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6}

민자역사, 이것이 투자 핵심이다!


서울 및 수도권에 민자역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민자역사는 지하철 이용 외에 대형 쇼핑몰, 광장 등 편의시설과 문화시설이 집중된다는 장점이 인근 부동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민자역사 개발지인 서울역, 용산역, 왕십리역 등은 지역의 중심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수도권 민자역사 개발 봇물 “투자자 관심 뜨겁다”
편의·문화시설 등 상권 형성…주변 부동산도 영향

민자역사에 관심이 많은 만큼 잡음도 적지 않다. 사업자 횡령과 분식회계 의혹으로 얼룩진 노량진 민자역사가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03년 사업시행자가 선정됐지만 사전 및 이중·삼중 분양으로 노량진역사(주)를 상대로 코레일(이하 한국철도공사)이 사업주관권 및 사업추진협약을 취소한 상태다.

뛰어난 입지조건
풍부한 유동인구

노량진역사(주)는 이에 반발해 코레일을 상대로 처분취소 소송을 제기, 지루한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민자역사 개발 과정에서 시공사도 몇 번씩 바뀌면서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도 있다. 서울 창동 민자역사의 경우 일정에 따르면 이미 준공, 개장되는 게 맞지만 시공업체가 대우건설에서 대덕건설, 효성 등으로 바뀌면서 공사가 지연돼 개장이 미뤄지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또 있다. 당초 2005년 개장 예정이었던 서울 왕십리 민자역사도 사업시행사 재선정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2004년 착공해 2009년에야 문을 열 수 있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추진 중인 크고 작은 역세권 개발사업은 총 70여건으로 이 중 10여건만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오픈 후에도 상권활성화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신촌 민자역사는 문을 연 지 5년이나 지났지만 빈 상가가 절반이다.

민자역사는 민간 자본이 투입되어 건설된 역사(驛舍)의 줄임말로 이는 공기업인 코레일의 예산뿐만 아니라, 민간의 자본이 투입된 경우를 일컫는다. 민자역사 사업은 ‘국유철도의 운영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코레일이 민간자본을 유치해 역사를 현대화하는 사업이다. 투자된 민간자본에 대한 반대급부로 30년간 토지사용권을 제공한다. 민간개발업체는 역사를 신축해 코레일에 제공하고 기타 상업시설을 소유해 운영하는 것이다.

전국 역세권 사업 70여건
이중 10여건만 제대로 추진
안정적 수익 기대
세금 혜택도 유리


이러한 민자역사 변신의 출발은 영등포역. 1987년 민자 유치 개발을 시작해 증축을 거듭하면서 1991년 사업을 마무리했다. KTX 시발역인 서울역과 용산역(2004년)도 잇달아 민자역사로 재탄생했다. 이들 민자역사는 뛰어난 입지조건과 풍부한 유동인구를 토대로 새로운 상권을 형성해 그 지역의 ‘랜드마크’로 거듭나며 지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8년 문을 연 왕십리 민자역사 ‘비트플렉스’는 온 가족이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몰’을 추구한다. ‘아이가 워터파크에서 물놀이하는 동안 엄마는 엔터식스에서 쇼핑하고 아빠는 실내 골프연습장에서 운동하다가 함께 식사하는 곳’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또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와 다양한 레스토랑, 영화관, 대형서점 등이 입점해 젊은층의 ‘만남의 장소’로도 알려지면서 주변 개발과 함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 잡았다.

민자역사내 상업시설의 특징을 살펴보면 우선 백화점, 할인점, 멀티플렉스극장, 대형서점 등이 들어서는 메머드급이라는 점이고 쇼핑·문화 등 여가시설을 두루 갖춰 새로운 상권을 형성하기가 수월하다. 또 대부분 환승역을 끼고 있어 고정적 지하철 이용 승객을 확보할 수 있고 역사 인근에 수십만명에 달하는 배후 주거인구를 가진 곳도 있어 안정수익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유지에 건설돼 토지소유권이 확실하고 코레일에서 지분을 25%씩 참여해 시행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적다.
세금면에서도 유리하다. 민자역사는 성격상 임대분양 방식으로 분양한다. 등기 분양과는 달리 영구 임대 방식이기 때문에 전대·전매 시 취·등록세나 양도소득세가 없어 수익 구조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서울역, 용산역, 왕십리역, 신촌역, 청량리역, 평택역 등은 이미 오픈을 해 운영 중인 대표적인 민자역사 들이다. 현재 신축중이거나 신축예정인 민자역사는 알려진 곳만도 창동역, 의정부역, 수색역, 성북역 등이다. 안산 중앙역, 인천 송도신도시, 의왕시 의왕역도 민자역사를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민자역사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크기 때문에 향후 곳곳에서 확산될 조짐이다.

