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야구학교 공동기획> ‘내일은 야구왕’ 선린인터넷고 3인방

‘반짝반짝 빛나는’ 야구 유망주 열전…“선린상고 신화 다시 쓴다”

<일요시사>가 야구 꿈나무들을 응원합니다. 야구학교와 함께 멀지 않은 미래, 그라운드를 누빌 새싹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지금은 특목고로 분류되어 교명이 ‘선린인터넷고등학교’로 바뀌었지만, 그 전신이던 ‘선린상업고등학교(약칭 선린상고)’는 명문 상업계 고교로써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며 소파 방정환 등의 위인과 국내외 금융계의 숱한 인재를 배출해 왔다.

1907년 창단된 야구부는 1911년 우리나라 최초로 한일교류전을 시작하였으며 1929년 일제의 식민치하에서 당시 한국의 대표로 고시엔 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하기도 했다. 그동안 김우열을 비롯해 이길환, 조충렬, 윤석환, 그리고 박노준과 김건우까지 우리나라 프로야구 1세대와 2세대를 대표하는 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을 양성했다.

그 후로 오랫동안 침체기를 겪었으나 지난해 제69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 왕중왕전에서 대구의 상원고를 물리치고 35년 만에 동대회를 우승함으로써 다시 한 번 선린야구를 부활시켰다. 당시 우승의 주역이었던 두 명의 투수 이영하와 김대현은 연고지인 서울의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 프로야구단의 1차 지명과 함께 졸업생 선수 중 6명이 모두 2016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선린야구의 부활과 영광에는 지난해 4월15일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부임한 윤석환 감독(54)의 빛나는 지도력이 뒷받침됐다. 1984년 당시 OB베이스의 신인투수로 당해 연도 프로야구 신인왕을 수상했던 윤 감독은 선린상고 재학시절이던 1979년 제13회 대통령배 우승 당시의 주역이다.

그가 1988년 기록했던 13승은 지난 2015시즌 유희관 투수가 18승을 거두기 전까지 두산베어스의 토종 좌완투수가 세웠던 최다승 기록으로 남아 있었다.


선린상고와 성균관대학교, 그리고 두산베어스와 삼성라이언즈를 거치며 화려했던 선수시절을 보내고 방송 해설과 프로야구 몇몇 구단에서 코치생활을 하던 윤 감독이 모교인 선린인터넷고의 야구부 감독으로 부임하기 직전의 몇 달은 야구부에 여러가지의 우여곡절이 겹쳤던 시기였다.

[주보권] 4번 타자의 거포본능
[이진석] 호타준족의 리드오프
[신주환] 타고난 힘과 센스 굿

상당히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부임했던 윤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했고, 짧은 기간동안 선수들을 파악한 후, 시즌을 치르며 적재적소에서 선수들을 투입 배치한 결과 선린인터넷고는 지난 2015시즌을 1981년 박노준과 김건우가 고교야구를 호령하던 시절 이후 35년 만에 최고의 영광으로 마무리지었다.

그런 윤 감독 밑에는 1학년 유망주들이 있다. 작년 시즌 활약했던 졸업생들의 공백을 메울 3인이 그들.

먼저 주보권(188cm/100kg, 우투우타, 양천중)은 팀의 내야수, 특히 3루수를 맡아 보는 출중한 신체조건을 가진 선수다. 인천 동막초등학교 1학년 때 부터 야구를 시작한 오랜 구력을 가지고 있다. 이후 인천의 동산중과 서울의 양천중을 거쳐 선린인터넷고로 진학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팀의 4번 타자를 도맡으며 거포의 역할을 했고, 그러한 역할의 기대는 선린인터넷고에서도 다르지 않다. 큰 체격조건과 더불어 유연성과 민첩성이 좋아 내야의 수비를 훌륭히 수행하며, 장타력과 함께 좋은 선구안과 타격에서의 컨택 능력도 갖췄다.

