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고 야구부 김경섭 감독

“감독이 욕심을 내면 선수들이 희생됩니다”

배명고 야구부의 전통을 되살리고 있는 김경섭 감독은 부임 당시 표출됐던 중압감서 벗어나 확신에 찬 표정이었다. 올 시즌 고교야구의 일정이 거의 마무리된 가운데, 3학년 선수들의 대학 진학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김 감독을 만나봤다.

-부임 당시의 느낌과 소감은?

20년 이상 재직했던 배명중 야구부의 감독을 그만두었을 때 당시 배명고의 상황도 그리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걱정 반 기대 반이랄까, 지도자의 인생에서 갈림길 비슷한 느낌이었다.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것과 도전해보고 싶은 그런 생각들이 계속 번갈아 겹쳐지곤 했었다.

-부임 후 취했던 조치들은?

작년 11월 서울시 고교야구 추계리그를 목전에 두고 부임했다. 가장 먼저 한 것은 코칭스탭진 구성이었다. 팀 내부의 불화를 사전 방지하고 화합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우선 조치였다. 그리고 선수들과의 개별 혹은 단체 면담에 들어갔다. 나는 우리 선수들의 기량 자체가 여타 다른 학교 팀들의 모든 선수들과 비교해 떨어지거나 뒤진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고, 문제가 있다면 멘탈, 즉 정신적인 측면에 있다고 봤다.

-정신적인 문제라면?


현재의 입시제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근래에 들어 대학입시제도가 많이 바뀌고 그것에 따라 선수들이 본인 자신의 개인 기록에 상당히 민감하게 됐다. 사실 야구는 개인의 성적이 기록되는 단체경기다. 선수 개인과 단체로의 팀으로 두 가지 양면성을 보여주는 스포츠다.

그런데 내 경험상 팀 성적을 우선시한 경기를 치르다 보면 선수 개인의 집중력과 선수들간의 응집력이 계속 늘어나고 이것이 팀의 성적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본다. 그리고 팀의 성적이 향상되면 반드시 선수 개인의 성적 또한 향상되도록 돼 있다.

중요한 또 한 가지는 감독이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감독이 욕심을 내기 시작하면 선수 또한 반드시 희생이 따른다. 감독으로서의 실적보다는 매 경기 한 경기씩을 이기도록 노력해 보는 것이다. 1승이 쌓여 가면 팀의 성적이 향상되고 그러는 가운데 선수 개인의 성적도 향상이 된다. 이런 내 생각을 선수들과 면담하며 공유하고 싶었다.

-훈련 프로그램에서도 변화가 있었나?

지난 1월 포항에 갔었다. 올 시즌은 나를 비롯한 코칭스탭진과 선수들의 부담감을 제거하는 것에 우선적인 목표를 두고 대화를 계속하면서 시간 때우기식의 훈련을 고치려 했다. 낮 동안의 4시간에 걸친 단체훈련이 끝나면 야간 훈련은 자율적으로 진행케 했다. 야간단체훈련은 금지했다. 그리고 선수들의 포지션에 대한 평가와 재배치 등을 시도했다. 지도자는 선수들과 수시로 대화하며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공유해야 한다.

-경기력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청룡기 4강 상황은?

나는 평소에도 선수들에게 자유스러운 상황을 자주 부여하는 편이다. 그러나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지켜야 할 규칙과 서로 간의 약속은 또한 반드시 이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명중 감독 시절 전국대회인 대통령배 중학교 야구대회서 우승을 했었는데 당시 결승전 상대였던 포철중과 우연히 같은 숙소에서 체류했었다. 결승전 전날 나는 선수들에게 휴식과 자유시간을 부여했는데 상대방은 우리와 정반대로 야간훈련까지 강행했었다.