최근 오픈했거나 추진 중인 민자역사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난 8월에 오픈한 청량리 민자역사는 총 면적 17만7793㎡에 지상 3층, 지하 9층 규모로 백화점동과 역무동 및 1600여대 규모의 주차장동으로 이뤄졌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한화역사가 공동시행사로 참여하고, 한화건설과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공사비로 3700억원이 투입됐으며, 열차가 다니지 않는 새벽 1시부터 4시까지만 공사를 진행해 착공에서 완공까지 5년7개월이 걸렸다. 준공된 청량리 민자역사는 중앙선과 지하철 1호선이 지하 환승 통로로 연결돼 있으며, 경전철 면목선까지 건설될 경우 다양한 철도 노선이 교차하는 교통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또한 여기에 총 58개의 노선이 지나가는 ‘청량리 버스 환승센터’를 합치면 하루 평균 17만명이 이용하는 교통요지로 떠오르게 된다.

청량리 민자역사는 주변에 지상 45층, 50층, 51층, 55층 등 4개동의 초고층 주상복합, 판매, 여가, 문화, 복지시설이 들어서는 동부청과시장의 시장정비사업과 함께 스카이라인을 형성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이외에도 대형 유통센터로서 청량리시장, 경동시장, 서울약령시 등과 함께 지역상권이 살아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창동역에 들어서는 민자역사 ‘투비스타’는 2011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대 30년까지 장기임대로 분양하며, 민자역사 최초로 계약 종료 시 임대 분양금 100%를 전액 반환(최대 30년)해주는 ‘페이백’(Pay Back)시스템을 마련했다. 지하 2층∼지상 8층이며 연면적은 8만6952㎡로 초대형 규모다.

지역 랜드마크 역할
경제 파급효과 크다

지상 1, 2층은 지하철역사로 사용하며 7, 8층에는 롯데시네마 영화관 9개관이 들어올 예정이다. 3층에는 패션잡화, 수입잡화, 귀금속 상가가, 4층에는 남녀 의류상가가 각각 입점할 예정이다. 5층은 브랜드아웃렛으로, 6층은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파는 전자상가로 구성된다.
‘투비스타’는 서울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의 환승역인 창동역을 개발해 만드는 창동민자역사 쇼핑센터다. 서울 동북부권 230만명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투비스타는 뛰어난 입지여건을 자랑한다. 먼저 다른 민자역사보다 교통시설 집중도가 높다. 지하철 1·4호선뿐만 아니라 경원선이 지난다. 버스와 택시가 모여드는 환승센터를 갖고 있다.

유동인구도 많다. 창동역의 하루 유동인구는 20만명으로 집객효과가 탁월하다. 게다가 인근 도봉구와 노원구 거주자가 100만명에 이르고 이용객 범위를 성북구 강북구를 비롯해 의정부나 동두천 일대까지 확장하면 모두 230만명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변에 개발호재와 함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창동뉴타운, 강북예술의 전당, 북부법조타운 조성 등이 예정돼 있어 개발호재도 많다. 얼마전 서울시가 동북권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부동산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민자역사 사업사부터 꼼꼼히 살펴라”

