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야구학교 공동기획> ‘명문 초등학교’ 야구부 탐방

‘반짝반짝’ 야구 유망주 열전…“기본기 다지고 세계적인 선수로”

<일요시사>가 야구 꿈나무들을 응원합니다. 야구학교와 함께 머지않은 미래, 그라운드를 누빌 새싹들을 소개합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우리나라 야구는 질적인 향상과 함께 야구인구 저변의 많은 확대를 가져왔다.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의 주도 하에 성공적으로 시작되어 우리나라의 대표팀이 1회 대회 때 준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전승으로 우승해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룬 가운데 국내 프로야구 구단도 10개 구단으로 수적인 성장을 했다. 특히 유소년야구 분야에서는 2007년 전국적으로 20개 정도하던 리틀야구단이 이제는 150개 이상을 넘고 있다.

50여팀을 넘나들던 국내의 엘리트 고등학교 야구부도 이제 60개가 넘지만, 이러한 추세의 흐름과는 정반대로 위축되고, 점차로 침체되어 가고 있는 분야가 있으니, 바로 초등학교 야구부다.

그동안 수적인 확대를 가져 온 우리나라 야구의 모든 분야와는 달리 최근 몇 년에 걸쳐 초등학교의 야구부는 많은 야구부의 해체를 통해 위축되고 있고, 배출되는 선수의 수가 급감하고 있는 중이다. 서울 지역의 예만 보더라도 40여개가 넘던 초등학교의 야구부가 최근 몇 년 동안 급감해 2016년 현재 등록된 초등학교의 야구부는 24개팀에 지나지 않는다.

그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점차 생활체육의 형태로 변해가는 유소년야구의 역할과 목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엘리트 야구와 순수한 아마추어 형태의 생활체육 야구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야구 인구의 저변 확대에 있어서는 바람직한 상황일 수 있겠으나, 이러한 추세는 야구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서 그리 낙관적인 상황만은 아니라는 게 야구 전문가들의 우려다.
 


교육의 많은 분야와 같이, 야구 역시 조기교육으로 그 효과를 극대화하고 우수한 선수를 더 많이 배출할 수 있는 분야다. 근래에 들어 서울과 경기도 등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중학교 야구부에는 새로이 입학하는 야구부의 선수들 중에서 리틀야구나 유소년 야구클럽등에서 야구를 배우고 오는 선수들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들에 대한 중학교 이상의 상급학교 지도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바로 ‘야구에 대한 자세’와 ‘마음가짐’이었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진로를 야구선수로 정하고 훈련을 받아온 초등학교 야구부 엘리트 선수들과 취미로 야구를 시작한 선수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엘리트 선수로 중학교 야구부에 입학한 선수들은 힘든 훈련을 받아 마음가짐과 자세 면에서 취미로 시작한 선수들과는 가르침의 소화 능력이 월등히 다르다.

어떻게 보면 아주 미세한 차이일 수 있으나, 이러한 작은 차이가 더 상급학교로 진학하거나 성인야구의 완성된 형태로 발전하였을 때, 선수 자신의 경기력을 구분 짓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대개의 전문가들 견해에 따르면 리틀야구나 유소년 야구클럽 등에서 야구를 시작한 선수가 엘리트선수로 진로를 결정해 중학교를 진학하려면 늦어도 초등학교 5학년 이전에 야구부로 전학해 집중적인 지도와 훈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견해를 바탕으로 한국 프로야구에서 맹활약 중인 많은 선수들을 배출한 4개 초등학교 야구부를 소개한다.

[사당초]

지난 1997년 사당초로 부임해 올해 19년차 감독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박선일 감독은 선린고와 경희대를 거쳐 해태타이거스와 삼성라이언즈에서 각 4년씩 모두 8년 동안 프로선수 생활했다. 사당초 부임 이전에는 강원도 원주고에서 감독을 역임했다. 선수생활 내내 포수로서 소속팀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했던 지도자로 야구계 안팎의 신망이 높고,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식견과 통솔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3년 칼립켄 월드시리즈에 대표팀 감독과 작년도 2015년 대한야구협회에서 파견했던 일본 주최 ‘세계어린이야구축제’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을 만큼 국제대회의 경험도 충분하다.
 


1979년 창단된 사당초 야구부는 그동안 수많은 야구선수들을 배출해 왔다. 박 감독 부임 이후 그의 지도를 받았던 많은 제자들도 현재 한국의 프로야구(KBL)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SK와이번즈의 김재현과 조성우 등이 그의 대표적인 제자들이다.

당장의 성적보다는 선수들의 기본기에 맞춰 지도를 하는 그의 지도방식은, 특히 상급학교 지도자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당초 야구부 출신이라면, 제대로 된 기본기를 익힌 선수들”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등록중인 야구부원은 모두 15명. 인근의 강남중과 언북중, 그리고 선린중 등으로 연계해 진학시키고 있는 중이다.

