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되나’ 남성 성기확대술 딜레마

'과유불급' 키우려다 영영 잃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여성이 눈·코 성형에 관심을 가지는 것처럼 남성들에겐 성기 확대수술이 인기다. 남자라면 누구나 갈망하는 ‘대물의 꿈’. 하지만 최근 비뇨기과 의료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남성들은 아랫도리를 붙잡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의 유명 비뇨기과에서 남성확대 시술을 받은 30대 남성이 해당 부위를 절제하는 피해를 입었다. 병원 측이 사고를 은폐하려다가 화를 키웠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수술을 받은 A씨는 밤이 되자 갑자기 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A씨는 “출혈이 멈추지 않고 계속됐다. 통증이 심해 앉아있지도 서 있지도 눕지도 못했다”며 그날을 회상했다.

조루도 치료

병원에서는 환자의 피를 뽑았다 다시 넣는 자가혈 치료를 하는가 하면, 대형 병원에는 절대 가지 말라며 지인이 운영하는 성형외과에서 주사 치료를 받게 했다. 하지만 손쓸 수 없을 정도로 괴사가 진행되자 남성은 결국 해당 부위의 90%를 절제했다.

A씨는 “병원 측이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며 원장과 의사를 의료과실 혐의로 고소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원장과 의사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의료과실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병원 측은 입장을 밝히길 거부한 상황.

강남의 다른 비뇨기과에서는 40대 남성이 수술 중 호흡곤란을 호소하다 숨지는 사건도 있었다. 음경확대 수술을 받던 B(43)씨는 수술 중 지속해서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수술 후에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병원 측은 B씨를 인근 병원으로 급하게 옮겼지만, B씨는 끝내 숨졌다.

국과수 부검결과 B씨의 사인은 ‘지방색전’으로 밝혀졌다. 지방으로 혈관 등이 막히는 증세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로부터 받은 부검결과를 대한의사협회 등에 보내 감정 의뢰할 예정이다. 과실 여부가 확인되면 집도의를 형사 입건할 방침”라고 말했다. 이 병원 역시 의료과실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기부전 주사로 인한 피해도 만만치 않다. 발기부전 치료용 주사제를 음경 혈류측정 목적으로 음경에 직접 주사를 맞았다가 3시간 이상 발기지속증이 나타나 응급실에 가서 피를 빼내는 등 사고가 생기기도 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김모(36)씨는 “비뇨기과를 찾아갔더니 발기부전과 관련, 혈류량을 측정한다고 주사 맞았는데 3시간이 지나도 가라앉질 않아 병원에 문의했더니 응급실에 가라 했다”며 “해면체에 피가 장시간 고여 괴사할 수 있다는 설명에 수긍했더니 의료진이 주사기로 음경에서 피를 빼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부작용이 있을 줄 알았다면 검사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지 않고 그냥 버텼다면 조직이 괴사됐을 뻔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다수 비뇨기과에서 사용되는 발기부전 치료용 주사제는 음경해면체에 직접 주사를 해 전신 부작용이 적지만 소비자들이 사용하기 번거로운 데다 장기간 반복 주사하면 음경 표피가 단단해지는 등 음경해면체가 손상 또는 섬유화되는 부작용이 있다.

약값도 고가여서 먹는 발기부전약이 나오자 한동안 환자들이 외면하고 의사들이 처방을 기피했다. 한 비뇨기과 전문의는 “발기부전 치료용 주사제는 심장병 환자들에게도 처방할 수 있고, 심인성 등 모든 중증도 발기부전 환자들에게도 효과를 볼 수 있어 요즘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경구용 약물은 가벼운 안면홍조에 일시적 적록색맹까지 유발하고 심장에 무리를 주기도 해 심장질환자나 비행기 조종사 등에게는 처방이 금지됐다. 문제는 발기부전 치료용 주사제가 가격도 과거보다 저렴해지고 부작용도 많이 줄었지만, 사정에 상관없이 장시간 그대로 발기가 지속되거나 출혈로 음경이 상처를 입거나, 장기간 한 부분에만 주사할 때는 미세 손상된 부위에 섬유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돈 눈먼 의사들 패키지로 묶어 권유
만만찮은 부작용…아예 절단 피해도

2010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에 경기도 부천시 소재 G비뇨기과의원 원장 최모씨 등 4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던 적이 있다.

