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16>

올 가을 ‘황금노선’상권은 설렌다!


오는 9월 신분당선이 개통을 앞두고 있어 주변 상권이 들썩이고 있다. 신분당선은 9호선에 버금가는 이른바 ‘황금노선’으로 불린다. 신분당선은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수도권 남부를 강남 옆 동네로 만들 뿐만 아니라 향후에는 수원과 광화문까지 1시간 거리로 만들게 되는 가히 ‘교통의 혁명’이기 때문이다. 신분당선이 개통되면 정자에서 강남까지 19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강남 접근성에 곤란을 겪었던 분당과 용인 수지, 신갈 등의 교통이 크게 개선된다.

신분당선 9월 개통 예정…주변 부동산 들썩
‘멀었던’수도권 남부서 서울시내까지 1시간


정자동에서 수원 광교신도시를 연결하는 신분당선 연장선 공사가 2월8일 착공됨에 따라 개통 예정지 주변 상권도 관심의 대상이다. 신분당선 연장선 사업은 총 길이 12.8km로 미금역 인근, 수지 상업지구 내 2곳, 광교신도시 내 신대저수지 인근, 광교신도시 내 도청사 인근, 차량기지가 만들어지는 경기대 인근에 총 6개 역사가 들어선다.

2016년엔 연장선 개통
수원서 강남까지 30분

경기철도(주)가 민자 사업을 맡아 2016년 2월 개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한다. 신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되면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서울 강남까지 30분이면 이동이 가능해 진다.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으로 주목 받는 상권은 다음과 같다.

강남역 상권은 대한민국 최고의 소비상권으로 인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탁월한 상권임이 입증된 곳이다. 강남역이 이토록 최고상권의 반열에 오르게 된 데에는 매우 많은 요인이 작용했다.

사통팔달의 교통여건, 삼성타운 입주, 롯데칠성부지 개발 등 호재가 풍부하다. 특히 2009년 개통한 지하철 9호선이 강남역 북쪽 교보타워 사거리를 경유하게 됐고, 오는 9월 신분당선이 개통하게 되면 환승역이 되어 1일 유동인구 10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3호선 양재역세권 상권은 신분당선 환승역이 개통되면 분당, 판교 신도시와 서울을 연결하는 신분당선과 3호선의 교차점 역할을 하게 돼 급격한 유동인구 증가가 예상된다. 여기에 신분당선 1차 개통 시점이 교보타워 사거리와 뱅뱅사거리를 잇는 지하도시 건설 등의 개발계획과 맞물려 상권의 급성장이 기대된다.

판교역 상권의 핵심은 판교역 개통을 시작으로 알파돔시티 프로젝트의 추진 여부에 따라 상권 활성화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신분당선 판교역에 들어서는 알파돔시티는 동서로 성남~여주선, 남북으로 신분당선이 교차하는 판교정거장을 중심으로 조성된다.

알파돔시티는 뛰어난 교통망 및 다양한 입주시설로 분당, 용인, 수원, 광주, 여주의 유동인구를 강력하게 흡수할 전망이다. 주변 판교역세권 상업지역에 전파하는 파급효과 또한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분당선 개통 효과로 1일 승하차 인구 14만3000명이 예상된다. 이처럼 신분당선은 판교, 분당, 용인, 수원 일부, 광주, 이천, 여주 시민들의 교통수단으로 강남~판교 이동시간이 12분 정도 소요되면서 이동시간 절약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정자역 상권의 최대 변수도 신분당선 개통이다. 2011년 개통 예정인 신분당선 1단계 구간의 환승역이기 때문에 노선 개통 이후 인근 상권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자역 상권은 신흥 상권이기는 하지만 서울, 용인 등 주변 지역으로부터 원정인구가 늘고 있어 향후 고급 레스토랑이나 명품점 등의 영업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정자역 상권은 대부분 외식업이라는 업종에 특화돼 있고 유동인구가 적다는 점, 또한 인근 배후단지인 느티마을, 상록마을, 한솔마을, 정든마을이 탄천과 왕복 10차선도로인 성남대로와 분리돼 있어 상권과의 연계성이 떨어진다. 분당의 라이벌 상권인 서현역 일대는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정자역은 ‘성장기’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서현역 일대가 삼성물산 이전과 삼성플라자 매각으로 브랜드 가치가 다소 약화됐다면 정자역은 아직 규모는 작지만 이국적인 분위기와 신분당선 개통 호재로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업종별로는 중저가 음식이나 학원 등 청소년 상권은 서현역 주변이, 고급 음식점이나 의류, 갤러리, 카페 등은 정자역 상권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교신도시의 유망상권 역시 신분당선 연장선상의 예정지인 경기대역, 도청역, 신대역(가칭)을 중심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파워센터 등 특별계획구역지역의 상권도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나 유동인구 확보 면에서 역세권 중심의 상권발달이 예상되고 있다.

