성인용품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졌다. 남을 속이는 것도 아니고 죄를 짓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저 나의 생활에 도움을 주는 훌륭한 기구라고 생각한다.”

중년의 여성들도 성인용품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주부인 박모씨는 성인용품을 두고 ‘우리 가정의 행복 지킴이’라고까지 이야기한다.
“사실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자주 성관계를 갖지 못하게 됐다. 그렇다고 나의 욕망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남편은 결국 나에게 ‘정 힘들면 내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다른 남자와 관계를 해도 괜찮다’고까지 이야기했다. 정말 부부 사이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사고를 당한 남성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진짜로 그렇게 하는 것은 인간의 도덕상 그럴 수 없다고 본다. 결국 성인 용품에 의지하게 됐고, 남편은 오히려 그런 나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성인용품은 우리 가정의 행복 지킴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위 자체가 오히려 사람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좋으며 성인용품을 사용한 자위행위가 오르가슴을 느끼기에 더욱 좋다는 점이 이러한 성인용품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유도하고 있기도 하다. 또 다른 성인용품 애용자인 이모양은 ‘성인용품 때문에 생활의 불편이 해소되고 상쾌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위 행위 긍정적 평가
오르가슴 도달 쉬워


“나 같은 경우는 섹스 욕구를 해결하지 못하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까지 현저하게 떨어진다. 때로는 안절부절못하게 되고 마치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주변에서 친구들은 나의 그런 불안한 모습을 보고 ‘무슨 일이 있냐’고 다그쳐 묻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 ‘섹스를 하지 못해서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성인용품을 사용한 후로부터는 그런 일이 없어졌고 다소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런 점에서 최신 성인용품에도 상당히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성인용품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성인용품의 색다른 진화도 눈부시다고 할 정도다. 무엇보다 색다른 콘돔이나 남성 착용 기구들이 눈에 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발기 상태를 유지시켜 주는 콘돔’이다. 기존의 콘돔들은 임신의 예방을 위한 것이 주목적이었지만, 이 제품은 임신 예방은 물론이고 부족한 남성의 발기 능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외형으로 봤을 때는 여성용 자위 기구와 거의 흡사하다.

남편과 관계 소원해진 주부 ‘성인용품’으로 욕구 충족
클리토리스·지스팟 공략‘별별 성인용품’ 등장 만족

이는 그만큼 여성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콘돔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남성의 성기를 무해하게 마취하는 콘돔도 있다. 콘돔을 끼우고 성관계를 갖는 동안 미세하게 마취를 시켜 발기력 증진과 함께 사정 시간을 지연시켜 주는 것. 과거 남성들이 주로 했던 성기 변형 수술인 ‘해바라기 수술’을 대체할 수 있는 콘돔도 있다. 이른바 ‘버섯돌이 콘돔’이다.

이 제품을 착용하게 되면 귀두 부분에 돌출된 부분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마치 수술이라도 한 듯한 느낌을 여성에게 전해준다. 큰 성기를 선호하는 스타일의 여성에게는 안성맞춤의 도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콘돔들이 점점 더 ‘초박형’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일본의 기술진들은 0.02mm 이하의 초박형 콘돔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

만약 이렇게 콘돔이 얇아지게 되면 남성이나 여성이 착용 자체를 거의 느끼지 못할 수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간 콘돔의 불편한 착용감 때문에 콘돔을 사용하기 싫어했던 남성들에게는 희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런 제품들이 많아질 경우 임신율 저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눈부신 성인용품의 진화
“앗! 이런 제품도 있네”
 
‘바이브 링’은 여성과의 접촉감을 더욱 높여주는 제품이다. 성기의 뿌리 부분에 장착하게 되면 여성의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게 되고 이를 통해서 여성의 만족감이 더욱 배가 된다는 이야기다. 여성의 지스팟을 찾아주는 링도 인기를 끌고 있다. 손가락에 키우고 여성의 성기에 삽입하게 되면 지스팟을 손쉽게 찾아주는 제품이다. 본격적인 성행위를 할 때에는 이를 남성의 성기에 삽입하면 된다.

그런데 이 제품은 여성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지스팟을 모르는 여성도 상당수 있기 때문에 그녀들에게 이러한 지스팟 링은 상당히 유용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성관계 자체를 원활하게 해주는 윤활제 등도 여성들에게 상당히 인기 있는 제품이다. 특정 이유 때문에 애액이 많이 나오지 않는 여성의 경우 섹스 자체가 고통이기 때문에 이런 여성들에게 윤활제는 고통을 줄이고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최적의 제품이 아닐 수 없다.

