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0주년특집> '최초 공개' 두 얼굴의 살인범 관상

“사람 죽일 얼굴 딱 보면 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되면서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피의자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범죄자 관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극단적인 수단으로 사회에 분노를 표출하는 살인범들. 전문가가 보는 그들의 관상은 어떨까?

관상학이란 시공간(절대공간과 절대시간)에 의해 형성된 DNA의 작용에너지가 인간으로서의 성장 시기를 거치며 시각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통계 분석한 것이다. 별들의 자연적인 기운(양자물리학)에 의해 생로병사가 이뤄지지만 유독 인간만이 자연을 역행하는 행동을 한다.

“사람 됨됨이
다 쓰여있다”

관상전문가는 “지구를 관장하는 북극성의 기운이 북두 구성의 큰 입자를 거치면서 특유의 스펙트럼을 형성해 사람의 생기를 조정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관상에는 살아온 인생에 따라 한없는 자비와 사랑이 존재할 수도 있고 잔악무도한 행동도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정이 순수하거나 역상하는 것은 겉모습에 그대로 드러난다. 오랜 세월과 많은 사람을 겪어본 어른들이 걸어오는 사람의 행동 모양만 봐도 그 사람의 성정을 완벽할 정도로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가 좋을지라도 부정적인 시공간에 노출될 때 태어난 사람이라면 사회에 혼란을 가져오는 인간으로 형성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강호순]
연예인 될 수도

여성을 연쇄적으로 납치해 살해한 강호순은 충청남도 서천군 출신이다. 그는 2009년 1월27일에 2008년 12월19일 경기도 군포시에서 실종된 여자 대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추가 수사에서 2006년 9월7일부터 2008년 12월19일까지 경기도 서남부 일대에서 여성 7명이 연쇄적으로 실종된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처음에는 연쇄살인을 부인했지만, 경찰이 증거를 제시하자 군포 여대생을 포함해 7명을 살해했다고 털어놨다. 강호순이 살해했다고 밝힌 부녀자는 노래방 도우미 3명, 회사원 1명, 주부 1명, 여대생 2명이었다. 2009년 2월17일에는 2006년 9월7일 강원도 정선군에서 당시 정선군청에서 근무하던 여성 공무원 윤모씨(당시 23세)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강호순은 2005년 10월30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장모 집에 불을 질러 자신의 장모와 처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강호순은 얼굴이 작고 몸이 크며 성품이 굼뜨고 꾸미고 단장하길 좋아하는 얼굴이다. 잘생긴 눈과 입모양으로 봤을 때 자존심이 강한 것을 알 수 있으며 미남형에 특히 여성이 잘 따르는 인상. 이런 형은 주로 연예인들에게 많이 볼 수 있다. 순기능으로 전환했으면 연예인 또는 엔지니어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으나 끊어진 눈썹과 우뚝 솟은 콧등 뼈, 쫑긋 솟은 귀와 툭 튀어나온 울대는 걷잡을 수 없는 성욕과 반복되는 흉포함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상이다.”

[김길태]
승려 됐더라면

김길태는 1977년 가을 부산광역시 사상구 주례동의 모 교회 앞에 버려졌다가 현재의 부모를 만나 입양됐다. 길태라는 이름은 고아, 즉 길에서 태어난 아이라는 의미가 있다는 당시의 루머가 돌긴 했으나, 실제로는 그가 당시 부모를 만난 동네에 길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크게 성공했다는 이유에서 길태라고 이름 지었다고 그의 부모들은 말하고 있다.
 

김길태의 양부모에 따르면 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여리고 조용하고 어두운 성격이었으며, 고교 시절 자신의 부모가 친부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더욱 엇나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길태는 1994년부터 절도혐의로 소년원에 드나들기 시작했으며, 그가 다니던 부산의 한 상업계 고등학교는 1년 다니다 중퇴했다. 이후에는 폭행, 절도, 구타 등 각종 범죄를 저질렀고, 1997년 성폭력 미수와 2001년 부녀자를 감금하고 성폭행해 교도소에서 8년 동안 복역하고 2009년 6월에 출소했다.