열차 차량기지가 위치해 있는 경기대역의 경우 업무시설 및 단독주택 지역이 주변에 위치해 있는 것이 유리한 점이나 아파트단지 밀집지역과 다소 떨어져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도청이 위치할 도청역세권의 경우 광교신도시의 중심 상권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경기도청, 비지니스파크, 대규모 주상복합시설 등이 위치할 것으로 보여 대규모 유동인구 및 배후세대인구 유입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수도권 역만 400곳
…철저하게 살펴야”

하지만 그만큼 상가 분양 가격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투자 시 분양 및 임대 가격의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대역세권은 주변의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배후로 하는 상권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며, 인근의 상현지구의 인구유입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광교신도시는 판교신도시와 더불어 주거와 상가 양면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신분당선 연장선이 2016년에 개통될 경우 강남 진입이 훨씬 손쉬울 것으로 보여 향후 장기적인 발전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한 상가전문가는 “역세권은 상가 투자에서 대학가 상가 투자와 더불어 가장 선호되는 지역으로 수도권만 해도 역이 400군데가 넘는다”며 “신노선의 개통으로 환승역이 되는 역세권의 경우 출구가 두 자리인 경우가 많아 유동인구가 단순히 흘러가는 자리인지, 분양가가 주변 시세에 비해 높지는 않은지 등을 철저하게 검증한 후 투자에 임해야 할 것”라고 조언했다.

개발호재 품은 환승역 역세권 주목
신설 역세권은 중장기적 투자 필요

신영동성은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 강남 지웰타워Ⅱ 상가를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13층의 연면적 5996㎡ 규모다. 강남역 일대는 하루 유동인구만 45만명에 달하고 특히 지웰타워Ⅱ가 있는 6번 출구는 이곳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다 최근 신논현역 개통으로 유동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올해 신분당선 전철역이 개통되고 삼성·롯데타운 등 대형 오피스 빌딩들이 입주하면 상권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신분당선 판교역(2011년 개통 예정)과 인접한 판교타워는 연면적 1만3692㎡에 지하 4층~지상 12층 규모로 비교적 구매력이 높은 판교 거주민들과 판교 테크노파크 등 유동인구층까지 끌어들이는 장점이 있다. 판교타워는 테크노밸리에서 판교역까지 연결되는 보행자전용도로 초입에 위치한 코너 상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분당신도시가 6개 역세권으로 나뉘는 것과 달리 판교역은 판교신도시의 유일한 환승역이다. 동광건설이 시공을 맡았고 시행사는 하우징솔루션이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소재 광교신도시엔 스타씨제이(地)가 분양중에 있다. 신분당선 신대역앞 코너 상가로 지하3층~지상9층 총 점포수 39개 연면적 6612.12㎡ 규모다. 시행은 (주)신화CJ, 시공은 (주)풍산이 맡았으며 2011년 10월 준공 예정이다.