이진석(183cm/80kg, 좌투좌타, 성남중)은 내야의 1루수와 외야의 우익수를 수비 위치로 맡고 있는 호타준족의 리드오프다. 갈산초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으며, 리드오프로써의 역할과 함께 장타력까지 갖췄다. 중학교 시절 루 간의 베이스 런닝 기록이 3.59초일 정도로 타고 난 스피드를 자랑한다.


신주환(180cm/85kg, 우투우타, 선린중)은 팀의 포수를 맡고 있다. 경기도 소래초등학교 5학년 때 뒤늦게 야구를 시작했으나 타고 난 힘과 센스로 훌륭한 기본기를 익혔다. 평촌중과 선린중을 거쳐 선린인터넷고로 진학했다. 포수로써의 기본기인 포구와 송구, 그리고 경기운영의 자질이 훌륭하다. 타격에서도 주보권과 더불어 장타력을 갖추고 있는 거포로써의 기대를 품게 한다.

 

   
▲ 지난해 제69회 황금사자기에서 우승한 선린인터넷고

선린인터넷고는 지난해 6월28일 서울 목동야구장서 열린 제6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사·스포츠동아·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결승에서 대구 상원고(옛 대구상고)를 7-2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선린인터넷고는 이로써 지난 1980년(제34회 대회) 이후 35년 만에 황금사자기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맛봤다.

선린인터넷고 야구부 역사상 동대회의 통산 5회 우승이었고 3학년생 투수 동기생이었던 이영하와 김대현이라는 초고교급 원투펀치의 존재가 선린인터넷고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이영하와 김대현은 당시 선린인터넷고가 치른 5경기의 마운드를 나누어 책임지며(김대현 3승, 이영하 2승)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둘은 때마침 결승전과 같은 날 열린 2016 프로야구 신인선수 1차 지명회의에서 서울 연고의 두 팀 두산과 LG(두산-이영하, LG-김대현)의 지명을 받아 팀의 우승과 함께 두배의 기쁨을 맛봤다. 선린인터넷고가 지난 2015시즌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윤석환 신임 감독이 있었다.

2015년 초 선린인터넷고의 동계전지훈련을 앞두고 야구부는 평지풍파를 겪었는데, 전임 감독이 경질됐고 감독 없이 진행된 전지훈련에서는 선수들 간에 불미스러운 폭행사건이 터져 팀 분위기도 바닥을 쳤었다. 시즌을 코앞에 두고 감독에 선임된 윤 감독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선린고 야구부를 추스르기 시작했다.

윤 감독은 “처음 감독에 부임했을 때 선린인터넷고는 팀도 아니었다. 팀워크는 엉망이었고, 선수들의 정신자세도 제대로 운동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팀을 다시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었다. 윤 감독은 2015시즌 종료 후 아마추어야구의 발전을 이끈 최고의 지도자로 인정받아 일구회가 주최하는 2015 일구상에서 아마지도자상을 수상했었다.

이렇듯 지난 2015시즌 지옥과 천당을 오고 간 선린인터텟고 야구부는 금년 2016년 시즌도 중반을 넘어 선 현재, 지난해 고교야구의 절대강자다운 모습을 아직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맹활약들을 펼치며 3학년 졸업생중 6명의 선수가 프로야구 드래프트에서 지명되며 야구부는 물론 선수 개인들도 고교야구 시절의 최고 영광을 누렸으나, 이들의 졸업 후 남아 있는 현재의 재학생들이 아직은 선배들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전지훈련 중 발생한 폭행사건의 징계로 선수 수급인원의 제한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원제한의 징계가 오는 6월20일 만료될 예정이고, 현재 선린인터넷고의 야구부와 윤 감독은 내년 신입생은 물론 재학생 중에서도 선린인터넷고 야구부로 전학하려 하는 타 학교의 선수들을 보강하여 올 시즌 남아 있는 대회에서의 반등을 노리고 있다.


야구학교<www.baseballschool.co.kr>

 

<기사 속 기사> 선린인터넷고 야구부 최근 성적

▲2009년 봉황대기 8강 진출
▲2009년 추계서울시고교야구대회 4강 진출
▲2010년 서울시장기 고교야구대회 4강 진출
▲2015년 황금사자기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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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