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반짝’ 비인기 종목들 '앞과 뒤'

금메달 따도 그때뿐 대회 끝나면 나몰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번 올림픽을 위해 24개 종목 204명의 우리나라 선수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떠났다. 시청자들과 관람객들에겐 17일간 세계를 뜨겁게 달구는 한여름 밤의 꿈과 같은 일일 수 있지만 선수들에게는 최소 4년의 시간을 기다려온 꿈의 무대’.

선수들이 지난 시간동안 흘린 땀과 눈물에 대한 보상은 메달만이 아닐 것이다. 올림픽이 국가간 경쟁이니만큼 국민들의 성원과 관심도 그들에겐 간절할 테지만 비인기 종목에 대한 반짝 관심과 무관심은 고질병처럼 여전하다.

브라질 리우올림픽 대회 3일차였던 지난 8일 여자 역도계에 낭보가 울렸다. 윤진희 선수가 여자 역도 53kg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윤진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오센트로서 열린 대회 그룹 A경기에서 인상과 용상 합계 199을 들어 3위에 올랐다.

기업 업고 성장

윤진희에게 이번 동메달은 베이징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두 번째 메달이다. 2012년 초 은퇴한 이후 후배인 원정식 선수와 결혼해 두 딸의 엄마로 살다가 3년여의 공백을 깨고 2015년 복귀해 따낸 귀한 메달이기도 하다. 윤진희의 메달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축하 인사를 건네면서도 중계방송을 볼 수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8일 새벽 330분에 열린 윤진희의 경기는 중계가 안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6일차인 11일 현재 우리나라는 금메달 4, 은메달 2, 동메달 2개로 종합순위 4위에 올라있다.


이미 남녀 단체전서 금메달을 싹쓸이한 전통의 효자종목 양궁은 대회 기간 동안 높은 관심을 받은 종목 중 하나다. 단체전, 개인전 할 것 없이 우리 선수들이 언제나 금메달 1순위이기 때문에 방송사들의 관심도 높다. 거꾸로 말하면 메달권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관심을 받고 있다는 말도 된다.

유도도 마찬가지다. 대회 전부터 우리나라 남자 유도 대표팀은 최정예로 구성돼 금메달 여러 개를 획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일약 효자종목으로 떠오른 펜싱도 마찬가지였다. 진종오 선수가 올림픽 3연패를 이룬 사격 역시 올림픽 때 반짝주목받는 종목 가운데 하나다. 이 종목들은 비인기 종목중에서도 몇 안 되는 인기 종목이다. 앞으로 메달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배드민턴 종목도 그렇다.

관심·후원 ‘빈익빈 부익부’
방송사도 인기 종목만 편성
4년마다…응원도 성적 따라

방송사들은 올림픽 시작 전부터 메달이 예상되는 종목 중계를 위해 사활을 건다. 시청자의 관심을 자신들의 채널에 붙잡아 두기 위해서다. 그러다 보면 메달과 거리가 먼 비인기 종목들은 방송사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방송 중계가 되질 않으니 대회 일정을 검색해 보거나 해외 사이트를 이용하지 않는 이상 시청자들이 경기를 접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진다. 방송사들은 드라마나 예능을 결방하면서까지 올림픽 중계 일정을 잡지만 우리나라 선수가 참가하는 24개 종목 가운데 메달 가능성이 높거나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10여개 종목에 중계가 집중된다. 메달에 근접한 종목들은 지상파 4개 채널에서 같은 경기를 중계하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반면에 조정, 근대5, 경보, 사이클, 카누, 요트 등 종목은 올림픽 중계방송 편성표에서 찾기 어렵다. 조정과 사이클은 올림픽 개막 첫날인 지난 6일 우리나라 선수가 출전해 경기를 치렀지만 방송에서 이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카누, 요트 등은 사상 첫 메달권 진입을 노리고 있지만 구기 종목이나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가려져 있는 게 현실이다. 평상시에는 모두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되지만 올림픽 때는 메달 가능성에 따라 더 세분화돼 관심의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종목별 지원을 두고도 인기 종목과 비인기 종목이 갈린다. 기업의 든든한 지원은 선수들에겐 큰 힘이 된다. 대기업의 후원으로 급성장한 종목은 펜싱이 대표적이다. SK그룹은 지난 10여년간 핸드볼, 펜싱, 수영 등 비인기 종목을 후원해 왔다.

특히 SK텔레콤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김영호 선수가 깜짝 금메달을 딴 이후 침체기에 빠져 있던 2003,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를 맡았다. SK텔레콤의 펜싱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빛을 발하며 전 종목 메달이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되돌아왔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펜싱은 에페 부문에서 박상영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명실상부한 효자종목으로 떠올랐다. 우리나라가 이번 올림픽(10일 기준 금메달 3)을 포함해 역대 올림픽에서 딴 84개의 금메달 중 4개가 펜싱 종목에서 나왔는데 이는 역도, 배드민턴(3) 등을 넘어선 숫자다.

84개의 금메달 중 4분의 121개를 따낸 양궁은 현대차그룹의 후원이 막강하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1984년 서향순 선수의 양궁 첫 금메달 획득 이후 현재까지 380억원을 이상을 투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의 양궁 사랑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으로 대를 이어 내려왔다. 정 부회장은 이번 올림픽에서 양궁 경기장과 선수촌 사이의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알고 경기장 부근에 컨테이너로 휴식공간을 만들어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는 남녀 단체전 금메달로 돌아왔다. 우리나라 양궁은 남녀 개인전 싹쓸이까지 노리고 있다.

반면 후원이 부족한 종목들은 유니폼이나 용품 등 최소한의 지원만 받으며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조정 종목은 특별한 후원사조차 없어 여타 종목보다 상황이 더 열악하다. 유도나 레슬링처럼 우리나라에 많은 금메달을 안겨준 종목들도 넉넉한 후원이 없어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고 알려졌다.

방송조차 안해

몇몇 관계자들은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기업의 후원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몇몇 비인기 종목들은 기업의 든든한 후원을 받아 지금보다 더 나은 훈련 환경이 조성되면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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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