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위기탈출 플랜

남은 17개월…여기서 밀리면 끝난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국회가 파행과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해임건의안이 가결되면서 국감은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청와대발(發) 각종 의혹이 범람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묵묵부답’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 위기의 나날을 보내는 박근혜정부의 타개책은 무엇일까.

집권 4년차 박근혜정부는 측근비리와 인사파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8월, 박 대통령이 임명한 김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을 통해 부동산의혹이 쏟아지면서 도덕성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개각카드 실패
샘솟는 의혹들

게다가 김 장관은 모교인 경북대 동문회 SNS에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온갖 모함·음해·정치적인 공격이 있었다”며 “농식품부 장관으로 부임하면 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명예를 실추시킨 언론과 방송·종편 출연자를 대상으로 법적인 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며 오히려 논란을 부채질했다.

또한 “시골 출신에 지방학교를 나온 이른바 ‘흙수저’라고 무시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하면서 본인의 속내를 드러냈다. 이에 여론의 뭇매를 맞은 김 장관은 장관해임결의안 가결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역대 정권 사상 장관해임결의안을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국회의 결정이 민의를 대변한다고 생각해 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해임건의안을 ‘국정 흔들기’로 규정하고 거부권 행사라는 강수를 뒀다.


박 대통령에 힘을 실어주듯 여당은 연일 야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당 대표실서 단식투쟁에 나서면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번에 물러서면 다음에 제2, 제3의 이번과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과거 같으면 야당이 국감을 보이콧하고 싸워야 하는데 오히려 야당은 국감에 임하고 있다”면서 “장관 해임안이 통과되는데 왜 여당이 의장을 상대로 단식투쟁을 하는지 정말 어안이 벙벙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새누리당 의원끼리 ‘여기서 밀리면 끝나’라는 얘기를 하는 것을 우연히 엿들었다”며 “일종의 파워게임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힘 대결로 생각하면서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각종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 임기 말 레임덕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방책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가 여당을 방패삼아 난관을 극복하자는 판단이 섰다는 것이다.

집권 4년차 들어 자고나면 의혹
모르쇠 버티기…새누리 방패삼기

앞서 지난달 25일, 새누리당 이 대표는 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세균 국회의장은 대통령을 쓰러뜨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의원총회서 “이들은 대통령을 쓰러뜨린 후 국정운영을 잘못했다고 핑계대고 정권교체 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쓰러질 때까지 탄핵까지 할지 모르는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지켜보고 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을 빌미로 새누리당이 국정감사를 불참하는 등 파행이 빚어진 데 대해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국회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처럼 청와대는 국정 반전을 위한 개각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해임건의안까지 제출되면서 정부와 국회는 날선 공방만 남았을 뿐 협치는 사라지게 됐다. 최근에는 지난 2014년 이후 다시 한 번 비선실세 의혹이 부각되면서 청와대는 난감한 상황에 처해 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과정서 최순실씨가 개입됐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청와대는 “언급할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미르재단에 대한 대기업 기부금 모금에 관여했다는 녹취록이 국정감사서 제기됐다.

더민주 노웅래 의원은 기부금을 출연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공개해 안 수석이 전경련에 모금을 종용했고, 이에 따라 전경련이 대기업에 출연금을 할당해 미르재단에 돈을 몰아줬다고 밝혔다. 이에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일방적인 의혹 제기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각종 의혹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 ‘언급하지 않겠다’ ‘가치가 없다’고 말해 해명을 피하는 모습이다.

인사파행·측근비리라는 악재가 겹친 박 대통령은 어떤 플랜을 선보일까. 역대 정권들은 임기말 레임덕을 피해가지 못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불거진 측근 비리와 이라크 파병 논란을 겪으면서 지지율이 20%까지 떨어졌고 임기 말까지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50%의 높은 지지율로 시작했지만 광우병 파동으로 20% 초반까지 지지율이 급락했다. 이후 중도실용 노선을 구축하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렸지만 지난 2010년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면서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해 레임덕을 맞았다.

