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6}

민자역사, 이것이 투자 핵심이다!


서울 및 수도권에 민자역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민자역사는 지하철 이용 외에 대형 쇼핑몰, 광장 등 편의시설과 문화시설이 집중된다는 장점이 인근 부동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민자역사 개발지인 서울역, 용산역, 왕십리역 등은 지역의 중심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수도권 민자역사 개발 봇물 “투자자 관심 뜨겁다”
편의·문화시설 등 상권 형성…주변 부동산도 영향

민자역사에 관심이 많은 만큼 잡음도 적지 않다. 사업자 횡령과 분식회계 의혹으로 얼룩진 노량진 민자역사가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03년 사업시행자가 선정됐지만 사전 및 이중·삼중 분양으로 노량진역사(주)를 상대로 코레일(이하 한국철도공사)이 사업주관권 및 사업추진협약을 취소한 상태다.

뛰어난 입지조건
풍부한 유동인구

노량진역사(주)는 이에 반발해 코레일을 상대로 처분취소 소송을 제기, 지루한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민자역사 개발 과정에서 시공사도 몇 번씩 바뀌면서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도 있다. 서울 창동 민자역사의 경우 일정에 따르면 이미 준공, 개장되는 게 맞지만 시공업체가 대우건설에서 대덕건설, 효성 등으로 바뀌면서 공사가 지연돼 개장이 미뤄지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또 있다. 당초 2005년 개장 예정이었던 서울 왕십리 민자역사도 사업시행사 재선정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2004년 착공해 2009년에야 문을 열 수 있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추진 중인 크고 작은 역세권 개발사업은 총 70여건으로 이 중 10여건만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오픈 후에도 상권활성화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신촌 민자역사는 문을 연 지 5년이나 지났지만 빈 상가가 절반이다.

민자역사는 민간 자본이 투입되어 건설된 역사(驛舍)의 줄임말로 이는 공기업인 코레일의 예산뿐만 아니라, 민간의 자본이 투입된 경우를 일컫는다. 민자역사 사업은 ‘국유철도의 운영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코레일이 민간자본을 유치해 역사를 현대화하는 사업이다. 투자된 민간자본에 대한 반대급부로 30년간 토지사용권을 제공한다. 민간개발업체는 역사를 신축해 코레일에 제공하고 기타 상업시설을 소유해 운영하는 것이다.

전국 역세권 사업 70여건
이중 10여건만 제대로 추진
안정적 수익 기대
세금 혜택도 유리


이러한 민자역사 변신의 출발은 영등포역. 1987년 민자 유치 개발을 시작해 증축을 거듭하면서 1991년 사업을 마무리했다. KTX 시발역인 서울역과 용산역(2004년)도 잇달아 민자역사로 재탄생했다. 이들 민자역사는 뛰어난 입지조건과 풍부한 유동인구를 토대로 새로운 상권을 형성해 그 지역의 ‘랜드마크’로 거듭나며 지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8년 문을 연 왕십리 민자역사 ‘비트플렉스’는 온 가족이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몰’을 추구한다. ‘아이가 워터파크에서 물놀이하는 동안 엄마는 엔터식스에서 쇼핑하고 아빠는 실내 골프연습장에서 운동하다가 함께 식사하는 곳’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또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와 다양한 레스토랑, 영화관, 대형서점 등이 입점해 젊은층의 ‘만남의 장소’로도 알려지면서 주변 개발과 함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 잡았다.

민자역사내 상업시설의 특징을 살펴보면 우선 백화점, 할인점, 멀티플렉스극장, 대형서점 등이 들어서는 메머드급이라는 점이고 쇼핑·문화 등 여가시설을 두루 갖춰 새로운 상권을 형성하기가 수월하다. 또 대부분 환승역을 끼고 있어 고정적 지하철 이용 승객을 확보할 수 있고 역사 인근에 수십만명에 달하는 배후 주거인구를 가진 곳도 있어 안정수익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유지에 건설돼 토지소유권이 확실하고 코레일에서 지분을 25%씩 참여해 시행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적다.
세금면에서도 유리하다. 민자역사는 성격상 임대분양 방식으로 분양한다. 등기 분양과는 달리 영구 임대 방식이기 때문에 전대·전매 시 취·등록세나 양도소득세가 없어 수익 구조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서울역, 용산역, 왕십리역, 신촌역, 청량리역, 평택역 등은 이미 오픈을 해 운영 중인 대표적인 민자역사 들이다. 현재 신축중이거나 신축예정인 민자역사는 알려진 곳만도 창동역, 의정부역, 수색역, 성북역 등이다. 안산 중앙역, 인천 송도신도시, 의왕시 의왕역도 민자역사를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민자역사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크기 때문에 향후 곳곳에서 확산될 조짐이다.

