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불린 친박 '20대 플랜'

당대표 이주영, 원내대표 유기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총선 직후, 새누리당 지도부는 국민의 철퇴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당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들은 패배에 따른 책임을 지고 지도부 옷을 벗었다. 결국 계파 갈등에 발목이 잡혔다는 게 정치권의 주된 분석이다. 그러나 갈등을 청산하겠다던 ‘친박-비박’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다시 한번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일요시사>는 최근 새누리당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계파전 양상을 추적해봤다.

 

새누리당 총선 ‘참패’의 원인이 계파 갈등이었다는 데에는 따로 이견이 없다. ‘친박-비박’은 총선 전날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막판 ‘유승민 공천 배제’와 그로 인한 ‘옥새 파동’은 밥그릇 싸움의 절정을 보여줬다.

민심이 천심
계속되는 계파전

패배 후 민심을 깨달았다며 늦은 후회를 해봐도 기차는 떠난 뒤였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태 의원은 총선 직후의 당선인사에서 “우리 당의 훌륭한 후보들이 제대로 날개를 펴보지도 못한 채 추풍낙엽처럼 스러지는 마당에 가까스로 살아났다”며 “민심의 위대함과 무서움을 뼈아프게 깨달았다”고 평했을 정도로 결과는 참혹했다.

새누리당은 ‘환골탈태’를 약속했다. 김무성 대표와 김태호 최고위원을 포함한 선출직 지도부 인사들이 총선 다음날 일괄사퇴를 발표한 것이 그 증거. 같은 날 국회에서 있었던 중앙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한 김 전대표는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이번 총선 결과에서 있었던 참패의 모든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태호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사퇴를 발표한 후 기자들 앞에서 “우리는 국가와 국민이 우리 새누리당에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잘 들어야 한다”며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 우리의 오만함에 대해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승민을 포함한 무소속 당선인들의 복당에 대해 “문호를 과감하게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친박계 선봉장의 역할을 해왔지만, 참패 앞에선 계파를 초월한 모습이었다.

이렇듯 한동안 봉합에 나설 것으로 보였던 친박-비박은 당권을 앞에 두고 다시 한 번 맞붙는 모습이다. 참회의 입장을 보인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비대위 구성이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은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알렸다. 그 과정에서 비대위원장 선출을 두고 친박계가 원유철 원내대표를 추대하면서 갈등은 재점화됐다. 김태호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자진사퇴를 알린 날 여의도 당사에서 “원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기로 결정했다”며 “당헌·당규 상 절차를 밟기 위해 전국위원회는 최대한 가까운 시일 내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비박계는 원유철 비대위 체제에 반발하고 있다. 참패의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비대위원장에 앉으면 ‘그 나물에 그 밥’이 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김무성 전 대표의 최측근인 김성태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대위는 말 그대로 잘못된 상황을 극복하고자 모든 지도체제를 날려버릴 때 만드는 것”이라며 “김 전 대표 등 다른 지도부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동반사퇴 했는데 실질적으로 최고위원회의 넘버2인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장파 모임을 표방한 ‘새누리당혁신모임’(이하 새혁모) 또한 같은 이유로 원유철 체제를 반대했다. 출범을 알린 지난 17일, 김세연·오신환·이학재·주광덕·황영철 의원 등 초기 구성원 5명은 공동성명을 내고 “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지도부는 비대위원장을 추천할 명분도, 권한도 없다”며 “새로운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이 되어 비대위를 구성하고, 당의 정비와 쇄신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새혁모에는 김영우·박인숙·하태경 의원 등이 가세한 상황이다.

이처럼 비박계 및 소장파 인사들이 원유철 체제를 반대하는 이유는 비단 총선 책임 때문만은 아니다. 이들은 그간 ‘수평적 당·청 관계’보다 ‘관리형 지도체제’를 주장해 온 원 원내대표의 철학을 지적한다. 수평적 당·청 관계는 김무성 전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이하 전대)에서 내건 공약사항 중 하나로, 서청원 당시 후보를 꺾는 데 원동력이 된 공약이다. 그만큼 당내에서는 중요한 논쟁거리 중 하나다. 비박계는 이 수평적 당·청 관계가 관철되길 줄 곧 희망해왔다.

