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외톨이’ 실태 충격보고 ②사회·경제적 손실 계산서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히키코모리, 즉 ‘은둔형 외톨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엄청나다. 인터넷중독, 실업, 범죄 등 부작용이나 병폐로 이어져 엄청난 비용을 유발한다.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 나아가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다시 말해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국가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어림잡아 수십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잠근 방문 열어야 나라 살림 열린다

방에만 콕 박혀있는 ‘은둔형 외톨이’가 늘수록 사회·경제적 비용도 증가한다. 인터넷중독, 실업, 범죄 등 엄청난 비용을 유발하는 부작용과 직결되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행동이 사회적 손실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생산성 저하를 가중시킨다고 지적한다.
2002년 8월 국내 최초로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 측은 “점점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적지만 가정붕괴와 학업 포기, 취업 의욕 상실 등으로 이어져 심각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은둔형 외톨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계산한 전체적인 통계나 보고서는 없다. 그 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이유에서다. 다만 은둔형 외톨이를 유발할 수 있는 일부 경로를 통해 짐작만 가능하다.
은둔형 외톨이의 가장 큰 요인은 ‘인터넷 중독’이다. 인터넷 중독은 개인의 사회 부적응과 심리적 불안 등을 부추겨 결국 사회적으로 소외시킨다. 그중에서도 한 번 빠지면 스스로 헤어 나오기 어려운 ‘게임 중독’은 더욱 그렇다.
청소년위원회(현 보건복지가족부 아동청소년정책실) 관계자는 “인터넷 중독 사례 중 게임 중독이 가장 심각하다”며 “게임중독 증상을 그대로 방치하면 은둔형 외톨이 증세로 악화될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지난해 조사한 게임 중독 실태에 따르면 청소년의 14.4%, 성인의 6.5%가 온라인 게임 등으로 인해 중독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미 수백만명이 게임 중독이거나 중독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는 셈이다. 이들이 은둔형 외톨이가 될 위험에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일부 전문기관에선 게임중독자 수가 이같은 통계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추정한다. 많게는 30%까지 게임 중독이란 보고도 있다. 이를 사회·경제적 손실과 비용으로 환산하면 최소한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법무부, 보건복지가족부, 교육과학기술부 등 정부부처가 인터넷중독 치료 등 위기청소년 대처에 투입하는 비용도 한해 약 1천2백억원이 넘는다.
은둔형 외톨이는 국가 실업률과도 무관치 않다. 은둔형 외톨이는 거의 1백%가 실직자 신세다. 취업활동은 물론 학교에도 다니지 않는다.

인터넷중독, 실업, 범죄 등 부작용 직결…비용만 수십조원
1백만명 이상 위험 경고 “국가적 실업 손실 한해 20조원”