사정기관 잡고
안보이슈 띄우고

대통령 임기를 17개월 남긴 박 대통령은 30% 초중반대의 지지율을 형성하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40% 이상의 지지율을 보였지만 잇단 악재로 인해 지지율이 빠지는 모습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지지율 30%를 레임덕 마지노선으로 여기고 있다. 20%대의 지지율을 가지고는 국정운영이 힘들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우선 안보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안보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국을 달궜던 사드배치를 둘러싼 이슈도 잠잠해진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8일 “우리 정부는 확고한 안보태세 위에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해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해다. 같은 날 영상메시지를 통해 “북한의 도발과 위협은 우리 대한민국뿐 아니라 평화와 안정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안보와 더불어 안전행보도 선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경북 경주 지진 피해 현장과 월성 원자력 발전소를 찾아 ‘특별재난지역 선포’ ‘재난 안전 시스템 마련’ 등을 지시했다. 이는 신공항 백지화와 성주 사드배치 문제로 뒤숭숭한 TK(대구·경북)민심 달래기 차원으로 풀이된다.

최근 박 대통령의 안보행보에 대해 한 정치평론가는 “현재 국민들이 느끼는 경기 체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안보 장사’에만 주력한다면 국민들의 안보 피로감이 더해져서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위기 탈출 해법으로는 사정기관 카드가 거론된다. 최근 박 대통령 최 측근들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KBS보도외압‘의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처가 부동산 거래‘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인턴 채용 외압‘ 논란의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등이 권력을 남용한 흔적이 곳곳서 발견됐다.
 


이정현 대표는 박 대통령의 전폭적 지지 속에 새누리당 대표에 올랐다. 지난달 28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이 대표는 “내가 청와대와 소통을 하느냐는 지적이 있는데 소통을 한다”며 “이 자리서 처음 이야기하는데 대통령님과 제가 필요하면 하루에도 몇번 통화를 하고 이틀에 (몇번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 대표는 박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박 대통령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지만 검찰 수사에는 자유롭지 못하다. 우 수석도 처가 부동산 거래 및 각종 의혹에 시달리며 검찰 수사대상에 올라있다. 우 수석을 내사하고 검찰에 수사의뢰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은 우 수석뿐만 아니라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해 안종범 청와대 수석에 대한 내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진다.

정권 핵심부에 칼끝을 들이민 이 전 특별감찰관은 최근 사표가 수리됐다.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28일 특별감찰관보와 감찰관실 직원 6명에게 사퇴를 요청했다. 이 전 특별감찰관의 사표가 수리된 지 불과 닷새 만이다. 일각에선 지난달 30일 국정감사에 특별감찰관실 직원들이 증인으로 채택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꼼수라는 지적이다.

이처럼 청와대는 현 정권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밖으로는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하고 있지만 안으로는 의혹 감추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의혹이 커지고 명확해 질수록 검찰은 수사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상황에서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해 강력한 견제구를 날린다면 박 대통령에게 내상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

민생행보 ‘척척’
또 재보선 개입?

다른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집권 4년차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검찰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박 대통령은 이미 자신의 손아귀에 있는 검찰을 비롯한 사정기관을 더욱 틀어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각종 의혹에 대해 청와대가 일축하는 것이 검찰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과 같다는 지적도 있다. 위 3명의 수사결과에 따라 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시화될지 혹은 사그라들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자리에 오르면서 ‘창조경제’를 국정과제의 최우선으로 삼은 바 있다. 최근에는 국내·외로 보폭을 넓혀 ‘창조경제’ 띄우기에 한창인 모습이다. 지난 8월26일 박 대통령은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 ‘창조경제 혁신센터 페스티벌’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2014년 9월 대구를 시작으로 전국 17개 지역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차례차례 문을 연 이후 지금 지역의 창업 생태계와 중소기업의 혁신 환경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800여개에 달하는 중소, 벤처기업을 지원해 2850억원의 투자 유치와 1606억원의 매출 증가를 달성해 지난 1년간 약 10배에 달하는 성장을 이뤄냈다”고 치적을 강조했다.

