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 연평사태 후폭풍④ 북풍에 울고 웃는 사람들

얼어붙은 정국, 고개 숙인 표정 달랐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으로 정국이 멈춰 섰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 상황이다. 정가 안팎을 들썩였던 모든 이슈들이 얼어붙었다. 정치권을 향한 검찰의 사정바람도, 청와대를 향한 야권의 공세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물밑에서 어떻게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국민적인 관심이 연평도에 집중되면서 시선을 끌고 파장을 일으키기는 힘들게 됐다. 정국을 덮친 북풍에 울고 웃는 사람들을 찾아봤다.

사정 태풍 ‘잠잠’, 청와대 향한 공세에도 ‘정지 신호’
검찰 날선 칼날 앞 떨던 이들 웃고, 저격수 울었다


남북관계에 다시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1월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정국이 멈춰 섰다. 정치권도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이 중에는 남 몰래 울고 웃는 이들이 있다. 무슨 사연일까.

몰래 우는 이유는…
 
최근 정가의 시선은 여의도를 향한 사정 바람과 청와대를 향한 공세에 집중됐었다. 검찰이 여의도에 칼끝을 겨누는 일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사정 태풍’이 여의도에 상륙했던 것.

가장 빠르게 여의도를 덮친 것은 한화·태광·C&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다. ‘비자금 조성’에 대한 수사가 ‘비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것으로 불길을 옮기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이 고개를 든 것. 이들 기업과 개인적인 친분을 나눴거나 사업상 관련성이 있는 전·현 정권의 실세들의 이름이 수시로 ‘살생부’에 오르내리게 됐다.

기업 비자금 의혹보다 늦게 터졌지만 폭발력을 갖춘 청목회 입법로비가 검찰의 손 안에 있다. 청목회가 청원경찰의 처우 개선 내용을 담은 청원경찰법 개정과 관련, 여야 의원 수십명에게 후원금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은 정가를 아수라장으로 만들기 충분했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경기 고양시 식사지구 재개발사업 로비 의혹에도 정·관계 로비 의혹이 따라 붙었다. 여당 출신 정치인의 이름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을 시작으로 여야 전·현직 의원 5~6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것.

검찰이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조합과 시행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압수수색으로 수사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이제까지 여의도 주변을 떠도는 소문 중 하나였던 정·관계 로비 의혹의 실체가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밖에도 친이계 핵심인 장광근 의원이 원외시절 수천만원의 불법 정치후원금을 받아 사용한 혐의로 소환조사를 받아 한나라당을 긴장케 했으며, 민주당에서는 최철국 의원의 보좌관이 한 소방시설 제조업체에서 한국전력에 납품할 수 있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검찰이 경남 김해에 있는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최 의원에게도 돈이 전달됐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1월23일 소방업체 대표 김모씨와 함안 모 사찰 주지 신모씨에 대한 공판에서는 소방업체 납품비리 혐의와 관련, 소방업체 대표가 최 의원에게 전달해달라며 4000만원을 건넸으며, 최 의원이 납품 과정에서 적잖은 도움을 줬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농협 후원금’과 관련, 국회 농수산식품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이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회 환노위 소속 의원들을 조사한다는 말도 있다”며 “광주은행 노조의 정치 후원금에 대한 수사 등 정치 후원금에 대한 수사에 한정한다고 해도, 지금까지 확인되고 알려진 것만 하더라도 4건의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의도의 숨통을 노렸던 검찰의 사정태풍은 그러나, ‘찻잔 속 태풍’이 되고 말았다. 검찰은 “국가 대사인 G20 정상회의까지는 수사를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이귀남 법무장관의 지시에 따라 수사를 자제하면서 G20 정상회의 후를 노렸다.
알선수재 혐의와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로비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도 G20 정상회의 후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수사에 재차 시동을 걸기도 전에 ‘북풍’에 가로막히게 된 것.


정가 한 인사는 “청목회 수사로 여야 정치인 33명, C&그룹 수사로 10여명, 농협 입법로비 의혹으로 10여명을 수사대상으로 잡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며 “검찰이 드리운 ‘성긴 그물’에 걸렸던 이들은 모두 한숨을 몰아쉬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난감한 처지가 된 저격수는 여의도에도 있다. 민주당은 최근 ‘대포폰’ 등 민간인 사찰 의혹 등으로 청와대를 향해 화력을 집중해왔다. ‘대포폰’ 의혹을 제기했던 이석현 의원이 예결위 회의에 교체 투입돼 “2008년 7월 (총리실) 지원관실이 설치되기 이전 청와대가 직접 사찰한 사례가 있다”며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과 관련한 추가 의혹을 들고 나와 정권의 심장부를 노리기도 했다.

여기에 강기정 의원이 제기한 김윤옥 여사의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 ‘몸통’ 의혹과 이종걸 의원이 제기한 자동차부품업체 ‘다스’의 한국수출입은행 중소기업 육성사업 선정 특혜 의혹도 있다.

이러한 의혹들은 이 대통령의 부인과 큰형 등 ‘최측근’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박지원 원내대표가 “자료가 민주당에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제보를 하나하나 확인하고 검증해서 하나하나 공개하겠다”고 추가 폭로를 예고해 당·정·청을 바짝 긴장케 했다.