경기 수원시 광교 신도시 신분당선 신대역 인근에선 킴앤코 시티하임이 상가를 분양한다. 킴앤코 시티하임은 총면적 7383m²에 지하 1~3층은 주차장, 지상 1~6층 근린생활시설, 지상 7~9층은 오피스텔로 구성되는 1개동 규모의 상가·오피스텔 복합 건물이다. 1층 상가에는 테라스가 설치돼 있어 계약 면적보다 점포를 넓게 사용할 수 있다. 테라스 바닥은 데크로 처리돼 있어 커피숍으로 사용할 경우 분당신도시 정자동 카페촌 같은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주)광교AMC는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광교서희스타힐스 상가를 분양하고 있다. 공급면적 기준 85㎡(평균)39개 점포다. 이 상가는 오피스텔 건물 안에 들어선 근린상가다. 이 가운데 지상 1~3층에는 상가, 지상 4~12층에는 오피스텔이 각각 들어선다. 이 상가는 입지 여건이 뛰어난 게 최대 장점이다. 인근 행정타운 특별계획구역에 경기도청 신청사가 2016년까지 이전해 들어올 예정이다. 상가 주변에 신분당선 연장구간 경기도청역이 개통 예정이다.
그렇다면 왜 환승역 상권이 주목을 받을까.

지하철 노선의 핵심은 도심 곳곳으로 이어주는 환승역이다. 환승역이 필요한 이유는 최단거리를 제시함으로 정확한 시간대를 예측할 수 있는 정확성을 부여하기 위함이다. 또 버스 등 대중교통이 역세권 위주로 경유를 하게 되어 지역 연계성을 살리자는 것이다.

환승역이 되면 사통팔달 접근성이 좋아지므로 역세권 주변으로는 택지와 업무시설들의 개발행위가 많아지게 되어 유동인구층의 급격한 증가가 이루어지며 역지명의 인지도가 높아져 랜드마크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대중교통 이용도가 높은 젊은 소비층의 비율이 높아져 판매시설과 유흥 시설 등 다양한 계층의 소비층이 상주하게 되어 업종의 다양성 및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것이전문가들의 평가다.


최근 서울 및 수도권, 광역시 등에 신 노선이 개통을 하면서 교통이 취약한 지역에 지하철역이 생기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단일역에서 환승역으로 신분이 바뀌는 지하철역이 생기고 있다. 환승역세권의 경우 분양하는 상가나 오피스텔 중 역세권과 직접 연결된 수익형 부동산들이 의외로 많다.

지하철과 연결되는 상가가 주 출입구에 있다면 유동인구를 끌어들이는데 커다란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상가가 공실로 남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만큼 각 출구별로 출입편차가 달라 같은 역세권이라도 상가별로 흥망이 엇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출구에 대형마트나 서점 등과 같은 집객력 있는 대형상가가 있다면 해당 점포가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만약 신설 역세권이라면 지하철로 여러 지역이 연결될 경우 큰 축을 보고 어떻게 상권이 변화해 갈지 고려해야 한다. 또 신설 역세권 주변 상권이 새롭게 형성되려면 최소 2~3년 이상이 소요되므로 단기적 접근보단 중장기적 투자가 필요하다.

우선 역세권에서도 상가 입지를 고를 때 눈여겨봐야 할 것은 ‘고객의 동선’이다. 노점상이 역을 중심으로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유명 의류 대리점이 입점한 곳도 상가의 투자성이 높다. 보통 본사에서 동선 입지가 뛰어난 곳이 아니면 허가를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고객의 동선’파악
‘출구별 분석’필수

그러므로 투자하려는 상가가 대표적인 역 출구에 있는지 여부도 꼭 살펴야 한다. 출구에 따라 상권 규모가 분류되므로 ‘출구별 분석’이 필수적이다. 출구에 다양한 노선의 버스 정류장이 있으면 환승으로 유동 인구가 많아진다. 역세권 상가는 ‘수요와 공급’의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이미 역세권 내 상가들이 포화상태인데도 흡입력 없는 신규 상가가 들어서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상가114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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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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