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색 강한 ‘다청련’ 실체

젊은 정치인들 모여 뭐하나 보니…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청년정치연구소 ‘다청련’ 출신들이 정치권에 고개를 내밀고 있다. 다만 구성원들은 주로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에서 활동해 야권색채가 강했다. <일요시사>는 올해로 5년차를 맞은 다청련을 집중 해부했다.

다준다청년정치연구소(이하 다청련)는 2012년 4월 서로 다른 직업과 경험을 가진 4명이 모여 조직됐다. 다청련은 청년정치인 양성 및 청년이 당면하고 있는 과제를 스스로 연구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며 뒤틀린 사회구조를 올바르게 바꾸고자, 청년들이 모여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청년정치연구소다.

사회를 바꾸자

다청련의 ‘5대 지향 정치’를 살펴보면 생활·교양·화합·소통·청년정치로 나눌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부조리함을 제도적, 문화적 변화로 이끌어 내고, 이념과 지역, 세대갈등의 문제점 등을 연구하고 지향한다고 소개했다.

2012년 6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다청련은 한 가지 주제를 잡고 명사들을 초청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2년에는 ‘결혼에 대한 청년과의 대화, 그리고 우리의 삶’이라는 주제에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참여했다. 이듬해에는 ‘지난 1년, 내가 본 국회 그리고 청년일터의 현실’이라는 주제에 더민주 전 장하나 의원, ‘정의당의 비전과 진보의 미래’에 정의당 천호선 전 대표, ‘국정원을 말하다’에 더민주 신경민 의원들이 강사로 참여해 이야기를 나눴다.

2014년에는 ‘종북 논란과 새정치 이야기’에 신장식 변호사,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을 어떻게 해야하나’에 대해 여선웅 강남구 의원이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관료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에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 ‘동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에 더민주 진선미 의원이 강연자로 나섰다.

주제는 소외 계층, 청년, 대한민국 정치, 대립 현안 등을 다뤘다. 주로 국회의원, 정당 당직자, 시의원, 교수, 정치연구소장 등이 강사로 참여했다.

이동학 다청련 전 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강연 주제는 다청련에서 선정한 후 강사를 초청한다”며 “다청련 초기에는 서면을 통해 공식적인 요청을 했지만 지금은 인맥이 확장돼 기존 연락망을 통해 강사를 초청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다청련은 문화캠페인 프로젝트를 통해 주로 청년층의 고민과 사회적 부조리를 다루고 있다. 반값결혼, 출산기피, 군대기피, 비리사학, 학벌 타파, 유연 근로를 주장한다. 다청련 조직은 운영위원 중심으로 움직인다. 운영위원들은 2주에 1번씩 모여 회의를 열고 프로젝트 담당 지정 및 추진한다.

또한 토론회, 연설대전, 기자단, 토크쇼, 단체간 교류, 회원확보 관리, 정책연구, 명사 인터뷰, 아카데미 개최 등을 기획한다. 지난 5월, 4년 만에 다청련 소장에서 물러난 이 전 소장은 SNS를 통해 “다청련은 정치인양성과 사회갈등해결이 큰 목표였다”며 “160여 차례의 토론회와 강연, 토크쇼 등 거의 매주를 쉬지 않고 달려왔다”고 말했다.

현재 다청련 출신 청년들의 정치 활동은 활발하다. 최근 국민의당 비대위원 12명 중 청년·여성 몫으로 할당된 자리에 조성은 다청련 이사가 선임됐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천정배 전 대표가 조성은 비대위원을 추천해 임명했다”고 밝혔다.

조 위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안철수의 새정치, 천정배의 호남정치 복원은 이미 도덕성 타격을 입었다”며 “안에서 쓴소리가 필요하고 액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인 노력을 해야 하겠지만, (비대위원으로서) 가장 먼저 해야될 일은 ‘그 모든 게 훼손되지 않았다’ ‘새정치의 가치가 남아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정치인 양성소…올해로 5년차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 강사로 참여

조성은 비대위원은 법대 출신으로 고시를 준비하다 구두 디자인 공모전에서 입상한 뒤 회사를 창업해 ‘팔금황’이라는 유한회사의 대표로 있다. 조 비대위원은 “자본금 50만원으로 창업해 지금은 월 400만원 정도를 벌지만 아직 미흡하다”며 “코트라(KOTRA) 덕에 혼자서 추진하기 힘든 중국 수입업체들과 상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위원은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박원순 캠프에서 공보기획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에 국민의당의 공동대표직을 내려놓은 천정배 전 공동대표 측 인사로 분류된다.

이동학 전 소장도 현실정치에 참여했다. 지난해 더민주에서 혁신위원을 지냈다. 지난 4·13 총선서 더민주 노원병 예비후보로 경선에 뛰어든 이 전 소장은 더민주 황창화 전 국무총리 비서실 정무수석에 밀려 공천에서 탈락했다.

노병원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당선된 지역으로 새누리당 이준석 비대위원도 있었기 때문에 더민주에게는 험지로 통했다. 이 전 소장은 줄곧 평소 당의 중진들과 486 의원들에게 험지로 출마할 것으로 요구했다. 스스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청년비례대표 불출마 의사를 밝힘과 동시에 노원병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현재는 더민주 전국 청년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다청련의 정은혜 전 부소장은 지난 4·13 총선서 더민주 비례대표 16번을 받았다. 더민주는 13번까지 당선 됐기 때문에 그는 국회 입성에는 실패했다. 이 전 소장과 함께 4명의 창립멤버 중 한명인 정 전 부소장은 19대 총선서 청년비례 경선에 도전했지만 4위에 그쳐 후보 지명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경험도 있다. 그는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 청년정책단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 부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아지트 가보니…

다청련은 후원금과 회원들의 자체적 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청련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듣기 위해 영등포구에 위치한 일명 ‘다청련아지트’를 찾았지만 지금은 폐쇄된 상태였다. 이에 이 전 소장은 “현재 다청련에 상근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며 “필요로 할 때마다 모여서 활동한다”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유럽은 지금…청년 정치인 전성시대

 

유럽국가 청년들이 좌우 정파를 불문하고 국회와 정부 전면에 나서 정당이 이끌면서 주목 받고 있다. 우선 스페인의 30대 정치인 파블로 이글레시아스는 유럽 재정위기 당시 반 긴축 운동을 펼친 뒤 2014년 3월 좌파정당 ‘포데모스’를 창당했다.

무서운 상승세로 포데모스는 창립 2년 반만에 의석수 3위를 차지했다. 오스트리아 외무장관은 30살의 세바스티안 쿠르츠다. 쿠르츠는 27세 나이로 외무장관에 임명됐다. 그는 오스트리아 내 반 이민 여론을 반영해 지난 2월 발칸 9개국과 국경 통제 강화에 합의하는 영향력을 보여줬다.

이밖에 이탈리아 로마 신임 시장은 37살의 비르지니아 라지, 31살의 우크라이나 하원의원 브레스라브스타 등이 젊은 나이에 정치권에서 활약하고 있다. 유럽에서 젊은 정치인 등장의 이유로 정당별 청년 조직을 꼽는다. EU 회원국 정당들은 지역 청년 조직을 통해 10∼20대 당원들이 교육, 복지, 등 지역 문제를 해결해 지방자치의 주체로 성장하게끔 도왔다. 청년 단체에서 정치 경험을 쌓은 이들은 정당의 실질적 일원으로 발탁됐다. <훈>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