서울 성북·석계 신경제 전략거점의 핵심구역인 성북역 일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동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하나로 성북역사를 포함한 190만㎡ 규모의 ‘성북·석계 신경제 전략거점’마스터플랜이 조만간 확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춘천 가는 기차’를 타던 추억의 성북역이 대지면적 9만487㎡에 지하 1층∼지상 22층 규모의 동북권 최대 복합 쇼핑몰인 성북민자역사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민자역사의 주요 시설물로는 백화점 호텔 테마파크 영화관 피트니스센터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진다. 내년 7월 착공해 2014년 완공을 목표로 건축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성북민자역사와 붙어있는 성북역세권 구역의 개발도 본격화된다. 현재 시멘트공장 및 물류센터 등이 있는 약 15만㎡의 대규모 부지 위에 공동주택 약 3000채와 오피스텔 약 2000실 등 주거 업무 문화시설을 짓는 계획을 수립 중으로 알려졌다.
민자역사 상가의 최고의 장점은 안정성이다. 철도공사 소유의 부지에 신축을 하기 때문이다. 철도공사와 협의해 사업을 진행하므로 인허가의 걸림돌도 적다. 아파트 단지내 상가처럼 전철 등 이용객을 고정적인 고객으로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역사가 같은 건물내에 있어 이용객들의 접근성도 좋다. 더군다나 민자역사 개발과 함께 주변 상권도 활성화되어 유동인구가 증가하는 시너지 효과도 있다. 그래서 민자역사 주변에 보면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활발하다.


그렇다면 유의할 점은 없을까.
민자역사 상가는 100% 임대분양 방식이다. 토지소유권이 철도공사에 있기 때문이다. 분양업체는 계약자에게 보증금을 받고 사용권을 준다.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임대보증금을 돌려받지만 분양업체와 짧게는 10년, 길게는 60년까지 임대계약을 하기 때문에 비교적 환금성이 거의 없다. 상가활성화에 실패 시 자칫 잘못하면 장기간 거액을 묻어 둘 수도 있다. 그러므로 투자에 임하기 전에 입지조건을 잘 따져보지 않으면 임대수익은커녕 원금 보장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민자역사 상가 계약자는 크게 점포를 직접적으로 직영을 하거나 재임대를 통해서 임대수익을 얻는 경우로 나뉜다. 그러나 아무리 유망지역의 민자역사 상가라고 모두 투자가치가 높다고 보기가 어렵다. 동일 역사 내에서도 상가의 위치나 아이템, 운영능력 등에 따라 수익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역사 이용객의 동선의 흐름에 따라서 수익성의 차이가 크다. 하차하는 쪽보다는 승차하는 쪽이나 대합실, 만남의 광장 쪽이 유리하다. 고객의 정체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환승하는 사람들보다는 승하차하는 고객들이 상가의 수요층이다.

민자역사의 상권 유지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유동인구 확보가 필수적이다. 대형 백화점이나 극장 등 집객요소가 있어야 기본적인 유동인구를 확보할 수 있다. 기존 상권이 탄탄한 곳에서는 민자역사의 상권 활성화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분양 받기 전, 기존 상권과 부대시설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입지조건만이 역사 상권을 결정짓는 중대한 요인은 아니다. 역세권 특수를 확보했더라도 주기적인 관리와 이미지 메이킹이 중요하다. 타 상권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운영 관리 법인이 있는 테마형 상가나 통합 마케팅 관리를 갖춘 출자회사를 선택해야 한다.

투자하려는 민자역사의 출자회사를 알아볼 때, 주의 깊게 봐야 할 것 중 하나가 분양방식이다. 출자회사가 민자역사마다 다르므로 분양방식에서도 차이가 난다. 같은 역사 내 있더라도 업종에 따라서 분양 방식이 다른 경우도 있다. 과거 용산 역사 내 특화 상권이라 할 수 있는 전자상가의 경우 주주와 조합 몫을 제외한 나머지 분량을 일반 투자자에게 분양했다.

그러나 식당, 패션 등 쇼핑센터는 경쟁 입찰제로 분양했다. 일반적으로 일반분양보다 경쟁 입찰 분양가가 높다. 따라서 주변 상가 시세보다 150∼20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입찰 받아야 손해 보지 않는다. 분양 후, 전대 등 2차 계약부터는 프리미엄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유동인구와 접근성이 큰 점포일수록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므로 투자가치가 있다면 일찍 분양받는 것이 수익 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된다.

100% 임대분양 방식
계약 길어 유의해야

일반적으로 영구 임대 분양은 전매 또는 전대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 역시 출자회사마다 방침이 다르다. 전대가 가능한 곳과 그렇지 않은 역사를 먼저 알아보고 투자해야 하겠다.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보통 권리포기 또는 재계약이 이뤄진다. 재계약은 연간 임대료의 5%가 넘지 않는 선에서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게 관행이다.

전문가들은 “민자역사 내 상가는 운영 주체가 누구인지 운영계획과 경험 등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본 뒤 투자에 임해야 실패 할 확률이 적을 것”라고 조언한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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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