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문재인 앞날은?

숨고르기 끝…대권플랜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최근 더민주 최대주주인 문재인 전 대표의 움직임이 숨 가쁘다. 대권을 잡기 위한 전방위 행보에 들어갔기 때문. 네팔에서 정신무장을 하고 온 그는 귀국 후 본격 대권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반면 문 전 대표가 자리를 비운 사이 더민주는 전당대회 분위기로 어수선한 데다 대선주자들까지 쏟아지고 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문재인의 대권 플랜을 과연 어떻게 전개될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가 약 한 달간의 히말라야 및 네팔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더민주 주류계파의 수장이자 최대주주인 그의 귀국 이후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 문 전 대표는 네팔로 떠나기 전 자신의 SNS를 통해 “특전사 공수부대서 군복무 때 했던 ‘천리행군’을 떠나는 심정‘이라며 ”많이 걸으면서 비우고 채워서 돌아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식
숨 고르기?

지난달 7일,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을 방문해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을 위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래 전부터 네팔의 학교를 지원해온 한국인 후원자들로부터 방문 요청을 받았지만 총선 등으로 시간을 내지 못하다 이번 기회에 방문하게 됐다”며 네팔행 명분을 밝혔다.

하지만 당시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 전 대표의 네팔행을 두고 '숨 고르기'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문 전 대표는 총선 이후 광주, 경북 안동, 충북 청주 등을 방문하면서 대선주자로서 광폭 행보를 보였다. 당시 이를 두고 지난 4·13 총선서 호남 전패를 한 문 전 대표의 행보가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당 관계자는 네팔행에 대해 “문 전 대표의 네팔행은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대권 행보에 대한 구상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정치권의 분분한 추측을 남기고 비공식 개인 일정으로 소수 인원과 함께 네팔로 떠났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 박범신 소설가, 탁재형 PD 등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네팔에서 지진 피해로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봉사했고 누왈코트 지역 아루카카 중급학교를 찾아 구호 활동을 나무심기 자원봉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더불어 한국에서 일하는 네팔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단체 간부들을 만나 특별한 관심을 약속키도 했다. 문 전 대표의 행보는 현지 언론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이처럼 문 전 대표가 네팔에 머무르면서 숨고르기를 하는 동안 더민주 당내에서는 범 친문세력으로 불리는 추미애·송영길 의원은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비주류에서는 원혜영 의원이 당권 도전을 저울질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네팔 잠행 기간 동안 전당대회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의 발언이 전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친문패권주의를 의식하는 모양새다. 이미 당 주류를 차지한 상황에서 당대표, 원내대표, 대권주자 모두 친문계에서 대놓고 독식하는 모습은 문 전 대표에게 득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구호 활동 네팔 잠행 마치고 귀국
여의도와 거리 두면서 행보 구상

하지만 그는 네팔방문 와중에 SNS를 통해 현 정부에는 쓴소리를 냈다. 지난달 24일, 문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국방 정책을 비판하면서 전시작전권통제권 환수 문제를 꺼내들었다.

그는 “종전 후 60년 넘는 세월 동안 우리 군이 외쳐온 목표는 한결같이 자주국방이었다”면서 “아직도 작전권을 미군에 맡겨 놓고, 미군에 의존해야만 하는 약한 군대, 방산 비리의 천국, 이것이 지금도 자주국방을 소리높여 외치는 박근혜정부의 안보 현주소”라고 말했다.

이어 “60여년 간 외쳐온 자주국방의 구호가 부끄러운 2016년의 6·25”라고 힐난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 2014년 안보협의회에서 지난해 12월1일로 예정됐던 전작권 전환 시점을 2020년대 중반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날을 세워 반박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문 전 대표의 전작권 관련 발언에 대해 “6·25 전쟁 66주년을 기리는 날에 우리 군에 대해서 격려와 위로를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군을 비하하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언사”라며 “북한이 대남·대미 위협을 강화하는 엄중한 안보 현실 속에서 한 때 국군통수권자가 되겠다고 나섰던 분이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해서는 한마디 비판도 없이 우리 국군을 비하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정준길 광진을 당협위원장은 지난달 28일 “마음 비우러 간 사람이 뜬금없이 SNS로 할 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더민주 권오중 뉴파티위원은 문 전 대표의 발언에 힘을 실어줬다.