중국 항저우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서도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포용적 경제 모델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G20이 추구하는 포용적 성장과 궤를 같이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정치 평론가는 이에 대해 “치적을 과시해 경제를 살린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로 임기 말을 이끌겠다는 복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민심 행보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경북 포항의 포항공대에서 열린 ‘4세대 방사광 가속기 준공식’에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계속 떨어지는 지지율…안보로 만회?
민생행보 본격 돌입…제3지대 러브콜?

전날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 열린 ‘2016 지역희망박람회’서 각 지자체가 설치한 부스를 돌며 참가자들과 오랜 시간 대화한 데 이어 이날도 입주 기업 임직원들을 두루 만나며 민생 경제를 챙겼다. 박 대통령은 이달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민생 행보를 잠시 중단하고 북한 규탄과 동맹국과의 공동 대응, 사드반대 세력 압박 등에 치중했다.

당초 정치권은 박 대통령이 8·15 광복절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를 펼칠 것으로 예상했었다. 임기 말 국정의 포인트를 ‘민생’에 두고 서민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하면서 정권의 성과를 관리해 나갈 것으로 관측됐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이 최근 민생 행보를 다시 시작한 것에는 지지층 결집을 통한 위기 탈출 의도도 깔려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최근 민생 행보에 대해 “박 대통령에게 민생은 언제나 최우선이었다. 더 이상의 의미를 두지 말라”며 선을 그었다.

여·야가 날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제3지대 사람들을 통한 대화의 길을 모색하는 방법도 위기 극복 플랜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이재오 전 의원,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은 개헌을 고리로 힘을 합쳐 독자세력화를 노리며 제3지대를 도모하고 있다.

이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뜻이 맞는 사람들과 동참할 뜻을 내비쳐 공방을 거듭하는 여야의 목소리를 수렴할 수 있는 인물로 불린다. 만약 박 대통령이 대리인을 앞세워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야당과 대화의 길에 나선다면 국정 운영에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내년 재보궐 선거도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총선 지역구 당선자 가운데 40%에 달하는 당선자들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에 있어 당선무효형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도 ‘총선사범에 대한 1심과 2심 재판을 각각 2개월 이내에 마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어 내년 4월 재선거 규모는 10명 안팎으로 점쳐진다.

지난 총선에선 친박 실세들이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한 정황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새누리당이 제1당의 지위를 얻는 데는 실패했지만 친박계가 새누리를 장악했다. 그 힘을 바탕으로 '친박 실세' 이정현 의원이 당 대표에 올라 박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대선 앞두고
주도권 쟁탈

최근의 뒤숭숭한 정국에 대해 한 정치평론가는 "여소야대 정국 속에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말로 접어들면서 어떻게든 내년 대선을 앞두고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야권과 뺏기지 않으려는 정부·여당 간의 대립은 점차 격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통령의 이상한 지시, 골프 쳐서 경기 활성화?
시국 어려운데…내수 진작 골프 권장
비상시국 맞아? 장차관 잇달아 라운딩

지난달 24일 청와대서 주재한 ‘2016년 장차관 워크숍’에서 박 대통령은 “내수 진작을 위한 국내 골프에 장관들이 나서달라”요청했다. 참석자들은 “골프를 쳐서 경기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외 골프 등으로 지난해 해외에서 쓴 돈이 26조원에 달해 국내에서 골프를 치면 경기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참석한 장차관들에게 국내 골프를 권장했다는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향해 “지난 4월30일 유 부총리가 경제5단체장과 골프를 치셨는데 그 이후 왜 골프를 안 치시냐. 골프를 더 치셨으면 좋겠다”고 권유했다고 한다.

이에 유 부총리는 “우리(장관들)끼리라도 내수 진작을 위해 (각자 비용을 부담해) 골프를 치자”고 답했다. 이를 두고 안보·경제위기로 현 상황을 ‘비상시국’으로 규정한 상황에서 장차관들에게 골프르 치도록 권장한 것은 국민들의 정서와 맞지 않는 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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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