[인헌초]

서울 관악구 낙성대 근처에 위치한 인헌초등학교는 전교생 수가 1000여명이 넘는, 요즘에는 보기 드문 학생수 대규모의 초등학교다. 30년이 넘는 야구부의 역사 속에서 인헌초등학교 역시 수많은 야구선수들을 배출해 왔다. LG트윈스에서 활약했던 손지환과 역시 LG트윈스의 포수 출신으로 지금은 연세대학교에서 코치로 제자들을 지도중인 현재윤이 인헌초 출신의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중앙중학교와 중앙고에서 투수와 외야수로 활약, 이후 여러 학교에서 코치생활을 했던 박효철 감독이 지난 2014년 7월 감독으로 부임했을 당시에는 선수가 8명에 지나지 않아 시합에도 출전치 못하는 상황이었다.

부임 이후 선수의 수급에 노력하는 한편, 선수들의 훈련강화에 총력을 기울였고, 이 와중에 학교장인 박란순 교장과 석승하 교감의 절대적인 지원과 관심이 큰 힘이 되어 작년 선수가 22명으로 늘어났다.

현재도 학교장과 교감의 많은 지원 하에 선수들의 지도에 힘쓰고 있다. 2016년 올 시즌 현재 6학년 선수 4명을 포함해 선수는 모두 16명. 이수중과 영남중, 강남중, 영동중, 그리고 성남중과 선린중 등으로 선수들을 진학시킨다.

[도신초]

서울 대림동에 위치한 도신초등학교 야구부는 어쩌면 서울지역에서 가장 열악한 선수수급의 환경을 가진 학교다. 학교 근처는 대부분 한국으로 이주하거나 생활하고 있는 중국교포들의 주거지로 이루어진 곳이기에, 야구에 대한 호응도나 지원이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이나 학교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그래서 대부분 수급 받은 선수들도 타지역에서 오는 선수들이다.
 

전체 야구부의 인원수가 10명이고, 그나마 올 시즌 2016년 등록된 선수는 단 9명뿐이다. 그러나 그래서 또한 좋은 장점도 있다. 선수의 수가 적기에 지도자의 집중적인 지도와 학교의 지원을 많이 받을 수 있다.

학교 근처에 존재하는 리틀야구 소속의 광명리틀야구단과 영등포리틀야구단이 수십명으로 이루어진 야구단이지만, 단지 10명으로 이루어진 도신초 야구부원들은 신서중학교와 경동고등학교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지난 2014년 7월 부임한 이병근 감독의 집중적이고 효율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이곳 출신 선수들에 대한 상급학교, 즉 중학교 지도자들의 평가가 어디 출신보다 좋고, 실제로 경기에 출전하는 기회가 여타의 학교에 비해 획기적으로 높다. 학교의 지원도 훌륭하다. 야구부 버스를 운영하고 하고 있으며, 두 학급 규모의 야구부실을 갖고 있다. 학교장과 교사들의 지원과 관심도 크다. 성남중학교와 강남중학교, 그리고 영남중학교 등으로 진학시킨다.


[봉천초]

이 지역의 초등학교 야구부들 중에서 가장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초등학교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선수들과 지도자들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선린인터넷고의 윤석환 감독과 사당초교의 박선일 감독도 봉천초교 야구부 출신이고, 고교야구 슈퍼스타였던 박노준과 김건우 등도 봉천 출신이다.

현재 강남중학교 야구부 감독으로 있는 김정길 감독 역시 봉천초교 야구부 출신이었다. 그의 부친인 김길홍 감독이 봉천초교 야구를 이끌던 당시 40연승이 넘는 기록적인 신화를 남기기도 했다. 그 시절 그의 스파르타식 강훈련은 지금도 야구인들 사이에서는 회자되곤 한다. 이우종 감독이 이끄는 봉천초교 야구부의 올 시즌 2016년 등록선수의 수는 19명이다.


<www.baseballschool.co.kr>

 

<기사 속 기사> 제35회 세계소년야구대회
대표 A팀 상비군 발표

서울특별시야구협회(회장 김충남)의 기술위원회(위원장 이명섭)는 지난달 22일 대표A팀 감독으로 선임된 청량중학교 야구부의 강정필 감독 및 코칭스태프(수석코치-추성건 자양중 감독, 야수코치-조연제 잠신중 감독, 투수코치-박만채 휘문중 감독)과 대표A팀 선발에 관한 1차 회의를 가졌다.