‘흉악한 5명’ 준수한 외모에 숨겨진 악마성
살아온 환경에 따라 인생후반 달라질 수도

이후 2010년 1월, 2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감금한 혐의로 수배를 받았다. 2010년 2월27일 경찰은 공개수사를 벌이기 시작했고, 3월2일 경찰이 김길태에 대한 공개 수배령을 내리고 검거에 나섰다. 3월7일 실종된 여중생은 실종된 집 부근의 가정집 물탱크 안에서 옷이 모두 벗겨진 나체로 숨진 채 발견됐다. 김길태는 검거 전부터 검거 후까지 이례적으로 얼굴이 전부 공개됐다.

“김길태는 눈망울이 푸르고 처진 눈을 가지고 있다. 얼굴이 길고 이마가 거칠며 걸음걸이가 상황에 따라 확실히 달라지는 성욕이 강한 상이다. 그는 겁이 없고 성품은 부드러운 것 같으나 간사한 면이 있다. 좋은 턱과 눈썹을 가지고 있어 순작용을 이용해 산림처사(승려)로 진로를 택했더라면 평생 존경받는 고승이 됐을 상이다. 많은 사람을 위한 기도인이 됐을 수도 있다.”


[조성호]
화나면 도는 형상

조성호는 지난 4월13일 오전 1시께 인천광역시 연수구 자택에서 최모씨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한 뒤 시신을 10여 일간 화장실에 방치한 채 훼손해 같은 달 26일 오후 대부도 일대 2곳에 유기했다. 조성호는 2016년 1월부터 인천의 한 여관에서 카운터 업무를 맡았다. 이 여관에서 만난 최모씨와 친해진 조성호는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인천 연수구 한 원룸식 빌라에서 최씨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2016년 5월1일 오후 3시50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 내 불도방조제 입구 근처 한 배수로에서 마대에 담긴 최씨의 하반신 시신이 발견된 데 이어 3일 오후 2시께 대부도 북단 방아머리선착장 인근 시화호 쪽 물가에서 상반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핸드폰 통화기록 추적을 통해 용의자 조성호를 긴급체포해 자백을 받아냈다. 시신을 유기하기 전날인 지난 4월25일에 '지금도 충분히 힘들지만 꿈을 꼭 이루어낸다', '일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고, 5월 들어서는 '10년 안에 3억원을 모을 수 있을 거 같다' 는 돈을 벌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조성호의 지인 A씨는 “조용하고, 폭력성을 띄는 모습은 없었다. 주변 사람들과 소통도 잘했고, 주위에 그를 따르는 동생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살인을 저지르고 나서 지난 5월4일까지 카톡이나 전화로 지인과 대화를 계속했다.

2년 전 의정부에서 애견카페를 운영할 당시 알게 된 여성과 연휴 기간인 5월7일에 영화를 보기로 약속까지 잡았지만 5일 체포됐고 영화를 보기로 한 날 구속됐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근거로 경찰은 2016년 5월5일 열린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에서 조성호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

“조성호는 미남형에 젊은 세대의 대표적인 관상이다. 눈이 길고 맑은 피부에 코와 이마도 높아 대인관계에 인기가 있을 것. 머리털이 거칠고 소리가 맑을 상이다. 어려서부터 무리에서 뛰어난 상이니 단연코 좋은 직장과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었으나 얕은 상근(콧대)으로 성격이 급하고 화가 나면 앞뒤 가리지 않고 저지르는 형상이다. 자신의 입과 눈썹 눈의 장점을 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런 관상의 경우 조상의 묘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아 보수가 필요하다.”

[박춘풍]
악독한 늑대상

2008년 위조한 여권으로 한국에 건너와 주로 수원에서 살았던 불법체류자 박춘풍은 2014년 11월26일 자신이 동거녀 김모(48·중국 국적)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그 다음 날 오전 5시부터 11월28일 오후 12시30분까지 흉기로 시신을 훼손한 뒤 수원 팔달산 등 5곳에 유기했다.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는 박씨의 주장과는 달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결과 시신에서 목을 졸린 흔적이 발견됐고, 반지하 방을 계약할 당시 본인의 신분을 철저히 숨기는 등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행동했다는 정황이 발견됐다. 뒤늦게 박씨가 반지하 방과 별도로 여관에 방을 잡았다고 밝히면서, 반지하 방은 오로지 시신을 토막내기 위해 계약했다는 것이 확실시됐다.