향후 이러한 성인용품은 더욱 더 적극적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독신자들이 점점 늘고 있고 이들의 성적 욕구가 잠재되어 있는 이상, 그들이 이러한 성인용품에 의존할 것은 당연한 일. 따라서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성인용품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은 더욱 확산될 것이며 관련 업계 역시 이러한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해 지금보다 더욱 다양한 성인용품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성인용품을 취급하는 ‘만냥닷컴’의 한 관계자는 “향후 성인용품은 아예 ‘생활용품’의 카테고리로 발전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며 “그럴수록 디자인이 더욱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겉으로만 봐서는 성인용품인지 아닌지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예쁜 제품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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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통일교 수사’ 최종 시나리오

김건희 특검 ‘통일교 수사’ 최종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구속됐다. ‘정교유착 의혹’ 수사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김건희 특검팀의 활동 기간도 30일 연장됐다. ‘시간 압박’의 짐을 덜게 된 것이다. 이제 남은 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흘러간 통일교 자금과 윤석열 전 대통령 간 연관성, 통일교 교인 국민의힘 집단 입당 의혹 등이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인력·시간 압박에 고민이 깊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신병 확보 여부도 수사에 차질을 줄 수 있는 중대 기로 상황이었다. 한 총재가 구속되면서 수사 물줄기가 이어지게 됐다. 관건은 남은 시간 안에 모든 의혹을 수사할 수 있느냐다. 설마설마 했는데… 한 총재는 지난 23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각종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구속됐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횡령·증거인멸 교사 등 4개 혐의를 적용했다. 한 총재 구속 직후 통일교 측은 입장문을 통해 “수사와 재판 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 총재에 이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정원주 전 비서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공범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책임 정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정 전 실장은 최근까지 천무원(통일교 최상위 행정조직) 부원장을 맡아 교단 내 실세로 꼽힌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한 총재가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하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씨에 명품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는 등 ‘통일교 현안 청탁’ 과정을 승인하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영장심사에 팀장급을 포함해 검사 8명을 투입한 특검팀은 한 총재가 특검의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가 공범인 권 의원이 구속되는 것까지 지켜본 뒤 임의로 출석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인 점과 증거인멸 우려 의견 등을 420쪽 분량의 의견서에 담아 제출했다. 반면 한 총재 측은 이달 초 심장 시술을 받았고 각종 합병증 우려에도 자진 출석했다며 구속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권, 통일교 측 경찰 수사 정보 미리 알려 특검, 일부 교인 국민의힘 실제 입당 확인 한 총재는 전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전관 출신의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마지막까지 변론 전략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재명정부에서 첫 민정수석으로 임명됐다가 사퇴한 오광수 변호사도 한 총재 변호인단에 합류했지만, 이후 논란이 일자 사흘 만에 변호인 사임계를 내기도 했다. 특검팀은 이날 한 총재와 함께 영장심사를 받은 정 전 실장의 수첩에서 한 총재가 연루된 해외 원정도박 수사 사건과 관련해 “자금 관련해 (경찰이) 수사 중이고 압수수색이 나올 것”이란 취지로 적힌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한 총재 측은 ‘도박 수사 무마’ 사건이나 ‘금품 전달 의혹’ 등에 대해 “전달자인 윤 전 본부장의 개인 일탈”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정 전 실장이 원정도박 수사 사건을 미리 보고받고 챙긴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2022년 10월3일 권 의원으로부터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과 관련한 경찰 수사 정보를 들은 뒤, 이를 한 총재와 정 전 실장에게 보고하고 통일교 직원들을 시켜 관련 증거인멸을 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총재 측은 관련 보고를 받은 사실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승낙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 총재는 특검 조사를 받은 뒤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했느냐’고 묻는 질문에 “내가 왜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신병 확보에 성공함에 따라 향후 수사를 통해 권 의원에게 흘러간 통일교 자금 1억원과 윤 전 대통령 간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추적할 전망이다. 해당 자금의 전달 시점이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로 추정되는 만큼 윤 전 대통령선거에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9부 능선 넘었다 이와 함께 대선 전후 통일교의 재정·조직 지원에 따라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배정 등 통일교 현안이 정부 정책에 반영됐는지 규명하는 것이 향후 수사의 핵심이다. 특검팀은 한 총재 구속영장에 적시되지 않은 통일교 교인 집단 입당 의혹 등 남은 혐의 수사에도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앞서 특검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2022년 10월∼2023년 3월과 22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1∼4월 등을 특정해 통일교 교인 명단과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대조했다. 