이 결과 선발대상인 상비군으로 해당 연령대(U15)의 서울지역 중고등학교 선수 38명(고등학교 36명, 중학교 2명)을 발표했다. 학교별로는 서울고가 11명으로 가장 많은 선수가 선발 대상에 올랐다. 경기고와 성남고가 각 5명, 덕수고가 4명, 그밖에 장충고, 충암고, 휘문고, 배명고등에서 각 2명, 경동고와 배재고, 그리고 신일고에서 1명씩 선발대상에 포함됐다. 이중 중학교 선수로 선린중학교의 허찬민과 홍은중의 김병휘가 만14세의 나이로 대표A팀의 선발모집 상비군명단에 이름을 올려 관심을 끌고 있다.

2명의 중학교 선수 중 선린중의 허찬민(182cm/90kg, 좌투좌타)은 선린중 야구부의 에이스 좌완투수다. 타순에서도 4번 타자를 맡고 있을 만큼 투타에서 발군의 역할을 하고 있는 선수다. 관계자들로부터 장래성에 대한 많은 기대를 품게 한다. 홍은중의 김병휘(178cm/75kg, 우투우타)는 서울지역 중학교 선수중 야수로는 탑플레이어로 평가된다. 팀의 유격수로써 창의력과 기량, 스피드와 통솔력까지 이미 중학교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도 주목받는 선수들은 다음과 같다. 2016년 올 시즌 전반기 고교야구 주말리그에서 145km가 넘는 강속구를 만 15세의 나이에 선보이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휘문고의 투수 김대한(185cm/78kg, 우투우타)과 작년도 2015시즌 덕수중에서 김대한과 원투펀치로 마운드를 함께 이끌던 성남고의 손동헌(180cm/78kg, 우투우타), 서울고 1학년 투수들로 ‘좌교훈우현일’이라 불리는 이교훈(175cm/73kg 좌투좌타)과 최현일(185cm/77kg, 우투우타), 그리고 마운드에 올라서면 기백이 넘치는 덕수고의 1학년 투수 두영민(179cm/79kg)과 오영욱(185cm/70kg, 좌투좌타) 등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홈런왕으로 이름을 날리던 배명고의 김혜성(180cm/95kg, 우투우타)과 빠른 스피드를 갖고 있는 리드오프 유망주 정상후(173c m/70kg, 우투우타), 성남고의 장이재(170cm/80kg, 좌투좌타), 경기고의 한동윤(180cm/72kg, 우투우타), 덕수고의 변중섭(174cm/65kg, 우투우타), 서울고의 백종윤(178cm/78kg, 우투우타), 충암고의 양우현(175cm/78kg, 우투좌타) 등 공수에서 소속팀의 핵을 이루는 선수들도 선발대상이 됐다.
 

<기사 속 기사> 제21회 LG트윈스기 왕중왕전
휘문중 우승

서울 휘문중학교 야구부가 지난달 28일 서울의 목동야구장에서 치러진 제21회 LG트윈스기 서울시 중학야구대회 왕중왕전에서 충암중학교 야구부를 13대6으로 대파하고 우승했다. 이날 경기는 서울시 소속의 23개 중학교 야구팀들이 4개 조로 나뉘어 풀리그를 치룬 후, 각 조의 3위팀 까지 결선 토너멘트에 진출한 후, 두개 조로 나뉘어 2016년 춘계리그 결선과 제69회 청룡기 서울시 중학야구 선수권을 거쳐 왕중왕전의 성격으로 치러졌다. 휘문중은 전날 제69회 청룡기 서울시 중학야구의 우승을 차지한 후, 역시 전날 2016년 서울시 중학교 춘계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충암중학교를 맞아 경기 초반부터 타순이 폭발해 3회 5득점 등 장단 15안타와 10개의 사구를 얻으며 6득점에 그친 충암중을 제압했다.

 

<기사 속 기사> 서울특별시야구협회 야구부 학부모 간담회

서울특별시야구협회(회장 김충남)는 지난달 28일 협회 소재의 서울특별시체육회관내 1층 대회의실에서 서울 관내의 중학교 및 고등학교 야구부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엘리트야구의 당면 과제와 서울시 체육정책에 관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엘리트 야구선수의 진로와 진학에 대하여 전문가들을 초빙한 토론을 실시했다.

서울시의회의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위원장인 문상모 서울시의원과 스포츠서울 선임기자 고진현 체육부장, 그리고 서울시교육청의 김석균 장학사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간담회는 패널들의 전문분야에 관한 모두 발언과 학부모들의 야구부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에 관한 질의와 응답 등으로 진행됐다.

야구부 선수들의 전학 등에 따른 선수등록 절차와 대학진학시 고려해야 할 요건, 야구선수들의 사회적 진로에 대해 논의했다. 협회는 향후 이러한 토론과 정보전달 형식의 간담회를 보다 활성화해 서울 관내의 엘리트 야구선수와 학부모들이 진로와 진학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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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