성장 시기 거치며 인륜 DNA 형성
순작용했다면…큰 인물 됐을 수도

게다가 김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일부 훼손했던 장소의 혈흔에서 DNA 감식을 위해 국과수에 의뢰했으나, 훼손 상태가 심해 감식이 불가능했는데, 거의 프로 수준으로 혈흔을 닦아냈기 때문이라는 언급이 있었다. 범행 수법이 잔인한 그에 대해 신상을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8조의2 (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에 의해 경기지방경찰청은 2014년 12월13일 중국 국적의 유력한 피의자 박춘풍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박춘풍은 두상이 각지며 이마가 높고 관골과 턱이 둥글다. 안청이 둥글며 입이 큰 악독한 늑대의 형상이다. 천성적으로 순진한 면을 가지고 있지만 밝지 못한 눈은 성장 과정이 순탄치 않았음을 암시한다. 이런 사람은 늘 웃음 속에 칼을 품는다. 그가 순작용을 잘 이용했다면 선비로서 학동을 가르치는 훈장으로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았을 것. 하지만 과거 입 주위의 상처가 법령(팔자주름)에 불충한 작용을 해 법과 규율을 무시하는 경우가 늘 존재하고 있는 사람이다. 머리는 좋으나 늘 인내심의 한계를 나타낸다.”

[오원춘]
어진 장수 열굴이…

오원춘은 2012년 4월2일 대한민국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서 수원 토막살인사건을 일으킨 살인범이다. 그는 2007년 9월 대한민국에 입국한 중국인으로, 경남 거제에서 노동일을 시작하며 한국에 정착했다. 2012년, 오원춘은 자기 집 앞을 지나가던 28세 여성을 납치·살해한 후 온몸을 난도질하고, 시신을 280조각으로 포를 떠서 봉지 하나당 20개씩 담아 보관한 엽기 살인으로 체포됐다.
 

이는 인육 채취 및 장기 밀매 목적으로 의심되는 행위였으나, 그는 살인이 우발적이라고 진술했으며 경찰은 이를 그대로 믿고 우발적 범죄라고 결론내렸다. 검찰은 이 사건이 계획적이고 잔혹한 데다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판단해 사형을 구형했으나, 법원에서는 판결을 내린 1심의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오원춘이 초범인데다 “이 세상에 살아 있는 것이 사회의 유지존립과 도저히 양립할 수 없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이 판결은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인권을 우선시한 판결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대한민국 사회에 큰 논란을 일으켰다.

“오원춘의 얼굴은 범의 형상이다. 그는 머리가 크고 이마가 넓으며 코가 풍만하다. 입에 각이 졌으며 안청에 검은 빛이 많아 밤이면 광채가 사람을 쏘고 말소리가 크고 행보에 위엄이 있다. 이런 사람이 자신의 성정을 잘 다스리면 어진 장수가 돼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충신으로 소임을 다하지만 어긋난 기운을 만나면 사나운 범이 난동을 부리는 것과 같이 흉악한 행동을 할 수 있다.”

못생긴 게 특징?
지금은 달라졌다


연쇄 살인범과 흉악범의 가장 무서운 특징은 겉으로는 평범한 사회 일원처럼 보이는 것이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신뢰를 쌓으려는 방편이다. 1978년 미국 사회에 충격을 던진 ‘광대 살인마’ 존 웨인 게이시는 광대 분장을 하고 어린이를 돌보는 봉사활동을 했으나 실상은 남자아이와 청소년 서른셋을 죽인 살인마였다. 우리는 ‘범죄형 얼굴’이라는 말을 흔히 쓴다.

실제로 과거엔 외모만으로 범죄형 인간을 판단하려는 연구도 있었다. 범죄학 창시자라고 부르는 이탈리아 법의학자 체사레 롬브로소는 범죄자의 얼굴 생김새, 즉 관상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큰 귀, 툭 튀어나온 이마와 광대뼈, 긴 팔이 범죄자 특징이라고 했다. 죄수들의 신체적 특징을 관찰한 결과다. 강력계 형사 중에도 이런 믿음을 가진 사람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과학적 근거는 부족해 보인다. 전문가는 “사람은 누구나 길과 흉을 가지고 태어났으나 순작용의 기운이 길하게 작용하는 시공간이라면 부와 귀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고 역작용하는 기운에 시공간의 주파수가 자신의 DNA와 결합한다면 상상할 수 없는 범죄와 흉포함이 가중된 사람으로 만들어진다”면서 “무릇 사람은 순작용의 스펙트럼에 순응하고 자신의 성정을 늘 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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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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