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무인’ 특급호텔 2세 술집 난동 전말

옆 손님 껴안고 바지까지 훌러덩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갑질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재벌2세들의 일탈행동이다. ‘땅콩회항’ ‘운전기사 상습폭행’ ‘경비원 따귀 사건’ 등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얼마 전엔 ‘여성 성희롱 및 갑질 폭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 특급호텔의 2세 경영인이 술집서 난동을 부린 것. 일각에선 영화서나 볼 수 있는 일부 재벌2세들의 난폭한 사생활을 엿볼 수 있는 사례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급호텔 2세 경영인 신모(40) 대표가 폭행·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 사건은 신 대표의 부친이 축구선수 차두리의 전 장인인 신철호 임피리얼팰리스호텔 회장으로 밝혀져 관심이 더욱 더 집중됐다. 신 대표는 현재 임피리얼팰리스호텔 브랜드서 세운 임피리얼팰리스부티크호텔의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호텔 리더 맞아?

신 대표 일행은 지난 12일, 강남의 한 술집서 술을 마시던 중 옆자리 여자 손님을 뒤에서 껴안다가 저지당하자 신 대표의 매제인 또 다른 신모(36)씨가 바지를 내리고 가게 안 여자 손님을 성희롱했다. 이후 신 대표 일행은 담배를 피우기 위해 가게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오는 과정서 해당 업소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해당 업소는 금연건물이었기 때문에 직원들은 금연을 부탁했으나, 신 대표 일행은 멱살을 잡으며 시비를 걸었다. 신 대표 일행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잠긴 유리문을 강제로 열고 가게 안으로 난입해 의자를 던지고 종업원 폭행을 하는 등 20여분간 업장 내에서 행패를 부렸다.

신 대표 일행은 만류하는 업장 주인과 거친 몸싸움을 하다 가게 밖으로 쫓겨나자 업장 유리문에 화분을 집어던지는 등 난동수위를 점점 높여갔다. 해당 업장 주인이 “CCTV 다 찍혔고 경찰을 부를 것”이라고 말하자 신 대표 일행은 “그렇게 나올 거야?”라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임피리얼팰리스호텔 대주주이자 임피리얼팰리스부티크호텔 대표이사 신 대표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임피리얼팰리스부티크호텔은 용산구 소재로, (부티크가 아닌) 일반 임피리얼팰리스호텔은 강남에 위치해 있다.

임피리얼팰리스호텔을 운영하는 기업은 ‘태승이십일’. 이곳은 일진산업서 호텔을 분할해 나온 회사다. 특히 태승이십일의 대주주는 신 대표인 것으로 확인됐고 현재 태승이십일 소재지는 일본으로 나와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약 48억원, 영업손실은 13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또한 임피리얼팰리스호텔 운영기업인 태승이십일은 신 대표와 특수관계자들이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 대표가 운영하는 임피리얼팰리스부티크호텔은 아버지 신철호 회장이 소유한 기업(데미테르)의 종속기업으로 확인됐다.

매제와 술 마시다가 추태
흡연 말리는 종업원 폭행
가게 기물 파손하며 행패

신 대표 쪽 부티크호텔은 ‘주영이십일’이라는 자회사도 소유하고 있다. 주영이십일(임피리얼팰리스부티크호텔)의 매출액은 2014년 64억원서 2015년 60억원으로 소폭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4년에는 12억원 영업이익에서 지난해 7억의 영업이익이 발생해 점차 이익이 급감했다.

이에 재계에선 “스트레스를 받은 신 대표가 이 같은 난동을 부린 것이 아니냐”는 추측성 이야기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임피리얼팰리스호텔 측은 “내부적으로 저희는 아는 바가 없다. 아예 모르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한 신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부티크호텔 측은 “아는 바가 없다. 사적인 부분이라 호텔 측에선 언급할 내용이 없다. 그것은 대표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재벌 2·3세들의 일탈행동은 잊을 만하면 불거진다. 올 들어서는 운전기사를 상대로 폭행과 폭언을 했다는 진술이 잇따라 나왔다. 현대그룹 3세인 정모씨는 검찰 조사까지 받았다. ‘빨리 가라’고 지시하면 신호나 차선을 무시하고 달리고, ‘가자’란 문자를 보내면 번개같이 뛰어나가 출발 30분 전에 대기하는 등 운전기사 행동 요령을 담은 140장 분량의 ‘갑질 매뉴얼’도 공개됐다.

비슷한 이유로 최근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대림그룹 3세 이모씨는 운전기사가 자신과 눈을 마주치는 게 싫다며 룸미러를 돌리고 사이드미러를 접은 채 운전하도록 지시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범LG가 3세인 구모씨는 본인 소유의 빌딩 세입자를 상대로 협박과 폭언을 한 게 CCTV에 고스란히 찍히기도 했다.

재벌2세들의 갑질이 횡행하는 데는 지나친 특권의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벌1세 때는 그런 일이 없다가 재벌 2·3세에 내려오면서 경영인으로서 윤리의식이 낮아졌다는 것. 한국 경제를 움직이고 있는 이들의 갑질은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다.
 

관렵업계 전문가는 “재벌2세는 향후 기업 경영을 이끄는 주역인데 약한 사람을 멸시하는 행동은 국민의 지탄을 넘어 기업 이미지와 경영에 큰 손해를 입히게 마련”이라며 “오너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라도 재벌2세는 배금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도덕·윤리 교육에 보다 신경 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오너가 일원의 경우 타인의 삶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자신이 원하는 대로 실현시켜갈 수 있다는 사회적 환경에 노출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생활이 지속되다 보니 일상적인 상황 속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중심적인 행동을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또 터진 갑질

재계 관계자는 “한 호텔의 리더이면서 이런 행동을 하고 다닌다는 것이 대한민국의 수치다. 또한 호텔 측이 해당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무대응으로 일관하려는 태도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호텔이 대표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어야 옳았고 책임의식을 갖고 시정돼야 하는 부분”이라면서 “다른 산업군이 아닌 서비스직에 해당하는 호텔 운영자가 영세 사업장에 가서 난동을 부렸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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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