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 삭막한 대한민국 막전막후

끊긴 사람과 사람 사이 “정이 사라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김영란법’이 시행됐다.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사람들 사이에 벽이 세워질까 걱정하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법이 시행되기 전부터 식당가는 한산했고 시범케이스가 되지 않으려는 사람들은 약속을 잡는 것조차 꺼렸다. 심지어 김영란법 적용 대상인 사람을 ‘왕따’시키는 풍조까지 생겨나는 추세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김영란법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란법’이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됐다. 김영란법은 2012년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추진했던 법안으로 정확한 명칭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공직자와 언론사·사립학교·사립유치원 임직원, 사학재단 이사진 등이 부정한 청탁을 받고도 신고하지 않거나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1회 100만원(연간 300만원)이 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형사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드디어 시작
앞서는 걱정

지난 2012년 제안된 이후 2013년 8월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됐고 2015년 1월8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2015년 3월 3일 국회본회의를 통과해 3월26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재가했다.

2015년 3월 김영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대한변협, 기자협회, 인터넷 언론사, 사립학교·사립유치원 임직원이 헌재에 네 건의 헌법소원을 냈으나 2016년 7월27일 헌법재판소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합헌으로 결정했다.

원래 제안된 법안에는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있었으나 이에 대해 여야가 막판까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의결 대상서 제외됐다. 법안이 시행되면서 공직자와 언론사 임직원, 사립학교와 유치원의 임직원, 사학재단 이사장과 이사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본인이나 배우자가 100만원을 넘는 금품 또는 향응을 받으면 무조건 형사 처벌을 받게 됐다.


다만 상조회, 동호인회, 동창회, 향우회, 친목회의 구성원 등 지속적 친분관계를 맺은 사람이 질병이나 재난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공직자에게 제공하는 금품이나 공직자 직무와 관련된 행사에서 주최자가 통상적인 범위서 참석자에게 제공하는 교통·숙박·음식 등은 수수 금지 대상에서 제외했다.

또한 공직자와 언론인, 사립학교 유치원 임직원, 사학재단 이사진 등이 직무 관련인으로부터 3만원 이상의 식사 대접을 받으면 과태료를 내야 한다.

현행 공무원 행동 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3만원의 상한액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제정안은 또 공무원 등이 받을 수 있는 선물 가격을 5만원으로 정했다. 기존 공무원 행동 강령에는 선물 비용에 대한 상한액은 없었다. 선물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었던 셈이다.
 

경조사 비용은 현행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렸다. 언론인이나 사립학교 교직원의 경우엔 민간인이라는 점을 고려, 직급별 구분 없이 시간당 100만원까지 사례금을 받을 수 있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식사와 선물 등 접대와 청탁이 모두 제재 대상이 됨에 따라 기존 접대 관행에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농수축산업계와 요식업계는 소비 위축에 따른 장기 경기 침체를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정청탁이나 직무 관련성 등에 대한 구체적 판례가 확립되기까지 2∼3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상당 기간 혼란이 예상된다.

인간관계 악화…살벌한 사회 우려
애매모호 조항 소송 잇따를 전망

김영란법이 본격 시행되자 직격탄을 맞은 고급 음식점들의 폐업과 업종 전환이 줄을 잇고 있다. 전국의 관공서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고급 음식점이 문을 닫거나 더 싼 메뉴 전문점으로 간판을 바꿔 다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 것.


한정식과 일식집 등 고급 음식점들은 김영란법 시행에 대비해 2만9900원짜리 ‘김영란 세트’를 준비해 뒀지만 손님들의 움츠러든 마음을 잡지는 못했다.

시행 첫날 한우고깃집, 한정식, 일식집 등 주요 고급 식당들은 빈 테이블이 곳곳에 넘쳐났다.

여의도의 한 고급 한정식 직원은 “예약 없이는 자리를 못 내드릴 정도였는데 손님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라며 “런치에는 1인당 3만원을 넘지 않는 메뉴도 충분히 있지만 고급 이미지 때문에 점심 때조차 찾지 않는 손님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서울청사 인근 한정식집 ‘두마’가 폐업했고 서울 종로구 수송동의 일식집 ‘학’도 문을 닫았다. 두마 관계자는 “장사가 안 돼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공무원들 접대문화가 점차 사라져 가던 중 김영란법까지 시행돼 드나들던 공무원들도 발길을 끊었다”고 말했다.

