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권 ‘외부세력’ 음모론

말 안 들으면 ‘종북’ 취급한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현 정권의 ‘외부세력 개입론’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국책사업에 반대하는 무리가 나오면 귀신같이 외부세력을 색출해낸다. 정부와 여당은 외부세력이 시위를 이념 갈등으로 끌고 간다고 한다. 하지만 반대 측에서는 정부의 불통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정부와 여당이 종북으로 몰아 해결하려고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지난달 15일, 경북 성주군서 열린 사드 반대집회를 둘러싼 ‘외부세력’에 대해 “성주군민 외에 타지에서 그날 행사에 참석한 사람이 있는 것 같다는 첩보와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외부세력’의 기준에 대해서는 “성주군민 아닌 사람이라고 정의한다”고 말했다. 강 청장은 성주 출생으로 초·중·고를 성주에서 나왔더라도 타지로 간 사람은 성주군민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반정부 투쟁
전문 시위꾼?

지난달 21일, 청와대서 열린 NSC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북한은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자위적 방어조치인 우리의 사드배치 결정을 적반하장격으로 왜곡·비난하고,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면서 남남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불순세력이 (사드 반대 시위에) 가담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을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 경찰청에 따른 외부세력으로 지칭된 사람은 박철우 민중연합당 서울시당 공동위원장, 이상현 전 통진당원, 손솔 민중연합당 공동대표, 변홍철 밀양송전탑대책위원장, 김찬수 대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대표, 김두현 사드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등이다.

이들 중 박 공동위원장은 민중연합당 공동대표로 옛 통진당 산하 민주수호청년특위에서 활동했고 손 대표는 지난 3월 흙수저당, 비정규직철폐당, 농민당 등 3개 당이 연합해 조직한 민중연합당의 공동대표로 옛 통진당 산하 대학생기구 조직원으로 활동했다.


경찰 관계자는 “표면적으로는 이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았으나 주민 선동, 경찰과 마찰 유도, 조직적 퇴로 차단 등 좌파의 전형적 집회방식을 답습해 배후 조종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성주 집회 현장서 포착된 이들 3명은 사실상 옛 통진당 세력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수사당국은 성주에서 활동한 것으로 파악된 민중연합당 관계자들이 정당해산 절차를 거친 과거 통진당이 수평 이동한 것으로 판단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달 18일 황교안 총리 방문 당시 성주군에서 벌어진 폭력행위와 관련해 “소위 직업적 전문 시위꾼들의 폭력행위는 엄단해야 한다”며 수사기관의 수사를 촉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총리에게 계란과 물병을 던지면서 폭력행위를 벌였다”며 “4대강, 제주 해군기지, 한미FTA 등 국책사업마다 직업적으로 다니며 폭력을 일삼는 이들의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국책사업 반대하면…외부세력 프레임 씌우기
전문 시위꾼 있다? “배후조종 가능성 높아”

김현웅 법무부장관도 성주 지역 시위에 대해 “외부세력이 있는지 여부는 경찰에서 수사 중인 것으로 안다”며 “지역주민 사이에 스며들어 폭력시위를 주동하는 세력이 있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보수단체 토론회서는 국책사업 추진 과정에 외부세력이 개입하면서 이해당사자 간 갈등과 논란의 핵심이 이념대결로 변질되어 간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달 29일, 보수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이하 바른사회)의 박주희 사회실장은 “국책사업 반대 집회마다 나타나는 전문 시위부대는 겉으로는 환경보존과 노동자 인권 등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반정부·반미를 선동하는 위장된 분열조장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0년 제주 해군기지, 2013 밀양 송전탑 공사현장 등을 꼽았다. 그는 “국책사업 지연에 따른 직접 피해비용은 물론 과도한 보상, 갈등 후유증 등 사회경제적 비용이 초래된다”면서 “국책사업이 정치화로 변질돼 직접비 비용이 매우 커지는데 제주 해군기지의 경우 정치화 이후 비용이 정치화 이전 비용보다 약 370배 많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인영 한림대 교수는 “전문적 직업 시위꾼 등 제3의 세력이 개입할 때 사회갈등은 증폭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갈등해소 방안은 당사자 해결을 원칙으로 하되, 제3자의 개입이 필요할 경우 갈등 해결 능력을 갖춘 세력에 한해 법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드 사태를 두고 바른사회는 “정부가 주민들을 상대로 설득하는 대화창구가 어김없이 외부세력들에 의해 차단돼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국책사업 지연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하며 “북한 핵 위협 앞에 국민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결정된 이번 사드배치에도 결국 단골 국책사업 훼방꾼들이 등장한 게 아니냐”고 우려를 표했다. 보수단체·정부·새누리당은 하나같이 국책사업을 반대하는 세력을 외부세력으로 규정했다. 

‘종북’으로 몰릴까
식별 코드 만들어

또한 정부와 여당의 계속되는 외부세력에 대한 비판이 있고 난 뒤 최근 성주에서는 외부세력과 성주 군민을 구분 짓는 코드가 생기기도 했다. 외부세력 프레임에 갇혀 의견개진에 어려움을 겪던 투쟁위는 지난달 21일 상경 집회 때 외부인 개입을 막기 위해 거주지와 이름이 적힌 목걸이 명찰과 함께 파란 리본을 활용했다.