해당 기간 국민의힘에 신규 입당한 통일교 교인은 39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권 의원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윤석열정부 시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측에 지원을 요청한 단서를 포착했다. 특검팀은 “다른 잠재 주자들도 요청해 왔다”는 윤 전 본부장의 문자메시지 등을 토대로 통일교가 전방위적으로 국민의힘 후보들과 유착됐는지 살펴보고 있다. 우선 특검팀은 2023년 3월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연락한 정황과 통일교 지구별 책임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역을 분석 중이다. 특검팀이 2022년 11월 중순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보낸 메시지를 주목하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당시 전씨에게 “내년 전당대회에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한지, 윤심은 어떤지”라고 물으며 “몇몇 잠재 주자들도 요청이 왔다. 저희와 과거에 연결됐던 주자들”이라는 취지로 얘기했다. 실제 일부 입당 정황 전씨는 이에 “윤심은 변함없이 권(성동 의원)”이라고 답하며 당 대표 출마를 검토하던 몇몇 국민의힘 잠재 주자들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심판이라 포기했고, B씨는 윤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됐다. C씨는 이기적’이라는 취지였다. 윤 전 본부장이 D 의원은 어떤지 묻자, 전씨는 “윤심 근처에도 못 갔다”고 답했다. D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했지만, 당선권 안에 들지 못했다. 특검팀은 이 같은 문자 내역 등을 토대로,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했던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통일교 교인들을 동원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국민의힘 당사에 대한 세 번째 압수수색 시도 끝에 데이터베이스(DB) 관리업체에서 당원 명부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2022년 10월~2023년 3월 조직적으로 가입한 당원들과 당 대표 선거 참여가 가능한 책임 당원들을 파악할 계획이다. 책임 당원은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한다. 특검팀이 통일교 교인과 국민의힘 당원 명단 대조를 통해 ‘집단 가입’ 교인들을 찾으면 ‘통일교 3만명 지원’ 의혹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2023년 2월 초 윤 전 본부장이 ‘신규 입당원이 1만1101명, 기존 당원이 2만1250명’ ‘중앙 차원에서 지침을 내렸다’며 김씨에게 보내달라고 전씨에게 전달한 문자메시지도 확보했다. 특검팀은 당시 김씨와 한 총재의 승인하에 통일교가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을 집단적으로 지지했다고 판단한다. 전씨가 윤 전 본부장에게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으로 정리하라네요”라는 취지로 문자를 보내자, 윤 전 본부장은 “움직이라고 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실제로 김 의원은 당 대표에 당선됐고, 조수진 의원과 장예찬 후보도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수차례 논의” 당 대표 선거에도 직접 개입? 수사 기간 한 달 늘었는데 규명 의혹 산더미 그러나 김씨는 특검팀 조사에서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고 해당 후보들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며, 당시 당 상황에 관심이 없었다”는 취지로 반발했다. 전씨도 “그냥 광을 판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 등에게 정당법 제42조(입당강요죄)와 제49조(당대표 경선 자유방해죄)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정당법 위반 혐의가 성립하려면 통일교 측이 교인들 의사에 반해 강제로 입당시켰고, 당내 선거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조직적으로 투표 지시를 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혐의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특검팀이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하는 건 ‘정교 유착’ 의혹의 정점에 있는 윤 전 대통령이다. 권 의원에게 전달된 1억원 중 윤 전 대통령 몫으로 추정되는 돈이 별도로 준비돼있었던 만큼 한 총재로부터 관련 진술을 받아내야 한다. 지난 23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1월5일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종이상자에 담긴 ‘관봉권’ 형태의 현금 1억원을 권 의원에게 전달했다. 당시 1억원은 5000만원씩 각자 다른 색의 비단으로 포장됐고 노리개가 달려있었으며 이 중 하나에는 임금을 뜻하는 ‘왕(王)자’가 자수돼있었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인 당시 통일교 재정국장 이모씨는 같은 날 오전 10시께 두 개 상자 사진을 모두 찍어뒀다. 통일교 내부에서는 당시 전달된 자금 일부가 대선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의 몫으로 준비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 전 본부장 역시 특검팀 조사에서 권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한 이유에 대해 “대선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은 권 의원 주선으로 윤 전 본부장을 실제 만나기도 했다. 권 의원은 2022년 3월22일 경기도 가평 천정궁을 방문해 한 총재에게 금품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쇼핑백을 받은 뒤 같은 날 오후 윤 전 본부장을 데리고 당선자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과 만나게 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수천만원 따로 전달? 윤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 총재에게 대선을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했고, 윤 전 본부장의 통일교 현안 청탁에 “향후 그와 같은 사항들을 논의해 재임 기간에 이룰 수 있도록 하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통일교의 현안 중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 규모 확대 등 일부는 실현되기도 했다. 금품을 직접 주고받은 윤 전 본부장과 권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금품을 전달받았는지, 통일교 현안이 추진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