비박 원유철 반대 “그 나물에 그 밥”
이주영·이정현 출사표…최경환은?


일단 사태는 원 원내대표의 일보후퇴로 일단락됐다. 기존의 전대까지 비대위원장을 맡겠다는 입장에서 최대한 빨리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해 비대위원장 자리를 넘겨준다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원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박계가 비대위 구성에 손을 댈 수 있다는 우려가 비박계와 새혁모에서 나온 후 내려진 결정이다. 원 원내대표는 “이 비상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이른 시간 내에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해 비대위원장직을 이양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한 새혁모는 ▲비대위 구성을 위한 전국위원회 소집 반대 ▲혁신 비대위 출범을 위한 당선인 총회 소집 등을 요구했는데, 이러한 것들도 일정부분 반영돼 ‘선 당선인 총회, 후 전국위원회 소집’으로 결정됐다. 원 원내대표가 앞서 비대위원장 선출을 위한 전국위원회를 지난 22일에 열 예정이었으나, 오는 26일로 예정된 당선인 워크숍 이후로 연기할 뜻을 밝혔다.

이로써 관심은 차기 원내대표에 대한 하마평으로 넘어갔다. 최근 새누리당에서 들리는 얘기를 종합해보면 후보는 10명 내외로 좁혀진다. 김재경, 김정훈, 나경원, 심재철, 유기준, 이군현, 정진석, 홍문종 의원 등이 물망에 올라있다.

이 중 유력한 후보로는 나경원, 유기준, 홍문종 의원이 꼽힌다. 이들은 각각 수도권과 부산에서 4선에 성공한 중진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서울 동작을에서 43.4%를 득표해 31.8%의 더불어민주당 허동준 후보를 누른 나경원 의원은 당선 직후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그는 당선인사에서 “4선 의원으로서 중앙 정치에서 맡아야 할 역할의 막중함을 잘 알고 있다”며 “4선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원내대표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는 그가 서울지역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새누리당 4선 의원이 됐기 때문이다. 또한 총선 책임이 친박에게 있다는 당내 여론이 있는 가운데 비박계 인사로 꼽히는 나 의원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비대위 체제
친박 독점액션?

그간 친박계의 입을 자처해왔던 홍문종 의원 또한 경기 의정부을에서 4선에 성공해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된다.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이 제가 나서야 될 때인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최근 출마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남겼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유기준 의원을 꼽는다.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낸 그는 앞선 후보들처럼 4선에 성공했다. 그는 당선된 직후 “선거가 끝난 지 얼마 안 되고 당이 어려워서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면서도 “당의 중진으로서 주어진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해 출마에 뜻이 있음을 알렸다.

유 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는 그가 가진 입지에 있다. 대표 친박계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의 초대 총괄간사를 맡아 모임이 구성되는 데 큰 역할을 한 그는 친박계 내부에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친박계 인사는 “유 의원이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을 잘 이끌어 왔다”며 “지도력이 있고 사람을 잘 챙긴다”고 호감을 표했다.

이들 후보들의 당선 여부는 결국 ▲계파의 세 ▲확장성이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파의 세에서 최근 친박계가 총선에서 대거 당선돼 주류 계파로 완전히 올라선 상황이다.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은 것도 영향이 있지만, 민경욱·정종섭 등 청와대·정부 출신 인사들 또한 여의도 입성에 성공해 몸집이 커졌다.

친박 원내대표
당대표까지?