권 위원은 “상식적으로 맞는 말만 하신 거 아니냐”며 “내 집을 내가 지켜야지 남이 지킬 수 없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노태우정권 때부터 전시작전권, 평시작전권 환수 문제가 불거져서 94년도에 평시작전권은 환수했고, 전시작전권까지 2015년까지 환수하기로 했던 것을 지금 박 대통령이 들어와서 2020년까지 또 잠정 연기했다”며 이제 이 정도의 GNP 대비 국방비라든지 군사 수준으로 보면 우리도 이제 작전권 환수할 때가 됐다“고 꼬집었다.

밖에는 쓴소리
안에는 벙어리

앞서 문 전 대표는 구의역 사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전 대표는 네팔 출국 이틀 전인 지난달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누리당 정권이 추구하고 방치한 이윤 중심의 사회, 탐욕의 나라가 만든 사고인 점에서 지상(地上)의 세월호였다”고 주장했다. 또 “무책임한 무반성이 또 다시 구의역 사고를 낳았다”며 “공공성과 조화돼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을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잘못도 정부 여당의 잘못으로 호도하는 주장은 허무한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김현아 대변인은 “문 전 대표의 주장들은 하나같이 더민주 소속 박 시장이 외면해온 일들”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문 전 대표의 발언이 박 시장을 도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흠집을 낸 것이라는 평도 나온다. 구의역 사고의 1차적 책임이 박원순 시장에게로 쏠려있는 상황에서 구의역 사고를 세월호 사건에 빗댄 것 자체가 박 시장을 부담스럽게 했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과연 자당 소속 서울시장을 보호하겠다는 것인지, 박 시장의 허점을 더 드러내겠다는 것인지 헷갈리게 할 정도”라며 날을 세웠다. 정치권에서는 구의역 사고를 부각시킴으로써 더민주 내 대권주자로 떠오르는 박 시장을 견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 전 대표는 전작권 및 구의역 사고와 같이 당 외부의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네팔에 머무르고 있을 때는 ‘신공항 백지화’ ‘보좌관 가족 채용’ ‘더민주 전대’ 등 굵직한 사건들이 발생했다. 여기에 문 전 대표는 별다른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다.
 

신공항 문제를 두고 문 전 대표는 부산서 더민주에 5석을 얻을 경우 가덕도 유치를 이끌겠다고 공헌한 바 있다. 5석을 얻는 데는 성공했지만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이 났기 때문에 '가덕도 약속'을 지키기는 어려워진 상황이다. 대선을 앞두고 ‘표의 확장성’ 면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귀국 후에는 신공항 문제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가족채용 문제로 시끄러운 같은 당 서영교 의원 사태 관련해서도 자칫 당에 입김을 넣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만간 책 발간·북 콘서트 예상
대권주자 견제…문재인식 해법은?

앞서 문 전 대표는 더민주 부산시당 당원·시민과 함께 나선 금정산 등산에서 “오는 8월 더민주 전당대회 전까지 중앙정치와 거리를 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당대회 이후에는 정권 교체를 위한 어떠한 역할도 마다치 않겠다”고 밝혀 때가 되면 대권 행보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전망이다.


해외서 온라인으로 정치적 발언을 쏟아낸 그가 귀국 후에는 오프라인을 통해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나설 전망이다. 가장 먼저 문 전 대표가 책 발간과 함께 북 콘서트를 발판 삼아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내년 대선 준비의 일환으로 이르면 8월 중으로 책 출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론을 통해 밝혔다. 그는 지난 2013년 12월, 18대 대선 후 <1219 끝이 시작이다>라는 책을 발표했다.

이 책은 대선 실패 이후 자기 성찰과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담았다. 책을 통해 자신의 대선 패배의 이유 중 하나로 ‘평소의 준비 부족, 실력 부족’이라고 평했다. 이어 또 다른 패배의 원인으로 ‘우리 안의 근본주의’를 지적했다. 당시 북 콘서트에는 이번 네팔행에 함께했던 박범신 소설가도 참석했었다.