‘북풍’이 모두 쓸어가

하지만 ‘북풍’이 여의도를 휩쓸며 이러한 공세도 다소 힘이 빠지게 됐다. 저격수들의 공격이 정가 안팎을 요동치게 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분위기를 띄우는 ‘여론전’도 한 몫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지금 당장은 수면 아래로 들어갔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며 “북풍이 주춤해질 즈음이면 다시금 활기를 얻고 정가 주변을 몰아칠 사안들”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얼어붙은 정국’이 끝나면 숨죽였던 의혹들이 정치권과 청와대의 목줄기를 물어뜯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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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부 정조준’ 감사원 최후의 발악 막전막후

‘문정부 정조준’ 감사원 최후의 발악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이후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미묘한 시기에 사정기관의 칼끝이 문재인정부를 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기관에 대해 ‘바람이 불기도 전에 눕는다’고 비판한다. 권력의 향방에 따라 행보를 달리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과도기’ 상황에 놓여있다.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탄핵안 인용으로 파면됐고 새 대통령은 아직 뽑히지 않았다. 헌법은 대통령 궐위 이후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존재하긴 하지만, 한정된 권한만을 행사할 수 있기에 우리나라는 이른바 ‘반쪽짜리 정부’ 상태에 있는 셈이다. 새 정부 앞두고… 대선 정국이 시작되면 국가기관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움직임은 느려진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전 정부와 180도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 보고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형태로 직에서 물러나면서 다음 정부는 여느 정부보다 ‘전 정부 지우기’에 몰두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서 새로운 정책을 펴거나 기존 정책을 발전시키는 행보는 무의미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사정기관은 말할 것도 없다. 선거에 미칠 영향 때문에라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편이다. 특히 유력 후보와 관련한 사건은 대선 이후로 미루는 경우도 허다하다. 자칫하다가는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 이번 대선은 선거 기간이 짧아 국민의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작은 사건이 대선에 나비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검찰과 감사원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후보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전 대통령이 표적이 됐다. 이전부터 해온 수사와 조사의 결과를 내놓는다고 하기엔 시기가 미묘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4일 검찰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2021년 12월 시민단체 고발 이후 3년5개월여 만이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씨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 등을 수사해 왔다. 서씨가 취업했던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도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 전 대통령의 딸인 다혜씨와 서씨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다혜씨, 서씨와 공모해 이 전 의원이 실소유한 이스타항공의 해외법인 격인 타이이스타젯에 서씨를 임원으로 채용하도록 했다. 서씨는 2018년 8월 취업 이후 2020년 3월까지 타이이스타젯에서 급여로 약 1억5000만원, 주거비 명목으로 6500만원을 받았다. 집값 통계 조작 결과 발표 청와대 외압 정황도 나와 검찰은 서씨의 취업으로 문 전 대통령이 그간 다혜씨 부부에게 주던 생활비 지원을 중단한 점을 들어 문 전 대통령이 이 금액만큼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검찰의 문 전 대통령 기소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의원은 “터무니없고 황당한 기소”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보복성 기소”라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그는 “법정서 진실을 밝히는 것을 넘어 검찰권이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행사되고 남용되고 있는지 밝히는 계기로 삼겠다”며 “수사권 남용 등 검찰의 불법행위에 대해 형사 고소하는 것은 물론, 검찰을 개혁하는 기회로 여기겠다”는 발언도 내놨다. 검찰 기소에 앞서 감사원도 문정부에 대한 감사 결과를 내놨다. 문정부 임기 동안 부동산 등 국가 통계를 광범위하게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특히 청와대와 정부가 통계 작성 기관 등에 압박을 가한 사실도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지난달 17일 감사원은 ‘주요 국가 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주택통계), 가계동향 조사(소득통계), 경제활동인구 조사(고용통계) 등을 감사한 자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11명)·국토교통부(7명)·한국부동산원(7명)·통계청(6명) 등 총 31명에 대해 징계 요구(14명)·인사자료 통보(17명) 등 엄중 조치하는 한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통계청 등에 통계의 정확성·신뢰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제도개선 통보 및 주의 요구를 처분했다. 검찰 기소 왜 지금? 감사원은 2023년 9월 대통령비서실·국토부·통계청·한국부동산원(이하 부동산원) 소속 22명 가운데 일부 주요 관련자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당시 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및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황덕순 전 일자리수석, 홍장표 전 경제수석,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이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청와대와 국토부는 주택 가격에 대해 부동산원에 ‘통계 결과를 미리 알고 싶다’며 사전 제공하도록 지시했고 이 자료를 바탕으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통계 결과를 임의로 수정하고 통계 개선 명목으로 표본 가격을 조작하는 등 통계 왜곡을 은폐했다. 