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릴레이 인터뷰> 새누리당 김현아 의원

첫째도 서민! 둘째도 서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번 20대 국회는 새로움의 연속이다. 대한민국은 17대 총선 이후 12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으로 접어들었다. 국민의당이 원내에 입성해 국회는 3당 체제로 재편됐다. 낙선한 의원들의 빈자리는 새로운 얼굴들로 각각 채워졌다. <일요시사>는 독자들을 대신해 의원들을 찾아가는 릴레이 인터뷰를 시작, 새로워진 국회를 알아가는 시간을 준비했다. 그 열여섯 번째로 새누리당 김현아 의원을 만나봤다.

새누리당이 김현아를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주택 문제는 정부여당이 풀어내야 할 숙제라는 점에서 건설·부동산 연구 경력만 20년인 김 의원은 모범답안과 같은 인물이다. 또한 김 의원의 전문성은 주택이라는 작은 규모에 한정되지 않는다. 도시 계획 및 개발 분야에도 정통해 거시적 안목을 갖췄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청년 주거 및 일자리 문제 등에도 관심이 많아 관련 현안을 풀어줄 수 있는 키맨으로 통한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 국회가 개원한지 3개월이 지났다. 소감이 어떤가?
▲국회에 들어오고 나니 새롭게 대학에 입학한 기분이다. 지금은 신입생(1학년)인 셈이니 아직 모든 게 새롭다. 미숙한 부분도 있고 당초 생각과 다른 부분도 있더라. 몰랐던 부분을 발견하면서 모든 것에 대해 진지한 마음으로 익히고 적응하고 있다.

- 정치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직간접적으로 정부의 정책을 만드는 데 많이 참여해 왔다. 단순히 연구를 하는 것도 좋았지만 내 연구가 제도가 되고 법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정책 활동을 하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우연한 기회로 비례대표에 지원하게 됐다.

- 지향하는 정치적 비전이 있다면?
▲‘용기를 줄 수 있는 작은 길’이 나의 정치적 비전이다. 제도를 바꾸는 것,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 모두가 사실은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들을 변화시키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 정도로 뭐가 바뀌겠어?” “나 하나 바뀐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등 다양한 이유들로 작은 시도나 변화를 두려워한다. 나는 사람들에게 작은 시도와 변화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싶다. 상대적 약자인 여성, 장애인 등의 사회참여 확대에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용기를 지원하는 입법활동을 해나갈 것이다.


- 최근 발의한 주택법 개정안에 대해 설명해 달라.
▲지역주택조합사업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돕기 위한 개정안이다. 주요 내용은 ‘조합원 모집 신고제 및 공개모집 도입’ ‘탈퇴 조합원의 원활한 환급 지원’ ‘사업계획승인 신청 요건 완화’ 등이다. 지난 1977년에 도입된 지역주택조합사업은 무주택 서민의 내집마련 등 주거 안정 기여라는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조합원 모집과 탈퇴, 사업계획 승인 신청과 관련해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현재 조합원 설립인가를 위한 조합원 모집이 관할 행정청의 관리·감독 없이 이뤄지고 있고, 또한 조합에 가입하려는 예비조합원들이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허위·과장 광고가 증가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무분별한 조합원 모집 방지 및 탈퇴 조합원의 납입금 환급방법 개선으로 사업의 투명성이 개선되고 사업기간 단축 및 금융비용 절감 등으로 조합원 부담이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년 경력 건설·부동산 전문가
청년 문제 관심 “가교 되겠다”

- 현재 국토교통위원회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대략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주택 문제에 있어서 ‘과잉공급우려’와 ‘역전세난’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됐던 주택시장이 회복되는 데는 성공했으나, 공급이 과도하게 집중돼 우려를 낳고 있다.

일부에선 전세가격이 올라가는 것을 걱정하지만, 나는 과잉 공급에 의한 전세가격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역전세난은 전세보증금 반환 분쟁, 주거 이동의 제약 등 새로운 임대차 시장의 문제가 될 우려가 있다.
 

둘째로 도시재생의 문제다. 최근 노후 주택, 고령 인구의 증가로 경제적 활력을 잃어가는 도시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도시경제에도 활력이 되는 도시재생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성장 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도시재생 전략과 관련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노후 인프라 정비와 안전의 문제다. 기후변화, 자연재해 등의 위협으로 각종 건축물에 대한 안전보강이 필요하다.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분야지만, 지금부터 준비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기에 이 문제도 주요한 현안이라고 생각한다.

- 국정감사(이하 국감)을 앞두고 있다. 계획하고 있는 것은?
▲건설과 부동산 전문가로서 청년부터 노인층까지 모든 세대의 문제인 ‘주거’ 문제에 집중해 ‘주거 문제 해법 찾기’라는 큰 틀을 가지고 국감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안전’이라는 화두로 다른 피감기관의 국감에 초점을 맞추어 준비 중이다.

- 새누리당 대변인을 맡고 있다. 생경한 역할에 대한 어려움은 없나?
▲내게 익숙하지 않은 사회, 정치, 안보·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매우 감사하게 활동하고 있다. 아직 많이 미숙하지만, 최대한 국민의 입장에서 다양한 정치 및 경제 이슈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논평을 쓰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정치권의 소통과 협치를 이끌어내는 귀한 전령사가 되고 싶다.

- 지난 4·13 총선서 새누리당 20∼30대 지지율이 현저히 낮게 나오는 등 젊은층 표심 이반이 심각한 상황이다. 젊은 유권자들을 잡기 위한 역할론 또는 방법론이 있다면?
▲무엇보다 청년층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문제에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다. 새누리당은 지금까지 부모의 입장에서 청년들을 봐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청년들의 문제를 공감하기보다 해법을 찾는 데에만 치중한 것 같다.

나는 연령적으로 청년과 노년층의 중간쯤에 있다. 끼인 세대라고 볼 수도 있지만, 가교 세대이기도 하다. 나는 청년들의 문제,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장년 및 노년세대에게 전달하는 역할, 동시에 청년들에게 부모세대들의 의견과 생각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지금 젊은 유권자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양질의 일자리다. 따라서 일자리와 관련된 경제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다양한 해법을 찾는 노력을 할 것이다. 또한 주택 및 도시 전문가로서 청년들의 주거 문제, 직업, 휴식 공간의 문제, 나아가 건축 및 도시 분야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입법활동이나 정책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chm@ilyosisa.co.kr>


[김현아 의원은?]

▲서울 출생
▲경원대학교 대학원 도시계획학 박사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서울특별시 주거환경개선 정책자문위원
▲새누리당 대변인
▲제20대 국회의원 (비례대표/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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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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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