과거의 북 콘서트 경험을 다시 한 번 살려 대선이 1년5개월여 남은 현 시점에 세몰이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문 전 대표 측근은 “예전부터 내부에서 책을 발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왔던 것은 사실”이라며 “네팔에 다녀온 내용을 책으로 써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2013년 때처럼 뭐라도 해야 한다는 다양한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책의 내용은 단순한 네팔 방문기를 담을지, 미래에 대한 여러 생각들을 내놓을지에 대해 구체적으로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복잡한 문재인
김종인 잡아라


문 전 대표가 이번 해외활동에서 마지막으로 선택한 장소는 부탄이다. 부탄은 2010년 유럽 신경제재단(NEF)이 조사한 세계 행복지수 1위를 차지한 국가로, 국민소득은 높지 않지만 양극화 현상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국민소득은 높지만 양극화는 극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의 상황인 셈이다. 부탄행을 두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 양극화가 심화된 경제성장보다는 국민 대다수의 행복을 우선하는 나라를 찾아 나섰다는 게 문 전 대표 측의 설명이다.

문 전 대표의 귀국에 발맞춰 더민주 내 당권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진 모습이다. 더민주는 올 초 까지만 해도 뚜렷한 대권 주자가 보이지 않자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이 득세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권후보가 결정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총선이 끝나자 대권에 도전장을 내민 이들이 대거 등장했다.

먼저 당권 도전이 점쳐졌던 김부겸 의원은 최근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남은 것은 정권교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역할이 무엇인가 하는 부분”이라며 “지금부터 그 역할을 진지하게 숙고하겠다”고 말해 대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했다.

‘좌(안)희정 우(이)광재'의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나는 특정 후보의 대체재나 보완재가 아니다”라며 독자적으로 경쟁에 나설 뜻을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권 도전도 점쳐진다. 박 시장은 아직까지 ‘대권보다 시정이 먼저’라는 원론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지만 5월 광주에서 했던 강연을 통해 “서울시장으로서 최선을 다한 것으로 책임을 모면하기 어렵다”며 “역사의 부름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더민주 대권 주자가 쏟아지는 상황은 문 전 대표에게는 '양날의 검'이다. 굵직한 대선 주자들 틈에서 경선을 승리해 대권주자로 결정된다면 더 큰 파급력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자칫 경선에서 패배한다면 대선을 위한 5년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게다가 더민주 김종인 대표와의 껄끄러운 관계도 대권 행보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문 전 대표는 백의종군의 뜻을 내비치면서 김 대표에게 전권을 쥐어줬다. 하지만 총선과정의 불협화음은 총선이 끝난 뒤 김 대표가 전대 이후 물러나는 수순을 밟기로 하면서 일단락됐다.

김 대표는 시한부 대표직을 유지하면서도 더민주 내 대권주자들이 쏟아지는 현 상황을 그렸다. 그는  줄곧 더민주 내에서 대선주자 간 경쟁의 판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부겸 의원, 박원순 시장, 안희정 지사 등을 만나 대선후보 경쟁에 나서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진다.

중요한 사실은 김 대표의 의중이 더민주 내 대권판도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 전 대표는 김 대표와의 관계 재설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 대표가 전대 이후 본격적으로 킹메이커 역할을 맡게 되면 김 대표의 의중에 따라 대권 판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돌아와
대권 잡는다?

문 전 대표의 귀국 후 행보에 대해 측근은 “(문 전 대표가) 한국에 와서 얘기를 들어보고, 밖에서 고민한 내용을 들어봐야 한다”며 “항간에서 나오는 책 발간도, 귀국 후 행선지도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더민주 관계자 또한 “현재 드러난 건 문 전 대표가 네팔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고, 부탄에서 국민행복에 대해 생각했다는 것뿐”이라며 “부재 기간 한국에서 벌어진 일을 종합적으로 나중에 평가하지 않겠냐”고 밝혔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정치인 토크콘서트 왜?

정치인들이 토크콘서트를 통해 인기몰이를 노리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토크콘서트를 통해 전국적인 인기를 얻었다. 특히 청년세대들과 거리감 없이 밀착하는 청춘콘서트는 기성 정치인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다. 안 전 대표의 토크콘서트 이후 정치인들은 활발히 정치콘서트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가 총선 패배 이후 과천서 청춘공감 토크콘서트에서 강연을 했다. 이 대표는 멘토로서 최근 취업난으로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제시하고 평소 궁금한 사항을 묻고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토크콘서트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토크콘서트를 두고 한 정치전문가는 “정치인이 정치콘서트니 토크콘서트니 하며 교육을 빙자해 돌아다니고 있다”며 “교육현장이 정치인의 놀이터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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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