서민경제 타격
교육현장 삭막

서울 종로구의 유명 한정식집 ‘유정’은 60년 만에 문을 닫고 베트남 쌀국수집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유정 관계자는 “정부 부처가 세종시로 옮겨가고 단골손님들도 정년퇴직하면서 계속 적자를 봤다”며 “김영란법 시행으로 영향이 더 클 것으로 판단해 주메뉴와 상호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한국음식업중앙회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법 시행으로 회원업소가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이대로라면 일반음식점과 유흥음식점들의 휴·폐업과 업종 전환이 꼬리를 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 현장의 분위기도 삭막하다. 대부분 입법 취지에 동감하며 법 시행 대비에 나서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천편일률적인 적용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제기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각 지방 교육청으로 최근 청탁금지법에 대한 문의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 특히 운동회 등 학교행사 때 학부모들이 교원들에게 제공하는 식사, 음료수 등을 받아도 되는지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정부가 사례집 등을 통해 불허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밖의 사례들에 대해서는 모호한 부분이 많아 학부모, 교원들의 혼란을 야기하는 실정이다. 청탁금지법에 대해 제기돼 온 다양한 우려들을 불식하기 위한 보다 명확한 법적 해석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유·초·중·고교를 대상으로 관련 가정통신문 발송 협조 요청, 법 내용 안내, 질의·응답 사례 안내 등의 공문을 전달했으며 관련 연수도 몇 차례 실시했다”며 “열심히 준비는 하고 있지만 시행 전부터 예견되는 여러 문제에 걱정이 앞선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무엇보다 학교 내 관계가 전반적으로 삭막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 A씨는 현장체험학습에서 학생이 준 음료수를 거부하자 학부모로부터 “고마움의 표현인데 이 정도는 받아도 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왔다고 했다.


란파라치 극성
전문학원 호황

A씨는 “초등학교는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교육이 이뤄지는데 너무 삭막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학부모나 관련업체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거절할 수 있게 된 것은 좋지만 교사로서 자긍심에 상처를 안기는 것도 사실이다.

A씨는 “서울시교육청이 이미 10년 전부터 업무 관련 청탁이나 금품 수수를 강력히 금지해 현장에선 거의 사라졌는데도 잠재적인 범죄집단처럼 인식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신고로 인해 공익을 증진한 경우에는 포상금이, 직접적인 수입의 회복·증대나 비용의 절감을 가져온 경우에는 보상금이 신고자에게 지급된다. 김영란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공직자뿐만 아니라 공직자와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국민이 조심할 것은 바로 이 법이 아니라 이 법의 시행만을 손꼽아 기다려온 이른바 ‘란파라치’라고 할 것이다.

김영란법을 위반한 경우는 형벌이나 과태료만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위반자에 대한 징계가 행해져야 하기 때문에 신고의 위력은 생각보다 막강하다. 이미 김영란법 시행 전부터 기존 파파라치 학원들은 앞다퉈 ‘김영란법 특강’을 개설하며 수강생을 끌어모았다.

“누구 만나기가 두렵다”
고급식당 줄줄이 폐업


김영란법이 금지하고 있는 3만원 이상 식사, 5만원 이상 선물이 오가는 현장을 적발해 한몫 챙기는 법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이 학원들은 지금도 전단과 현수막을 통해 ‘월 300만원 안정적인 수입 보장’ ‘한 건 하면 억대 포상금’ 등으로 선전하고 있다. 업계에선 전국에 파파라치 양성 학원이 20곳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파파라치 학원들은 이론 3시간, 실무 4시간 교육을 공짜로 진행한다고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무료 특강을 미끼로 수강생들을 끌어모은 뒤 초소형 몰래카메라(몰카)를 비싸게 팔아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수강생들은 지적한다. 10만∼50만원 상당 몰카를 한두 차례 강의와 묶어 100만∼200만원에 파는 식이다.

그동안 ‘식’파라치, ‘세’파라치 등으로 활동하던 이들도 일확천금을 기대하며 ‘란파라치’로 전업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학원의 불법 운영을 신고하는 ‘학’파라치로 활동해온 한 주부는 “학파라치의 포상금은 최대 200만원에 불과하지만 란파라치는 한도가 2억원이라서 파파라치 업계에서 ‘로또’로 통한다”고 말했다.

이에 공무원과 교원들은 “시범 케이스로 걸리면 안 된다”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해양수산부 등 정부 부처들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김영란법 교육’을 하고 있다. 법원도 란파라치의 신고가 몰릴 것에 대비해 규정 위반에 대해 어느 정도 과태료가 적정한지를 연구하는 ‘과태료 연구반’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구체적인 김영란법 위반 사례가 아직 없기 때문에 세부 규정을 만들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파라치 학원들은 “김영란법은 적용 대상이 공무원과 교원 등 총 400만명에 달하는 데다 법 위반자를 신고하면 최대 30억원 보상금과 2억원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보상금(포상금 포함) 지급 기준이 엄격하기 때문에 신고자가 억대는 고사하고 100만원을 받을 가능성도 굉장히 낮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신고 포상금을 받으려면 법을 위반한 사람들 이름과 직함, 근무 부서, 접대 및 수수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알고 신고해야 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 권한이 없는 민간인이 구체적 범죄 정보를 파악해 신고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이런 정보를 갖춰서 신고해도 부정한 자금이 국고로 환수되지 않으면 보상금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앞으로 부작용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과도한 법 적용은 서민경제를 위축시키는 것은 물론 인간관계를 메마르게 하고 사회를 삭막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애매모호한 조항 때문에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작 비리를 저질렀던 사람들보다 일반 서민들의 피해가 더욱 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하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으나 딱 부러지는 답변을 듣기도 쉽지 않다.

부작용 속출
국민은 혼란

전문가들은 김영란법이 국민들의 공감을 받고 우리 사회에 제대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는 조항은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전문가는 “사회 투명성과 청렴도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영란법은 필요하다”면서 “시행착오로 인해 선의의 피해를 보는 국민이 나오지 않도록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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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