조사 결과 최모씨와 사무장 서모씨는 정식 허가된 발기부전치료제 성분 여러 개를 섞어 2∼3일치 분량으로 미리 제조한 후 일회용 주사기에 담아 판매했다. 필요하면 환자 자신이 주사할 수 있도록 불법 제조한 주사제를 약 1억원 상당 불법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약품도매상 직원 2명은 해당 의원에 주사제 제조에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몰래 빼돌린 혐의로 적발됐다. 2011년에는 발기부전 치료 주사제를 임의로 조제해 병원 외 장소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판매한 혐의로 서울 성동구 소재 비뇨기과 병원 상담실장 윤모씨가 약사법 위반혐의로 구속됐다.

윤씨는 서울 성동구에 일종의 사무장병원인 비뇨기과를 직접 차려놓고 의사를 고용해 병원을 운영하면서 2010년 9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병원에서 사용하는 것처럼 구입한 전문의약품 주사제 3종을 의사 처방 없이 불법으로 섞어 남성 성기에 직접 주사하는 발기부전 치료 주사제를 임의조제해 판매하다가 적발됐다.

그는 총 6100개를 개당 1만원에 노인들에게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비뇨기과 의사는 “이런 휴대용 자가주사 형태의 의약품을 구입해 부적절한 상태에서 장기간 보관해 사용하면 미생물 오염, 이물질 혼입, 제품 변질, 주사바늘 부식 등으로 더욱 심각한 부작용에 직면할 수 있어 사용자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경고했다.

제주에서는 담당 의사의 실수 때문에 요로결석 환자의 동맥이 절단되는 의료사고가 발생했다. 환자 정모(59)씨는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 정씨는 요로결석 제거수술을 받기 위해 제주도 내 모 종합병원에 입원했다.

소변이 흐르는 관을 절개해 결석을 없애는 치료로, 수술은 2시간 안에 끝나고 입원도 길어야 일주일인 간단한 시술이다. 하지만 정씨의 수술과정에선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됐다. 애초 예상한 2시간을 훌쩍 넘겼고 4시간이 가까워서야 정씨는 수술대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마취에서 깨어난 정씨는 왼쪽 다리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발에 힘을 줄 수도 없었고 발등은 짙푸른 멍이 든 것처럼 까맣게 변해갔다.

급기야 정씨는 다시 수술대에 올랐고 또 그렇게 2시간이 흘렀다. 1차 수술과 2차 수술 사이 휴식시간을 빼면 정씨에 대한 수술은 장장 6시간이나 소요됐다. 이유는 담당의사가 정씨의 동맥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콩팥 밑의 요관을 절개해 결석을 제거해야 하지만 실수로 요관 옆에 있는 동맥을 잘라 버린 것이다.

담당 의사 장모씨는 “손으로 직접 만져보는 ‘촉진’을 통해 결석이 있는 요관을 찾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딱딱한 부위가 느껴져 돌이 있는 요관인 줄 알고 절개를 한 것”이라며 실수를 인정했다. 이어 “정상적인 동맥이면 박동이 있어야 하는데 동맥경화가 진행된 부위라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결국, 요로결석 환자의 동맥을 건드리면서 비뇨기과 의사가 집도한 수술을 외과 의사가 마무리하는 황당한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정씨의 진단서에는 요로결석과 함께 ‘장골혈관 손상’이 추가됐고 끊어진 동맥은 ‘인공혈관’으로 대체됐다. 병원 측은 실수를 인정하고 수술과 입원, 재활치료에 따른 비용을 대신 부담했지만, 환자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음경확대수술은 의학적인 범위 내에서 시술해야 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남성들은 무리한 확대를 요구해 수술에 실패하고 심각한 후유증이 생기거나 심한 경우에는 성기능 자체를 상실하는 부작용이 일어난다. 이 같은 수술을 동네의원들은 다른 남성관련 수술을 패키지 상품으로 묶어 무작정 권유해 부작용과 합병증이 발생한다.

잇단 의료사고

서울 유명 비뇨기과 원장은 “음경확대수술이 정확히 학술적으로 좋다 나쁘다 갈려 있지 않다”며 “일단은 수술은 해야될 것이냐는 적응증을 판단해야 부작용과 합병증을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수술을 함으로써 효과를 볼 수 있는 사람이면 수술을 해야 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일부 동네의원들은 무작정 수술을 권유해 부작용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수익에 눈 먼 의사들의 많다는 것은 비뇨기과 사이에서도 이미 인정하는 분위기인 만큼 음경확대수술에 대한 부작용 증가는 불가피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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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