최근 오픈했거나 추진 중인 민자역사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난 8월에 오픈한 청량리 민자역사는 총 면적 17만7793㎡에 지상 3층, 지하 9층 규모로 백화점동과 역무동 및 1600여대 규모의 주차장동으로 이뤄졌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한화역사가 공동시행사로 참여하고, 한화건설과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공사비로 3700억원이 투입됐으며, 열차가 다니지 않는 새벽 1시부터 4시까지만 공사를 진행해 착공에서 완공까지 5년7개월이 걸렸다. 준공된 청량리 민자역사는 중앙선과 지하철 1호선이 지하 환승 통로로 연결돼 있으며, 경전철 면목선까지 건설될 경우 다양한 철도 노선이 교차하는 교통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또한 여기에 총 58개의 노선이 지나가는 ‘청량리 버스 환승센터’를 합치면 하루 평균 17만명이 이용하는 교통요지로 떠오르게 된다.

청량리 민자역사는 주변에 지상 45층, 50층, 51층, 55층 등 4개동의 초고층 주상복합, 판매, 여가, 문화, 복지시설이 들어서는 동부청과시장의 시장정비사업과 함께 스카이라인을 형성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이외에도 대형 유통센터로서 청량리시장, 경동시장, 서울약령시 등과 함께 지역상권이 살아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창동역에 들어서는 민자역사 ‘투비스타’는 2011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대 30년까지 장기임대로 분양하며, 민자역사 최초로 계약 종료 시 임대 분양금 100%를 전액 반환(최대 30년)해주는 ‘페이백’(Pay Back)시스템을 마련했다. 지하 2층∼지상 8층이며 연면적은 8만6952㎡로 초대형 규모다.

지역 랜드마크 역할
경제 파급효과 크다

지상 1, 2층은 지하철역사로 사용하며 7, 8층에는 롯데시네마 영화관 9개관이 들어올 예정이다. 3층에는 패션잡화, 수입잡화, 귀금속 상가가, 4층에는 남녀 의류상가가 각각 입점할 예정이다. 5층은 브랜드아웃렛으로, 6층은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파는 전자상가로 구성된다.
‘투비스타’는 서울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의 환승역인 창동역을 개발해 만드는 창동민자역사 쇼핑센터다. 서울 동북부권 230만명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투비스타는 뛰어난 입지여건을 자랑한다. 먼저 다른 민자역사보다 교통시설 집중도가 높다. 지하철 1·4호선뿐만 아니라 경원선이 지난다. 버스와 택시가 모여드는 환승센터를 갖고 있다.

유동인구도 많다. 창동역의 하루 유동인구는 20만명으로 집객효과가 탁월하다. 게다가 인근 도봉구와 노원구 거주자가 100만명에 이르고 이용객 범위를 성북구 강북구를 비롯해 의정부나 동두천 일대까지 확장하면 모두 230만명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변에 개발호재와 함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창동뉴타운, 강북예술의 전당, 북부법조타운 조성 등이 예정돼 있어 개발호재도 많다. 얼마전 서울시가 동북권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부동산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민자역사 사업사부터 꼼꼼히 살펴라”