2005년 청소년위원회가 발표한 ‘사회부적응 청소년 지원방안’에서 정의한 은둔형 외톨이는 정신병적 장애 또는 중증 이상의 정신지체가 없이 최소한 3개월 이상 집안에 머물러 있고, 진학·취업 등의 사회 참여활동을 할 수 없거나 하지 않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당시 청소년위원회가 ‘은둔형 외톨이 위험군’고교생들을 조사한 결과 그 수가 4만3천여명(2.3%)에 달했고, 이 가운데 학업까지 포기한 고위험군은 5천6백여명(0.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상태다. 니트족은 직장도, 학교도 다니지 않으면서 가사일을 포함해 일할 의지도 없는 15∼34세 사이의 ‘청년 무업자’를 뜻하는 신조어다. 일자리를 구할 의욕이 아예 없기 때문에 일할 의지는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실업자나 구직자와는 다른 개념이다.
청소년위원회 측은 “은둔형 외톨이 고위험군들은 취업 의욕도 없고 일도 하지 않는 니트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인적자원 손실로 연결돼 국가 실업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었다.
최근 통계청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는 총 1천5백23만6천명. 이중 청년 무업자는 무려 1백만명에 육박한다.
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2003∼2007년 청년 무업자의 생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15∼34세 전체 인구 1천4백75만9천1백93명 가운데 청년 무업자가 95만1천8백51명(6.9%)에 달한다고 밝혔다. 개발원 측은 청년 무업자가 2003년 83만5천1백51명에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청년 무업자는 고스란히 국가 경제에 큰 손실로 이어진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을 통해 계산할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03년 9월 GDP 대비 15∼29세의 청년실업에 따른 경제적 비용을 산출한 결과 전국의 실업으로 인한 총 비용은 2000년을 기준으로 약 20조5천억원이었다. 산업구조 변화 등 비경기적 요인에 의한 실업 비용은 16조6천억원, 경기적 요인에 의한 실업비용은 4조원가량으로 조사됐다. 서울지역 청년실업의 경우 서울지역 총생산(GRDP)의 2.0%에 해당하는 1조9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실업 문제에 매년 쏟아 붓는 돈도 어마어마하다. 정부는 2004년 2월 13개 부처 합동으로 ‘일자리 창출 종합대책’을 발표, 재정을 부담하는 다양한 일자리 창출에 나섰다. 여기에 2003년∼2007년 5년간 총 12조원이 투입됐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부는 실업 해소를 위해 일자리 창출 등에 매년 수조원씩 퍼붓고 있지만, 실업률은 제자리에서 심지어 갈수록 악화되는 실정”이라며 “실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는 보다 구체적이고 전방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은둔형 외톨이는 범죄 등 사회불안 요소로 번질 위험 또한 크다. 외톨이는 ‘은둔형’(기본적인 사회활동조차 거부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사람)과 ‘활동형’(기본적인 사회활동은 하는 사람) 등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가 2000년 1월∼2002년 5월 한 정신과의원에서 치료받은 외래환자 2천4백9명중 외톨이로 진단받은 85명을 조사한 결과 31명(36%)이 ‘은둔형 외톨이’, 나머지 54명(64%)은 ‘활동형 외톨이’로 나타났다.
특히 외톨이 증상이 심할 경우 ‘울분형’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방콕’기간이 장기화되면 피해의식이 쌓여 폭력·공격적 성향이 강해진다는 것. 울분형 외톨이는 겉으론 조용하나 내적으로 분노감과 적개심을 가지고 있다 한순간 외부로 표출, 결국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캠퍼스 총기 살인으로 꼽히는 ‘조승희 사건’이 대표적이다. 재미교포 1.5세인 조승희씨는 2007년 4월 버지니아 공대 27명의 학생과 5명의 교직원 등 32명에게 총을 난사해 살해한 후 스스로 자살해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조씨는 학교에서 철저한 외톨이였다. 그의 가족들은 “조씨가 내성적인 성격과 특이한 발음 때문에 중학교와 고교시절 학생들 사이에서 따돌림과 조롱 등 ‘왕따’를 당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최근 잇따라 일어난 강력 사건의 범인 중 일부가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했다는 정황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김모씨는 서울 홍제동에서 길가던 40대 남성을 아무런 이유 없이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경찰은 김씨가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뒤 5년 동안 집안에 틀어박혀 지냈다고 밝혔다. 앞서 4월과 7월 강원도 양구에서 운동을 하던 여고생과 강원도 동해시청 민원실 공무원이 각각 ‘묻지마 칼부림’으로 숨지기도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처럼 얼굴도 모르는 제3자가 주된 범행 대상자가 되는 ‘묻지마 살인’은 2006년 전체 살인 사건 중 21.6%를 차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친족 간 살인은 18.6%, 보복성 살인은 9.0%, 가정불화 살인은 7.4% 등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묻지마 살인 범행을 저지른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로부터 고립돼 상대적 박탈감이나 소외감 등을 불특정 다수에 분출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며 “은둔형 외톨이를 방치할 경우 제2, 제3의 조승희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양래 휴 신경정신과 김양래 원장은 “최근 일어난 ‘묻지마 살인’과 같은 강력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 중 일부가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해왔다는 보도를 통해 이들에 대해 선입견이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 큰 문제이고, 오히려 이들은 이미 사회적으로 또는 가족이나 친구, 주위에서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라며 “이들의 경우 자신의 스트레스나 불만 등을 해소할 방법이 없어 언제 그 불만들이 밖으로 표출될지 모르지만, 이들을 모두 마치 예비 범죄인들처럼 몰고 가는 것은 오히려 더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둔형 외톨이가 증가하는 주된 요인은 역시 경제난이다. IMF 재연 조짐마저 보일 정도로 악화일로인 국내 경제 상황에서 외톨이들이 부각되는 이유다. 반대로 경제가 어렵다고 마냥 방치할 수만은 없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특히 사회·경제적 손실과 사회안전망 차원에서라도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일본삼성 ‘은둔형 외톨이’지원사업
“방문 박차고 나오세요”
삼성은 일본에서 은둔형 외톨이들의 사회 진출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일본삼성은 지난 5월 일본보조견협회와 제휴해 기업으로는 세계 최초로 은둔형 외톨이가 유기견 훈련을 통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1990년대부터 급증해 1백60만여명에 달하는 일본 사회의 은둔형 외톨이가 유기견을 직접 사육하고 훈련해 사회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고 사회 진출 기회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일본삼성은 이번 제휴에 따라 요코하마시의 일본보조견협회 시설 내에 약 60평 규모의 ‘아스나로학교’를 건축해 기증했고, 학생 3명과 청각도우미견 후보 3마리의 입학식도 개최했다. 삼성은 은둔형 외톨이 지원 프로젝트를 2년 전부터 추진해 왔다. 앞으로 청소년 관련 전문가와 동물 애호 센터, 청소년 자립 시설, 아동양호 시설, 견훈련 전문학교 등과 협력해 운영하게 된다.
청각도우미견 육성에는 삼성에버랜드가 훈련사 파견과 15년간의 훈련 노하우를 제공하게 된다. 삼성에버랜드는 미국 맥클라렌 소년교도소의‘POOCH(Positive Opportunities Obvious Change with   Hound)프로젝트’를 모델로 2006년 12월 천안소년교도소에 치료도우미견센터를 설립해, 소년 재소자들의 교정을 돕고 있다.
삼성은 1993년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 사업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백13마리의 맹도견, 4백88마리의 인명구조견, 17마리의 마약·폭발물 탐지견, 42마리의 청각도우미견 등 특수견을 양성해 장애인 및 정부기관 등에 무상으로 분양했다. 일본삼성 임직원들은 자원봉사로 프로젝트에 참가해 학생들을 위한 비즈니스 강좌, 커뮤니케이션 실습 등 자립을 위한 프로그램을 담당하게 된다.
이창렬 일본삼성 사장은 “미국 맥클라렌 소년교도소에서 개를 키운 소년범들의 재범률이 0%였다는 사실을 참고해 개를 통한 사회복귀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며 “훈련과정을 통해 실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명나면 오사카와 한국에도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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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