솔직히 당시엔 지도자로서 만약 결승전서 패배할 경우의 비난에 대해서도 많은 우려를 했었는데 다음날의 결승에서 우리가 무난히 우승하게 되었고 그때 나 역시도 깨닫고 배운 바가 있었다. 올시즌을 거쳐 오며 나름대로의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그동안의 지도자 경험을 통해 익혔던 것은, 선수들의 부담을 완화시켜 집중력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코치진들에게도 항상 강조하는 것은 본인들의 선수 시절 우리 선수들의 연령대에서 본인들은 어떻게 야구를 대했고 무엇을 생각했었는지를 먼저 생각하며 선수들을 지도하라고 얘기한다.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노력들이 계속 수반되며 선수단 분위기가 변했고 팀의 컬러와 스타일이 바뀌면서 계속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다. 4강 준결승서 덕수고를 만나 패하긴 했지만, 사실 덕수고가 버거운 상대는 아니었다. 패배 원인은 우리에게 있었고 선수들의 집중력과 멘탈이 많이 풀어진 것이 그 이유였다.

-내년 시즌 목표와 팀의 운영에 관한 계획은?

근래 임의배정 형식으로 입학하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 문제는 임의배정을 통해 입학한 선수들이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마음의 상처를 안고 들어오는 것이다. 야구의 기술적인 훈련에 앞서 이들의 마음을 우선 치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훈련 방식에서 보다 더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과 2학년 선수들을 위한 별도의 저학년 대회나 리그가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 현재의 대회 제도로는 선수들이 3학년이 돼도 시합에 출전할까 말까 하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이라도 저학년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게 제도가 뒷받침된다면 이들의 실력과 경기력은 계속 향상될 것이다.

수년 동안 시행되고 있는 주말리그도 경기 일정이 조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시합 정도는 주중에 방과 후 야간경기의 형태로 진행하고 주말 이틀 중 일요일 정도는 예비일로 남겨 선수들과 지도자들에게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내년 시즌 우리의 목표 또한 올해와 다르지 않다. 매 경기마다 한 경기씩을 이기도록 노력할 뿐이다.

-구체적으로 고교야구 주말리그의 문제점들은?

내년에 3학년이 되는 우리 선수들 중 투수는 11명이다. 현재 전국 대부분의 대학입시에 따른 요강을 보면 각 대학에서 요구하는 입학지원자의 최소 자격이 투수의 경우에는 주말리그 전체 경기서 30% 이상을 출전한 선수들이다. 서울 지역의 경우 16개 팀들이 2개의 조로 나뉘어 8팀이 각팀 별로 전반기 7경기 후반기 7경기 총 14경기 정도를 하는데, 11명의 투수들이 모두 이러한 자격을 갖추게 하려면 팀 성적을 생각하기 이전 이들의 기용에 관한 계획을 코칭스태프들은 생각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팀의 성적과 실적을 기대하는 학교와 동문, 선수들의 원활한 대학진학을 기대하는 선수 본인들과 부모님들 사이에서 모든 고등학교 야구부의 지도자들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 같은 문제들을 시급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입시제도에서의 자격에 관한 변화와 보완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것이 어려우면 시합의 횟수라도 하루 빨리 늘려야 한다. 서울 지역이 이 정도인데, 고교 팀이 몇 개 정도인 강원도 같은 지역은 경기횟수가 얼마나 되겠는가. 경기횟수에 관한 시급한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도철학이랄까, 선수들을 지도하는 평소의 생각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훌륭한 선수를 육성해내는 지도자들을 명장이라 한다면, 그 명장의 명칭 또한 선수들이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나는 언제나 선수들 개인의 성격과 장·단점 등을 파악하려 노력해 왔고, 선수들의 성향에 맞게 지도하며 자율적인 상황에서 서로 격려하며 즐겁게 야구를 하려고 하고 있다. 나의 가장 근본적인 지도방식은 바로 자율 속의 규율이다.

팀플레이에 어긋나는 선수들의 생각과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 특히 선수들끼리 어떠한 실수나 과오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서로 지적하며 비난하는 행위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지금까지 지도자 생활을 해왔다. 이 같은 원칙 아래서 우리 배명고 야구부의 이미지와 팀 컬러가 밝고 즐겁고 재미있는 야구를 하는 그러한 팀으로 변화하고 발전하기를 바라며 나 또한 그러한 팀과 선수들에게 기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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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