서울 성북·석계 신경제 전략거점의 핵심구역인 성북역 일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동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하나로 성북역사를 포함한 190만㎡ 규모의 ‘성북·석계 신경제 전략거점’마스터플랜이 조만간 확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춘천 가는 기차’를 타던 추억의 성북역이 대지면적 9만487㎡에 지하 1층∼지상 22층 규모의 동북권 최대 복합 쇼핑몰인 성북민자역사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민자역사의 주요 시설물로는 백화점 호텔 테마파크 영화관 피트니스센터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진다. 내년 7월 착공해 2014년 완공을 목표로 건축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성북민자역사와 붙어있는 성북역세권 구역의 개발도 본격화된다. 현재 시멘트공장 및 물류센터 등이 있는 약 15만㎡의 대규모 부지 위에 공동주택 약 3000채와 오피스텔 약 2000실 등 주거 업무 문화시설을 짓는 계획을 수립 중으로 알려졌다.
민자역사 상가의 최고의 장점은 안정성이다. 철도공사 소유의 부지에 신축을 하기 때문이다. 철도공사와 협의해 사업을 진행하므로 인허가의 걸림돌도 적다. 아파트 단지내 상가처럼 전철 등 이용객을 고정적인 고객으로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역사가 같은 건물내에 있어 이용객들의 접근성도 좋다. 더군다나 민자역사 개발과 함께 주변 상권도 활성화되어 유동인구가 증가하는 시너지 효과도 있다. 그래서 민자역사 주변에 보면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활발하다.


그렇다면 유의할 점은 없을까.
민자역사 상가는 100% 임대분양 방식이다. 토지소유권이 철도공사에 있기 때문이다. 분양업체는 계약자에게 보증금을 받고 사용권을 준다.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임대보증금을 돌려받지만 분양업체와 짧게는 10년, 길게는 60년까지 임대계약을 하기 때문에 비교적 환금성이 거의 없다. 상가활성화에 실패 시 자칫 잘못하면 장기간 거액을 묻어 둘 수도 있다. 그러므로 투자에 임하기 전에 입지조건을 잘 따져보지 않으면 임대수익은커녕 원금 보장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민자역사 상가 계약자는 크게 점포를 직접적으로 직영을 하거나 재임대를 통해서 임대수익을 얻는 경우로 나뉜다. 그러나 아무리 유망지역의 민자역사 상가라고 모두 투자가치가 높다고 보기가 어렵다. 동일 역사 내에서도 상가의 위치나 아이템, 운영능력 등에 따라 수익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역사 이용객의 동선의 흐름에 따라서 수익성의 차이가 크다. 하차하는 쪽보다는 승차하는 쪽이나 대합실, 만남의 광장 쪽이 유리하다. 고객의 정체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환승하는 사람들보다는 승하차하는 고객들이 상가의 수요층이다.

민자역사의 상권 유지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유동인구 확보가 필수적이다. 대형 백화점이나 극장 등 집객요소가 있어야 기본적인 유동인구를 확보할 수 있다. 기존 상권이 탄탄한 곳에서는 민자역사의 상권 활성화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분양 받기 전, 기존 상권과 부대시설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입지조건만이 역사 상권을 결정짓는 중대한 요인은 아니다. 역세권 특수를 확보했더라도 주기적인 관리와 이미지 메이킹이 중요하다. 타 상권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운영 관리 법인이 있는 테마형 상가나 통합 마케팅 관리를 갖춘 출자회사를 선택해야 한다.

투자하려는 민자역사의 출자회사를 알아볼 때, 주의 깊게 봐야 할 것 중 하나가 분양방식이다. 출자회사가 민자역사마다 다르므로 분양방식에서도 차이가 난다. 같은 역사 내 있더라도 업종에 따라서 분양 방식이 다른 경우도 있다. 과거 용산 역사 내 특화 상권이라 할 수 있는 전자상가의 경우 주주와 조합 몫을 제외한 나머지 분량을 일반 투자자에게 분양했다.

그러나 식당, 패션 등 쇼핑센터는 경쟁 입찰제로 분양했다. 일반적으로 일반분양보다 경쟁 입찰 분양가가 높다. 따라서 주변 상가 시세보다 150∼20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입찰 받아야 손해 보지 않는다. 분양 후, 전대 등 2차 계약부터는 프리미엄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유동인구와 접근성이 큰 점포일수록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므로 투자가치가 있다면 일찍 분양받는 것이 수익 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된다.

100% 임대분양 방식
계약 길어 유의해야

일반적으로 영구 임대 분양은 전매 또는 전대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 역시 출자회사마다 방침이 다르다. 전대가 가능한 곳과 그렇지 않은 역사를 먼저 알아보고 투자해야 하겠다.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보통 권리포기 또는 재계약이 이뤄진다. 재계약은 연간 임대료의 5%가 넘지 않는 선에서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게 관행이다.

전문가들은 “민자역사 내 상가는 운영 주체가 누구인지 운영계획과 경험 등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본 뒤 투자에 임해야 실패 할 확률이 적을 것”라고 조언한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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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