이렇게 집값 관련 통계 수치를 조작한 사례는 감사원 확인 결과 102건에 달했다. 청와대와 국토부가 부당한 외압을 행사한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외압은 2018년 1월 서울 양천, 성남 분당의 주택 매매 가격 주간 변동률 왜곡 등에 처음 시작됐고, 2018년 하반기 부동산시장이 요동치자, 객관적 근거도 없이 특정 지역 개발계획 철회 등 정부 발표 내용이 시장 안정에 효과를 준 것처럼 통계에 반영토록 요구했다. 감사원은 “국회·언론은 국정감사 등에서 주택 가격 동향 조사 변동률 등이 시장 상황 및 민간 통계 등과 다르다며 통계의 정확성·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으나 개별 표본 가격 등 구체적인 통계자료는 공개되지 않아 표본 가격이 시장가격과 격차가 벌어진 사실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감사원 감사 결과 문정부가 핵심 정책의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통계를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문정부는 출범 때부터 ‘소득 주도 성장’을 일관되게 밀어붙였다.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도 정부 주도로 진행했다. 문제는 그 효과를 정부 차원에서 왜곡했다는 점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통계청은 2017년 각각 2·3·4분기 가계소득을 가집계한 결과 전년 대비 감소로 확인되자, 정당한 절차 없이 표본 설계에 없는 가중값을 임의로 적용해 가계소득을 증가시켰다. 부동산·고용 다 건드렸다 소득 불평등과 관련해서도 ‘마사지’가 들어갔다. 청와대는 2018년 1분기 소득5분위 배율이 역대 최악(5.95)으로 나타나자 통계청에 개인정보 등이 포함된 통계자료를 사전 제공하도록 부당한 지시를 했다. 또 한 노동연구원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개인별 근로소득 불평등 개선’으로 보고·발표하도록 지시했다. 통계청은 청와대 지시에 따라 통계자료 제공 관련 보도 설명 자료 등을 사실과 다르게 작성·발표했다. 감사원 결과가 나온 이후 정치권은 들끓었다. 국민의힘은 ‘국기 문란 범죄’라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감사원의 ‘표적 감사’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 모든 실패를 통계 조작으로 감추고 국민의 고통 위에 거짓의 탑만 쌓아 올렸다. 거짓의 탑이 무너지려고 하자 최재해 감사원장을 탄핵했다”며 “한술 더 떠서 이재명은 감사원을 민주당 자신들이 장악한 국회 아래로 이관해 손아귀에 틀어쥐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표본도, 지수 작성 방식도, 자료 수집 방식도 다른 통계를 동일선상에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상식 중의 상식”이라며 “이미 전 정권이 돼버린 윤석열정권의 잔당들이 전 정권(문재인정부)의 숨통을 기어이 끊어놓겠다는 의지가 부른 희대의 사건”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이 감사 결과를 발표한 시기도 지적했다. 한 최고위원은 “윤석열정부 출범 4개월 만에 착수한 감사를 새 정부 수립을 불과 47일 앞둔 때에 마무리한 저의가 대체 무엇인가”라며 “대통령선거에 개입하겠다는 저열한 의도가 있지 않고서야 이런 짓을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이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북한 GP 파괴 두고도 수사 요청 민주 “해체 준하는 개혁” 반발 감사원은 지난달 24일에도 문정부 당시 군 인사 6명을 수사해달라 요청했다. 이들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북한이 파괴한 북한군 최전방 감시초소(GP)에 대한 우리 측의 불능화 검증을 부실하게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경두·서욱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국방부·합동참모본부 관계자들이 수사 요청 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2018년 체결한 9·19 군사 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내 GP 10개씩을 파괴하고 1개씩은 원형을 보존하면서 병력과 장비를 철수시킨 뒤 상호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당시 군 당국은 북한군 GP 1개당 총 7명씩 총 77명으로 검증단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한 뒤 북한군 GP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북한군 GP 지하시설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우리 군 당국이 이 부분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전직 군 장성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은 지난해 1월 이 내용을 포함한 북한군 GP 불능화 검증 부실 의혹에 대한 공익 감사를 청구했다. 그 결과가 이번 감사원의 수사 요청인 셈이다. 검찰의 문 전 대통령 기소와 감사원의 연이은 문정부 ‘공격’에 민주당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검찰과 감사원이 노골적으로 대선에 개입하며 ‘신 관권선거’를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5일 국회 소통관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기소하고 감사원이 북한의 GP 파괴 관련 결과를 내놓은 이후다. 조 수석대변인은 “권력기관이 이제 대통령선거에까지 사실상 개입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마지막까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졸개이기를 자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내란 세력이 벌이는 최후의 저항을 국민과 함께 막아내고 내란 세력을 철저히 뿌리 뽑아 국민 주권을 돌려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대세 영향 미칠까? 앞서 민주당은 집값 등 통계 조작 관련 감사원 발표 이후 ‘해체에 준하는 개혁 대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민주당 전 정권 탄압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서 나온 발언이다. 민주당은 “독립 기관이라는 존재 가치를 상실한 채 내란 옹호 기관이라는 오명을 안은 감사원에 닥칠 결말은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도 문정부 표적 감사, 윤정부 부실 감사 등을 이유로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헌재가 탄핵안을 기각해 최 원장은 직무에 복귀했으나 감사원장이 국회로부터 탄핵 소추당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