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후 고삐 풀린 수험생 실태

수능 ‘끝’ 탈선 ‘시작’“와~ 해방이다”

수능 끝난 후 음주·흡연·폭력 청소년 급증
해방감 만끽하다 외박…첫 성관계 경험 시기


2011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시험을 치른 고3 수험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동안 공부에 얽매여 억압됐던 시간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자유를 만끽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고 했다.

많은 수험생들은 해방감에 심취한 나머지 음주를 하거나 흡연을 시작하는가 하면 각종 폭력 사건이나 성범죄에 연루되기도 한다. 특히, 수능 이후 첫 성관계를 경험하는 학생들이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져 부모·선생님의 사랑과 관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의 탈선은 이미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것은 최근 발생하고 있는 청소년 범죄가 단순 절도나 학교폭력의 차원을 넘어 그 유형이 점점 다양해지고 흉포화 되고 있는 데 있다.

어디로 튈지 몰라 ‘조심’

수능을 마치고 거리로 넘쳐 나온 수험생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것은 술과 담배, 그리고 이성이다.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처음 접한 청소년들은 쉽게 취하게 되고 취한 상태에서 이성을 잃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는 것.

실제 지난해 수능을 마친 이후에도 전국에서 수험생 관련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제주도에서는 고3 수험생 7명이 귀가 중이던 남성을 집단으로 폭행해 상해를 입혔다. 이들은 제주시내 모 주유소 앞에서 술에 취한 채 귀가 중이던 30대 남성에게 다가가 “조용히 돈을 내놓고 가라”고 위협한 뒤 바닥에 넘어뜨려 주먹과 발 등으로 집단 폭행했다.

피해남성은 14주 동안의 병원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었지만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이들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수능을 마치고 술을 마시다가 돈이 떨어지자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수험생 3명은 심야시간 성당과 교회 등지를 돌며 12차례에 걸쳐 금품을 훔쳤고, 노래연습장 등지에서 2차례에 걸쳐 30만원 상당의 휴대전화 1대와 시계 등을 훔친 수험생도 적발됐다.


강원도에서는 술을 마신 수험생 4명과 이들에게 소주를 판매한 업주가 함께 적발됐다. 당시 홍천경찰서는 순찰 도중 술에 취한 수험생 4명을 발견했고, 이들을 추궁해 소주를 판매한 술집 업주를 적발했다. 며칠 뒤에는 같은 장소에서 술을 마시고 주차된 차량 4대를 파손한 수험생 8명을 붙잡아 조사 후 귀가조치 시켰다.

술집을 비롯해 수능이 끝나면 골머리를 싸매는 업체는 또 있다. 청소년들의 접근성이 용이한 PC방과 편의점이 바로 그곳이다. PC방은 원래 미성년자 출입 시간을 제한하고 있지만 수능이 끝나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PC방에서 날을 새가며 게임을 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어난다. 술집 같은 유흥업소가 아니기 때문에 업주들은 대충 눈을 감아주기도 하지만 단속에라도 걸리면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편의점도 마찬가지다. 편의점의 특성상 알바생의 연령이 어리다는 점도 수험생들의 발걸음을 편의점으로 향하게 했다. 술집 출입이 제한되는 대신 편의점에서 술과 담배를 사려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하루에도 몇 번이나 계속된다고. 하루에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하는 학생들 때문에 진이 빠진 알바생은 한번 속는 셈 치고 술이나 담배를 판매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소년들에게 담배와 술을 팔다가 적발되면 편의점 업주들은 고스란히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이와 관련 서울 동작구 모 편의점 업주는 “수능이 끝나고 학생들이 자주 온다”면서 “심지어 신분증을 위조해 주류를 구입하는 학생들도 있다. 학생들한테 주류를 판매하다 적발되면 과태료를 내는 것은 물론 본사 페널티를 받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요즘 아이들은 외모만 봐서는 성인인지 청소년인지 쉽게 구분이 가지 않기 때문에 편의점 업주들 사이에서는 ‘늙은 얼굴도 다시 보자’는 말이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수능 이후부터 대학 입학 이전까지의 기간 동안 첫 성관계를 경험하는 청소년들이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술과 담배, 이성교제가 활발해지면서 한 번의 방심이 임신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청소년 스스로는 물론 부모와 선생님들의 사랑과 관심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섹스 컨설턴트 백상권(39)씨는 “실제 수능이 끝나면 상담 건수가 급증한다”면서 “대부분 자신의 신분을 고3이라고 밝히고, 첫 경험과 피임, 임신, 낙태 등에 대해 상담 한다”고 말했다.

첫경험 주의보 조심


또 강남 모 산부인과 간호사 역시 “매년 봄이 되면 앳된 얼굴들이 병원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수능을 끝내고 크리스마스 등을 보내면서 성관계를 통해 임신한 학생들이 병원을 찾아 중절수술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물론 고등학교 3년이면 그렇게 어린 나이는 아니다. 사리분별이 가능한 나이지만 무방비 상태에서 혹은 술김에 소중한 첫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은 이후 몸과 마음에 상처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사실 우리사회는 그동안 수능만 끝나면 청소년들의 탈선문제로 중병을 앓아왔다. 수능 이후 수험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의 공백도 문제고, 학교는 대학진학에만 매달리다보니 여기서 낙오하는 청소년들에게는 관심이 쏠리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학교 밖 풍경도 다르지 않다. 미성년자인 줄 알면서도 청소년들을 돈벌이 대상으로 일삼는 일부 몰지각한 업주들은 돈만 주면 청소년들에게 술과 담배를 쥐어준다.

탈선의 유혹과 충동을 참지 못하는 일부 청소년들의 책임 역시 가볍지 않지만 수능 이후 수험생들의 탈선은 가정과 학교, 우리사회뿐 아니라 기성세대의 책임이라는 인식의 공유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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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