또 하나의 변수는 확장성이 될 전망이다. 당 내부 관계자는 “확장성이 중요하다. 어느 정도 계파를 아우를 수 있는 확장성이 있는 사람이 당선 확률이 높다. 더구나 총선 후에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새로운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이 되면 이제 전대가 기다리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하순경 새 당대표 선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기가 늦어지면 20대 국회 개원에 맞출 수 없기 때문에 가급적 이른 시간에 선출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계파 안배를 위해 친박계 당대표, 비박계 원내대표 또는 그 반대의 상황을 예상한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당대표, 원내대표 모두 친박계가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당대표로 후보군으로 지목되는 사람은 대략 8명 정도. 그 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이주영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계파 색이 상대적으로 옅다는 이유에서다.

이 의원 또한 도전 의사를 밝혔다. 그는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당대표 출마를 묻는 질문에 “시대정신에 맞고 당의 요구가 있다면 소명을 거부하진 않겠다”며 “이번 총선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결국 계파 갈등에서 나왔는데 나는 그 부분에서 자유롭다”고 답했다. 이어서 그는 “당장 대권에 욕심을 내지도 않으니 당을 중립적으로 관리하기에도 적합하다”고 어필했다.

나경원·유기준·홍문종 좁혀지는 구도
유승민 복당은 전대 이후?…7월설 제기

이정현 의원 또한 당권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이 의원은 순천시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총선결산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대표에 나서 당선되면 정말로 새누리당을 완전히 뒤바꿔놓고 싶다”며 “인치를 수직적으로, 수직을 수평적으로, 참모가 써 준 그 상식을 갖고 한 것을 철저히 국민 위주로 바꾼 시스템으로 당을 운영해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후에도 이 의원은 수차례 의사를 피력했다. 더불어 앞서 유력한 당대표 후보로 거론됐던 최경환 의원은 칩거하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대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유승민 등 무소속 당선인들의 복당 시기와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지난 19일 함께 탈당한 당원 256명과 함께 복당을 신청한 상태다. 이를 두고 계파 간에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대체로 비박계에선 ‘일괄 복당’을 승인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친박계에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혁모 소속 황영철 의원은 “유승민·윤상현 등 무소속 당선인의 복당을 일괄적으로 함께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박계에서는 아직 ‘선별 복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친박계는 유 의원의 복당이 과연 옳으냐에 대한 근본적 질문부터 시점을 늦춰야 한다는 실리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유 의원의 복당을 주저하는 사람들은 그의 복당이 이미 불붙은 친박계 책임론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그간 ‘복당 불가→원칙적 허용→선별·순차 복당 고려’로 입장이 갈지자를 보여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는 상황이다. 유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는 홍문종 의원은 “갑자기 살림이 궁해졌다고 이 사람, 저 사람 다 받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고 쏘아붙였다.

유승민 복당에 주목
전대 후로 연기?

때문에 전대가 끝난 후인 7월로 복당을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힘을 받고 있다. 자칫 친박계 지도부 구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생각이 숨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소야대’ 정국으로 박근혜정부의 레임덕이 코앞까지 다가온 상황에서 지도부를 비박계에게 뺏기면 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확실한 것은 친박계가 유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박계 결집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친박계는 그토록 원해왔던 친박계 지도부를 거머쥘 수 있을 것인지 결과가 주목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들끓는 이한구 책임론

“공천 파동 없었으면 180석 가능”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무소속 조해진 의원이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쓴소리를 날렸다. 지난 21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 출연해 “이 전 위원장은 당헌·당규, 공천 룰을 모두 무시하고 궤변으로 일관했다”며 “(총선 참패에 따른) 새누리당과 정부의 불행과 위기의 씨앗”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서 그는 “(이 전 위원장이) 공천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당·정·청을 모두 위기에 빠뜨린 것”이라며 “만일 이한구 의원이 공관위원장을 맡지 않았다면 당초 예상대로 (새누리당이) 180석에 가까운 압승을 거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의 공식기구에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 19일 새누리당 중앙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공천파동과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김무성 전 대표와 이한구 전 위원장에게 사과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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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