정영길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전체 군민 4만5000명 중 800명 이상 삭발을 하게 되는데 머리카락 길이가 또 하나의 식별코드가 될 것으로 본다”며 “순수한 군민만 삭발식에 참가할 수 있는데, 젊은 층을 중심으로 동참하려는 군민의 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성주군민들은 오는 광복절(8월15일)에 대규모 삭발식을 열고, 삭발식 자체를 기네스북에 등재하기로 했다. 도희재 투쟁위 총무재정분과 부단장은 “사드배치 철회를 염원하는 군민들의 결집 된 힘을 삭발식으로 보여주고, 기네스 기록으로 남기려 한다”며 “각 단체와 읍면동 별로 100여 명이 신청해 2주 뒤인 삭발식 당일 815명 이상이 참가하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외부세력 주장에 인권단체연석회의를 비롯한 50여 인권단체들은 지난달 19일 성명을 발표했다. 수사기관이 황교안 국무총리를 향해 달걀과 생수병을 던진 성주 군민들을 사법처리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공안과 종북몰이 정국으로 몰아 비판 여론을 차단하고 사태를 해결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성주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사드배치 철회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에 대한 논의는 고사하고 몇 시간 차량에서 스스로 군민관의 소통 대신 고립을 택한 황 총리의 무능력에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지난 1일 “사드배치에 반대하기 때문에 외부세력이라고 규정하는 박근혜 정권은 외부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도 외부세력론에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국민들을 외부세력으로 격하한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지난달 18일 성주사드배치저지투쟁위원회 김안수 공동 위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재복 공동위원장의 외부인 개입 발언에 대해 부인했다. 이 위원장은 “이번 폭력 사태의 원인은 외부인에게 있다. 우리 군민은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외부인이 선동을 해서 시위가 과격해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공동위원장이 여럿 있다 보니 그런 말이 나갔다”며 “나도 모르는 젊은 사람이 더러 있는데 계란과 물병이 날아와서 그런 생각을 하신 것 같다”고 말해 이 위원장의 발언이 전체 투쟁위의 입장이 아님을 밝혔다.

경찰이 대대적인 색출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말에 김 위원장은 “안타깝다. 우리가 쓰레기장이나 발전소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듣도 보도 못한 아주 최첨단 무기체계를 갖다놓기 때문에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폭도로 보면서 수사를 시작하고 또 강압적인 수사를 하려고 하는 것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자꾸 외부세력이 와서 조직적으로 했다고 비쳐지는데 우리는 순수한 농업인”이라고 말했다.


반대 하면
외부세력?

정부의 외부세력 개입론은 이번 성주 사드배치 문제가 처음은 아니다. 국책사업에 시민들이 저항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프레임이다. 지난 2013년 밀양 초고압 송전탑 사태에서 권력의 대응이 그랬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도우러 오는 연대자들을 외부세력이라고 칭했다.

지난 2013년 10월 밀양 송전탑 공사가 재개되자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시간도 없고 대안도 없다"며 공사 재개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대도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홍 지사는 “국회가 구성한 전문가 협의체도 지중화나 우회송전에 대한 해법을 찾아내지 못했다”며 “반대 주민들을 지원하는 세력을 ‘외부세력’으로 규정하고 합리적인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외부세력은 당장 추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지에도 있었고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현장, 한진중공업 사태 현장에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도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시위에 ‘종북세력(외부세력)’이 가세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2013년 10월 당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밀양 송전탑 공사가 재개 된 와중에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에 종북세력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과 일부 시민단체 등 외부세력이 가세해서 공사현장의 갈등이 격해지고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투쟁위 대대적 색출작업 한다
세월호·제주기지 때와 똑같다


그는 홍 지사와 마찬가지로 “밀양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는 세력은 제주 강정마을과 한진중공업 사태, 쌍용자동차 등의 문제 때만 되면 나타나서 개입해 왔고,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갈등 조장에 앞장서왔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시위를 두고 외부세력을 거론했다. 지난 2014년 10월 새누리당 김 전 대표는 “국가 경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국방”이라며 “일부 외부세력의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제주도민들이 막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의 발언을 두고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측은 성명을 내 “김 대표가 외부세력을 운운하면서 갈등을 키우는 핵심 세력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대 측은 “김 대표는 안보 장사하듯 ‘색깔론’을 들고 나와 저열한 이념공세로 갈등을 확산시켜온 평화 파괴 외부세력에 불과하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외부세력을 운운키도 했다. 지난 2014년 9월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통해 “세월호 특별법도 순수한 유가족들의 마음을 담아야하고, 희생자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외부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을 통해 박 대통령이 세월호 사태를 외부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안보장사
언제까지?

지난달 20일 더민주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국회정론관에서 “정부와 여당이 또 다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이른바 외부세력론”이라며 “정부와 여당, 그리고 일부 언론은 권력이 추진하는 사안에 대한 갈등이 있을 때마다 외부세력론을 내세웠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대 목소리를 내는 소수자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연대와 저항을 차단하고, 고립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외부세력이라는 허상을 만들어 활용해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외부세력 중심은 민중연합당?

민중연합당은 지난 2월13일 민중정치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발족했다. 흙수저당·농민당·비정규직철폐당 등 3당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이들은 정치주체 교체와 진보세력 단결을 강조하고 기존 여야 정당이 1%의 기득권세력만 대변해 ‘헬조선’을 초래했다고 강조한다. 지난 2월27일에는 정식 창당 대회를 열고 4차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정치사에서 청년들이 앞장서서 만든 최초의 정당’임을 강조하면서 ‘알바 권리’ ‘청년 실업 해결’ ‘국정교과서 폐기’ ‘세월호 문제 해결’ 등을 주장한다. 창당 이후 옛 통합진보당 광주지역 기초의원 8명이 민중연합당에 입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19대 국회의원을 지내다 의원직을 상실한 김재연, 김선동, 이상규 전 의원이 입당했다. 이상규 전 의원은민중연합당에 입당하면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 야당이 집권하려면 당당하게 종북 몰이에 맞서서 북한과 손잡고 평화 통일, 대화를 통해 정의와 평화가 물결치는 정당이 필요하다"라고 말해 논란이 가중됐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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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